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91화 〉291회. 전국 리그 (291/297)



〈 291화 〉291회. 전국 리그

3월 넷째 주. 발키리는 현재 6경기에서 5승 1무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었다. 2위 창원 ns 드래곤즈와 승점 1점 차이였다.

발키리의 선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승격 팀의 깜짝 돌풍이라고 놀라워 했으나, 발키리 팬들은 혹시 이번에도 바로 우승을 차지하지는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 발키리 상위 리그 승격 후 바로 우승은 이제 국룰 아니냐?
ㄴ 응, 아니야~

- 발키리 전력에 1위는 솔직히 운빨인거 같긴 한데, 작년 지역 리그에서도 그랬었음. 그 때도 발키리 전력으로 1위 할꺼라 누가 예상했음?
ㄴ 이건 인정. 그냥 뽀록이라고 생각했는데, 덜컥 우승 ㅋㅋㅋ

- 우주의 기운이 발키리가 우승하길 바라고 있다아아아~!!
 ㅋㅋㅋ

"큭큭.... 우승은 조금 무리지."

경기를 하러 샴즈 구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동국은 팬 게시판 글에 댓글을 달면서웃었다. 작년에도 우승은 조금 힘들다고 생각하다가 덜컥 우승, 그리고 승격에 성공하긴 했지만, 이번엔 진짜 힘들어 보이긴 했다. 다른 상위권 팀들에 비해 투수나 타자, 어느 하나 앞서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어허, 동국아. 우리에겐 무리란 없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동국의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리사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항상 오구에 진지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리사는 발키리가 충분히 우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뭐, 자신이 홈런   때려주면 되지 않겠나?

"맞아, 동국아! 구단주 라는게 그렇게 자신이 없으면 어떡해~?"

아연도 리사 따라 동국을 타박했다. 다만 아연의 실실 웃는 표정을 봤을 때, 그녀는 장난으로 동국을 놀리는 것 같았다.

"아우, 그래, 내가 잘못했어."

동국은 마음 같아선 우승 하나  하나 내기라도 걸고 싶었지만, 구단주 라는게 자신의 팀이 우승 못한다 에 걸 순 없었기에 그냥 말았다.

"동국~!! 밖에 봐봐!! 벚꽃이 폈어어~!!"

창 밖을 바라보던 앤서니가 이제 막 피려 하는 벚꽃 나무들을 보고서 소리쳤다. 앤서니는 벚꽃을 좋아했는데, 이제 벚꽃의 계절이 다가온다는 사실에 싱글벙글 미소를 지었다.

"오, 그러게~? 다음 주면 어느 정도 피겠다."

그러고 보면 저번에 갔던 광주 중외공원이 벚꽃 명소 였는데, 동국은 내심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벚꽃 폈을 때 가면 좋았을텐데 말이다.

'뭐, 다음 주엔 남쪽인 대구 원정이니, 벚꽃이 더 많이 폈겠지. 대구에 벚꽃 명소가 어디려나~'

동국이 휴대폰으로 대구 벚꽃 명소를 검색하고 있을 때, 샴즈 구장에 도착했다.

오늘 발키리가 상대할 팀은 서울 hg 샴즈 이다. 작년 리그 3위를 차지했던 샴즈는 공수 밸런스가 좋은 팀이다. 어디 하나 뚜렷하게 강한 부분이 없긴 하지만, 반대로 뚜렷하게 약한 부분도 없는 팀이다.

넓은 샴즈 구장에 샴즈 팬들과 발키리 팬들이 가득 들어찬 가운데, 샴즈의 선발 투수 넬시가 마운드에서 연습 투구를 하며 몸을 풀고 있었다.

'으음... 예쁘네.'

샴즈의 에이스인 넬시는 상당한 미녀였다. 갈색 머리를 휘날리며 몸을 풀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발키리 선수들에 비견될만 했다. 몸매 역시 꽤나 괜찮아 보여 동국에게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만 했다.

"으흠~? 뭐야, 오빠~! 지금 설마 넬시 보고 있는거야? 이렇게 사방에 예쁜 여자들이 가득 있는데?"

동국의 시선을 따라 넬시를 바라본 지아가 동국의 옆구리를 찌르며 째려보았다. 지아의 손이 조금 매워 동국은 인상을 찌푸리며 옆구리를 손으로 문질렀다.

"아흑..! 아파, 야. 그리고 난 상대 투수의 컨디션을 살펴봤을 뿐이라고~"

"아이고~ 그러세요~ 언제부터 상대 투수의 컨디션을 살펴봤다고. 맨날 신경도  쓰더만."

동국의 변명을 비꼰 지아가 이어 말했다.

"그냥 솔직하게 예뻐서 관심 갔다고 말 해. 우리 사이에  그렇게 변명을 해."

"크흠..."

동국이 헛기침을 하는 동안 지아는 넬시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확실히 예쁘긴 했다. 갈색 머리에 검정색 눈동자이니 2군에 있는 모모나 언니와 스타일이 비슷해 보였다.

"확실히 오빠가 눈독 들일만큼 예쁘긴 하네. 저 선수 FA지?"

"어, 그렇긴 해."

"그럼 겨울에 영입할거야?"

지아의 물음에 동국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건 아니고."

동국의 말에 지아가 의아해 했다. 아니, 항상 얼굴을 1순위로 보는 남자가 예쁜 여자를 마다하다니? 그것도 실력도 괜찮은 선수를 말이다.

"아니, 왜~? 설마 FA라서 돈이 아깝다, 뭐 그런거야?"

"그것보단특성이 문제야."

[넬시(투수) : A(A+) / 구위A(A+) / 제구B+(A) [싱커B(B+) 커브A(A+) 포심A(A+)]]

넬시의 상태창을 확인해 보면 능력치 옆에 괄호가 쳐져 있다. 이는 특성으로 인해 능력치가 상승했다는 의미이다.

넬시의 특성은 바로 '한 팀에 오래 소속돼 있을 수록 전체 능력치 상승' 이다. 그녀는 샴즈의 원클럽걸이니 만큼 당연히 특성이 발휘되었다.

만약 그녀가 발키리로 이적을 하게 된다면 특성이 초기화 돼 능력치가 하락할 것이다. 한 마디로 능력보다 비싸게 사는 것이다.

그녀가 젊어 발키리에 오래 머무를 수 있다면 모를까, 그녀의 나이는 30대 초반 이었다. 선수 생활이 몇 년  남았다. 그러니 특성이 발휘될 즈음엔 그녀는 은퇴 생각을 하고 있을 터였다.

"뭐야, 그럼 완전 별로네..?"

동국의 설명을 들은 지아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자, 동국도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더군다나 샴즈에 대한 애정도 강해서 이적할 생각도 별로 없어 보이고. 그냥 냅둬야지뭐."

뭐, 넬시를 영입하지 않더라도, 개인적으로 만나볼 순 있었다. 그래서 그녀와 잠자리를 한번 가져볼 수도 있었고. 하지만 만약 남들에게 들켰다간 그리 좋은 시선을 받진 못할 터였다. 한 팀의 구단주가 다른 팀의 선수와 사사로이 만나는 것이니 말이다.

"후후~ 우리 오빠, 아쉽겠어~ 딱 오빠가 원하는 예쁘고 몸매 좋고 실력도 괜찮은 선순데 말이야~"

지아가 동국을  올리며 말하자 동국은 그녀를 확 끌어안았다.

"어허, 여기 딱 내가 원하는 예쁘고 몸매 좋고 실력도 좋은 선수들이 잔뜩 있는데 뭘 그러시나~"

"아잉~ 부끄럽게~ 남들이 다 보잖ㅇ..."

지아는 동국의 품에서 앙탈을 부리다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지은의 시선에 살짝 쫄고 말았다.

경기는 시종일관 넬시의 싱커에 고전했다. 넬시의 주무기인 싱커는 능력치가 B+급으로 그리 좋지 못했지만, 내야의 좋은 수비 때문에 안타로 이어지진 못했다.

거기에 카운트가 조금만 쌓였다 싶으면 A+급인 포심과 커브가 들어오기에 타자들이 제대로 안타를만들어 내질 못했다.

샴즈 타선은 6안타를 때려내며 1회에 1점, 4회에 1점을 얻었으나, 발키리는 4안타를 치고도 무득점에 그치며 첫 패배를 당했다.

발키리는 2아웃 이후이긴 하지만 3회와 4회에 득점권 상황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그때 타자가 모두 아연이었다. 하지만 아연은 두 상황 모두 땅볼로 물러나며 득점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같은 시간 리그 2위였던 드래곤즈가 재규어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
*
*

"첫 패배를 안긴 샴즈에게 복수하자!"

""복수하자!!""

샴즈와의 2차전.

경기 시작하기에 앞서 동국과 선수들은 이번엔 승리해 1차전의 복수를 하자고 다짐했다. 한껏 기세를 올려서일까? 1회 초부터 발키리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딱~

- 우측에 떨어지는 안탑니다! 첫 타자부터 안타를 신고하는 벨벳 발키리!

- 지금 발키리가 승점 2점 차이로 1위 자리를 뺐겼거든요? 그 때문인지 발키리 타자들의 표정이 아주 진지해 보이네요.

따악~!

- 큰 타구!! 좌익수 키를 넘어 담장 맞고 떨어집니다! 1루 주자 홈까지, 타자 주자 2루까지 여유 있게 들어옵니다! 스코어 1대 0.

다른 구장 같았으면 넘어갔을 타구에요.

딱!

- 높게 뜬 타구. 우익수 잡았습니다. 2루 주자 태그업. 홈에 들어오며 스코어 2대 0이 됩니다.

- 발키리가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하는군요.

아연의 안타, 리사의 2루타에 이어 지은의 희생 플라이까지. 발키리가 순식간에 2득점 하며 앞서 나갔다.

"좋아! 이대로 이긴다!!"

하지만.

샴즈 타자들은 1회  곧바로 3안타를 때려내며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거기다 2회 말에는 2번 타자 란스가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역전까지 하였다.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은 흥미진진해 했지만, 선수들의 마음은 쫄깃해 졌다. 그리고 그 마음은 동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끄응... 지아야, 출루하고 나서 도루해."

동국의 말에 지아가 황당해 하며 타석으로 향했다.

"아니, 일단 출루부터 하고 난 다음에 도루를 생각해야지..."

출루를 하라는 것도 아니고, 출루  다음에 도루를 하라니. 무슨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지아는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안타를 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딱~

- 밀어친 타구! 좌측에 떨어지는 안탑니다! 선두 타자가 출루에 성공합니다!

다행이도 지아가 안타를 치고 나갔다. 지아는 동국에게 으스대기 위해 원정팀 더그아웃을 바라봤지만, 동국은 라커룸으로 들어갔는지 보이질 않았다.

"치,아쉽네."

지아는 혀를 한번 차고선 슬금슬금 리드 폭을 늘려나갔다. 포수 유카나의 어깨 능력치는 지아의 주력보다 약하기에 충분히 도루를 시도해 볼만 했다.

'아직... 아직... 지금..!'

타다닥!

- 주자 뛰었습니다!! 2루, 2루에서!! 세잎!! 세잎 입니다!! 도루 성공하는 최지아 선숩니다!

"좋았어!"

도루에 성공한 지아가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치자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역시 지아야! 가뿐하게 성공하는 구만!"

"코치님!! 타점 올려줘요!!"

무사 2루 상황. 타석에 있던 수정은 1루 쪽 내야 땅볼을 치며 점수를 다시 동점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3회말.

간다!! 간다아!! 간다아아아!!! 이연조의 달아나는 솔로포!! 점수 3대 4로 다시 hg 샴즈가 앞서나가기 시작합니다!!

- 이야, 정말 엎치락뒤치락, 경기 재밌게 하네요.

"아아아..."

방송 중계 카메라가 홈런 타구가 떨어진 외야를 바라보며 머리카락을 부여잡는  발키리 팬을 촬영했다. 그리고 발키리 더그아웃에서도 머리를 부여잡은 한 남자가 있었다.

"동국아, 가만히 좀 있어. 너가 그렇게 불안해 하면 벨리나가 어떻게 생각하겠어?"

"그치만..."

델루나의 말에 동국이 털썩 자리에 앉았다. 확실히 더그아웃에서 이렇게 왔다 갔다 불안해 하는 건 선수들에게 그리 좋은 영향을 주진 않았다.

"후우... 그래,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현아야, 라커룸으로 가자. 가서 예열이나 하고 있자."

한숨을 내쉰 동국이 현아와 함께 라커룸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대기 투수로 있던 정대연이 얼굴을 붉히며 바라보았다.

"왜, 부러워?"

"네?! 아, 아뇨오!!"

정대연의 표정을 바라본 비엔나가 그녀에게 묻자 깜짝 놀란 정대연이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근데 왜 그렇게 부럽다는 눈빛으로 문을 바라봐?"

"아니, 그게 아니라... 조금 민망해서..."

라커룸이나 홈 경기장 내부에 있는 특훈실에서 선수와 구단주가 섹스를 한다는 게 정대연은 괜히 부끄럽고 민망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과연 저게 효과가 있는 걸까 궁금하기도 했다.

"뭐, 부러우면 나중에 한번 해달라고 해봐. 아마 해줄껄?"

정대연이 구단주의 기준에 합격할 만큼 예쁘진 않았지만, 그래도 평균 정도는 됐다.그러니 비엔나가 생각하기에 구단주가 아마 거절은 하지 않을 것 같았다.

비엔나의 말에 정대연의 볼이 더욱 빨개졌다.

4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지은이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했으나, 이어진 지아의 타석 때 병살타가 나오고 말았다. 곧바로 수정이 안타를 치면서 이 병살타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커졌다.

"우리 지아... 약주고 병주는구나..."

아연이에게 버프를 넣어주고 있던 동국은 라커룸 내에 있는 티비 중계 화면에서 더블 플레이가 나오는 모습을 보고선 한숨을 내쉬었다.

"동국아! 빨리 싸! 시간이 별로 없잖아!"

무사 1루 상황이2사로 바뀌게 되자 여유롭게 버프를 받을 시간이 없어졌다. 아연이 엉덩이를 흔들며 재촉하자, 동국은 빠르게 허리를 흔들며 사정감을 끌어올렸다.

벽을 짚고서 바지를 살짝 내려 엉덩이를 내밀고 있는 아연과 그런 아연의 골반을 잡고서 자지를 박아대는 동국. 한쪽 구석에는 이미 버프를 받은 벨리나가 유니폼을정리하고 있었고, 그 옆에는 3회 말에 예열을 담당했던 현아가 드러누워 있었다.

동국에게 질싸를 받아서 인지 아연은 안타를 때리며 2사 만루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가장 맏을만한 리사가 외야 뜬공으로 처리되며 동점 혹은 역전의 기회가 날아가 버렸다.

4회 벨리나가 버프빨로 세 타자만에 이닝을 마무리 지었지만, 발키리의 마지막 공격 이닝이 득점 없이 마무리 되면서 발키리는 2연패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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