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화
최고급 방에는 이제 멀쩡히 옷을 입은 두 사내와 전라의 아리따운 기녀 10명이 누워 있었다. 환히 밝혀진 방에 전라의 자세로 누워있자 기녀들은 부끄러운 듯 자신의 음부와 가슴을 팔로 가리기에 급급했다. 어떤 기녀는 팔로 가려지지 않을 정도로 풍만한 가슴 때문에 애를 먹기도 하였다. 어느 정도 준비가 끝나자 길천은 루주에게도 같은 명령을 내렸다.
“루주님도 옷을 벗고 자세를 잡으십시오. 어제 익힌 기술을 갈고 닦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예.”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이성보도 옷을 벗고 자세를 잡았다. 기녀들은 평소 호랑이처럼 무서웠던 루주가 새파란 젊은이 앞에서 얌전한 고양이처럼 변하자 더욱 갈피를 잡지 못했다.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선화 앞으로.”
길천의 부름에 선화가 얼굴을 붉히며 일어났다. 그리고 머뭇머뭇 다가서다 루주의 시퍼런 눈빛과 마주치자 찔끔하여 서둘러 뛰쳐나갔다. 길천은 긴장으로 몸이 굳은 선화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입을 열었다.
“하하, 누가 보면 제가 당신을 잡아먹는 줄 알겠습니다. 긴장 푸시고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됩니다. 자! 모두 주목. 제가 여기 있는 선화를 상대로 기술을 시전 할 것이니 유심히 보고 익히시기 바랍니다.”
길천은 자신이 알고 있는 방중술을 적극 활용하여 선화라는 탐스러운 재료를 요리하기 시작했다. 가슴에서부터 시작된 미세한 손끝의 움직임이 선화의 몸 구석구석을 섬세하게 애무하였다.
흡정색공을 배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련한 길천의 기술에 선화는 금세 무너지기 시작했다. 길천은 선화의 몸이 어느 정도 달아오르자 자신도 옷을 벗고 남성의 어디를 어떻게 자극해야 쾌감이 극도로 치솟는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 이곳을 입에 머금고 혀를 이렇게 돌리면서 자극해 보십시오. 아닙니다. 조금 더 부드럽게. 그렇죠. 굴리듯 부드럽게 귀두의 경계부분을 집중 공략해야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혀를 이용하여 남성의 항문 근처도 자극하면 효과가 좋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다소 생소하고 거부감이 들겠지만 청결한 상태에서 자주 연습하다 보면 괜찮아질 것입니다. 앞으론 손님의 청결부터 신경 쓴 연후에 적극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남성의 유두도 중요한 성감대 중 하나입니다. 쉽게 놓치기 쉬운데 이곳 역시 혀를 이용하여 자극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자, 어느 정도 숙달이 되었으니 이제 교합시의 기술에 대해 가르쳐드리겠습니다. 천장을 향해 누우십시오.”
길천은 누워 있는 선화의 몸 위에 올라타 자신의 물건을 천천히 밀어 넣었다. 선화는 짧은 신음과 함께 살짝 몸을 흔들었다.
“여러분들은 누구보다 자신의 성감대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남성을 기쁘게 하는 것도 목적이기는 하지만 서로 함께 즐길 수 있어야만 제대로 된 방중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성의 물건이 들어온 순간 허리의 움직임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길천은 손수 선화의 허리를 잡고 움직임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좌로 3번, 우로 3번 흔들고 남성의 속도에 맞춰 어떻게 비틀면 서로가 지극한 즐거움과 쾌락을 느낄 수 있는지 열성적으로 지도해주었다.
선화도 달뜬 신음만 내뱉으며 처음엔 어색하고 힘들어 하였으나 점점 기술을 습득하며 몸이 제대로 달아오르자 신기한 마음에 적극적으로 길천의 움직임에 호응하였다. 기녀들은 이제 부끄러움은 던져버린 채 두 둔을 반짝반짝 빛내며 둘의 교합장면을 지켜보았다.
선화는 자신이 알고 있던 방중술이 얼마나 허접했는지 생생하게 깨달았다. 허리의 움직임만 바꿨을 뿐인데 벌써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쾌락이 몸을 덮치려 하고 있었다. 선화가 어느 정도 기술을 습득했다 판단한 길천은 선화의 몸에서 물건을 뺀 후 자세를 바꿨다.
뒤에서 물건을 삽입한 길천은 선화의 엉덩이 각도를 조절해주며 남자의 물건이 서있는 제각각의 상황에 맞춰야만 쉬이 지치지 않고 쾌락을 끌어올릴 수 있음도 설명해주었다.
그렇게 뜨거웠던 교육은 한 시진이 지나 막을 내렸다. 다양한 자세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움직임을 모두 전수한 길천은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을 하였다.
“노력하지 않는 자는 그 열매도 얻을 수 없는 법. 단순히 욕정에만 눈이 멀어 남녀 간에 교합이 이루어진다면 어느 순간 정기를 훼손함은 물론 지극한 쾌락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부디 오늘 전수한 기술을 갈고 닦아 여러분 모두 최고의 기쁨도 누리고 음양화합의 도리를 깨우치기 바랍니다. 지금부터는 루주님과 제가 돌아가며 직접 지도할 것이니 자세를 잡고 누우십시오.”
방에는 때 아닌 열풍이 휘몰아쳤다. 선화와 길천을 통해 지켜본 것이 있었기에 교육열은 상당히 높았다. 길천은 그렇게 기녀들과 방에서 꼬박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아침.
불과 하루 만에 내부수리중의 문구가 사라지며 취선루는 다시 영업을 재개하였다. 사람들은 도깨비장난 같은 취선루의 영업행태에 한바탕 놀아난 기분이었다. 꾸역꾸역 몰려든 손님들은 취선루 내부를 둘러보며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바뀐 곳이 하나도 없구먼 도대체 어디 내부를 수리했다는 거지?”
“그러게나 말일세. 루주가 그냥 심심해서 장난을 쳤나보이. 30년을 하루도 쉬지 않고 일만 했으니 그냥 하루쯤 놀고 싶었던 모양이야.”
“하여튼 취선루주도 싱거운 사람이구만. 거창하게 내부수리를 한다기에 살짝 기대도 했건만 단 하루 만에 문을 열 줄은 꿈에도 몰랐어. 그나저나 빨리 문을 열었으니 우리에겐 다행이지. 더 이상 신경 쓰지 말고 제대로 놀아보세.”
하지만 내부 수리의 진정한 효과는 기녀들과 동침을 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 소문이 쫙 퍼져나갔다.
“하루 사이에 진짜 내부수리를 했더군. 한마디로 그냥 미치는 줄 알았어. 자네도 그 맛을 보면 평생 잊지 못할 거야. 내 물건을 걸고 장담하네. 캬아! 정말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니까.”
들불처럼 번지는 소문에 취선루의 명성은 다시 한 번 하늘을 찌를 정도로 치솟았다. 도박장이 아닌 기녀들로 인해서 말이다. 문지방이 닳도록 밀려드는 손님들을 바라보며 이성보는 입가가 찢어질 정도로 함박웃음을 지었다.
“하하하, 손님이 하루사이에 하도 밀려와 정신을 못 차릴 지경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전부 도색성 어르신의 훌륭한 가르침 덕분입니다. 어떻게 이 은혜를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가선이 그 녀석이 생각나서 그리 해준 것이니 너무 마음 쓰지 말게. 그나저나 오늘 밤이 지나면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혹시 근사한 술상 한번 마련해 줄 수 있는가? 300년 만에 바깥세상을 다시 구경했더니 술이 무척 땡기는구먼.”
“여부가 있겠습니까? 최고급 술은 물론 상다리가 부서질 정도로 음식들을 준비하라 일렀으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리고 특별히 선화도 불렀으니 오늘밤은 마음껏 회포를 푸십시오.”
“하하, 역시 자네는 장사수완이 좋구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볼 줄 알아야만 큰 장사꾼이지.”
이성보는 최고급 술을 준비하기 위해 아낌없이 돈을 풀었다. 하지만 전혀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길천이 베푼 은혜에 비하면 이 정도는 정말 새발의 피였다. 길천은 마지막 날을 즐기기 위해 이성보의 안내를 받으며 방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