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하아! 하아! 너무 뜨거워요.”
몸을 휘감는 열기로 계속 뜨거움을 호소하던 여인이 스스로 옷을 찢으며 몸을 비틀었다. 그리고 쉴 새 없이 허리를 들썩이며 무언가를 애타게 갈망하듯 몸부림쳤다.
여인의 찢어진 옷 사이로 손자국이 선명하게 찍힌 우윳빛 가슴이 드러나 애처롭게 흔들렸고, 말아 올려 진 치마 아래로 뽀얀 허벅지와 검은 수풀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창고의 창문을 타고 넘어온 석양이 여인의 흔들리는 몸을 더욱 슬프게 감싸 안았다.
비담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자신의 옷을 벗은 후, 바로 흔들리는 여인을 와락 끌어안았다. 이미 최음제의 약효로 인해 이성이 마비되고 본능적인 색욕만 남아있던 여인은 자신을 안은 비담의 육체를 탐닉하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여인은 뜨거운 호흡과 함께 붉은 입술을 벌려 비담의 입술을 포개어 왔다. 비담은 거칠게 밀고 들어오는 여인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부드럽게 감싸주었다. 하지만 여인은 그것으론 성에 차지 않았는지 비담을 아래에 깔고 그 위로 올라탔다. 그러더니 비담의 몸 위로 자신의 몸을 밀착시켜 문지르기 시작했다.
조금 작지만 사발 모양으로 솟은 여인의 봉긋한 가슴이 납작하게 눌려 비담의 가슴에서 원을 그렸고, 여인의 손은 비담의 물건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하지만 애처로운 여인의 몸부림은 거기서 더 진행되지 못하고 계속 제자리를 맴돌았다. 여인은 남자와 동침을 한 경험이 전혀 없는 숫처녀였기에 치솟는 색정에 몸부림치며 본능적으로 비담의 물건을 쥐었으나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자신의 물건을 쥐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여인을 보며 비담은 계곡에 손가락을 넣어 현재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자칫 거칠게 자신의 물건을 밀어 넣었다가 상처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여인의 음부는 최음제의 영향으로 젖어있었다.
비담은 색공과 관련된 모든 기술을 배제하고 천천히 자신의 양물을 여인의 동굴에 밀어 넣었다. 하지만 폭발하듯 차고도 넘치는 색욕에도 불구하고 여인은 몸을 조금씩 비틀어 비담의 물건이 들어오는 것을 피하고 있었다. 비담이 거듭 여인의 꽃잎을 벌려 자신의 물건을 넣으려고 하였으나, 그때마다 살짝 음부를 비트는 여인 때문에 빗나가고 말았다.
하지만 비담은 모든 것을 이해하고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여인의 위로 올라가면 더 수월했겠지만, 여인이 한사코 위를 고집하였기에 그냥 지금의 자세를 유지하였다. 점점 달아오르는 여인의 체온과 달뜬 호흡소리를 들으며 비담은 더 이상 안 되겠다는 생각에 여인의 물건이 상처를 받지 않는 선에서 가장 강경한 방법을 선택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몸 위에서 정신없이 온 몸을 문지르는 여인을 끌어안은 비담이 자신의 다리를 이용하여 여인의 엉덩이를 강하게 내리눌러 둘의 성기가 밀착되도록 만들었다. 그런 다음 남은 한 손으로 여인의 꽃잎을 살짝 벌리고 자신의 성기를 그대로 밀어 넣었다. 여인이 허리를 비틀어 피하려고 하였지만 강하게 누르는 비담의 발에 움직일 수가 없었다.
불덩이처럼 뜨거운 기둥이 자신의 내부로 밀고 들어오자 여인은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아아악!!!”
그리고 본능적으로 아픔을 피하기 위해 또다시 허리와 엉덩이를 비틀었다. 하지만 익히 예상한 비담의 힘에 전혀 도망갈 수가 없었다. 비담은 자신의 물건을 계속 넣었고, 그러다 자신의 입성을 거부하는 막과 부딪히게 되었다. 비담은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처녀의 상징을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마지막 보루마저 함몰시켜 버렸다. 여인은 쾌감과 아픔을 동시에 느끼며 비담의 몸을 더욱 거세게 끌어안았다. 비담 역시 여인의 몸을 으스러져라 힘껏 껴안고 자신의 물건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아흐 아! 아흐 아!”
여인의 움직임에 맞춰 가슴이 위아래로 출렁였다. 비담은 그런 여인의 가슴을 두 손으로 쥐고 붉게 피어 있는 열매를 손가락을 이용해 문질렀다. 이제 고통이나 아픔은 완전히 사라졌는지 여인의 움직임이 폭풍우를 만난 꽃처럼 위아래로 심하게 요동쳤다. 비담은 여인의 움직임에 최대한 자신을 맞춰주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여인이 짐승과도 같은 울부짖음을 발하며 자신의 엉덩이와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비담은 여인이 곧 절정에 도달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흡정색공에 있는 취정의 단계만 운용하여 색기가 분출되는 시점을 기다렸다.
“아하아! 아하아! 아! 아! 아~~~악!!”
비담의 몸 위에서 여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동굴 안에 있던 비담의 물건이 압사당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로 여인 내부의 울림은 장난이 아니었다. 비담은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조임에 하마터면 색기를 흡입하는 도중 자신의 정액을 발사할 뻔하였다. 녹림왕 임성필의 얼굴을 떠올리며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 비담이 색기의 흡입이 끝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하마터면 쌀 뻔했네. 나야 훌쩍 떠나면 상관없지만 혹시 아이라도 배면 더 큰 상처가 될 거야. 앞으로는 사정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
여인은 절정의 환희가 지나가자 조용히 비담의 몸 위에 자신의 몸을 포개며 안겨왔다. 비담은 간악한 임성필의 욕심에 희생당한 여인의 가족과 그녀의 처지가 너무 가련하여 안겨오는 여인을 부드럽고 따뜻한 손길로 어루만져 주었다.
정사가 끝난 후.
비담은 언니와 동생이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자리를 피해주었다. 둘은 서로의 생사를 확인한 기쁨과, 비운의 죽음을 맞은 가족들을 생각하며 눈물바다를 이루었다. 특히 언니의 슬픔은 더했다. 동생이 계속 위로하였으나 자신의 미모를 탐낸 녹림왕의 욕심으로 이번 일이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심한 자책을 하고 있었다.
묵묵히 밖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비담은 안타까운 마음에 뭔가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기 위해 ‘딸꾹산적(비담이 그냥 그렇게 부르기로 함)’을 앞세우고 산채 견학에 나섰다. 친절한 딸꾹산적의 도움으로 임성필의 비밀창고까지 거덜 낸 비담이 세 여성을 대동한 채 다시 창고로 돌아온 건 늦은 밤이었다.
“오늘은 밤이 늦었으니 이곳에서 쉬고, 내일 날이 밝는 대로 산채를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불편하고 싫겠지만 하룻밤만 참아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여기 세 여인은 임성필에게 강제로 끌려와 혼인을 맺은 둘째, 셋째, 넷째부인이라고 하는군요. 내일 함께 마을로 갈 것입니다. 참, 그리고 내일은 공연을 마친다는 의미에서 징을 울릴 것이니 모쪼록 힘을 비축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징을 울린다는 말에 네 여인은 영문을 몰라 눈을 동그랗게 떴고, 오직 한 여인만 스산한 눈빛으로 손가락과 손목을 풀었다.
아침이 밝았다.
어제 서산으로 넘어갔던 해가 오늘 다시 동쪽에서 떠오른 것일 뿐 전혀 새로운 변화는 없었건만, 산채에서 하루를 보낸 여인들에겐 오늘의 아침이 무척이나 생소하고 밝아 보였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산채에서 일꾼까지 자체 조달한 비담이 그동안 산적들이 모은 재물을 바리바리 싸들고 여인들과 함께 임성필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경공을 사용하여 어제는 미친 듯이 달려왔지만 오늘은 사람 수도 불어나고 그럴 필요성도 전혀 없었기에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다. 여인들은 임성필이라는 훌륭한 재료를 바탕으로 거의 난도질을 하고 있었고, 산적들은 그저 비담의 눈치만 살피며 전전긍긍 하였다.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질 무렵.
어제 비담이 한 시진(2시간)만에 주파했던 거리를 일행은 한나절이 걸려 도착했다. 임성필을 비롯한 산적들은 어제의 모습 그대로 나무에 묶여 축 늘어져 있었다. 방울이 터진 놈들은 고통으로 인해 축 늘어져 있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점혈을 당해 축 늘어져 있었다.
이제 길었던 공연의 막을 내리기 위해 비담은 진무문의 소저를 불렀고, 다른 일행들에게도 주목할 것을 요청했다.
“자, 이쪽으로 와서 자세를 잡으십시오.”
비담의 요청에 진무문의 소저는 땅에 떨어진 몽둥이를 잡고 휘두를 자세를 취해 보였다.
“둘째, 셋째, 넷째 부인과 소저의 언니 분께서는 행동을 유심히 보셨다가 그대로 따라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평소 마음에 들지 않았던 산적이 있으면 그대로 해도 무방하니 마음껏 골라서 그 동안의 억울함과 분노를 날려버리시기 바랍니다. 그럼, 시작하세요.”
비담의 시작신호와 함께 여인의 손에 들린 몽둥이가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임성필의 낭심을 향해 파고들었다.
“으~~~~악!!!”
지켜보던 여인들은 소저의 시범에 눈을 반짝 빛내며 그대로 몽둥이를 이어 받아 똑같이 휘둘렀다. 그동안의 울분을 토해내듯 거칠고 호쾌한 몽둥이질이 이어졌다. 전투적인 자세로 사내 여섯을 골로 보내버린 여인들이 후련한 듯 손을 탁탁 털었다. 비담은 선택받은 여섯을 제외한 나머지 두 명과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은 ‘딸꾹산적’ 만 데리고 그대로 마을로 내려가 버렸다. 뒷날의 이야기지만 구슬픈 비명이 밤새 온 산을 울린 그날 이후 사람들은 가급적 그 산을 피해 멀리 돌아갔다고 한다.
마을로 내려온 비담은 녹림에서 빼앗은 재물을 처분해 조그마한 장원을 하나 마련하고 ‘진가장’이라 이름 붙였다. 그리고 처음 만났던 소저를 비롯해 여인들, 그리고 극구 남아서 여인들을 보살피며 남은 생을 헌신하겠다는 산적들을 모두 함께 살도록 해주었다.
비담이 진가장을 떠나는 날.
언니는 동생과 자신의 생명을 구해주고 살아갈 방도를 마련해준 비담을 배웅하며 끝내 눈물을 쏟고 말았다. 지난 밤, 간절한 자신의 마음을 비추었으나, 자신에겐 아직 할 일이 남았으며 한 곳에 머무를 수 없는 팔자라는 정중한 거절의 답을 받았던 것이다. 베풀어준 은혜가 너무도 커 끝내 여인 역시 비담을 잡을 수가 없었다.
비담은 그렇게 모두의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장안을 향해 길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