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56화 〉256회. (256/297)



〈 256화 〉256회.

"참가 번호 15번 선수."

"넵!"

재은의 말에 한 자그마한 여자가 방망이를 들고서 나왔다.


"자, AI 투수가 15개의 공을 던질테니, 그 공을 치시면 됩니다. 그런 다음 수비 모습을 평가할게요."


여자는 AI 투수가 던지는 공을 열심히 쳤다. 하지만 타구에 힘이 별로 없었다.

"이 여자는 그저 그렇네요. 오빠가 보기엔 어때요?"


"나도 별로야."


[소승연(타자) : F / 공격 F / 수비 F+ / 잠재력 E / 특성 : 투수의 키가 자신보다 작으면 능력치 상승.]


저 여자의 키가 180 정도 되고,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쭉쭉빵빵 이었으면 모를까, 키도 작고 외모도 평범했다.


"자 참가 번호 20번 선수?"

"네."

이번에 나온 여자는 여학생이었다. 그것도 꽤나 유명한 학생.


"오! 정대연이잖아?"

"왜, 유명해? 그렇게 예쁘게 생기진 않았는데?"

"아이, 외모 말고 실력이요. 쟤가 아직 학생인데 벌써부터 실력은 1부 리그 급이라잖아요. 그래서 여기저기서 탐을 내고 있었는데,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다니... 발키리가 많이 크긴 했네요. 저런 애도 오고."

"흠... 확실히 애가 자신감이 넘치는구만. 어디 한번 봐볼까."


[정대연(투수) : F+ / 구위 E / 제구 F+ / 잠재력 C / 특성 : 언더핸드로 던질  구위 상승.]

'오호... 잠재력이 C급이야..? 나쁘지 않는데? 거기에 특성도 이상하지 않ㄱ... 응..?'

정대연은  키를 이용해 공을 찍어 누르고 있었다.


"이야~ 키가 크니깐 직구가 아주 시원시원 하네요. 안 그래요, 오빠?"

"나연아."


"네, 오빠. 왜요, 잠재력이 별로에요?"


"아니, 잠재력은 C급으로 괜찮은데,  특성이 언더핸드로 던져야 돼. 오버핸드가 아니라."

"... 아, 그래요..?"

동국의 말에 나연이  3초간 말이 없다가 겨우 대답했다. 누가 봐도 큰 키로 찍어 누르는 스타일인 정대연이 사실은 언더핸드로 던져야 한다니...



"오빠 아니었으면 아무도 몰랐겠네요..."

"뭐, 나 말고도 여러 사람들이 있긴 하니깐. 언젠가 그들 눈에 띄어서 투구 폼을 바꿨을 수도 있지."


전국 리그가 목표인 발키리 1군에 합류하긴 어렵겠지만, 나중에 트레이드나 이적 시키면 된다. 동국은 정대연의 이름 옆에 체크 표시를 해두었다.

"참가 번호 28번 선수."

"네에~!"

이번 선수는 꽤나 예뻤다. 평범하게 생긴 참가자들 사이에 있으니 더 예뻐 보였다. 동국이 주의 깊게 볼 정도였다.

"오빠... 너무 태도가 확 바뀌는 거 아니에요?"

"크흠..."

가벼운 민소매에 짧은 핫팬츠를 입은 그녀는 시원하게 드러난 팔다리로 공을 던졌다.

'어유~ 좋다~'


동국은 그녀의 피칭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그녀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조수하(투수) : F- / 구위 F- / 제구 F- / 잠재력 E / 특성 : 노출도에 비례해 능력치 상승.]

'뭐지...  괴랄한 특성은...'


실력은 F-라고 뜨지만, 조수하의 공은 그것보단 더 나아 보였다. 아마 노출도가 있는 민소매에 핫팬츠를 입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었다.


'알몸으로 던지면 F+급은 되려나..?'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동국은 그녀의 이름 옆에 체크 표시를 해두었다. 실력이나 잠재력이 어떻든 외모가 뛰어나면 일단 합격이었다. 뭐, 가슴이 약간 빈약해 보이긴 하다만은...



다음 날이 돼서도 트라이아웃은 계속되었다.


"참가 번호 86번 선수. 들어오세요."

"오..!  학생은..!"

나연이 타석에 들어서는 학생을 보고서 눈을 빛내자 동국이 지루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뭔데... 유명한 선수야?"

"네, 포수들 중에 노림수가 좋다고 소문이 난 선수에요. 게스히팅 적중률이 높다고 하더라고요."


"으흠... 그래? 부디 잠재력이 좋았으면 좋겠네..."

발키리 주전 포수인 지은의 나이가 30살이다. 포수의 생명이 길지 않다는걸 생각해보면 빨리 차세대 포수를 찾아야 했다. 뭐, 동국의 특훈이라면 지은이 40살까지 포수 생활을 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노시연(타자) : F+ / 공격 E / 수비 F+ / 잠재력 C+ / 특성 : 투수가 던질 구종을 낮은 확률로 예측.]


'괜찮네... 주전 포수론 어림없지만 나중에 팔아먹으면 되겠어.'


며칠이 지나고 트라이아웃 마지막 날. 몇몇 선수들을  체크하긴 했지만, '이거다' 싶은 선수는 없었다.


기존의 발키리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외모나 몸매는 떨어지지만 그래도 예쁜 선수들. 이 선수들은 당연히 현재 실력은 물론이고 잠재력이나 특성도 별로였다. 그녀들은 그저 동국이 외모를 보고 뽑는다는 소문을 듣고서 참여한 것이다.

반대로 외모는 평범하지만 잠재력이나 특성이 괜찮은 선수들.  선수들은 지역 리그에서 1위를 한 발키리의 미래를 보고서 지원을 한 것인데, 대부분 지역 리그가 한계인 선수들이었다.

외모나 실력, 둘  하나라도 압도적으로 뛰어난 선수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트라이아웃 이라 그런지 그렇게 좋은 선수들은 없었다.

"이거... 기대 이하구만."


"애초에 오빠가 너무 눈이 높은  아니에요? 오빠가 원하는 외모가 엄청난 여자들은 오구 선수 안 하고 아이돌 할꺼고,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은 여기 참가 안 하죠. 어차피 전국 구단이나 지역 구단들이 제발 우리 팀 와달라고 애원할텐데."


"쩝... 하긴 그렇다."

그렇게 참가자 수가 줄어들고 국내에서의 트라이아웃을 마칠 때가 되었을 때, 어디선가  여자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자, 잠시만요!!"

누가 이렇게 거의 다 끝날 때 오나 싶어 쳐다본 동국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니, 시발..? 어디서 저런 인재가..?!"


저도 모르게 욕을 할 정도로 뛰어오는 여자의 외모는 뛰어났다. 거기에 뛰어올 때마다 출렁거리는  슴부먼트는...




"거기 학생? 참가 번호가 어떻게 되죠?"


"318번 입니다!"


"아, 딱 마지막 차례네요. 포지션이 어떻게 되나요?"


"투숩니다!"


"그래요, 그럼 마운드 위에 올라서서 AI 포수에게 공을 15개 정도 던지면 됩니다. 어떤 구종을 던질 수 있죠?"


눈에 확 띄는 스타일의 미녀인지라 동국이 직접 그녀를 챙겼다. 뭐, 그녀가 마지막 선수인 점도 있긴 했지만 말이다.


"직구랑 슬라이더를 던질 줄 압니다!"


"그래요, 그럼 직구 8개, 슬라이더 7개 씩 던져보세요."


동국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씩씩하게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씩씩하게만 던져 구위라던가 제구는 엉망이었지만, 동국은 마냥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아주 좋군... 이런 인재를 놀릴 순 없지. 바로 특훈 들어가야 겠어.'

마치 앤서니처럼 공을 던질 때마다 출렁거리는 저 슴부먼트를 보아라. 동국은 절로 아랫도리가 뻐근해 지는걸 느꼈다.

그녀가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던 동국은 그녀의 상태창을 확인해 보았다. 보나 마나 엉망이겠지만, 혹시 아는가. 앤서니처럼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을지.


[에이미(투수) : F- / 구위 F- / 제구 F- / 잠재력 E / 특성 : 자궁에 보관된 정액을 소모해 위력적인 공을 던진다.]


'아니, 시발..?!'


이런 음란한 특성이 다 있다니...  발키리를 위한 특성이었다. 동국이라면 충분히 자궁에 가득  정도로 정액을 주입해 줄 수 있었다.


'이런 인재를 놓칠  없지. 보자, 이름이 에이미라... 음..? 에이미?'


어디서 들어 본적 있는 이름인 것 같아 동국은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다 문득 작년에 봉사 활동을 했던 보육원에서 같은 이름의 여학생을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그 때도 예쁘긴 했지만, 저렇게까진 아니었던 거 같은데..?'


동국은 고민하지 않고 바로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저기 에이미 씨. 혹시 우리 어디서 만난 적이 있지 않나요?"

동국의 물음에 재은과 나연은 '이 무슨 뻔한 작업 멘트..?' 라는 표정으로 동국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에이미는  말을 기다려 왔는지 바로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작년에 오빠가 보육원에 왔었을 때 한번  적이 있어요! 혹시 기억하세요..?"


오빠..! 에이미의 오빠 소리에 동국은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 기억하다마다. 근데  때보다 훨씬  예뻐졌다, 야. 못 알아볼  했어."


"헤헤, 갑자기 확 성장을 하더라고요... 저, 근데, 오빠... 혹시 그 때 했던 말, 기억하세요..?"

에이미가 조심스럽게 묻자 동국은 잠깐 생각을 해보았다.


'그 때 내가 무슨 말을 했더라... 그냥 무슨 일 있으면 나에게 연락하고, 오구에 관심 있으면 발키리에 입단하ㄹ... 아! 후후, 그렇구만..?'


에이미는 그 때 동국이 했던 말을 믿고서 이렇게 입단을 하러  것이었다. 혹시나 하고 뿌려둔 씨앗이 이렇게 훌륭하게 열매를 가지고 오자 동국은 가슴속에서부터 뿌듯함과 만족감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나중에 오구에 관심 있으면 발키리에 입단하라고 했던 거 말이니?"

"네! 맞아요! 혹시 가능 할까요..? 지금은 제 실력이 형편없긴 해도, 열심히  할 자신이 있어요!"

"그럼, 그럼. 가능하고 말고. 자, 여기서 이러지 말고, 사무실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자꾸나."


동국이 그녀를 이끌고 구단 사무실로 향하자, 재은과 나연이 고개를 내저으며 그들의 뒤를 따랐다.


'오빠, 아주 입이 귀에 걸렸네, 걸렸어.'


'에휴... 이거 집에 식구가 1명 더 늘어날 거 같은데...'

사무실에 들어온 동국은 바로 계약서를 내밀었다. 계약서 내용은 현아의 계약서와 비슷했는데, 계약 기간 15년에 선수와 구단 모두 동의를 해야 이적이나 계약 해지가 가능하단 내용이다. 다만 에이미는 2군 팀에서 활동할 것이기에 2부 리그 최저 연봉인 2천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허억..! 정말 계약 조건이 이렇단 말이에요?!"

현아도 그렇고, 여기 에이미도 그렇고 보육원에 나오면 당장 먹고 살길이 막막하다. 에이미 역시 동국이 했던 말만 믿고 무작정 트라이아웃에 지원을  것이다.

방망이는 구하지 못하고, 겨우 오구공 하나 구해서 연습하길 며칠. 틈틈이 알바를 하면서 슬라이더 그립을 보여 주는 영상을 따라 보며 연습을 하였다. 하지만 그녀가 오구에 소질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그녀가 봐도 자신의 실력은 엉망진창 이었다. 오늘도 끝까지 연습을 하다 겨우 도착한 것으로 까딱 잘못했으면 참가를  할 뻔 했다.


"아아, 그래. 일단은 비슷한 처지인 현아를 불렀으니깐, 여러가지 물어보기도 하고 그러렴."

잠시 뒤, 현아가 오자 동국은 에이미에게 발키리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였다. 현아는 동국의 말에 에이미를 데리고 구석진 곳으로 향했다.

발키리 내부 분위기, 자신의 경험, 그리고 동국의 특성에 대해 현아가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동국의 특성에 대해 들은 에이미는 잠깐 고민하였지만, 이내 수긍을 하고 계약서에 사인을 하였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에이미."

"저도 잘 부탁 드려요, 오빠."


"후후, 그래. 지금부터 훈련도 해야 하니, 앞으로 여기서 머무는게 어떻겠니?"

"그럼 현아 언니처럼 앞으로 계속 여기서 사는 건가요?"

"너가 원한다면."

"좋아요, 그럼."

동국의 제안에 에이미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보육원에서 나감으로 인해 다른 아이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있다. 거기에 동국의 말대로 이제 오구 선수가 되었으니 열심히 노력을 해야 했다.


그렇게 국내 트라이아웃은 1명의 대어(大漁)와 소소한 중어(中漁)들을 얻으며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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