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67화 〉267회. (267/297)



〈 267화 〉267회.

[벨벳 발키리! 다윈 슈퍼우먼즈 꺾고 2차전 진출!!]

[슈퍼우먼즈, 충격의 1차전 탈락!!]

[리사, 멀티 홈런 대활약!!]

발키리가 슈퍼우먼즈를 이긴 건 당연히  이변이었고, 화젯거리 였다. 발키리의 승리 원인, 그리고 슈퍼우먼즈의 패배 원인에 대해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다.

어쨌거나 발키리가 이기게 되었고 이제 2차전을 준비 해야 했다.

2차전에 진출하게  팀은 총 5팀이다. 부전승으로 진출한 창원 ns 드래곤즈, 춘천 레이크사이드를 이기고 올라온 대구 재규어스, 대전 한수 호크스를 꺾고 올라온 광주 가야 레오파드, 발키리, 그리고 서울 hg 샴즈를 이기고 올라온 부산 글래머즈까지.

특히 부산 글래머즈는 전국 승강전에서 맞붙었던 샴즈와 경기를 치러 복수를 하였다. 그렇다고 마냥 기쁘지만은 않지만 말이다.

5개 팀이 2차전에 진출하게 되니 다시 부전승으로 올라가는 팀이 생긴다. 1차전에서 부전승으로 올라온 드래곤즈를 제외한 나머지 4팀 중에서 부전승이 뽑힌다.

모든 팀들이 부전승을 원하는 가운데, 부전승에 당첨된 팀은 놀랍게도 발키리였다.

운 좋게 부전승에 당첨되어 휴식과 훈련을 취하는 동안 다른 팀들은 경기를 치렀다. 글래머즈는 재규어즈를 상대로도 이기며 강등의 설움을 토해냈고, 리그 1위 팀 드래곤즈는 레오파드를 무난하게 이겼다.

3차전에 진출하게 된 3팀. 원래대로 라면 여기서 다시 부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할 팀을 뽑겠으나, 2팀이 부전승으로 뽑힌 적이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글래머즈가 부전승으로 결승전에 진출하였다.

그리하여 발키리는 드래곤즈와 3차전, 준결승전에서 맞붙게 되었다. 지난 시즌 2위 팀을 힘겹게 이기니 1위 팀과 경기를 치르게 된 것이다.

다행인 점은 드래곤즈가 준결승전 선발로 3선발인 이재희를 예고했다는 것이다.

드래곤즈는 다른 팀들과는 다르게 3선발 체계로 경기를 운영한다. 리그 최고의 좌완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녀는 심각한 유리 몸 기질이 있어 관리를 해주어야 했다. 그래서 약팀을 상대로는 3선발을 내세웠다.

2차전에2선발을 내세운 걸 보면 지금 에이스를 써먹지 않고 결승전에 올리겠다는 심산이었다.

드래곤즈와의 준결승전은 그들의 홈팀인 창원 ns 파크에서 열린다.  때문에 발키리는 하루 전에 창원으로 내려가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드래곤즈의 3선발이자 오늘 선발 투수인 이재희는 우완 사이드암 투수이다. 실력은 B+ 급으로 그렇게 높진 않지만, 우타자에게 강한 사이드암 이기에 발키리에겐 쌤쌤 이었다.

구종은 포심과 서클 체인지업, 투 피지 지만 타자가 두 구종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유는 그녀의 특성 덕분인데, 그녀의 특성은 각 구종의 터널링(tunneling)을 길게 만들어 주는 효과가 있다.

터널링(tunneling)이란 서로 다른 구종의 궤적에서 겹치는 부분을 말한다. 따라서 포심과 체인지업의 궤적이 서로 겹치는 부분이 길다는 것이다. 포심과 같은 궤적으로 날아오다가 갑자기 공이 떨어진다면 타자는 헛스윙 하거나 땅볼을 칠  밖에 없었다.

'그냥 둘 중 1개만 골라서 치면 된다는 거잖아.'

1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서는 지아는 마음 편하게 직구만 노리기로 하였다. 우완 사이드암이다 보니 좌타자에게 약했고, 그 때문에 지아가 1번 타자로 나서게 되었다. 반대로 아연은 4번 타자로 출전하게 된다.

초구. 날아오던 공이 슬며시 바깥쪽으로 가라앉았다. 그 덕분에 지아는 시원하게 헛스윙 하였다.

'쓰읍... 확실히 구분하기 어렵네...'

2구. 몸쪽 빠른 공. 방망이를 휘둘러 봤으나 파울이 되고 말았다. 140km 초반의 빠른 공이 낮게 날아오니 확실히 치기가 까다로웠다.

'하지만 사이드암이라서 공이  보이긴 하지..!'

틱~

"파울~"

바깥쪽 서클 체인지업을 커트한 지아는 계속해서 이재희를 괴롭혔다. 결국 2루 땅볼로 아웃 되긴 했지만, 지아는 무려 8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1회 초가 삼자 범퇴로 끝이 나고 1회 말이 되었다.

드래곤즈의 타선은 그야말로 핵 타선이라 불릴 정도였는데, S 급이 3명, A+ 급이 2명 이었다.  이름처럼 최상위포식자, 드래곤 같았다.

선두 타자가 초구부터 안타를 치고 나갔고, 이후 도루를 시도, 성공하였다. 순식간에 무사 2루가 된 상황에서 2번 타자 나성아의 희생타로 아웃 카운트와 선취점을 맞바꾸었다.

그 다음 뜬공으로 2아웃까지 잡았으나, 다시 2루타와 안타로 1점을 더 헌납하고 서야 길었던 1회가 끝이 났다.

'어후... 씨... 난리 났네... 핵 타선 이라 하더만 진짜 핵 타선이네...'

어떻게든 따라 잡으려면 공격 시간이 길어야만 했다.

"최대한  많이 보고, 많이 던지게 하자! 알았지!"

"후... 알았어"

선두 타자로 나설 아연이 고개를 끄덕이고 타석으로 향하자 동국은 서둘러 라커룸으로 향했다. 타자들이 시간을 벌어  동안 앤서니를 비롯한다른 타자들에게 양기를 넣어줘야 했다.

투수가 공 1개를 던질 때 대략 10초에서 20초 정도가 걸린다. 삼자 범퇴를 당한 발키리 타자들은 이재희에게 공 18개를 던지게 했다. 대략 5분에서 6분 정도가 흐른 것이다.

3분 요리도 아니고, 6분 버프를 받고 마운드에 올라온 앤서니. 선두 타자로 나선 나성아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이어서 2루타와 희생타로 1점을 더 내주고 말았다.

짧은 버프로는 드래곤즈의 타선을 막을 수 없었다. 애초에 실력 차이가 너무 많이 나기도 했고 말이다.

3회가 양 팀 모두 득점 없이 끝이 나고 4회 초가 되었다. 3회 초에 나온 리사의 볼넷이 유일한 출루였던 발키리 였는데, 1사 이후에처음으로 안타가 나왔다.

[제 5구. 쳤습니다. 내야를 빠져나가는 안탑니다. 발키리의 첫 안타! 1번 타자 최지아 선수가 쳤습니다.]

[다음 타자가 리사 선수인 걸 생각해 본다면 발키리는 이번 기회를 잘 살려야 합니다. 반대로 드래곤즈는 3회와 같이 병살타로 유도를 하면 좋겠죠.]

이제 이재희의 공이 눈에 익을 대로 익었다. 리사는 공을 차분하게 지켜보다가 벼락 같은 스윙을 하였다.

따악~!

힘차게 뻗어간 타구는 그대로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멀리 가는 타구!! 담장, 담장, 넘어갑니다!리사 선수의 추격의 투런 포! 스코어 2대 3이 됩니다!]

연속 안타를 허용하자 드래곤즈는 바로 투수를 교체하였다. 바뀐 투수는 2선발인 루스였다.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한 그녀를 다시 올린 것이다. 어떻게든 에이스 카드를 쓰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루스는 A+ 급 우완 투수로 투심과 슬라이더, 포심, 커브를 던진다. 그녀의 특성은 투심의 땅볼 유도 확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그럼 투심만  치면 되는 거지...'

루스의 투심 구사율은 대략 30% 정도. 4가지 구종 중 제일 많이 던지기는 하지만,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다. 충분히 다른 구종을 노리고 쳐도 상관 없었다.

딱~!

지은이 바깥쪽 슬라이더를 툭 밀어  안타를 만들어 냈다. 거기에 아연이 7구 끝에 볼넷으로 나갔다.

1사 만루 상황. 현아의 차례 였다. 드래곤즈 수비수들이 전진 배치를 하는 것을 보며 타격 코치인 수정이 현아에게 말했다.

"현아야."

"네, 코치님."

"미안하지만 되도록이면 치지 마. 변화구 중에서 실투가 확실한 것만 노려. 알았지?"

수정이 미안한 표정으로 지시하자 현아는 오히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드래곤즈의 내야수들은 수비 실력이 상당히 뛰어났다. 그런 상황에서 땅볼을 치면 현아의 주력으로도 병살타가 될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러니 병살타를 쳐서 이닝을 끝내지 말고, 혼자만 죽으라는 소리였다.

현아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었기에 흔쾌히 동의를 하였다.

그렇게 현아가 삼진으로 아웃 되고 2사 만루 상황. 타석에는 팀의 첫 안타를 쳤던 지아가 다시 들어섰다.

동국에게 어느 정도 버프를 받아온 그녀는 안타를 칠 자신이 있었다. 연속 등판으로 인해 루스의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하였기에 더욱 그러했다.

"볼."

"파울!"

"볼."

"볼."

"파울!"

"파울!"

"파울!"

"파울!"

"볼!"

9개까지 가는 승부 끝에 지아가 볼넷으로 출루하였다. 루스는 마운드 흙을 퍽퍽 차며 신경질을 부렸다. 다음 타자가 리사였기에 어떻게든 여기서 끊었어야 했었는데, 타자가 너무 끈질겼다.

[결국 여기서 밀어내기 볼넷이 나오면서 동점이 되고 맙니다. 스코어 3대 3. 그리고 여전히 2아웃 만루 상황. 이제 타석에는 앞서 투런 홈런을 쳤던 리사 선수 입니다.]

[최지아 선수 정말 끈질기네요. 전반적으로 발키리 타자들이 공을 많이 던지게 하는 스타일 이에요. 발키리 타자들의 평균 타석  투구 수가 무려 5.2개 입니다. 리그 평균이 3.9개인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수치죠. 그만큼 발키리 타자들은 끈질기게 승부를 합니다.]

[5.2개... 정말 대단하네요. 상대팀 투수들은 타자들이 이렇게 끈질기게 승부 하면 정말 싫겠네요.]

딱~!!

해설들이 타석  투구 수에 대해 떠드는 동안 리사가 커다란 타구를 외야로 날려보냈다. ns 파크에 있던 소수의 발키리 팬들은 기대감의 환호성을 질렀고, 반대로 대다수의 드래곤즈 팬들은 설마 하며 타구를 지켜보았다.

[이 타구 큽니다!! 우측 담장  타구!! 우익수 쫓아 갑니다! 우익수!]

만약 이 타구가 넘어간다면 발키리는 6대 3으로 역전함과 동시에 분위기도 발키리 쪽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것이었다. 발키리 선수들과 코치들은 제발 타구가 넘어가길 기원했다.

"텁!"

[담장, 담장!! 아, 바로 앞에서 잡히는 군요. 나성아 선수가 이 타구를 잡아내며 길었던 4회 초가 끝이 납니다.]

[리사 선수, 아쉬운 표정으로 나성아를 바라보는 군요.]

아쉽게도 리사의 타구는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히고 말았다. 발키리 팬들은 허탈감에 자리에서 주저 앉았고, 드래곤즈 팬들은 안도하며 자리에서 주저 앉았다.

5회 초까지 3대 3, 동점 상황이 이어지는가운데 지아의 땅볼 타구로 5회 초가 끝이 났다.

"앤서니, 이거 마셔."

"웅~? 이게 머야~?"

동국이 다시 마운드로 향하려는 앤서니에게 한 음료를 주었다. 바로 게임 상점에서 파는 체력 포션 이었다. 경기가 연장전까지가려 하자 동국은 앤서니의 체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포션을 산 것이다.

현재까지 앤서니가 던진 공의 개수는 57개. 한계 투구 수까진 꽤 남았지만, 그래도 먹어 두는게 좋았다.

체력 포션을 먹고 체력을 완전히 회복한 앤서니는 힘차게 공을 뿌렸다. 순식간에 2아웃을 잡은 앤서니. 하지만.

"딱!"

"딱!"

[내야를 빠져 나가는 안타가 되면서 만루가 되었습니다. 2사 만루! 다음 타자는 나성아! 오늘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습니다.]

드래곤즈 타자들의 집중력도 뛰어났다. 2사 이후에 만루 상황을 만들어 낸 것이다.

[드래곤즈 입장에선 끝내기 찬스에요! 안타 한 개면 경기를 끝낼  있습니다.]

[반대로 발키리는 나성아 선수만 아웃 시키면 이닝을 끝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막아 내야되요.]

나성아가 노리는 공은 딱 하나였다. 바로 직구. 그녀의 머릿속엔 온통 직구밖에 없었다.

당연히 지은은 그녀가 직구만을 노리고 있다는 걸 알아챘고, 앤서니에게 너클볼을 요구했다.

"스트~라잌~!"

너클볼로 1 스트라이크를 잡았지만, 나성아는 여전히 직구만을 노리고 있었다. 그에 지은은 다시 너클볼을 요구하였다.

"볼."

스트라이크 존을 향해 이리저리 날아오던 너클볼이 마지막에 훅 하고 몸쪽으로 휘어졌다. 조금만 더 깊었으면 타자가 맞을 뻔 했다.

[어우, 끝내기 몸에 맞는 공이 될 뻔 했네요.]

[신지은 포수가 포구를 아주 잘 해줬습니다. 저런 공은 잡기 힘들거든요. 끝내기 몸에 맞는 공이 아니라 끝내기 폭투가 될 뻔 했어요.]

'이거 까딱하면 못 잡을 뻔 했다...'

지은은 앤서니에게 공을 던지며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이렇게 되면 지은 역시 폭투를 염두에 둘  밖에 없었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폭투로 경기가 끝난다면 얼마나 아쉽겠는가. 고심 끝에 지은은 너클볼 대신 슬라이더를 요구하였다.

고개를 끄덕인 앤서니가 와인드업을 취한 뒤 공을 던졌다.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공.  공에 나성아의 배트가 움직였다.

툭~!

[툭 같다 맞힌 타구!!]

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나성아가  타구를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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