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4화. (24/35)

00024  [잡단편]귀접  =========================================================================

                                          

-----------

1화

기억나는건 죽었다는 사실 하나였다. 언제 죽은건지 기억에 없었다. 그저 대략 열흘쯤 전에 죽은건 아닌가 생각될 뿐이었다.

“에휴~ 저승사자는 언제 오는건지...”

죽은 영혼이 있으면 후딱후딱 데리고 가면 좋을텐데... 나 빼곤 거의다 데리고 가는 저승사자였다. 그래서 한번 물어봤더니 내 담당이 아니란다. 결국 이렇게 계속 내 담당 저승사자를 기다릴 뿐... 물론 저승으로 날 인도할 존재가 저승사자만 있는건 아니었다. 서구적인 가치관이 많이 들어와서 그런지 간혹 천사라던가... 혹은 검은 구멍 그리고 빛나는 구멍등 영혼을 데리고 가는 방법. 그리고 존재는 많았다. 다만 그 당연한 권리를 내가 누리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으음... 묘하게 좀... 작아진 기분인데...”

영혼이 지상에 머무를수 있는 시간은 49일이라던가? 대충 그정도 시간이 지나면 소멸 하는듯 했다. 간혹 나와 비슷하게 혹은 미련이 남아 지상에 남겨진 영혼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끝은 끔찍했다. 기괴한 소리를 지르며 소멸하는 영혼이라니... 이러다 나도 저런 식으로 소멸해 버리는게 아닐까? 그런 불안감에 휩싸이곤 했다.

“으으~ 도저히 기다리지 못하겠어. 이러다 정말 소멸이라도 하면... 무슨 방법이 없을까?”

어지간하면 기다리려고 했지만... 날 데리러 올 저승사자 및 기타등등은 없었다. 역시 무교는 어딜가나 천대 받는 건가?! 절이나 교회라도 다닐걸 하는 후회를 하게 되었다.

“그래 무슨 방법이 있을거야!! 귀접이란것도 있잖아?”

물론 하는 방법은 몰랐다. 그저 꿈속에 들어가 어찌어찌 한다는건 알았지만... 그걸 직접 하려해도 꿈에 들어가는 방법을 알아야 말이지.

“으음... 빙의를 해볼까?”

또다른 방법 빙의. 귀신의 18번 능력 아니던가? 물론 이것도 하는 방법을 몰랐다. 결국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며 눈요기(?)를 할수밖에 없었다. 귀신 되는것도 참... 좋구나.

“그러면 뭐해. 어차피 그림에 떡인데... 만지지도 못하고... 으으~ 디디알이 하고싶단 말이다!!!”

영혼 주제에... 귀신주제에 바라는것도 많긴 했지만... 역시 내가 특이한건가? 다른 영혼들은 멀뚱히 저승사자나 기타등등을 기다릴뿐이던데... 물론 귀신도 있긴 했다. 그것도 49일을 넘긴 귀신... 다만 너무 무서워서 다가가지 못할뿐... 결론은 이제 내가 소멸할 날도 몇일 남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젠장. 하아... 정말 어쩌지? 역시 가보는 수밖에 없나?”

근처에 강대한 귀신이 있긴 했다. 처녀귀신이랬던가? 게다가 지박령... 어느 모텔에 살면서 그곳에 오는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해주며 정기를 갈취하는 강대한 처녀귀신이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그 손님들이 죽지는 않았다는 점. 그거에 기대를 걸어보는 중이었다. 아무래도 손님이 죽으면 그 모텔은 망하지 않겠는가? 그럼 처녀귀신또한 정기를 흡수할 방법이 없었다. 손님접대의 스페셜리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좋아. 가자! 이제 일주일이잖아? 이러다 정말 소멸이라도 하면 억울해서 못죽지!!”

이미 죽어있긴 했지만... 죽은 이후에 또다시 죽는건 아니지 않던가!! 결국 근처 모텔에 처녀귀신에게 날아(?) 갔다. 귀신이라 날수 있어 좋았다. 물론 평범하게 걷는것도 좋긴 했지만... 사실 처음엔 걷는거 말곤 할수도 없었다. 이리기웃 저리기웃하며 이것저것 배워서 날수 있게 된 참이었다.

“으스스 하구만. 설마 나도 잡아먹히는건...?”

오싹했다. 처녀귀신에게 잡아먹히는 총각귀신이라니!! 아! 말 안했던가? 사실 살아생전 단 한번도 정을 방출해보지 못한 총각귀신이었다. 뭔가 슬프지만 사실은 사실이었다.

“저..저기 여기 사시는 처..처녀귀신님 계신가요?”

그렇게 처녀귀신을 부르자 으스스한 기운과 함께 엄청난 미녀가 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귀신주자에 이쁘고 몸매까지 좋아보였다. 젠장. 난 이런 면상에 이따위 몸인데. 왜 같은 동정에 처녀인데 이리도 다른걸까?

“흐응~ 오랜만에 보는 총각귀신이구나. 그래 이 언니에게 무슨일이니?”

“누님이겠죠. 하하... 그... 제가 이제 앞으로 일주일 후면 소멸 주기라서... 어찌해야 하는지 여쭤보고 싶어 이리 왔는데... 저 그... 정기 갈취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까요?”

“아항~ 요즘 저승사자 찾아다니는 아해가 있다더니 너였구나.헤에~ 너 혹시 무교였니? 그렇다면 안타깝네. 쯧~ 저승사자도 천사도 그리고 흑백구멍도 널 데려갈 이유가 없으니 말이야. 결국 나처럼 이런 방식으로 살아남아야 할텐데... 흐응~ 어쩔까? 이 언니가 좀 도와줄까?”

“그러니까... 남자인데요. 전... 왜 자꾸 언니라고...”

“그야. 여동생이 가지고 싶어서? 어차피 귀신인데 어때? 성별정도야 이렇게 바꿀수 있지 않아?”

“우앗?! 가..갑자기 무슨? 미..미남?!”

순식간에 변하는 처녀귀신이었다. 아니 이젠 총각귀신인가?! 아무튼 재주도 좋은 처녀귀신이었다.

“읏차~ 오랜만에 변했더니... 여자아이를 따먹고 싶구나. 흐흐~”

흠칫!

“아하하... 서..설마 그... 여자아이란... 혹시 저... 는 아니겠죠?”

“흐응~ 어떨까? 호호호~ 그리 떨필요 없어. 어차피 지금은 못따먹으니 말이야. 곧 소멸주기잖아? 귀기도 부족한데 어쩌겠어? 내게 따먹히면 단숨에 소멸해 버릴걸?”

“으흣~ 그..그렇군요. 저..정말 다행이네요.”

솔직히 여자로 변신시켜 따먹을것 같아 오싹했다. 상대가 여자... 처녀귀신이란걸 알고 있긴 하지만... 남자모습으로 변신도 할수 있지 않는가? 당연히 무서울 수밖에...

“뭐 좋아. 나도 동생이 가지고 싶긴 하던 참이었으니 귀접하는 방법을 알려줄게.”

“저..정말인가요!! 아싸~!”

근데 왜 오싹한 기분이 사라지지 않는걸까? 안도와 함께 다가오는 불안감. 정말 어째서인지 알수가 없었다.

“그럼 시간도 없으니 바로 교육시켜줄게. 일단 내 귀기를 좀 덮어씌울테니 거절하지 말아줘.”

“넵! 누님!! 으흣~ 오..오싹하군요. 하하...”

 오싹한 귀기가 내 몸에 스며들었다. 처녀귀신누님의 말대로 그 기운을 거절하지 않고 몸에 받아들이자 작아졌던 몸이 살짝 커지고 가슴이 부풀어 오...응?!

“으왓?! 이..이건?!”

“호호호. 미안~ 조금 장난을 쳐 봤어. 어때? 내 솜씨가? 대단하지 않아?”

“이..이딴 장난 으으. 그만 둬 주세요!!”

뾰족한 목소리... 그리고 풍만한 젖가슴 잘록한 허리 그리고 탱탱한 엉덩이... 어딜봐도 나이스 바디의 여자아이 모습이었다. 설마 정말 이딴짓을 해버릴줄이야. 그럼 진짜 날 따먹을 속셈인가?!

“아아. 걱정마. 딱히 널 따먹으려고 그런건 아니야. 물론 약간 맛을 볼지도 모르지만... 귀접을 하려면 하는수 없어서 그래. 나... 총각귀신이 귀접하는 방법은 솔직히 모르거든. 겉모습은 변해도 처녀귀신인건 어쩔수 없더라구. 호호호~”

“그..그럼 저도...?”

“아니 넌 확실히 여자아이. 즉 처녀귀신이 됐어. 뭐 며칠가진 않겠지만...”

“으윽. 그..그럼 설마...?”

“응. 이제 남자의 꿈속에 들어가 으쌰으쌰~ 하면 되. 어때? 간단하지? 호호호”

전혀 간단하지 않았다. 물론 급한건 나였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는가!! 남잔데 남자와 으쌰으쌰(?)를 하라니!!

“자 그럼 당장 실습이야! 처음이니 내가 보고 있어 줄게. 츄릅~”

“히익?! 아하하... 그... 안그래도 괜찮을것 같은데요...”

“아냐. 첫실습이니 내가 관리감독을 잘해야지. 귀기를 접수하려면 제대로 남자를 흥분시켜야 하는거야.”

울쌍이 되어도 절대 혼자는 못보내겠다는 단호한 처녀귀신누님이었다.

“그..그래. 곧 소멸이야. 뭘 더 따져? 두눈 질끈감고...”

근데 왜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륵주륵 흘러내리는걸까? 동정인데 첫 동정을 남자에게... 물론 지금은 여자아이라서 처녀라고 해야하겠지만...

“자. 이쪽으로 오렴. 마침 좋은 사냥감이 있네. 저녀석이 잘때 꿈속으로 들어가면 될거야. 가는 방법은 처음이니 내가 인도해주기로 할게.”

“네.네... 맘대로 하세요. 흑흑.”

“자자. 그렇게 울면 예쁜(?)얼굴 망가지잖아. 모처럼 예쁘게 만들었는데 귀곡성이라도 들리면 어쩌려고 그래?”

그랬다. 귀신아니던가? 귀신이 울면? 당연히 귀곡성이 울려퍼질 뿐이었다. 아무리 정력좋은 남자라도 귀곡성이 울리는 모텔에서 잠자는건 편치 못할게 분명했다. 결국 눈물을 그치고 하는수없이 처녀귀신 누님을 따라 잠든 남자의 꿈속으로 몸을 들이밀었다.

“아! 이렇게 들어가는거군요. 하아. 이리도 쉬운걸 우으...”

“호호. 내가 잘 인도해주니 쉬운거지. 멋모르는 귀신들이 이런 방식을 알긴 하겠어?”

“네네. 그렇죠. 아주 멋지고 어여쁘신 처녀귀신누님.”

“아잉~ 너무 뻣뻣하잖아. 그러지 말고 아령언니~ 라고 해주렴. 호호호.”

“남자라구요 남자. 에휴~”

“지금은 여잔걸 뭐~”

귀여운척 입술을 삐죽 내미는 아령누님이었다. 언니라고하기엔 내 20년 동정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못했다.

“아..아이참~ 아령언니도 주..주먹은 내려주면 안될까요...?”

“거봐~ 금방 적응할수 있잖아. 그러면서 못하는척 하기는~ 호호.”

그거야 법보단 주먹때문이지 않겠는가!! 주먹쥐고 눈 부릅뜨며 귀곡성을 발하는데 초보귀신이 뭘 어쩌겠는가? 그저 깨갱 하고 비위를 맞춰줄수밖에... 근데 왜 이리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걸까?

“앗. 저깄네. 마침 저 남자도 섹스를 하고싶었나본데? 자. 어서 출동하렴. 아연아~”

“신우입니다만...? 아..아뇨. 아연이죠. 호호. 아령언니도 참! 다..당장 따먹고 오겠습니닷!!”

내가 무슨소리를 하는건지 원... 남자도 따먹을 생각을 하다고... 솔직히 아령누님 손에 이 짧은 인생을 마감하고 싶지는 않았다. 기필코 귀접방법만 배우면 도망가고 말리라.

“저..저기...”

“응? 오오! 초미소녀!! 혹시 이건..? 그거? 꿈인가?”

어리둥절하던 남자가 내 목소리를 듣고 돌아보더니 눈을 번뜩이며 침을 질질 흘려댔다. 그리고 꿈인걸 자각하는듯 눈동자를 떼구르르 굴리더니 내 몸을 샅샅히 훑어댔다. 그에 오싹한 기분이 들었지만... 지금은 내 코가 석자였다. 어서빨리 남자의 정기를 흡수하지 못하면 일주일 후 소멸이었다.

“우으... 그치만... 남자를 꼬시는 방법... 모르는데...”

울쌍을 지으며 남자를 바라봤다. 하지만... 꼬실필요까진 없는것 같았다. 남자는 이미 반쯤 아니 완전히 내게 넘어와 있었던 것이었다.

“우오오! 여자! 여자다!! 크흑! 드디어 여자를... 비록꿈인것 같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야!! 좋아. 따먹어주겠어!! 해주겠어. 섹스를!!”

“꺅?! 가..갑자기 무슨?!”

이건 헐크도 아니고 무슨 남자 힘이... 아니 여자가 되는 바람에 내 힘이 작아진건가? 다시 울쌍을 지으며 둥둥떠서 날 지켜보는 아령누님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 하지만 아령누님은 딱히 도울생각이 없는지 그저 구경하며 눈을 반짝이고 있을 뿐이었다.

“히잉~ 내 동정이... 이..이딴 남자가 처음이라니... 흑흑.”

하지만 어쩔것인가? 이미 반쯤 벗겨진 상황인걸? 남자는 벌써 모조리 옷을 벗은 상태였고... 결론은? 떡을 쳤다. 그것도 매우... 이런게 귀접이었구나.. 아니 이건 내가 귀접을 시도한거잖아?! 뭔가 솔솔 내 그곳으로 스며드는걸 보면 남자의 정기를 흡수하는 중인것 같았다.

“으으... 지..지쳤어... 큭... 묘하게 기분나빠... 그래도 힘은 나네. 하아~”

“호호. 어때? 기운이 펄펄 나지? 그나저나 첫경험이 남자라니... 너도 어지간히 운이 없구나.”

“캬악!! 아령누..아니 언니가 강제로 시킨거잖아요!!!”

“그렇게 칭찬해줘도 나오는거 없는데. 호호~”

“칭찬 아니에요!!!”

버럭 소리쳐봐도 어찌나 철면피인지 도무지 먹혀들어가지 않았다. 그나마 모습만 여자가 아닌듯 그리 기분이 더럽지는 않았다. 그저 조금... 강간을 당한 기분이랄까? 아니 이게 더러운거잖아?!

“에휴~ 총각귀신을 찾아갔어야 하는데... 훌쩍... 내 신세야.. 흑흑.”

“야야. 귀곡성울린다니까. 그냥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렴. 그래. 개에게 물린셈쳐.”

 그 개가 너님이거든요?! 뭔가 물린 개에게 위로를 받은 기분이었다. 기분이 더 더러워졌다. 차라리 가만히 있었으면 원망이라도 덜하지. 아니 사실 고맙긴 했다. 소멸이 일주일에서 몇일더 연장된 느낌이지 않는가!

“그럼 전 이만... 이 모습... 몇일내로 돌아오는거 맞죠?”

“응? 아아. 뭐 그렇지. 그저 내 귀기로 널 여자로 변형시킨거니까. 물론 1퍼센트 확률로 아예 못돌아오는 경우도 있더라. 잡귀에게 조금 실험해 봤거든. 데헷~”

“데..데헷이 아니잖아요!! 그 중요한 이야기를 왜 이제와서!! 아하하. 난 망했어. 망한거야.. 흑흑.”

“에이~ 설마 네가 1퍼센트 확률에 당첨되겠어? 그리고 설마 그냥 돌아갈 속셈이야? 그건 안되지~ 이렇게 좋은 셔틀이 생겼는데. 내가 보내줄것 같아?”

“넷?! 셔..셔틀?”

“응. 정기셔틀. 니가 모아온 정기의 반은 내꺼지. 당연하잖아?”

“에엑?! 서..설마 절 계속이렇게 부려먹을 속셈?!”

“응.”

신이시여...!! 무교지만 신을 찾게 되는건 어쩔 수 없었다. 이런 나쁜 처녀귀신... 아. 귀신이니 나쁜건가? 게다가 원래부터 처녀귀신이 악독하지 않던가!! 그걸 생각했어야 했는데... 아무래도 단단히 낚인것 같았다. 

“아령언니... 그냥 보내주시는건?”

“당연히 안되지~ 자자. 포기하면 편해.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가볍게~ 쪽쪽 빨아줄게~ 아가야 이리오렴~ 호호호.”

“히익?!시..싫어어어~!!”

결국 처참하게 빨렸다. 그것도 남김없이 쪽쪽. 결국 다시 일주일짜리 소멸대기 신세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런걸 도로아미타불이라고 해야하는건가?!

“쭙쭙~ 으음? 뭔가 미묘하게 기분이 나쁜데... 혹시 불경이라도 외운거니?”

“아하하... 그..그럴리가요. 귀신인데...”

“그치만 넌 저승사자및 기타등등에게도 버림받은 신세잖니? 그러니 그런 타격도 없을것 같은데... 으음. 그래. 타다남은 쓰레기 같은 존재지.”

“쓰..쓰레기... 크흡... 그..그런가요. 그나저나... 작작 빨아주시면... 거기가 헕거 같은데요...”

“에이~ 귀신이라 안 헕어. 그러니 좀 진득하니 빨려주렴~ 깔깔깔~”

역시 단단히 잘못걸린것 같았다. 이러다 일주일도 못버티는거 아닐까 몰라? 결국 빨리다 못해 처음 아령누님이 주신 기운까지 빨려 다시 남자로 되돌아 오게 되었다. 이런게 셔틀이었구나... 크흑... 뭔가 기쁘면서도 슬펐다.

“어머~ 내가 준 기운까지 빨아버렸네~ 호호. 뭐 아직 일주일정도 남았으니 괜찮을거야 아마...”

“아..아마군요.. 하아... 내신세야... 흑흑.”

신세한탄을 하며 도망도 못가고 아령누님의 아래 깔려 있었다. 미녀에게 미묘한 봉사를 받는것 같아 기분은 좋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는가!! 내가 셔틀이라니!!! 그것도 추잡하게 남잔데 남자의 정기를 빨아 여자에게 헌납하는 그런 셔틀이라니!! 어떻게든 이 상황을 헤쳐나가 도망쳐야할것 같았다. 이러다 평생 셔틀신세를 벗어나지 못할지도 몰랐다.

“아연아 오늘도 부탁해~”

“신우...아니 아연이죠. 호호.”

이러고 사는 중이었다. 이미 일주일은 훠얼씬~ 넘기고 한달때 접어드는 귀신생활이었다. 그것도 정기셔틀... 매번 여자로 변신시켜 남자의 정기를 짜내오게 시키는 아령누님... 아니 아령이년. 제길 이딴년에게 누님이라고 해야하다니...

“혹시 도망갈 생각인건 아니겠지? 호호. 어차피 도망쳐봤자 귀신손바닥 안이지. 설마 다른 나라로 넘어갈 생각 아니라면 그런 마음은 접으렴. 호호호.”

정말 귀신같이 내 마음을 잘도 알고 있는 아령누님이었다. 하긴 귀신(?)이니 귀신(?)같게 마음을 꿰뚤어 보는거겠지. 나는 언제 저렇게 강력한 귀신이 되나... 셔틀신세니까 영영 저런 귀신이 될 일은 없을지도...

“크흑... 이제 속으로 생각하는것까지 조심해야하나? 흑흑... 누님 두고보쇼. 귀신기술만 싸그리 빼먹으면 도망쳐줄테니까!!”

물론 말로만 그랬다. 도무지 기회가 있어야지. 누가 지박령아니랄까봐 나까지 이 모텔에 묶어놓는 아령누님이었다. 솔직히 이 속박만 아니었어도 도망쳐도 벌써 도망쳤을텐데... 결국 또다시 남자정기나 갈취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나마 귀접으로 간간히 내 귀기를 늘려서 다행이랄까? 장담대로 첫날빼곤 내가 갈취해온 귀기의 딱 반만 가져가는 아령누님이었다.

“어이구~ 내신세야. 차라리 빙의방법을 물을 걸...”

물론 귀접방법을 배우고 나서 빙의방법도 대충 비슷할거라 생각하는 중이었다. 대충 귀접으로 상대를 쇠약하게 만든후 몸을 차지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아령누님때문에 그런 방법을 시험해 볼수가 없었다. 손님은 왕이라나 뭐라나? 손님 떨어져나가면 니가 책임질거냐는 타박만 들었다.

“이건 정말... 여자장사도 아니고... 하아~”

어쩐지 소문도 특이하게 나서 정기를 빨려갈 손님이 끈이지를 않았다. 기억은 잘 안나는데 미녀랑 떡치는 꿈을 꿀수 있다던가? 네. 그 미녀가 접니다. 흑흑.

“아연아 뭐하니. 정기 뽑아왔으면 냉큼 오지 않고!”

“넵. 언니! 가는중이에요!!”

이제 일상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