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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7/154)

7화

부드럽게 진행이 되던 처음의 흐름에서 지금은 사나운 파도를 만난 듯 엉킨 남녀의 몸이 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비담은 이론적으론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광경을 지켜보며 이제 완전히 이성과 냉정을 되찾았다.

“흐음, 역시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훨씬 낫구나. 그나저나 저 흑형의 물건 정말 대단한데. 크기나 강도만 놓고 보자면 명검의 반열에 오를 수 있겠어. 지구력도 좋아 보이고. 하지만 너무 기교가 부족해. 무작정 저리 빨고 핥는다고 다가 아닌데 말이야. 악기는 모름지기 최고의 기량을 가진 연주자의 손에 들어가야만 최상의 음률을 뽑아낼 수 있는데 무작정 두드리기만 한다고 좋은 음악이 나오겠어? 금(琴)을 백날 두드린다고 맑고 청아한 소리가 나오겠냐고. 뭐 강약조절은 조금 하는 것 같지만 뭔가 기교가 부족해. 서로 친해지면 내가 한 수 전해주련만. 조금 안타깝군.”

동공이 풀려 침을 질질 흘리게 만드는 흑인의 기교를 보고도 비담은 동네 아이들 수준으로 평가하였다.

강렬한 애무가 끝났는지 자세를 고쳐 잡은 흑인이 여인의 다리를 양손으로 잡아 벌렸다. 아마도 시청을 하는 사람들을 배려한 자세 같았다. 이미 흘러넘칠 대로 넘친 여인의 음부가 요염하게 빛나며 흑인 남자의 대물을 받아 들였다.

“흐~음!!!”

짧고 강한 신음과 함께 여인의 꽃잎이 벌어지며 서서히 남자의 대물을 빨아 들였다. 흑인 남성도 서두르지 않고 서서히 자신의 양물을 밀어 넣기 시작했다. 한 치의 틈도 없이 맞물린 둘의 물건이 질퍽한 마찰음을 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흑인 남성은 지치지도 않는지 계속해서 여인의 자세를 바꿔가며 공략했다. 후배위(뒷치기), 여성상위, 측위(옆치기) 등등 다채로운 자세를 선보였다.

그렇게 무려 일 식경(30분)의 시간이 흐르고, 남녀는 절정을 향해 땀으로 범벅이 된 육체를 마지막 힘을 다해 쥐어짜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하아!!!”

“훅! 훅! 훅!”

점점 고조되는 열기와 달뜬 여자의 신음소리가 이제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렸다. 사람들 역시 숨소리조차 뱉지 못하고 둘의 절정을 기다렸다. 그리고 터질 듯 팽팽하게 달구어진 여자의 몸이 활처럼 휘며 긴 신음과 함께 부르르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아~악, 하아!!”

붉게 상기된 여인의 얼굴과 팽팽하게 솟은 유방이 흔들리며 절정의 환희가 극에 달했음을 알렸고, 여인의 음부에서는 우윳빛 하얀 액체가 질펀하게 허벅지를 타고 흘렀다. 관람하던 사람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흑인의 위치에 자신을 대입하며 숨조차 쉬지 못하고 함께 부르르 몸을 떨었다.

여자의 절정과 동시에 뜨거웠던 공연이 마무리 되고, 비단으로 드리워진 공간이 창문에 의해 가려졌다. 이제 방은 완벽한 방음을 자랑하는 공간으로 바뀌었고 각각의 방으로 속이 훤히 비치는 나삼을 걸친 기녀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공연을 지켜본 비담은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공연이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흑형의 기술적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쩝, 초식이 정교하지 못하니 오로지 명검에 의지해서만 싸우지. 뭐 품질이 떨어지는 칼보다 뛰어나기는 하지만 훌륭한 초식이 뒷받침되면 훨씬 쉽게 적들을 유린할 수 있는데 말이야.”

비담이 공연을 위해 아낌없이 정력을 소진한 흑형의 기술적 부분에 대해 툴툴거리고 있을 때.

문이 살짝 열리며 아리따운 20대 초반의 기녀가 들어와 인사를 하였다. 연녹빛 나삼이 촛불에 반사되며 은은하게 방안을 비추었다.

“소녀 수월이라 하옵니다.”

“아! 마침 잘 오셨습니다. 이쪽으로 앉으시지요. 하하하.”

비담의 얼굴에 화색이 돌며 수월이란 기녀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흑형에게 들었던 아쉬운 마음을 드디어 직접경험을 통해 해결할 실마리가 보였기 때문이다. 수월은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다 극진히 대접하는 손님의 반응이 익숙한 일인 듯 화사하게 미소 지으며 못 이기는 척 끌려 들어가 비담의 품에 안겼다.

“공자님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아잉 몰라요.”

새침하게 앙탈을 부리며 안겨오는 수월을 보며 비담은 차분하게 말했다.

“하하하, 뭔가 오해가 있으신 모양인데 저는 서두를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듣기로 기녀가 들어오면 가격을 흥정하라고 하던데 그게 사실이오?”

수월은 비담의 차분한 응대에 찬물을 뒤집어 쓴 듯 오싹 소름이 돋았다.

‘서, 설마 고자인가? 생긴 거는 멀쩡한데...그럼 보는 것만 밝히는 변태 관음증 환자인가? 아니야, 실실 웃고 있지만 물건은 정상으로 보이는데. 그럼 도대체 저자의 정체가 뭐야? 내가 기녀짓거리 3년에 공연이 끝나고도 저리 침착한 놈은 처음 보는구나. 십 중 십이 다 해롱거리다 액수를 부르면 알았다며 덮치고 보는데 저자는 상태가 멀쩡해 보이잖아. 도무지 무슨 영문인지 알 수가 없네.’

고개를 갸웃하며 비담의 반응에 쩔쩔매던 수월이 화들짝 놀라 대답하였다.

“예? 아, 방금 뭐라 그러셨는지...?”

“하하, 가격을 물었습니다. 얼마면 됩니까?”

“아? 가격이요? 은자 5냥이 기본 가격이고 거기서부터 출발하면 됩니다.”

‘어라? 내가 왜 이러지? 왜 이렇게 몸이 근질근질하고 정신이 몽롱해지지?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이상하네.’

수월은 조금씩 야금야금 몸을 잠식해 가는 기이한 열기에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처음 겪어 보는 일이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하였지만 결코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구름 위를 동동 떠가는 듯 경쾌한 느낌이었다.

비담은 지금 암암리에 흡정색공의 5단계 중에서 첫 번째 단계인 선향(選香:향기를 선택하다)의 장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화기침습을 운용하고 있었다. 방안에 흐르는 무형의 기를 응축하여 기녀의 몸 주변에 분포시켜 혈류의 흐름을 빠르게 만들고, 특히 여성의 음부 쪽에 집중하여 기를 분포시켰다.

남자는 화(火)의 성질을 지녀 쉽게 끓어오르는 반면 빨리 식고, 여성은 수(水)의 성질이 강해 늦게 달아오르는 대신 식는 것도 그만큼 오래 걸렸다. 판이하게 다른 두 성질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흡정색공에서는 여성의 몸을 미리 데우기 위한 기술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러한 내막을 모르는 수월은 그저 갑자기 몸이 따뜻해지며 기이한 열기가 도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헌데 은자 5냥이면 5냥이지 5냥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또 무슨 뜻이오?”

“그게...허억! 아아~하아!! 어쩜 좋아. 내, 내가 왜 이러지? 죄, 죄송합니다. 5냥부터 시작한다는 뜻은...하아~으음! 저를 만족시키면 액수가 줄어들고, 흐음! 아~!! 제가 공자를 만족시키면 더 주셔도 된다는...제, 제발 공자님! 저를 좀 어떻게 해주세요.”

말도 제대로 끝맺지 못하고 달뜬 신음을 이어가던 수월이 결국 참지 못하고 비담에게 안겨왔다. 비담은 익히 예상했던 반응에 별로 놀라지도 않은 채 천천히 기녀의 옷을 벗겼다. 사실 속이 다 비치는 홑옷 한 벌이라 벗길 것도 없었지만 말이다. 수월은 이제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계속 몸을 비비 꼬며 비담의 몸에 철썩 붙어 떨어질 줄 몰랐다.

비담은 침착하게 다음 단계인 수밀(搜蜜:꿀을 찾다)의 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기녀는 몸이 달아올라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비담은 여유가 넘쳐흘렀다. 비담의 입에서 구결이 끝나자 비담의 눈동자가 붉게 물들었다. 비담의 눈동자가 붉게 물든 이유는 지금 수밀의 장에서 여성의 성감대를 찾아낼 수 있는 적시(赤視)를 시전 했기 때문이다. 적시를 시전하면 성감과 관련된 신경이 밀집해 있는 부분을 귀신같이 찾아낼 수 있었다.

화기침습으로 피의 흐름이 평소보다 빨라진 데다 성감과 관련된 신경이 밀집된 부분에 많은 양의 피가 흐르기 때문에 적시를 시전하면 금방 여성의 성감대를 찾아낼 수 있다. 여성마다 가슴이나 음부, 음핵 등 공통적인 성감대를 제외한 다른 성감대들은 위치가 모두 달랐기 때문에 시간을 단축하는 데 정말 유용한 기술이었다.

적시를 시전 한 결과 수월의 성감대는 귀와 목덜미, 그리고 왼쪽 두 번째 발가락이었다. 다른 부분도 약하게 성감대가 있었지만 이 세 부분과 중요 성감대만 공략해도 경기는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비담은 자신의 물건을 삽입하지 않고도 천국을 열 번도 더 보낼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비담이 난주를 찾은 목적이 색기를 모아 내공으로 바꾸는 것이었기 때문에 성기를 삽입할 생각이었다.

수월을 안고 침상으로 다가간 비담은 조심히 수월을 내려놓고 혀로 귀와 목덜미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어디까지나 주무기는 혀였고, 보조무기인 손은 쉴 새 없이 봉긋하게 물이 오른 가슴을 어루만졌다.

천수(千手:천개의 손)를 시전 하여 음부와 돌기를 공략하면 일찍 절정에 오르도록 만들 수도 있었지만 생애 첫 번째 정사인 만큼 느긋하게 즐기며 갖가지 기술들을 시전해 보고 싶었다. 수월은 잊지 못할 가장 귀한 손님을 오늘 받은 셈이었다.

비담은 자신의 옷도 서서히 벗어 알몸이 되었다. 그러더니 누워 있는 수월의 몸 위로 올라가 탐화(耽花:꽃을 즐기다)의 장을 본격적으로 펼쳤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빠르기로 손과 혀가 움직이며 수월의 몸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하아~거기예요. 바로 거기요. 너무 좋아! 마치 하늘을 나는 기분이에요. 조금만 더!! 아악! 아!! 하악!!”

비담의 입술이 봉긋한 가슴을 물고 끝에 매달린 열매를 이와 혀를 이용해 굴리기 시작했다. 선홍빛 유두는 비담의 입안에서 폭풍을 만나 흔들리는 배처럼 요동을 치다 붉게 달아올랐고 급기야 잔뜩 성을 내며 발딱 일어섰다.

그 와중에 비담의 손이 미끄러지듯 배를 쓸어내리며 내려가더니 검게 자라난 수풀을 어루만졌다. 중앙무대에서 공연을 했던 여인에 비해 숱이 적었지만 보슬보슬한 감촉이 제법 괜찮았다. 그렇게 잠시 수풀에서 머물던 손은 재빠르게 수월의 비처를 향해 전진하기 시작했다.

수월의 연못은 이미 홍건하게 젖어 강을 이루고 있었다. 비담의 손이 오늘 처음 닿았음에도 계속해서 다른 민감한 성감대가 자극을 받자 이미 비담의 물건을 받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던 것이다. 그래도 비담의 손은 결코 서두르지 않고 물속에서 유영하는 한 마리 물고기처럼 수월의 음부를 미끄러지듯 탐험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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