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13화 〉213회. (213/297)



〈 213화 〉213회.


"저기, 있잖아..."


동국이 눈치를 보며 말하자 재은이 슬쩍 눈을 게슴츠레하게 떴다.


"뭐야, 설마...  여자가 생긴거야..?"

"누구야, 누가 우리 여보야에게 꼬리친거야?"

재은과 지은이 동국을 노려보자 동국이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생각해 보면 다른 여자들은 별로 관심도 없는데 유독 재은과 지은만이 여자가 새로 생기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최연장자인 비올렛은 아직 아기가 생겼는지도 모를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며 밥을 먹고 있었고, 새로 들어온 여자인 델루나는 주위는 신경 안  채 휴대폰으로   하면서 밥을 먹고 있었다.

아연과 리사는 서로 무슨 운동을 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벨리나와 나연은 오구 이야기를, 지아와 현아는 드라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앤서니는 떡국을 행복한 표정으로 2그릇 째 먹고 있었고.

"흠냐~! 맛 있어~! 동국~! 나 한 그릇 더 줘어~!"


"후훗, 알았어."


떡국을 입 주위에 잔뜩 묻히고서 말하는 앤서니의 모습은 동국을 절로 흐뭇하게 만들었다.

"동국, 왜 이야기를 하다가 말어~! 진짜 새로 여자가 생긴거야?! 누구야!"


동국이 앤서니의 떡국 그릇을 들고서 떡국을 뜨러 가자 재은이 불안한 표정으로 동국에게 소리쳤다.


쿨한  하지만 은근 동국에 대한 애정이 깊은 재은은 혹시나 동국이 어디서 새로운 여자를 데리고 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애초에 발키리랑 별로 상관이 없던 재은이 동국과 결혼을 한 것도 다 깊은 애정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었다.

비록 동국의 특성 때문에 여러 여자가 생기는 건 어쩔 수가 없지만, 특성과 상관 없이 여자가 생기는 건 최대한 막으려고 하는 재은이었다.

"에휴... 그런거 아냐. 새로 생긴 능력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한거야."

동국은 지은과 재은의 반응에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무래도 조금 진정이 되었을  말을 꺼냈어야 했는데, 재은과 지은이 싸우고 나서 얼마  있다가 말을 한게 화근이었다.


동국의 말이 아침에 했던 말임을 알아챈 지은이 재은에게 설명해 주는 걸 보며 다른 선수들에게도 자신이 이분화 된 능력치와 잠재력, 특성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걸 설명했다.

"헐..? 그런게 가능하다고? ...진짜로?!"

동국의 말에 그제야 휴대폰에서 시선을 때고 동국을 바라본 델루나.


"허, 정말로? 그럼 내 공수 능력치와 잠재력은 어때?  특성은?!"

"나도 나도!"


자신의 능력치와 잠재력, 특성을 보고 싶어 하는 아연과 리사.

"오호... 동국 오빠의 말이 사실이라면 재능 있는 선수들을 바로 알 수 있겠네요!"

"그렇긴 한데, 우리 오빠는 재능 보다는 외모를 우선 시 해서..."

"아, 하긴 그렇네요..."

동국의 능력을 바로 써먹을 생각을 하는 나연과 벨리나.

"아, 씨... 나 잠재력 진짜 엉망일 것 같은데..."

"나도, 언니... 왠지 알기 싫다..."

자신의 재능에 대해 자신이 없는 지아와 현아.

마지막으로 그저 떡국이 맛있는 앤서니와 오구에 관련이 없는 비올렛까지. 동국의 말에 서로 다른 반응을 내보였다.

"자, 자. 진정들 하고. 리사 먼저 한번 봐 볼까?"


동국의 말에 리사가 은근 긴장하는 표정으로 동국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자신의 재능에 확신이 있는 그녀였지만, 만약 지금 실력이 자신의 한계치라면 상당히 실망할 것 같았다.


'어디보자...'

[리사(타자) : S- / 공격 : S / 수비 A+ / 잠재력 S / 특성 : 장타 가중치 부여.]

'오오..! 이거 대단한데..?!'


리사의 실력은 또 한번 상승하였다. 저번에 봤을 땐 A+ 였는데, 어느새 S-로 상승한 것이다.


거기에 잠재력 역시 S급으로 아직 더 성장할 여력이 남아 있었다.


특성 역시 꽤나 좋아 보였다. 장타를 칠 때 도움이 돼 보이는 특성으로 1루수인 그녀에겐 딱이었다.

'아니, 저런 특성 때문에 1루수인건가..?'


아무튼 동국은 리사에게 그녀의 특성과 능력치, 그리고 잠재력을 알려주었다.

"후후... 역시, 이 몸은 대단하지... 후후후..."

상당히 만족스러웠는지 실실 웃는 리사. 그런 리사의 모습에 살짝 질투가 난 아연이 동국에게 소리쳤다.


"나도! 나도 빨리 알려줘!"

아연의 재촉에 동국이 그녀를 바라보자, 아연은 초조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으로 동국의 말을 기다렸다.

'설마  잠재력이 엄청 낮은 건 아니겠지..? 그래도 리사보다 너무 낮으면 안 되는데...'

리사의 재능이 자신보다 뛰어나다는  인정하는 아연이었지만, 그래도 그녀에 비해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던 아연이었다.


거기에 리사와 아연은 친구임과 동시에 라이벌 관계. 리사에게 밀린다는 건 상당히 짜증 나는 일이었다.


[장아연(타자) : B / 공격 : C+ / 수비 B / 잠재력 B+ / 특성 : 건강할수록 가중치 부여.]


'아연이도 실력이 저번보다 늘었네. 오호, 아연이가 장타도 많이 치고 그래서 공격이 더 좋을  알았는데, 오히려  떨어지네..? 잠재력은 나쁘지 않은데... 특성이 상당히 신기하네..?'

아연의 특성은 건강할수록 가중치를 부여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그녀의 능력치에 가중치를 부여한다는 것 같은데, 상당히 독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녀다웠다.

'아연인 유리 몸이라서  아픈 적이 없었으니까... 가중치가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 드디어 특성 덕을 보는 건가?'


동국의 특성이 있다면 아연이 아플 일이 없기에 그녀의 특성은 상당히 도움이 될 터였다.


아니, 애초에 그녀가 리사에 약간 못 미치는 실력을 낼 수 있던 것도 다 그녀의 특성 덕분일 수도 있었다.

"흠, B+이라. 그래도 노력만 하면 지역 리그에서 알아주는 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구만."


아연의 잠재력을 들은 리사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러나 아연을 보며 웃는 그녀의 표정을 봤을 때 이건 아연에 대한 칭찬이 아니라 놀림이었다.

"씨이..! 너, 지금 니 잠재력이 S급이라고 나 놀리는거지?!"

"허허, 그래도 눈치는 B+ 급이 아니어서 다행이네~"

"이게 정말~!"

아연이 리사를 때리려 하자 리사가 서둘러 자신의  국그릇과 수저를 들고서 부엌으로 도망쳤다. 그러자 아연 역시 자신의 그릇과 수저를 들고서 그녀를 쫓아 갔다.

재능 있고 실력 넘치는 베테랑 두 명이 그렇게 사라지자 이제 남은건 재능 없는 선수 3명과 입가에 떡국 국물을 잔뜩 묻히고 있는 앤서니였다.


"어디, 누구부터 말해줄까?"

동국의 말에 다들 서로의 눈치를 보며 나서질 않았다. 자신의 잠재력과 특성도 궁금하긴 하지만, 그보다는  볼일 없을거 같단 두려움이 더 컸다.


"흠... 아니면 각자 따로 알려줄까?"

"으, 응! 난 나중에 따로 알려줘!"

"나, 나도!"


"저, 저도요..."


동국의 말에 차례로 지아와 현아, 벨리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들의 대답에 동국은 고개를 끄덕이고서 앤서니를 바라보았다.


"앤서니는 지금 알려줄까?"

"움... 응~! 지금 알려줘~!"

별 생각 없는 앤서니가 대답하자 동국은 그녀의 상태를 말해 주었다. 앤서니의 실력과 잠재력을 들은 벨리나는 절로 부러운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궁금증도 생겼다.

"저기, 오빠. 앤서니의 B 등급은 너클볼을 포함해서 B 등급 인거에요?"


앤서니가 아직은 실전에서 던지지 않았지만, 그녀의 너클볼은 전국 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만한 실력이라고 발키리 내부에서 평가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등급이 지역 리그 상위 실력을 나타내는 B 등급이란 건 뭔가 이상했다.

"어..? 그러게..? 뭐지..?"

벨리나의 말에 그제야 이상함을 느낀 동국. 앤서니의 너클볼이 실전에서 그렇게 쓸만하지 않은걸까..?

"저기, 오빠? 아마 실전에서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거 아닐까요? 그래서 너클볼이 앤서니의 등급에 반영이 안 된 거 같아요."

"아, 그럴 수도 있겠다~!"


나연의 추측은 충분히 그럴  했다. 나중에 실제 시합에서 너클볼은 던지면 분명히 알 수 있겠지만, 동국은 왠지 나연의 추측이 맞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식사를  끝내고 동국은 우선 벨리나에게로 향했다. 벨리나는 그녀의 방에서 동국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상당히 긴장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벨리나.  이렇게 긴장하고 있어. 그냥 잠재력이랑 특성을 확인하는 건데."

"만약  실력이 제 잠재력에 다다라 있으면 어떡해요. 그러면 실력이  이상 안 늘 수도 있는 거잖아요."

벨리나 자신이 생각하기에 자신의 재능은 그리 좋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재능이 있었다면 대학 리그에서 그렇게 죽 쑤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만약 지금 실력이 자신의 한계치라면 자신은  이상  팀에 쓸모가 없는 선수인 것이다.

'그러긴 싫어..! 지금 겨우 오구를 1년 제대로 했는데...'

"어, 음... 그럴 수도 있지만 내 특성이라면 잠재력과 상관 없이 계속 실력이 늘지 않을까..?"

동국의 말에 벨리나가 한숨을 쉬었다.

"후우~ 제발 그랬으면 좋겠네요."


"자, 그러면 확인해 본다."


동국과 벨리나, 둘 다 긴장된 표정으로 그녀의 상태창을 확인하였다.


[벨리나(투수) : D / 구위 : E+ / 제구 D / 잠재력 E / 특성 : 스크류볼에 가중치.]


"오!"


동국이 벨리나의 상태창을 보고서 감탄사를 내뱉자 벨리나가 동국의 표정을 살폈다. 그의 표정이 밝은 걸 보니 은근히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다.

"어, 어때요..? 생각보다 높아요? C, C 등급은 돼요..?"


"아니, E 등급인데..?"


"아..."

그러나 그녀의 기대감은 곧 와르르 무너졌다. E 등급이라니. E 등급이면 1부 리그 평균 밖에 되질 않았다. 지역 리그 수준이 아니란 말이었다.


"흑... 흐윽..!"

자신은 이 팀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에 결국 눈물이 터진 벨리나. 울음을 터트리는 그녀의 모습에 동국이 당황했다.


"저, 저기, 벨리나. 울지 말고, 내 이야기를 들어봐."

"흐으윽..!"


동국의 말에도 벨리나는 쉽게 울음을 멈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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