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1화 〉241회.
특성을 소문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선 다른 팀들의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드래곤즈의 경우 단장이 선수의 숨겨져 있는 잠재력을 볼 수 있다는게 소문난 이후, 거의 모든 선수들이 드래곤즈 단장의 눈에 띄어 잠재력을 확인 받고 싶어 한다. 특히나 실력이 출중하지 못한 선수들,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선수들은 혹시나 자신에게 다른 재능이 있지 않을까 실낱같은 희망을 걸기도 한다.
이렇게 많은 선수들이 찾아오려 하니 드래곤즈 단장의 경우엔 그냥 앉아서 잠재력을 확인하고, 실제로 잠재력이 있으면 스카우트를 하면 되는 것이다.
슈퍼우먼즈 역시 선수의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니 FA가 얼마 남지 않은 선수들은 물론이고 어느 정도 자신의 실력에 자신이 있다 싶은 선수들은 무조건 가고 싶어 한다. 물론 이미 전성기라고 판단되는 선수들은 굳이 슈퍼우먼즈로 가지 않지만 말이다.
발키리의 특성이 알려지게 된다면 외모는 뛰어나지만 실력은 떨어지는 선수들이 무조건 문의를 넣게 되어 있다. 물론 섹스를 해야 하기에 거기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여자들은 고민을 좀 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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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과 동국에 대한 기사 대응 회의.
소식을 들은 수정은 황당한 기분이 듦과 동시에 이무식에 대해 떠올랐다.
'그 무식한 놈이 진짜 기자에게 제보를 한거야? 뭐, 언론사 꼬라지를 보아하니 지 아는 기자에게 제보한 거 같지만... 끼리끼리 논다더니...'
"저기 할 말이 있는데..."
속으로 이무식에 대해 욕을 한 수정은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였다.
"그 놈, 완전 제비네, 제비야."
"잘 했어요. 그런 놈은 돈을 보내주면 계속 달라고 할 놈이에요."
여자들이 한 두 마디 씩 말하며 수정을 위로했다.
"큼큼... 저기, 이 참에 내 특성을 소문 내는게 어떨까?"
"음? 뜬금없이?"
"이번에 난 기사랑 엮는거지. 사실 코치가 섹스를 한 이유는 구단주의 특성이 섹스를 하면 실력이 상승하는 거라 카더라~ 뭐, 그런거지."
동국의 말에 사람들이 다들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재은이 동국에게 말했다.
"음... 사람들이 믿을까? 섹스를 하면 강해진다는 걸?"
"우리 팬 게시판에 보면 여러 팬들이 내 특성에 대해 추측한 글들이 몇 몇 있거든? 보면 외모에 따라 실력이 상승한다, 결혼하면 실력이 상승한다 등등... 일단 조건이 외모와 관련된 무엇이고, 그 결과로 실력이 상승한다는 거야. 아마 잘 찾아보면 내 특성을 맞춘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
"그럼 이 소문을 내서 선수들을 끌어모을 건가요?"
나연의 질문에 동국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드래곤즈를 봐봐. 선수들이 알아서 모여들잖아. 그러니 우리도 한번 그래보자는 거지. 찾아온 선수를 평가해서 괜찮으면 영입하고, 아니면 마는 거지."
"동국아, 근데 그러면 너가 다 감당할 수 있겠어? 지금 기존에 있는 선수들 특훈 시키기도 바쁜데, 새로 영입을 하면 또 특훈을 해줘야 될거잖아."
"소문이 돌려면 시간이 걸리지 않겠어? 지금부터 천천히 하면 되지. 그리고 2군도 만들어야 되고."
사실 오구 협회에서는 계속해서 발키리 구단에 2군을 만들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오구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선수들의 육성을 위해 지역 리그 팀이 모범을 보이라는 것이다.
"그래, 그럼 알았어. 다른 의견 있으신가요?"
동국의 말에 동의를 한 재은은 다른 사람들을 둘러보며 의견을 물었다.
"그럼 다들 동의하시는 걸로 알고... 소문은 어떻게, 내가 낼까?"
"누나는 아는 언론인들을 중심으로 은근히 퍼트려 주고, 나는 팬 게시판에 한번 글을 올려볼게. 다만 주의해야 될 건 구단에서 공식적으로 인정은 하지 않는다는 거지. 눈 가리고 아옹 식 이랄까?"
"그래, 알았어... 근데, 지금 우리가 니 특성 소문 내는 거 때문에 모인게 아니잖아. 수정 코치님이랑 너랑의 섹스 스캔들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려고 모인거잖아."
재은의 말에 동국이 뒷머리를 긁적였다.
"뭘 그렇게 스캔들까지야... 굳이 그렇게 신경 쓸 거리는 아니잖아. 누나가 너무 호들갑 떠는 거야. 그냥 가만히 있다가 메인 언론에서도 거론을 하면 그 때 보도자료 내면 되는거지. 남녀 간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수정 코치님이 구단주와의 관계를 통해서 무언가 이익을 얻은게 없... 있긴 있는데, 없다고 해야지."
특훈을 통해 실력이 상승하는 걸 이익이라고 보면 이익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다만 공식적으로 특성을 밝힐게 아니기에 이익이 없다고 하면 될 것이다.
"쩝... 그래, 알았어. 근데 제가 알기론 수정 코치님, 동거하는 애인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애인 분이 아시면 기분 나빠하시지 않을까요?"
재은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지만, 수정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하하, 제 애인은 제가 만나는 남자가 많다는 거 다 알고 있어요. 굳이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되요."
"뭐, 그렇다면야..."
수정의 대답에 재은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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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의 생각대로 수정과 동국이 섹스를 했다는 기사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애초에 3류 언론사에서 낸 기사였기에 발키리 팬들이나 겨우 봤고, SNS 상에서도 그리 퍼지지 않았다. 또한 발키리 팬들은 이미 동국에게 여자가 많다는 걸 잘 알고 있었고, 수정 역시 남자가 많다는 소문이 예전부터 나 있었다.
그러니 밝히는 남녀가 같이 일하다 보면 눈이 맞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팬들이 있을 정도였다.
- 애초에 김수정이 남자가 많다는 건 학계 정설이고, 동국은 실제로 발키리 선수 대부분이 부인일 정도로 여자에 관심이 많은게 사실이잖아. 그러니 오히려 서로 섹스를 안 하는게 더 이상하다.
- 마자마자, 다부다처가 불법도 아닌데 그럴 수 있지... 그나저나 나도 김수정 같이 예쁜 여자랑 한번 해보고 싶다...
- 이거 나만 불편하냐? 부인들이 잔뜩 있는데 같이 일하는 코치랑 떡치고, 멀쩡히 동거하는 남자가 있는데, 상사랑 떡친다고?
┗ 응, 너만 불편함. 막상 너도 김수정 같은 여자가 떡치자고 하면 좋다고 칠거잖아.
팬들의 반응을 확인한 동국은 슬며시 특성에 관한 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야, 나 구단주 특성 뭔지 알 것 같음.]
코치랑 떡 쳤다는 기사 보고 딱 촉이 옴. 이거 분명 떡치면 실력이 상승하는 특성이다. 이왕이면 예쁜 여자랑 떡 치고 싶으니깐 예쁜 선수들만 뽑는거임.]
- 뭐냐, 그러면 구단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랑 다 떡을 쳤게?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 너가 그렇게 믿고 싶은 건 아니고?
- 내 현아가 그럴리 없어!! 우리 현아는 처녀여야 된다고!!
┗ 처녀라서 실력이 안 느는 거 일수도 있지.
┗ 아, 그런가?
- 흠... 그럴 수도 있겠는걸..?
- 은근 설득력 있는 듯..?
동국이 팬 게시판에 글을 올려 소문을 냄과 동시에 재은은 주변에 친한 기자들에게 은근 소스를 흘리기 시작했다. 기자들은 재은이 소문을 내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캐치 하고서 관련 기사들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발키리의 특성은 무엇일까?]
[벨벳 발키리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자]
[외모와 실력 상승의 상관관계?! 발키리의 특성은?!]
오구계에 떠도는 발키리의 특성에 관한 소문, 그리고 이와 관련된 기사들. 몇몇 외모에 자신이 있는 선수들이 발키리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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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키리는 용인 제일 크라운즈와의 2연전에서도 모두 승리를 거두며 자그마치 8연승을 달렸다. 당사자인 발키리 구단조차 놀랄 정도의 연승이었다. 이 연승에서는 강 팀을 적게 만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투타의 조화가 이루어진게 컸다.
타격에서 시간을 벌어 주는 사이, 선발 투수가 동국에게서 버프를 받고, 그러면 그 버프를 통해 수비에서 활약을 하고. 이런 선순환이 반복되다 보니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 뒤 연승 행진은 인천 st 스네이크와의 2차전에서 끝내기 패를 당하며 끝이 났다. 스네이크와의 2연전을 끝으로 발키리는 경기 리그의 모든 팀들과 2번 경기를 하였다.
이 때까지의 순위는 발키리와 인천 벨 레이디스가 승점 42점으로 공동 1위를 기록하였다. 두 팀 다 14승 4패를 한 것이다. 그 다음으로 수원 사성 위치즈가 승점 33점, 11승 7패로 3위를 하였다.
개인 성적을 살펴보면, 리사는 타율 0.455, 출루율 0.562, 장타율 0.855 를 기록하였다. 타율과 출루율이 하락하였지만, 장타율이 1할 가까이 상승하면서 전체 OPS는 1.42로 오히려 더 늘었다.
세부 기록 역시 상당한데, 타점 26개에 득점 29개, 홈런 8개를 올렸다. 모두 각 부분 1위 기록으로, 지금까지 리그에서 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득점, 홈런 등 6개 부분 1위를 달리고 있다.
지은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쳤다. 타율 0.379, 출루율 0.382, 장타율 0.569 를 기록하였다. 타율과 장타율이 살짝 떨어졌지만, 출루율이 올라 OPS는 상승하였다.
약간 아쉬웠던 성적을 냈던 아연과 지아는 약간 씩 성적이 상승하였지만, 그래도 등급에 비하면 아쉬웠다. 둘 다 장타율이 아쉬웠는데, C+ 급이면 보통 지역 리그에서 OPS 8할대는 기록해야 하지만 둘은 OPS가 7할대였다.
아연은 타율 0.343, 출루율 0.36, 장타율 0.414 를 기록하며 장타율이 조금 상승하였고, 지아는 타율 0.352, 출루율 0.375, 장타율 0.389 를 기록하였다. 전반적으로 모든 수치가 약간 상승하였다. 특히 도루 6개를 기록하며 현아보다 더 많은 도루를 기록하였다.
이는 지아가 현아보다 더 많이 출루를 했기 때문인데, 지아는 총 24번 출루해서 6번 도루를 성공하였고, 현아는 5번 출루해서 2번 도루를 성공했다. 출루 대비 도루 시도는 현아가 더 높다.
현아는 타, 출, 장타율 모두 1할 대로 그녀의 공격력을 생각하면 예상대로 였다. 수정은 출루율이 2할 8푼으로 많이 상승하였지만 그래도 C- 급 공격력을 생각하면 기대에 못 미쳤다.
타자들은 3월 달에 비하면 크게 좋아졌다고는 할 수 없지만, 투수진, 특히 벨리나는 상당히 성적이 좋아졌다. 벨리나 덕에 발키리가 9연승을 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앤서니는 8승 1패를 기록, 다승 선두를 질주하였다. 거기에 안 그래도 낮은 자책점을 더 낮춰 1.03을 기록하였다. 가히 리그 최고 수준인데, 아쉽게도 벨 레이디스의 에이스 김가희가 1.0의 자책점을 기록하여 자책점 부분 2위이다.
하지만 탈삼진 부분에서는 당당히 1위를 기록 중인데 탈삼진을 무려 53개나 잡아냈다. 5이닝당 탈삼진율이 6.79개나 되었다.
벨리나는 3월 달의 평균 자책점 5.36에서 자그마치 3.82까지 낮췄다. 특히 연승 기간 동안 그녀의 평균 자책점은 2.5로 발키리가 어떻게 연승을 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