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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24/154)

24화

하지만 비담은 여기서 멈출 생각이 전혀 없었다. 바로 혀를 이용하여 작은 돌기를 거세게 빨고 간질이기 시작했다. 2단 절정에 이르기 위해서는 속도가 관건이었기 때문에 비담은 최선을 다해 빨았다.

서희는 자신의 몸을 흔드는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또 다시 일어나는 두 번째 파도에 그만 영혼까지 흔들리는 경험을 하였다.

“아아악! 하아! 하아! 아~~흐아!!”

이제 동굴과 꽃잎주변은 거센 파도에 속절없이 흔들렸고, 거의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잔 떨림을 일으켰다. 서희는 한껏 발가락을 오므리며 어떻게든 저항해보려 애썼지만 허무한 몸부림에 불과했다. 비담은 1단과 2단의 파도를 이용하여 역어(逆魚)를 시전하였다. 서희 내부의 울림이 방해가 되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그대로 밀경(密經:G-spot)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거칠게 이는 물살을 헤치고 꼭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고야 말겠다는 물고기의 역영처럼 비담의 손가락이 교묘하게 물살을 가르며 파고들었다.

서희는 이어졌던 두 번의 파도도 감당키 어려웠는데 자신의 내부에서 또 다른 무언가가 꿈틀대며 시작되자 애원하기 시작했다.

“제발 그만! 그만해 주세요. 하악! 하아! 이러다간 정말 죽을 것 같단...아! 아! 아악!!!”

서희는 앞서의 파도를 능가하는 세 번째 파도에 그만 전율하고 말았다. 이것은 인간의 단어로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몸은 사시나무 떨리듯 떨려왔고 눈동자는 힘을 잃고 몽롱하게 풀려버렸다. 서희의 전신을 감싸고 있던 말초신경 하나하나까지 모조리 폭발을 일으키며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3단 절정은 색공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였다. 1단, 2단, 3단을 통해 여인의 몸 내부에서 시작된 파도는 사라지지 않고 서로 상충되며 또 다른 파장을 몰고 온다. 한마디로 파도의 높이가 제각각 달라 서로 충돌하며 끊임없이 작은 파도를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여인은 거의 무아지경에 빠져 하늘을 거니는 듯한 환상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게 된다. 그래서 흡정색공에서도 3단 절정을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기쁨으로 생생히 묘사하고 있었다. 물론 그 다음단계가 엄연히 존재하기는 하였지만 길천은 연구를 통해 인간의 몸으론 견딜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아무리 훌륭한 그릇에 최고의 술을 가득 부어도 그것이 넘쳐 그릇까지 깨어지면 오히려 아니함만 못한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길천은 색공을 창안하며 ‘3단 절정’을 최고의 경지에 올려놓았던 것이다.

하지만 비담은 여기서 멈출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항상 ‘3단 절정’을 넘어선 최고의 단계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간절한 열망이 있었기에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서희는 비담 자신이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최고의 명기였다. 아직 숫처녀의 몸이지만 타고난 기질이나 그릇의 크기는 단연 독보적이라 자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 얻은 탄탄한 가설을 바탕으로 시도한다면 성공할 확률이 매우 높았다. 바야흐로 자신을 통해 꿈의 경지라 일컬어지는 ‘4단 절정’의 신세계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비담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하의를 내리고 물건을 꺼냈다. 그리고 내공을 주입하여 강도를 조절한 후, 바로 요동치는 서희의 동굴 안으로 거세게 밀어 넣었다. 처녀성을 지키던 최후의 수문장이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나름 저항을 하였으나, 비담은 강한 힘으로 한 번에 뚫어버렸다. 그리고 곧바로 천와주를 시전 해버렸다.

흡정색공(吸精色功)

탐화(耽花)의 장(場) 궁극기

천와주(穿渦柱)

“발현.”

“아~~~~악!!”

비담의 허리가 맹렬히 돌아가며 누구도 범접할 수 없었던 비밀의 화원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서희는 뜨거운 불기둥이 밀고 들어오는 아픔에 쾌락의 절정에서 잠시 현실로 돌아왔다가 또 다시 아지랑이처럼 솟는 열기에 그만 넋을 놓아 버렸다. 그리고 대자연이 태초부터 안배해 두었던 본능대로 마치 무엇에라도 홀린 것처럼 온몸을 흔들고, 돌리고, 움직일 뿐이었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아! 아! 아! 아!“

서희는 자신의 입을 통해 나오는 규칙적인 신음소리도 듣지 못했다. 아니 의식할 수조차 없었다. 천지만물이 곧 자신이었고, 자신이 곧 천지만물이 되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 진정한 무아지경의 세계에 초대된 느낌. 수많은 요정들이 자신을 둘러싸고 장난을 치며 즐겁게 놀고 있었다.

그러던 순간.

서희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물이 정지해버린 것이다. 자신의 몸 위에서 비 오듯 땀을 쏟고 있는 사내의 진지한 표정도 멈췄고, 방안을 휘감던 뜨거운 열기도 그대로 멈췄고, 촛불의 일렁임도 멈추고 심지어 떨어지는 땀방울도 공중에 멈춰있었다.

‘이게 뭐지? 왜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 멈춰있는 걸까? 나는 지금 왜 여기 있는 거지? 아! 사내의 모습이 낯이 익어. 가만히 보니 참 늠름하게 잘 생기셨네. 표정이 너무 마음에 들어. 그런데 이 느낌은 뭐지? 도대체 내 안에서 용솟음치는 이 느낌의 정체가...........으, 으, 으,으, 으, 으아~으아! 으아아~~~악!!!!!’

서희의 마음속 마지막 외침은 곧 폭풍이 되어 쏟아져 나왔다.

“아~~~~~~~~~~~~악!!!!!”

그리고 시간은 다시 원래의 흐름을 되찾아 제자리로 돌아갔다. 일렁이는 촛불, 떨어지는 땀방울, 다시 움직이는 사내.

서희는 고개를 뒤로 한껏 젖힌 채 그대로 굳어 버렸고, 내부에서는 활화산이 터지듯 대폭발을 일으켰다. 마치 태초의 자연이 천지를 창조하고 모든 만물을 꽃 피우던 것처럼.

비담은 거세게 경련하는 서희의 몸을 안고 그대로 버텨주었다. 그리고 무려 반 각(약 7분)의 시간동안 서희의 경련은 계속되었다. 서희는 용케 기절하지 않고 다시 태어난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비담은 그런 서희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보듬어주었다.

‘불가능이라 여겼던 ‘4단 절정’, 그 꿈의 경지를 나에게 선물한 여인.’

비담의 모험은 보기 좋게 성공하였다. 절정의 파도가 끝난 서희는 그제야 한쪽으로 픽 쓰러지며 정신을 놓았고, 비담은 그런 서희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입가에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한 미소를 띠운 채 서희는 비담의 몸을 꼭 끌어안고 잠들어 있었다. 창문을 통해 은은하게 들어오는 달빛이 서희의 아름다운 나신을 밝게 비추었다. 비담은 곤히 잠들어 있는 서희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땀으로 흠뻑 젖은 머리카락을 슬며시 쓸어주었다.

‘정말 고맙소. 공허했던 나의 마음을 그대가 채워주는구려. 미처 예상하지 못했는데 4단 절정이 비단 그대에게 기쁨을 선사했을 뿐 아니라 내게도 이리 큰 기쁨을 주는군요.’

비담은 서희의 몸을 옆으로 돌리고는 살짝 몸을 일으켜 침상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행여 잠들어 있는 서희가 깰까봐 조심히 이불을 덮어주었다. 의자에 앉은 비담은 바로 강신귀공을 펼쳐 길천과 대화를 나누었다.

‘하하, 형님? 보셨습니까? 저 이런 놈이에요.’

‘어라? 어째 대답이 없으십니까? 원영신이라 잠을 자는 것도 아닐 테고.’

비담이 거듭 부르자 그제야 길천의 의념이 전달되었다.

‘안 잔다 이놈아. 그나저나 부러운 녀석. 그래, 기분이 어떠냐? 꿈의 경지라는 4단 절정을 밟아본 소감이?’

‘하하, 뭐 별거 있겠습니까? 그래도 3단 절정보다 확실히 화끈하고 짜릿하긴 하네요. 물론 저야 엄청난 색기를 취하고, 색공이 한 단계 올라선 것 이외에는 별다른 성과는 없지만요.’

‘별다른 성과? 그거 지금 나 놀리는 거지? 나도 밟지 못했던 4단 절정을 밟았다고 지금 나 놀리는 거 맞지?’

‘아닙니다. 제가 어찌 색공의 창시자인 형님을 놀리겠습니까? 그냥 너무 기분이 좋아 겸양을 좀 떨었던 거죠. 히히.’

‘뭐 아무튼 축하한다. 너랑 나랑 사제지간이 아니기에 ‘청출어람’이란 말이 조금 안 어울리긴 하다만 그래도 색공을 창안한 나의 경지를 뛰어 넘었으니 당연히 축하는 해줘야지. 그런데 어떻게 ‘천와주’를 생각해 낸 거냐?’

‘제가 매번 덤벙덤벙 거려도 보기보다 성실하고 항상 생각하는 놈입니다. 예전에 보림루에서 루주를 상대로 천와주를 사용했잖습니까?’

‘그치. 사용했었지.’

‘그때 영감을 받았죠. 강도만 잘 조절하면 4단 절정의 신경지를 개척하는데 정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는 사실을요.’

‘알아듣게 말해.’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저를 보는 형님의 기분이 이런 거였구나. 음...잠시만 이 기분 좀 음미할게요.’

‘지랄한다. 빨리 말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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