소설리스트

46화 (46/154)
  • 46화

    여인의 애원이 이어지고 때가 되었음을 직감한 비담은 자신의 양물을 세워 여인의 꽃잎 주변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비담의 약을 올리는 듯한 행동에 여인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비담의 물건을 덥석 잡더니 자신의 동굴을 겨냥하여 그대로 끌어 당겼다.

    처녀의 행동으로 보기엔 꽤나 당돌하고 대담한 행동이었으나 전신을 훑고 지나가는 쾌감에 따른 본능이었기에 이해가 되기도 하였다.

    비담은 여인이 아직 처녀의 몸임을 감안하여 뒤틀어 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허리의 힘을 이용하여 강하게 박아 넣었다.

    “아~악!!”

    뜨거운 기둥이 자신의 비처를 파고들자 여인은 고통에 겨워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염천의 물 위로 핏빛 선혈이 자욱하게 퍼져나갔다. 하지만 비담은 익히 예상했던 반응에 당황하지 않고 그대로 천와주를 시전 해버렸다.

    비담의 허리움직임에 맞춰 염천의 물이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동그란 원을 그리며 퍼져나갔다. 여인의 고통에 찬 비명에 남은 여인들이 두려움에 떨기도 하였으나 이내 환희에 젖은 울부짖음이 이어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함께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아악!! 조금 더 강하게요. 하아! 아아!!”

    비담은 질퍽거리는 물소리와 성기의 마찰로 인해 생기는 소리에 박자를 맞춰가며 여인의 몸을 뒤에서 강하게 밀어붙였다. 온천욕을 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서서하는 뒤치기를 선택했던 것이다.

    천와주의 강도가 점점 강해질수록 여인의 비명도 점점 고조되고 있었다. 빙백신공이 깨어져나가며 분출되어진 산공(내공이 흩어짐)의 고통 역시 전신을 타고 내달리는 쾌락에 섞여 더욱 배가시켜 주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며 두 남녀의 성행위는 이제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비담은 처녀성이 깨지며 빙백신공은 이미 무력화 되었기에 적절히 천와주의 강도를 조절하였다. 무공을 잃은 여인에게 어머니가 될 수 있는 기회까지 박탈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바탕 열락의 소용돌이와 파도가 휘몰아치자 절정에 오른 여인의 눈이 한껏 치떠지며 동굴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비담은 강하게 경련하는 여인의 몸을 뒤에서 끌어안은 채 부르르 떨리는 울림을 즐겼다.

    조여 오는 강도가 제법 탄력적이라 비담 역시 덩달아 쾌감을 만끽하였다. 잠시 후, 축 늘어진 여인을 안은 비담의 팔이 자연스레 여인의 유방을 뒤에서 감싸주었고, 나머지 손으론 자신의 양물을 머금고 있는 꽃잎 주변을 어루만져 주었다.

    여인은 부드러운 비담의 손길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그대로 고개를 돌려 비담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입술이 닿은 순간 여인은 강하게 비담의 입술을 빨기 시작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배운 적도 없었으나 본능에 따라 자연스럽게 하는 행동이었다. 비담 역시 처녀성과 무공이 깨진 여인의 처지를 위로하고자 정열적인 여인의 움직임에 화답해 주었다.

    여인은 신공이 깨어져나가며 자신의 단전이 허전해진 허탈함을 보상받으려는 듯 더욱 강하게 비담에게 매달렸으나 뒤에 기다리고 있는 동료들을 생각하며 아쉬움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이내 자신의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더니 쓸쓸한 모습으로 자신의 처소를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쾌락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허탈함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큰 충격이라 서둘러 염천을 떠났던 것이다.

    비담은 쓸쓸하게 돌아서는 여인의 등을 말없이 배웅해주며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첫 여인과의 정사가 마무리되는 순간 비담의 마음에도 서늘한 바람이 불며 작게 균열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무리 길천과 상의하여 내린 결정이라곤 하지만 수십 년간 쌓아온 내공이 부서지는 고통을 감안한다면 이게 과연 잘하는 짓인지 하는 죄책감이 밀려들었던 것이다.

    아무리 잠재적 화근이라고는 하나 아직 무림에 어떤 해악을 끼치지도 않았을 뿐더러 무림에 몸을 담은 여인으로써 강해지고 싶다는 욕구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기에 걷잡을 수 없는 회의가 밀려들었던 것이다.

    이러한 비담의 반응에 여인들 역시 이상함을 느끼고 기다려주었다. 몸은 이미 달아올라 있었지만 화류선의 주인이 석상처럼 굳어 있었기에 기다리는 것 외에 자신들도 달리 뾰족한 방도가 없었다. 그저 몸을 배배 꼬며 기다리는 수밖에.

    비담은 심각하게 자신의 행동을 되짚어 보았다. 그리고 여인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강신귀공을 운용하여 길천과 상의를 하였다. 영문을 모르는 여인들은 오싹한 귀기가 염천을 가득 채우자 비명을 지르며 생난리를 치고 말았다.

    환상적인 쾌락을 기다리고 있던 여인들에겐 날벼락이나 다름없었지만 쾌락과 공포라는 상반된 감정이 팽팽히 맞서다 보니 다행히 자리를 떠나는 여인은 하나도 없었다.

    ‘형님? 아무래도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갑자기 왜 그러나?’

    ‘너무 잔인한 일이에요. 형님의 울분과 아픔에 동화되어 저도 모르게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생각한 것 같습니다. 잠재적 화근이요? 미래의 일을 짐작만으로 처리한다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닌 것 같아요. 힘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마음껏 남용하는 것은 시정잡배들이나 하는 짓 아닙니까? 이 순간 내 자신에게 너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네요.

    방금 한 여인을 품고 그녀의 수십 년 내공이 부서지는 순간 깨달았습니다. 단순히 강해지고 싶다는 욕구까지 벌할 그 어떠한 권한도 제게는 없다는 사실을요. 그 구분이 애매함에도 앞뒤 가리지 않고 계획을 세우고 밀어붙였으니 그렇게 욕을 했던 궁주의 행동과 저의 행동이 똑같더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우유부단한 동생을 용서해주십시오.’

    ‘후후, 아니야. 죄송하다는 말도 하지 말고 용서할 일도 아니니 마음 쓰지 말게. 오히려 이번 일을 옆에서 부추긴 내 잘못이 더 크네. 용서받을 사람은 자네가 아니라 바로 나야. 딸아이를 빼앗겼다는 슬픔과 분노에 눈이 멀어 자네의 행동을 말리지 않고 옆에서 거든 내가 오히려 나쁜 놈이지. 미안하네, 자네에게 이런 모진 행동을 강요한 못난 형님을 용서해주게.’

    ‘형님을 만난 것은 정말 천운이었어요. 고맙습니다. 못난 동생을 감싸주셔서.’

    ‘아닐세. 고마움을 전할 사람은 오히려 날세. 나를 이곳으로 초대해줘 고마우이. 허허.’

    ‘그나저나 이 사태를 어찌하는 게 좋을까요?’

    ‘사실대로 말하게. 모든 사실을 하나도 숨김없이 말하고 용서를 구하게. 그리고 빙루의 부모를 죽인 궁주와 친위대만 제거하고 빙궁의 일을 마무리하는 게 좋을 것 같네만.’

    ‘알겠습니다. 이미 무공을 잃은 여인에겐 정말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야 되겠군요.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는 수밖에요.’

    길천과 상의를 끝낸 비담이 염천에서 터벅터벅 걸어 나와 옷을 걸친 후, 아직도 물속에 남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는 6명의 여인들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모든 사실을 하나도 숨김없이 밝히고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저희들께 용서를 구하다니요?”

    비담은 여인들이 옷을 입는 동안 그대로 무릎을 꿇은 채 기다렸다. 갑자기 벌어진 사태에 여인들은 그저 시키는 대로 모두 옷을 입고 비담의 입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비담은 길천에게 들었던 내용 모두와 궁주 나소희와 있었던 모든 일, 더불어 빙루와 관련된 일까지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전부 털어놓았다.

    비담의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여인들은 차츰 분노하였고, 이번 일을 꾸민 비담과 궁주를 향해 강한 배신감을 느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교합을 했을 시 무공을 잃어버린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희박한 가능성 자체가 없이 그냥 무조건 무공을 잃는다는 사실에 그저 어이가 없었다.

    여인들의 표독스러운 눈길을 담담히 받아내며 비담은 그저 무릎을 꿇은 채 처분만을 기다렸다. 여인들은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비담 역시 궁주에게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빙루와 관련된 일을 처리하고, 늦게나마 모든 사실을 털어놓은 비담의 행동에 분노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렇게 줄어든 분노는 궁주에 대한 원망과 미움으로 탈바꿈하여 빈자리를 채워나갔다.

    “알겠습니다. 늦게나마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셨으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죠. 허나 그러한 사실을 숨긴 채, 저희들을 이용하고 빙루의 부모님을 죽였다는 궁주와 친위대는 용서할 수가 없네요. 아직 공자님의 말만 듣고 사건의 진위여부를 판단할 수 없으니 저희들은 돌아가는 데로 궁의 여인들을 모아 궁주님께 사건의 진상을 묻겠습니다. 공자님께서도 저희와 함께 가서 방금 했던 말을 궁주 앞에서 그대로 해주십시오. 할 수 있겠습니까?”

    “그건 당연히 제 몫입니다. 제가 그릇된 마음으로 궁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용서를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만약 사건의 진실이 명명백백 드러나면 궁주를 비롯한 친위대는 제가 처리하고 싶습니다. 주제넘은 부탁이긴 하나 길천 어르신께 받은 은혜에 보답하고 빙루의 아픔과 슬픔을 꼭 제 손으로 해결하고 싶어서 그러니 허락해 주십시오.”

    “그건 생각을 좀 해봐야 되겠군요. 궁을 좀먹는 환부를 도려내는 것은 엄연히 저희들의 몫입니다. 공자님께서 주제넘게 나설 자리가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또 여러분들의 심기를 어지럽혔네요.”

    거듭 고개를 조아리는 비담의 행동에 여인들은 싸늘하게 몸을 돌려 궁으로 향했다. 비담이 따라 오는 것에 대해선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비담은 북풍한설처럼 매섭게 불어 닥치는 여인들의 모습에 씁쓸하게 웃으며 서둘러 여인들의 뒤를 따라 궁으로 향했다.

    비담이 궁의 대전에 도착하자 그곳에는 궁주를 비롯한 염천에서 손을 들지 않았던 여인들 90여명이 한데 모여 있었다. 궁주는 비담이 말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남은 여인들에게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권유하고 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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