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제목 : ♣하오의 정사♣ 억세게 재수 없는 날 -4
"엄마 외삼촌 오셨어! 외삼촌과 외숙모가 삼겹살 사 가지고
오셨어. 빨리 문 열어!"
"이를 어떻게 해?"
조혜경이 당황하여 얼굴을 찡그렸다. 나는 후닥닥 조혜경에서
떨어져 일어나 옷을 주워 들었다.
"빨리 아저씨네 담을 넘어 가세요."
"옷을 입어야지."
"옷 입을 새가 어디 있어요?"
조혜경이 거실 바닥에 팽개쳤던 속옷을 다리에 줏어꿰며 소
리를 버럭 질렀다. 나는 그 틈에도 조혜경의 속옷이 예쁘다고
생각했다.
"알았어."
나는 발가벗은 몸으로 옷을 들고 장독대로 뛰어 올라갔다. 장
독대에서 우리 집으로 뛰어 내리기는 수월한 편이었다.
'이거 원 오입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네...'
나는 우리집 마당으로 뛰어 내려서야 옷을 주워 입었다. 생각
해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나는 벌써 세 번째나
결정적인 순간에 일을 치루지 못한 것이다.
나는 담배를 피워 물고 마루에 걸터 앉았다.
옆집은 왁자했다. 나는 배알이 뒤틀렸다. 아직도 아랫도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었다.
홧김에 외박을 한다고 나는 담배 한 대를 피운 뒤에 동네 앞
에 있는 인삼찻집을 찾아갔다. 그런 집은 대개가 유리창을 밀
폐하고 출입문만 하나 달랑 있었다. 안에는 칸막이가 되어 있
어서 싸구려 여자들이 손님 시중을 들었다.
"어서 오세요."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담이 반색을 했다. 나도 얼굴을 알
고 마누라도 얼굴을 알고 있는 여자였다. 하기야 동네 여자들
중에 미장원을 하는 마누라가 모르는 여자가 있을 턱이 없었
다.
"어머 미장원집 사장님!"
여자가 나를 알아 보고 반색을 했다. 여자는 날씨가 우중충해
서 그런지 검은 색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곱상하게 생긴
30대 초반의 여자였다.
"나 알아?"
"그럼요. 사장님 댁에 가서 점심도 먹은 적이 있는데요."
"그래?"
나는 뜨악했다. 이 여자가 마누라와 그렇게 친한 사이라면 내
문제를 해결하기가 수월하지 않을 것 같았다.
"계 하느라고 집에 가서 점심 먹고 고스톱도 치고 그랬어요."
"여편네들 하는 짓이라고는..."
"술 드시게요?"
"아냐."
나는 다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마누라와 마담이 절친한데
그 짓을 하자고 할 수가 없었다.
"가시게요?"
마담이 내 팔에 매달렸다. 마담의 몸에서 톡 쏘는 화장품 냄
새가 풍겼다.
"응."
"술 안드세요? 아이 우리 집에 오셨으면 술을 드시고 가셔야
죠."
"여자도 없고..."
"전 여자가 아녜요?"
"마누라 하고 친한 것 같은데 어떻게 같이 앉아 술을 마셔?"
"아유. 술 마시고 계집질 하는 일을 누가 일러 바치기라도 해
요? 걱정마시고 앉으세요. 우리집 아직 개시도 못했단 말이예
요."
여자가 나를 칸막이 안으로 강제로 밀어 넣고 주저앉혔다.
"맥주 하시죠?"
"응."
"안주는요?"
"아무거나 줘!"
"과일 드릴까요?"
"그래."
나는 건성건성 대꾸했다. 술이고 나발이고 간에 나는 여자가
내 문제부터 해결해 주었으면 싶었다.
"혼자야?"
여자가 맥주를 갖다 놓고 참외와 토마토, 오이, 자두가 담긴
바구니를 가지고 와서 내 옆에 앉아 깍기 시작했다.
"네."
"여자들은?"
"IMF 시대에 어떻게 여자를 두고 장사를 해요?"
마담은 술병을 따서 내 잔에 먼저 따랐다. 나도 여자의 잔에
맥주를 따랐다.
"손님이 그렇게 없어...?"
나는 말질을 하는 척하며 마담의 허벅지에 손을 올려 놓았다.
마담이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 나는 다른 손으로 맥주를 마셨
다.
"옴마!"
마담은 놀라는 시늉을 했으나 내 손을 치우지는 않았다.
"왜?"
"술도 마시지 않고 손부터 와요?"
"마시나 안 마시나 마찬가지지..."
"그래도 분위기라는 게 있잖아요."
나는 드레스 자락을 걷어 올렸다.
"어머머!"
마담이 장난스럽게 눈웃음을 치며 허리를 비틀었다. 이미 그
방면에 이골이 난 여자다웠다.
"사장님!"
"왜?"
"벌써 이러시면 어떻게 해요?"
"이거 받아."
나는 주머니에서 10만원 짜리 수표 한 장을 꺼내서 마담의
가슴에 넣어 주었다.
"와 사장님 기분파시다."
"그러니까 말만 잘들어."
"여부가 있겠어요. 사장님 시키는대로 다 할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마담은 나에게 입까지 맞춰 주었다.
나는 마담의 손을 잡아서 내 거시기 위에 올려 놓았다.
"이게 뭐예요?"
마담이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정말 모르겠어?"
"무슨 연장 같기도 한데..."
마담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나는 지퍼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