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화
“정말 대단한 용기를 지니셨군요. 궁을 위해서 기꺼이 희생을 하겠다는 당신의 거룩하고 숭고한 마음에 경의를 표합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말 성공할 확률은 극히 희박하고 폐인이 될 확률은 지극히 높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십니까?”
“괜찮습니다. 궁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도 있는데 하물며 폐인이 되는 것이 무에 두렵겠습니까? 기꺼이 모든 것을 감수할 자신이 있습니다.”
짝짝짝
비담은 박수와 함께 흐뭇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당신 같은 분이 계시기에 빙궁의 앞날은 팔차선 마찻길처럼 쭈욱 뻗어나가는 것입니다.”
둘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다른 여인들의 동요가 눈에 띄게 커졌다. 빙궁의 앞날 운운하자 마치 지원을 하지 않는 자는 비겁한 모양세가 되어버렸고, 전전긍긍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때맞춰 두 번째 희생양이 번쩍 손을 들었다.
“저도 지원하겠습니다. 기꺼이 빙궁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저도 받아주십시오.”
“저도 참여하겠습니다.”
어느새 염천은 결사항전의 분위기로 바뀌며 앞 다투어 너도나도 지원하는 지원자들로 소란스러워졌다. 그 수가 절반에 육박하자 비담은 의뭉을 떨며 마치 방금 생각났다는 듯 툭 한마디를 던졌다.
“아! 그런데 제가 큰 실수를 해버렸네요. 방금 전에 말을 했어야 하는데 그만 깜빡 잊고 한 가지 부작용을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워낙 사소한 부작용이라 미처 말씀드리지 못하고 지나쳤습니다.”
소란스러움은 뚝 멈췄다. 여인들은 하나같이 침을 꼴깍 삼키며 비담의 입만 뚫어지게 응시하였다. 여인들의 시선이 모두 자신을 향해 집중되자 비담은 그제야 나머지 부작용을 털어 놓았다.
“하하, 큰 부작용은 아니니 너무 심려치는 마십시오. 다만 부작용을 충분히 감안하여 제가 기술을 시전 할 계획이기 때문에 쾌락은 전혀 없고 아픔만 따른다는 것입니다. 음, 아이를 낳아보지 않아 모르겠으나 아마 아이를 낳는 정도의 고통만 그냥 마음 편하게 감수하시면 됩니다. 뭐 항간에 떠도는 속설 중에 남녀가 그 짓을 하면 구름 위를 날아다닌다는 둥, 별이 보인다는 둥, 벼락에 맞은 듯 찌르르 전율이 인다는 둥 말이 참 많은데 저와 그 짓을 할 때에는 전.혀. 철저히 그런 것은 배제한 상태에서 아이를 낳는 정도의 고통만 수반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빙궁의 밝은 미래를 위해 지원하신 여러분들께는 중요한 부작용이 아니기에 큰 상관은 없겠지만 모든 부작용을 밝히는 것이 오늘의 목적이기에 그냥 말씀드린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이를 낳는 고통쯤이야 빙궁의 미래와 바꿀 가치가 충분하지 않습니까? 하하하.”
얄밉게 웃는 비담을 보며 여인들은 울상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번쩍 들었던 손을 슬그머니 내리는 여인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솔직히 빙궁의 미래 따위 어떻게 되던 지극한 쾌락 한번 맛보자고 손을 든 여인들은 손을 내리고 욕을 먹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비담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아직도 손을 들고 있는 열 명의 여인들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좋아, 잠재적 화근 발견. 네 년들은 쾌락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높은 무공을 얻고 싶은 게 목적이렸다. 자근자근 그 어설픈 꿈들을 짓밟아주마. 무림의 미래를 위해서, 빙궁의 앞날을 위해서.’
비담은 궁주에게 눈짓을 하였다. 눈치 빠른 궁주는 나머지 90명의 여인들을 인솔하여 궁으로 돌아갔고, 이제 염천에는 의지를 불태우는 10명의 여인들만 남아있었다. 비담은 살갑게 웃으며 온천욕을 제안했다.
“여러분의 진정한 용기와 희생에 저는 존경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럼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이럴 게 아니라 어서 온천욕을 즐기도록 합시다. 길천 어르신께서 말년에 창안하신 ‘천와주’라는 기술이 제법 쓸모가 있었으면 좋겠군요. 아마도 여러분들의 숭고한 정신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진가를 발휘할 것입니다.”
훌렁훌렁 옷을 벗어 던진 비담이 염천에 몸을 담갔다. 따스하게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물의 감촉이 황홀할 지경이었다. 비담은 느긋하게 온천욕을 즐기며 여인들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10명의 여인 중 세 사람이 끝끝내 망설이다가 결국 비담에게 무릎을 꿇고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공자님. 아까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여 차마 손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궁의 미래가 걸린 일이라 마땅히 제 한목숨 희생하는 게 아깝지는 않사오나 폐인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하셨으니 차라리 지금의 상태에서 궁에 보탬이 되는 방법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갑자기 마음을 바꾸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
‘후후후, 그 맛을 한번 보겠다고 남아 있다가 생각해보니 남는 장사가 아니다 이거지. 좋아, 늦게나마 깨달았다니 다행이구나. 내 넓은 아량으로 너희들은 열외.’
“아! 그러십니까? 저야 당연히 여러분들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굳이 모험을 하지 않겠다는데 제가 무슨 명분으로 그것을 막겠습니까? 그럼 그냥 돌아가십시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공자님.”
거듭 절을 올린 세 사람은 부리나케 궁을 향해 돌아갔다. 이제 염천에는 일곱 명의 여인만 남아 있었다. 비장한 눈빛으로 보아 결코 돌아갈 마음이 없는 여인들이었다. 전쟁이라도 임하는지 딱딱하게 경직된 몸을 움직여 하나 둘 옷을 벗은 여인들이 마침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태초의 모습으로 염천에 발을 담갔다.
이제 염천에는 비담을 비롯한 일곱 명의 나체 여인들만 몸을 담그고 있었다. 비담은 여인들의 면면을 살피며 길천이 울분에 가득 차 외쳤던 말을 새삼 떠올렸다.
‘천와주를 내가 왜 창안했을 것 같으냐? 지극한 쾌락을 여인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웃기는 소리고 모두 개소리다. 너도 알다시피 남자는 고환을 부수면 끝나지만 여인에겐 그게 불가능하잖아? 그래서 안을 부셔버릴 기술을 개발한 거야. 꼴 보기 싫은 설후 그년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소중한 딸, 하련이를 빼앗긴 이후에 복수를 다짐하며 만든 기술이었지. 설후에게 접근하여 제대로 부셔버릴 목적으로. 하지만 채 기술을 써 먹기도 전에 그년이 죽고 말았어. 아무것도 복수하지 못했는데 말이야...’
비담은 길천의 슬픈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제대로 ‘천와주’를 시전하기로 하였다. 지극한 쾌락과 탐욕을 얻고 싶다면 당연히 그에 따른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 염천의 물은 오늘 유독 뜨겁고 불게 끓어오를 것이다.
비담은 염천에 발을 담근 7명의 여인들과 통성명도 없이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여인들은 무공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희박한 확률에 자신의 몸을 내던진 채 아직 처녀의 몸인지라 비담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움찔 놀라면서도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비담은 한번에 7명의 여성을 상대한다는 것이 버거울 만도 하건만 오히려 만면에 희희낙락 미소를 띠운 채 강의까지 하였다.
“자! 서로 멀뚱히 쳐다보며 제 손길이 닿을 때까지 기다리지 마시고 이곳을 문질러주십시오. 그럼 쾌감이 찌르르 전신에 퍼지는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제 양물이 여러분들의 그곳에 들어가기 전까진 고통은 없을 것이니 그 전에 마음껏 욕망을 분출하고 즐기십시오.”
비담은 가장 가까이에 있던 여인을 끌어당겨 직접 시범을 보였다. 비담의 섬세한 손길이 물에 젖은 숲을 쓰다듬고 바로 음핵을 간질이기 시작했다. 여인들은 처음 접해보는 성지식에 잔뜩 호기심을 보이며 비담이 시키는 대로 어색하게나마 서로의 몸을 애무해주었다.
염천의 물이 출렁이며 여인들의 비처를 은은하게 비추어주었다. 붉게 달아오른 여성의 성기들이 잔뜩 물기를 머금고 요염하게 빛나는 것이 비단 수온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제는 처음의 어색함도 없이 서로의 육체를 쓰다듬고 어루만지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결 수월해진 비담은 만찬을 즐기듯 느긋하게 돌아가며 여인들의 성감대를 자극해 주었다.
비담의 은혜(?)를 입은 여성들은 달뜬 신음소리를 뱉기 바빴고, 다른 여인들은 부러움이 가득한 눈으로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비담은 자신의 목적과 계획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마음껏 즐겼다. 극한의 냉기를 품은 오지에서 살아가는 여인들답게 모두들 살결이 뽀얀 것이 비담의 마음을 흡족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빙백신공의 영향으로 염천에 자주 들러 온천욕을 즐긴 모양인지 피부 역시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비담은 탐스러운 가슴을 주무르며 나머지 손으론 옆에 있는 여인의 그곳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여인들 역시 처음의 부끄러움은 모두 벗어던진 채 본능에 따라 비담의 물건을 쥐기도 하고 비담의 몸에 자신의 터질 듯 부풀어 오른 가슴을 문지르고 비볐다.
비담은 전혀 서두르는 기색 없이 모두의 몸을 문지르고 혀로 핥아 주었다. 솔직히 무공을 높이겠다는 여인들의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니기에 잠재적 화근으로 분류하여 신공을 깬다는 것에 일말의 가책을 느끼고 있던 비담으로써는 나름 보상을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이러한 비담의 속내를 알 리 없는 여인들은 마냥 쾌락에 취해 신음을 내뱉었고, 때 아닌 열풍으로 염천의 수온은 덩달아 상승하고 있었다. 비담은 우선 첫 번째로 손을 들었던 여인에게 다가가 역어를 펼쳤다.
여성의 신경이 밀집된 곳을 비담의 손가락이 파고들자 처음엔 까무러칠 정도로 비명을 지르던 여인이 차츰 고조되는 쾌감에 비담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으로 끌어당겨 마구 흔들었다. 눈앞에 출렁이는 가슴을 가만히 두고 볼 비담이 아니었다. 비담은 놀고 있는 입으로 여인의 부드러운 가슴을 한껏 머금고 혀로는 열매를 간질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가슴과 그곳에서 번지는 간지러우면서도 기분 좋은 울림에 여인은 짐승 같은 울부짖음으로 표현했다.
“으~아!! 공자님. 조금만 더요. 조금 더 강하게 빨아주세요. 머리가 터질 정도로 황홀해요. 조금만 더. 아! 하아!”
비담의 손가락이 들락날락 거릴수록 여인의 성기는 더욱 붉게 물들었고, 점점 고조되는 신음소리에 맞춰 여인의 소변이 나오는 구멍이 벌어지며 정체를 알 수 없는 애액이 분출되어 염천으로 흘러들어갔다.
“아아!!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해버렸어요. 제발 부탁이니 저를 안아주세요. 이대론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서있지도 못할 것 같아요. 제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