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화 〉201회.
여기서 지면 다음 경기는 없기에 크라운즈는 서둘러 선발 투수인 케인을 내리고 우찬희를 마운드에 올렸다.
제일 크라운즈의 1선발 우찬희는 여러모로 케인과 비슷한 유형의 투수다. 같은 우완임은 물론이고, 던지는 구종의 개수도 4개지로 동일하고, 케인이 싱커를 던진다면, 우찬희는 스플리터를 던진다는 게 차이점이었다.
우찬희는 C+급의 선수로, 평범한 포심과 슬라이더, 평범 이상인 커브와 좋은 스플리터를 던지는 투수다. 특히 그녀의 스플리터는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하는 결정구이다.
[자, 투수가 교체됬습니다. 바뀐 투수는 1차전에서 5이닝 2실점을 기록한 우찬희 선숩니다. 리그 성적은 9승 7패, 평균 자책점 3.42를 기록했습니다.]
[크라운즈 입장에서는 우찬희 선수가 여기서 최소 실점으로 이닝을 끝내 줘야 되거든요? 무실점이 가장 좋겠지만, 최소 1점으로 틀어 막아야 합니다. 그 이상 점수를 내주게 된다면 경기를 뒤집는 게 상당히 어려워 집니다.]
[반대로 발키리 입장에서는 여기서 더 달아나 줘야 편안해 집니다. 아직까지 벨리나 선수가 무실점 피칭을 해주고는 있습니다만, 크라운즈 타선을 상대로 언제 점수를 내줄지 모릅니다.]
오구계에는 여러 유명한 말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바뀐 투수의 초구를 공략하라'는 말이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올라와서 그런지 몸이 덜 풀린 우찬희에게는 이 말이 딱 들어 맞았다.
초구부터 들어온 실투에 아연인 이게 왠 떡이냐며 그대로 배트를 휘둘렀다.
딱~!
[센터쪽!! 쭉~ 쭉~ 뻗어 나가는 타구! 담장을 직격합니다!! 1루 주자, 2루 돌아서 홈으로, 타자 주자 2루까지~!! 들어옵니다!! 장아연의 2타점 적시 2루타!! 스코어 4대 0!]
[장아연 선수가 초구, 그것도 포심을 노리고 들어왔네요. 아주 배트에 정확히 맞았어요.]
한순간에 점수 차가 4점으로 벌어지자 홈 팬들은 그저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반대로 원정 팬들은 목이 터져라 함성을 질러대며 이 기쁨을 즐겼다.
그 후, 리사가 희생 플라이로 2루에 있던 아연을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점수는 5-0으로 더 벌어졌다.
이러한 흐름은 3회 말에도 이어져,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다음 타자에게 땅볼을 유도, 병살로 이끌어 내면서 순식간에 2아웃을 만들어 냈다. 그 다음 다시 안타를 맞았지만, 1번 타자 김연아에게 삼진을 이끌어 내며 3회 말도 무실점으로 막아낸 벨리나였다.
4회 말, 크라운즈는 라라의 홈런, 김연아의 안타로 2점을 만회했지만 곧바로 5회 초에 발키리가 1사 만루에서 아연의 땅볼 타점, 그리고 리사의 안타로 다시 2점 더 달아났다.
크라운즈의 마지막 공격인 5회 말, 다시 김연아와 라라의 연속 안타로 2점을 얻으며 7대 4까지 추격을 했지만 결국 거기까지 였다.
최종 스코어 7대 4로 발키리가 크라운즈를 이기며 3차전 진출에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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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발키리, 제일 크라운즈 꺾고 3차전 진출!]
승격팀인 벨벳 발키리가 리그 4위 제일 크라운즈를 7-4로 승리하며 경기 지역 컵 대회 본선 3차전에 진출했다.
2회까진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가던 경기는 3회부터 난타전 양상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먼저 선두 타자로 나선 리사의 선제 솔로포를 시작으로 신지은의 2루타, 최지아의 적시타, 주현아의 번트 안타, 장아연의 싹쓸이 2루타, 리사의 희생타로 대거 5득점 하였다.
제일 크라운즈는 중간에 투수를 우찬희로 바꿨으나 장아연의 2루타와 리사의 희생타를 막지 못하며 경기의 흐름을 벨벳 발키리 쪽으로 넘겨주었다.
이후 경기의 양상은 크라운즈가 추격하면 발키리가 도망가는 형세였다. 4회 말 라라의 솔로포로 추격하는 점수를 낸 크라운즈는 오지현의 안타, 김연아의 적시타로 5-2로 추격하였다.
그러자 발키리는 곧바로 5회 초에 다시 2득점 하며 달아났고, 5회 말에 크라운즈가 다시 분발했지만 2득점 하는데 그치며 결국 7-4로 경기가 끝나고 말았다.
4타수 2안타 3타점에 결승타를 때려 데일리 MVP로 선정된 리사 선수는 '오늘 경기는 타선도 타선이지만, 4실점으로 크라운즈 타선을 막아낸 벨리나와 지은 언니의 공이 컸다'며 투,포수 배터리에게 공을 넘겼다.
반면 크라운즈는 3안타를 기록한 김연아와 2안타 1홈런을 기록한 라라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선발진이 무너지며 아쉽게 올해의 오구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한편 2차전 다른 경기에서는 수원 사성 위치즈와 고양 스타 캐츠우먼이 각각 승리하며 3차전에 진출했다.
- 오선대 기자]
토너먼트, 단판전이긴 하지만 1부 리그에서 막 승격한 승격 팀이 컵 대회 3차전까지 진출했다는 건 상당한 센세이션 이었다.
3차전, 10개 팀들 중에 3개 팀에 들었다는 것은 적어도 리그에서 중위권 정도 되는 수준이란 소리였으니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목되는 점은 과연 3개 팀들 중 어느 팀이 부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하냐 는 것이다.
"저번 남주 시군 컵 대회에선 우리가 부전승으로 진출 했었는데, 이번에도 그랬으면 좋겠다..."
대전 상대를 알려 줄 전화를 기다리며 재은이 중얼거리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부전승으로 당첨되기만 한다면 결승전에서 충분히 해볼만 했다. 우리의 1선발인 앤서니는 어디 가서 꿀리지 않으니 말이다.
따르르릉~!
"와, 왔다..!"
구단 전화기가 울리자 다들 침을 꿀꺽 삼키었고, 재은이 떨리는 손으로 전화기를 들었다.
"네, 네. 아, 그렇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네, 그럼..."
재은이 전화를 끊자 다들 궁금해 하는 표정으로 그녀의 입이 열리길 주시했다.
"뭐래..?"
"후... 우린 스타 캐츠우먼이랑 붙어... 사성 위치즈가 부전승으로 올라가고..."
"하아..."
"아쉽다..."
재은의 말에 다들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이는 동국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캐츠우먼이나 위치즈 모두 상위권 팀이라서 어느 팀도 만만하지 않았다.
힘들게 결승전까지 올라가도 결승에서 질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자, 자! 이제 우리 상대가 결정 났으니까 다들 준비 하자고. 나연인 캐츠우먼 자료들 분석해서 회의 준비하고, 재은 누나는 이 사실을 홈페이지에 올려줘."
"동국이, 너는?"
"나? 나는 열심히 섹스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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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3차전을 대비하고 있을 때, 나연이 코치들에 대한 리스트를 동국에게 보고했다.
"이게 영입 할 만한 코치들 리스트라고?"
"네, 한번 봐 보세요."
"흠... 어디..."
문서에는 코치들의 얼굴 사진과 전신 사진, 신상 정보, 경력 등이 적혀져 있었다. 확실히 나연이 동국의 의도를 잘 파악했는지, 다들 외모가 뛰어난 편이었다.
"오... 다들 뛰어나 보이구만..?"
"네, 경력 보다는 얼굴과 몸매 위주로 선정했습니다!"
동국의 말에 힘차게 대답한 나연이 동국을 뭔가 바라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음..! 잘 했어!"
"히힛, 감사합니다!"
동국이 그녀를 칭찬해주며 어깨를 토닥이자 그제야 환하게 웃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연아, 가서 재은 누나 좀 불러와. 회의 하자."
잠시 후, 나연이 재은을 불러오자 동국은 코치 영입에 관해서 회의를 시작했다.
"우선 정해야 될게 바로 감독직이야. 나연이가 생각하기에 누가 제일 감독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해?"
동국이 리스트를 살펴봤을 때 리스트에 있는 인사들은 다들 한 외모 하였지만, 경력 면에서는 뛰어난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다른 팀에서는 굳이 뽑을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었다.
"저는 이 사람이 감독이 되면 어떨까 싶어요."
그러면서 가리킨 사람은 바로 맨 앞장에 나와 있는 '델루나' 라는 사람이었다.
"음, 약간 순해 보이는 눈매에 베이지 색 머리색, 몸매는... D컵 정도 되보이는군..!"
"야, 너는 사람 경력보다 그런건 더 먼저 보니..?"
동국이 문서를 보며 중얼거리자 재은이 한심하단 표정으로 말했다.
"크흠..!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걸 어째... 경력은... 오래한 일이 별로 없네..?"
"거기에 게으르다는 평이 많다니... 이거 완전 니트 족 아냐..?"
재은이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으로 나연을 바라보자, 나연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다.
"네, 맞아요. 어느 정도 유명했던 오구부 감독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오구에 대해 공부해서 프런트나 코치로 활동을 했는데, 게으른 성격 탓에 번번이 잘리기 일수였대요. 그래도 매번 일자리를 알아 봐준 아버지가 몇 년 전에 돌아가셔서 지금은 완전 백수라고 합니다."
"후... 나연아, 그래서 우리가 왜 그 백수를 영입해야 하니? 뭐, 동국이 육변기로 사용하게?"
"오우야..!"
재은이 한숨을 내쉬며 한 말에 동국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왜? 좋아? 어?!"
재은이 동국의 어깨를 찰싹 때리는 동안 나연이 추가적인 설명을 했다.
"저희 팀 분위기에는 오히려 별로 일을 안 하는 감독이 더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어요. 감독은 아무리 그래도 감독이라서, 감독의 권위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팀의 가족적인 분위기랑은 안 맞을 수 있어요. 거기에 저희 프런트들과 다른 의견으로 충돌할 수도 있죠."
나연의 설명에 다른 여러 구단들의 분위기를 잘 아는 재은은 이해가 가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확실히 우리 팀만큼 가족적인 팀이 없지..."
"가족이니깐 당연한 거 아냐?"
"으이구~! 애초에 오구단 선수들이 다 같은 가족인게 제일 이상한거야!"
한마디 했다가 다시 재은에게 찰싹 맞은 동국. 그런 동국이 자신의 어깨를 문지르는 동안 재은과 나연은 다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니깐 한마디로 바지 감독을 내세우잔 말이네?"
"그렇죠. 저희가 원하는 건 감독의 카리스마가 아니라 팀에 주는 버프니깐요."
그제야 나연이 델루나를 추천한 이유를 이해한 재은은 나연을 새롭게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