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74화 〉274회. (274/297)



〈 274화 〉274회.


지은에게 양기를 쥐어 짜인 동국은 이어서 아연의 상태창을 확인하기 위해 그녀에게로 갔다.


"동국아..?  왜 이렇게 피곤해 보여..?"

동국의 표정을 살핀 아연이 걱정스럽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아아... 지은 누나랑  판 세게 하고 와서 그래."

"뭐야, 쥐어 짜인 거야?"

"어허! 쥐어 짜이다니! 지은 누나 지금 기절했어!"


동국이 피곤해 보이는 이유를 깨달은 아연이 살짝 얕보는 말투로 말하자 동국이 발끈하였다. 그렇지만 아연은 동국의 변명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오구오구, 그랬어요~? 그보다 듣자 하니 이번에 선수들 세부 능력치까지 볼 수 있게 됐다며?"


"어, 그래서 너도 한번 확인해 보려고. 어디, 얼마나 좋은지 확인해 볼까~"


"훗, 그래. 어서 확인해 봐. 요 근래에 내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느끼고 있으니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네."


아연은 자신감이 있는지 두 팔을 벌리며 풍만한 가슴을 내밀었다. 마음 같아선 아연의 가슴 촉감을 확인해 보고 싶었으나, 지금은 조금 쉬어야 될 타이밍 이었다.

[장아연(타자) : A(S) / 공격 B+(A+) / 수비 A(S) [정확B+(A+) 파워B+(A+) 선구B+(A+) 주력A(S) 수비A(S) 어깨A(S)]]


'음..? 이게 뭐지..?  괄호가 쳐져 있는거지?'


아연의 상태창은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게 (괄호) 가 쳐져 있었다.


"아연아, 니 상태창은 어찌 된 게 괄호가 있다..?"


"엥, 괄호?"


"그래, A 하고 괄호 치고 S 라고 되어 있는데?"

"그럼 뭐야, A 라는 거야, S 라는 거야..? 이왕이면 S 가 좋은데."


이런 둘의 의문은 아연의 특성을 확인하고서 해결 되었다. 아연의 특성은 기존의 특성이 강화되어 '건강할수록 능력치 대폭 상승' 이 되었다. 아마 전에는 특성으로 인해 상승된 능력치가 안 보이다가 이번에 상태창 능력이 강화되면서 괄호로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럼 나 S 급이란 말이야?! 아~싸아~!! 드디어 리사랑 같은 등급이 되었어~!!!"


리사는 공격이 S 급에 수비가 A+ 이었고, 아연은 공격이 A+ 에 수비가 S 급이 되었다. 평생의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던 리사와 등급이 같아졌단 말에 아연은 폴짝폴짝 뛰며 기뻐하였다.  바람에 그녀의 풍만한 가슴도 출렁출렁 거렸다.

동국은 아랫도리가 다시 반응하는 걸 느끼며 그녀를 축하해 주었다.

"축하해, 아연아."


"후후, 고마워. 빨리 리사에게 자랑하러 가야지~!"

아연이 그대로 리사를 찾으러 가러 하자 동국이 빠르게 외쳤다.

"잠재력은 확인 안해?"

"나중에 들을게~!!"


"쩝... 그래, 알았어."


아연은 동국에게 손을 흔들며 리사를 찾으러 사라졌다. 동국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녀의 잠재력을 확인하였다.


[장아연(타자)의 잠재력 : B+ / 공격 B / 수비 B [정확 B 파워 B+ 선구 B 주력 C 수비 A- 어깨 A-]]

'흠... 주력이 좀 낮았네... 뭐, 지금은 S 급 이니깐...'


특성으로 인해 상승한 능력치 등급이 한 단계나 되었다. 아연의 유리몸 기질을 생각해 봤을 때, 동국의 특성이 없었다면 경험해 보지 못했을 효과였다. 동국은 앞으로 아연이 부상을 입지 않게 더욱 조심히 관리해 줘야 겠다고 생각하며 다른 선수들을 찾으러 다녔다.

지하 연습장으로 가보니 현아가 지아와 함께 런닝(running)을 하고 있었다.


"... 하여튼 나도 A급이 되었으니, 너도 충분히 실력이 상승할  있어. 동국 오빠를 쥐어짜란 말이야."

"쥐어짜..."

"그래, 이렇게 훈련 하는 것보다 오빠랑 특훈 한 번 하는게 더 효과가 좋으니ㄲ... 어, 오빠!"

같이 뛰고 있는 그녀들에게 다가가니, 지아와 현아가 속도를 줄이며 다가왔다. 그나저나 무슨 이상한 소리를 들은거 같은데...


"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

"아, 현아보고 오빠랑 특훈 많이 하라고. 그나저나 현아 상태창 확인하러 온거야?"

"그래, 어디 한번 확인해 볼까?"

동국이 바로 현아를 바라보자, 현아는 긴장한 표정으로 동국이 상태창을 확인하길 기다렸다.

[주현아(타자) : C / 공격 D / 수비 B [정확D 파워E+ 선구D+ 주력S 수비C 어깨C]]

전과 비교해서 모든 능력치들이 대폭 상승했다. 전에는 E+ 급이었는데, D급을 넘어 C급이  것이다.


특히 주력이 S급이라서 그런지 수비력이 많이 좋아졌다.  정도 주력이라면 수비 범위도 엄청 넓을 터, 현아가 못 잡을 공은 없어 보였다.


동국이 현아의 능력치들을 알려주자, 현아는 크게 기뻐하였다.

"정말로, 오빠?!"

"이야, 우리 현아. 오빠랑 특훈 많이 한 보람이 있네. 이렇게 많이 오르다니. 이거, 내가 괜한 말을 한  같네~ 현아는 알아서 잘 하는데 말이야."

"어, 언니!"


지아가 능글맞은 눈빛으로 현아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자, 현아의 볼이 살짝 빨개졌다.

[주현아(타자)의 잠재력 : E / 공격 F+ / 수비 D [정확 E 파워 F- 선구 F+ 주력 A+ 수비 F 어깨 F-]]


현아의 잠재력은 주력을 제외하곤 별 볼일 없었다. 확실히 동국이 없었다면 그냥 육상 선수를 하는게 더 나았을 것이었다.

잠재력을 확인한 동국은 이어 현아의 특성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어엇?!"

"음..?  그래, 오빠?"

"그러게... 무슨 문제라도 있어?"

동국의 행동에 두 여자가 궁금함과 약간의 불안감을 가지고 동국을 쳐다보았다.


"그게 아니라, 현아의 특성에 새로 도루 능력이 추가됐는데?"

"도루..?"


현아의 기존 특성은 단순한 주력 상승 이었다. 그랬는데 지금은 '주력 대폭 상승 & 도루 성공률 상승' 으로 바뀌었다. 기존의 특성이 강화됨과 동시에 새로운 효과가 추가된 것이다.

"우와..!  그래도 발이 빨라 도루를 잘 하는데, 도루 성공률이 상승한다고..? 완전 출루하면 도루는 기본이겠네! 이거, 우리 현아 도루왕 하는거 아냐?"

동국의 설명에 지아가 부럽다는 표정으로 현아를 바라보았다. 도루왕을 차지할 만큼 도루 시도를 자주 하는 지아에게 현아의 특성은 상당히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아이, 언니도 참~ 일단 출루를 해야 도루를 하죠."


"음... 하긴 그렇긴 하네."

"..."


예의로 한 말을 지아가 그대로 동의해 버리자 현아의 시선이 짜게 식었다. 뒤늦게 현아의 시선을 파악한 지아가 현아의 눈치를 보며 수습하려 했으나, 이미 늦은 뒤였다.

"하.하. 노, 농담이야, 현아야~ 언니 맘 알지~?"

"그래요, 일단 출루를 해야 도루를 할텐데 말이죠... 전 타격 연습이나 하러 갈게요. 공격력 D급은 이만 갑니다..."

"혀, 현아야! 같이가~!"

삐진 현아가 배팅장으로 향하자, 지아가 급히 뒤따르며 그녀를 달랬다.

"쯧쯧..."

동국은 지아의 눈치 없는 행동에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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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리그로 승격되면서  재정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일단 구단 용품 로열티 비율이 25%로 늘어났다.

거기에 중계료가 750억원으로 대폭 늘어났고, 벨벳 그룹의 스폰서 비용도 300억, 경기 리그에서 후원해 주는 비용이 200억, 기타 광고 비용이 100억원 이다.

전국 리그로 승격하면서 1300억원의 돈을 벌게 된 것이다.


물론 수입이 늘어난 만큼 지출 역시 늘어났다. 늘어난 프런트 직원들 월급, 에인헤랴르 선수들 연봉, 홍보 비용 등등...

거기에 구장을 확장해야 되기 때문에  큰 돈이 들어갈 예정이다. 기존의 구장은 정원이 1만명 밖에 되질 않았다.  때문에 자주 매진되기 일수라고 팬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전국 리그로 승격하였기에, 이참에 크게 확장하기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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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구단 업무들을 해결하면서 1월 달이 지나갔고, 스프링 캠프 기간인 2월 달이 되었다.

발키리 선수들은 미국으로 떠나고 2군인 에인헤랴르 선수들은 제주도에 캠프를 차리기로 하였다.

 인원들도 분산되었는데, 동국과 감독인 델루나만 미국으로 함께 가고, 나머지 코치들은 제주도로 가기로 하였다. 나연과 재은을 비롯한 프런트 직원들은 그대로 구리에 머물고 말이다.

발키리는 미국 플로리다에 스프링 캠프를 차렸다. 여러 메이저 리그 구단들, 그리고 전국 리그 구단들이 캠프를 차리는 곳이니 만큼 다양한 팀들과 연습 경기를 할  있었다.


날씨 역시 따뜻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제격이었다.

며칠 동안 캠프를 차린 훈련장에서 훈련을 한 발키리 선수들은 처음으로 연습 경기를 하게 되었다.


상대는 바로 메이저 리그 팀 중 한 팀인 샌디에이고 마드리스 이다. 마드리스는 내셔널 리그 디비전 시리즈까지 진출할 정도로 강팀이다.

강력한 선발진과 준수한 타자들까지. 갓 전국 리그로 진출한 발키리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팀이었다.


"긴장하지 말고, 편안하게! 비시즌 동안 실력이 많이 늘었으니깐, 어느 정도 되나 확인한다고 생각하자고! 알았지?"

"아, 알았으니깐, 그만 좀 잔소리 해. 나도 이제 베테랑이야."

동국의 말에 선두 타자로 나서는 아연이 귀찮다는 듯 손짓을 하며 타석으로 향했다.

마드리스의 선발 투수는 넬시라는 좌완 투수 이다. S급인 그녀는 포심과 커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모두 S급 구종 능력치를 지닐 정도로 골고루 잘 던졌다.


발키리의 베테랑 선두 타자들은 깔끔하게 삼자범퇴를 당했다.

1회 말이 되자 발키리의 선발 투수인 벨리나가 마운드를 향해 걸어갔다.


동국은 앤서니가 아닌 벨리나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는데, 이는 벨리나가 강팀에게 얼마나 버틸 수 있나를 테스트 해보기 위함이다. 앤서니야 어느 정도 계산이 서지만, 벨리나는 그렇지 못했기에 이번 캠프 기간 동안 확인해야 했다.

거기다가 벨리나는 비시즌 동안 팔의 각도를 내려 사이드 암 투수가 되었다. 이게 어느 정도로 통하느냐도 살펴봐야 됐다.

마드리스의 선두 타자는 티르스 라는 A+급 선수이다. A급 공격력을 가진 우타자로 꽤나 주목 받는 유망주라고.

벨리나가 던진 초구는 그녀의 주무기인 스크류볼 이었다. A+급 희귀 변화구에 티르스의 눈동자가 화등잔만하게 커졌다.


'뭐, 이런 공이 다 있어..?'


몸쪽으로 파고드는 공이 꽤나 예리해 티르스는 순간 몸에 맞는  알고 살짝 피했을 정도였다.


벨리나가 던진 2구는 바깥쪽 슬라이더 였다. 직구 계열을 노리는 티르스를 유인하기 위해 던진 공이었는데, 티르스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슬라이더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군요... C급이라 그런걸까요..?'

벨리나는 티르스의 무반응에 속으로 아쉬워 하였다. 우타자를 상대하기 위한 벨리나의 무기가 바로 슬라이더 였다. 이 슬라이더의 위력을 더 강하게 하기 위해서 사이드 암으로 팔 각도를 내린 것이다. 사이드 암으로 슬라이더를 던지면 우타자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휘어져 보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예전에 비해 슬라이더의 위력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전국 리그에서 써먹기엔 아직 많이 부족했다.

커브를 던져 1볼 2스트라이크를 잡은 벨리나는 4구로 존 아래로 떨어지는 싱커를 던졌다. 2스트라이크로 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 자신이 노리고 있던 빠른 공이 날아오자 티르스는 옳다구나 하고서 방망이를 내밀었다.


틱~

결과는 평범한 땅볼이었고, 아연이 가볍게 아웃 처리 하였다.


2번 타자는 애니 라는 선수로 A+급 공격력을 지닌 우타자 이다.

딱~!


바깥쪽 슬라이더를 그대로 밀어친 타자는 가볍게 안타를 만들어 냈다. 존에서 빠지는 유인구로 던지려 했건만, 살짝 몰리고 말았다.

'확실히... 슬라이더는 유인구로만 써야 겠네요...'


벨리나는 속으로 씁쓸해 하며 다음 타자에게 스크류볼을 던졌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노리고 있던 3번 타자가 힘껏 방망이를 휘둘러 봤지만, 공은 그녀가 생각한 지점보다 살짝 더 아래에 있었다.


틱~!

평범한 땅볼 타구에 아연이 잽싸게 공을 포구 하고서 2루 베이스를 밟았다. 그리고 S급의 강한 어깨로 1루에 송구하였다.

"아웃!"

가볍게 병살타로 이닝을 종료한 벨리나. 하지만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슬라이더 생각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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