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79화 〉179회. (179/297)



〈 179화 〉179회.

토요일, 각 구단의 코치들이 발키리로 처음으로 파견 오는 날이다.


선수들과 만남을 가진 코치들은 체계적인 훈련을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아니, 그렇게 말고! 손목을 그렇게 움직이면 안되지! 이렇게!"


"역시... 리사 선순 대단하네... 스윙이 아주 완벽해..!"

코치들은 기존의 선수들끼리만 하던 주먹구구식 훈련에서 벗어나, 정석적인 훈련들을 시켰지만, 그렇다고 세부적인 것까진 시키지 않았다.

그녀들은 어디까지나 파견 나온 코치들이기 때문이다. 막말로 이래라 저래라 간섭했다가 선수의 실력이 떨어졌을때, 그 책임을 질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코치들은 각 구단으로부터 발키리의 내부 사정을 알아보는 임무도 받았다. 그러나 그녀들이 보기에 발키리에는 딱히 특별한 것이 없었다.

장비들도 그렇게 특별하지 않았고, 오히려 몇몇 구단에 비해선 오히려 모자랐다.

단지 선수들이 자주 휴식을 갖는다는 점? 그리고 쉴 때는 꼭 집으로 간다는  등이 특이할만 했다.


그렇게 코치들은 열심히 선수들을 가르치고서 되돌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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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자동 오구단과의  경기를 마친 발키리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왔다. 그러자 선수들을 알아본 팬들이 선수들 주위로 몰려들었다.


"리사 선수! 사인해 주세요!"

"사진 1장만 찍어주세요!"

"현아야! 오빠가 격하게 사랑한다!"


여러 팬들의 응원과 요청들을 선수들은 웃으며 받아주었다.

막 한 팬과 사진을 찍은 리사. 그녀에게로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남자가 다가와 음료를 건냈다.


"이거 제가 만든 수제 식혭니다. 이거 먹고 힘내세요."


"음, 감사합니다."

남자가 건낸 음료를 받은 리사. 그녀가 그걸 동국에게 전달하려 하자, 남자가 급히 외쳤다.

"저기 지금  모금만 마셔 주시면 안될까요?! 그래 주시면 제가 진짜 뿌듯할거 같은데..."


남자의 말에 지켜보고 있던 동국이 다가와 말했다.

"죄송하지만, 혹시나 음료에 금지 성분이 들어가 있을 수 있어서 그건 좀 힘들겠습니다."

"아니, 그럼 제가 뭐, 약물이라도 넣었다는 건가요!"

동국의 말에 흥분을 한 남자가 목소리를 높혔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다른 팬들이 남자를 나무랐다.


"아니, 왜 목소리를 높혀요!"

"선수가 함부로 모르는 거 먹으면 안된다는 거 몰라요!"


"모자랑 마스크를 쓴 것도 왠지 수상한데..?"


어떤 한 팬의 중얼거림에 남자는 급히 도망쳤다. 뒤늦게 이상함을 느끼고 몇몇 팬들이 그 남자를 잡으려 했지만, 이미 사라지고  뒤였다.

"으흠... 뭐지..."

그 모습에 고개를 갸웃한 동국. 나중에 한번 이 식혜의 성분을 조사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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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그렇습니까..? 예, 알겠습니다. 예, 예~"


오구 협회를 통해 남자가 준 식혜를 성분 분석을 해본 결과, 놀랍게도 식혜 안에 금지 성분이 들어 있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에 동국은 재은을 통해 언론에 이 사실을 알리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범인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는데, 남자가 마스크와 모자로 자신의 얼굴을 꽁꽁 감추고 있기도 했고, CCTV가 주위에 별로 없어서 어디로 사라졌는지  수가 없다고.


결국 동국은 선수들에게 더 조심하라고 주위를 주고 주변에 CCTV를 더 설치하는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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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팬이 준 음료에 금지 성분 검출, 범인은 못 잡아]... 흥, 당연하지. 내가 사전 조사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그것보단 아쉽군... 성공 했다면 한번에 보내버리는 건데..."


 남자가 휴대폰으로 기사를 보면서 아쉬워 하고 있었다. 책상 위에는 모자와 마스크가 올려져 있었다.

"약물이  통했으니, 이제 아프게 가는 수 밖에 없군..."


뭐라 중얼거린 남자는 누군가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그래요, 돈은 받았죠? 그럼 약속대로 하는겁니다? 그래요, 그럼."


전화를 끊은 남자는 기분 나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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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날, 자동 오구단과의 3차전에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승리를 가져간 발키리는 다시 목요일에 4차전 경기를 홈에서 치뤘다.


1회 초, 선발 투수로 나선 벨리나는 2사 후에 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바로 다음 AI 타자에게 삼진을 얻어내며 이닝을 종료하였다.


[헛스윙, 삼진! 벨리나 선수가 손쉽게 삼진을 만들며 1회 초를 마무리 합니다.]


[벨리나 선수의 스크류볼은 감히 AI 타자가 칠  있는 구종이 아니죠.]


그리고 자동 오구단의 선발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그녀는 좌투수인 한민주로 저번 발키리와의 경기에선 8자책점으로 완전히 무너진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발키리 선수들을 바라보는 눈빛에 독기가 서려 있었다.

"야, 저거 아주 눈빛이 장난이 아니다. 니들 조심해."


지은의 경고에 선두 타자로 나선 현아는 바짝 긴장을 하며 타석에 들어섰다.

"꺄악!"


그리고 몸쪽으로 바짝 붙어서 날아온 직구에 현아가 엉덩방아를 찍으며 뒤로 넘어졌다.

[아, 방금 전 공은 상당히 위험했어요! 까딱 잘못하면 주현아 선수가 맞을 뻔 했어요.]


[한민주 선수가 저번 발키리와의 경기에서 크게 무너진 적이 있는데, 마운드에서 감정을 싫어서 공을 던지면 안됩니다.]

실수였다는 듯 현아에게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한 한민주.  뒤에 던진 공들은 다 존에서 그리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은의 경고도 있고, 또 초구에 놀랐던 현아는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채 삼진으로 물러났다.

"언니, 조심해. 저 투수 표정이 뭔가 불안해."


삼진을 당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현아가 다음 타자인 지아에게 경고를 하였다.

"으음... 알았어."


현아의 경고에 꺼림칙한 표정으로 지아가 타석에 들어섰다. 과연 타석에서 바라본 한민주의 표정은 뭔가 이상하긴 했다.

'뭔가 큰 사고를 치기 직전의 긴장한 모습... 급 똥 마렵나..?'

실없는 생각을 한 지아는 이내 자기도 어이가 없었는지 피식 웃었다.

그리고 지아가 웃는 모습을 본 한민주가 인상을 찌푸렸다.

'하..! 지금 날 보고 웃은거야..? 오냐, 그렇단 말이지...'


한민주의 생각을 모르는 지아는 날아오는 공을 보고선 눈을 반짝였다.


'오, 이정도면..!'


그리고 바로 초구를 때려 안타를 만들었다.


[초구, 우익수 앞에 떨어집니다! 깨끗한 우전 안타를 신고하는 최지아 선수. 1사 후에 출루에 성공하는 발키립니다.]

[한민주 선수가 몸에 힘이 들어갔는지, 너무 가운데로 몰린 공을 던졌어요. 실투였거든요? 저는 오히려 이게 단타로 끝난게 자동 오구단 입장에서 보면 다행이라고 봅니다.]


[그렇군요. 다음 타자는 장아연 선순데, 정면 승부를 하는군요.]

[그렇죠. 저번 경기에서 장아연 선수에게도 고의 사구를 내줬었는데, 결과가 그리 좋지 못했죠. 2아웃 상황이면 몰라도 지금은 1아웃이라서 장아연 선수와 승부를 봐야 됩니다.]

[자, 초구 맞겠습니다.]


"볼~!"

'어우씨..! 맞을  했네..!'

몸쪽으로 파고드는 슬라이더에 깜짝 놀란 아연이 몸을 뒤로 쭉 뺐다. 배팅 박스 밖에서 장비들을 점검한 아연은 혹시 부상이라도 입을까봐 평상시보다 살짝 바깥으로 몸의 위치를 변경했다.

그 때문인지 외야 뜬공으로 아웃 된 아연. F+급 투수에게 범타로 물러나게 된 아연은 타구가 잡히는 걸 보고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선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장아연 선수가 외야 플라이로 아웃 되면서 이제 2아웃이 되었습니다.]


[흠... 제가 봤을때, 장아연 선수가 초구 몸쪽 공 이후에 몸이 약간 홈 플레이트에서 멀어졌거든요?]

[아, 그렇습니까..?]


[네, 그래서 방금 전 타구도 원래라면 정타였을 타군데 평상시보다 좀  배트 끝 쪽에 맞아서 평범한 뜬공이  것 같습니다.]

[흐음... 그렇군요.]

- ㅋㅋㅋ 장아연 쫄았냐?

- 쫄았네, 쫄았어!


- 우리 아연이가 워낙에  부상을 달고 사는 유리 몸이라서 조심해야됨.

유리 공주 장아연 ㅋㅋㅋ


[자, 이번 타자는 리사 선숩니다. 시즌 타율 10할을 기록하고 있는 괴물 타자죠.]

[아무래도 고의 사구를 내보내겠죠?]


[네, 고의 사굽니다. 리사 선수는 자동 고의 사구로 1루로 출루하게 됩니다. 이제 2사 만루의 상황에서 AI 타자의 차례군요.]

1루로 출루하는 리사를 한민주가 의미심장하게 바라보았다.


'리사... 너에겐 별다른 감정은 없다만... 같은 발키리 선수니...'

[쳤습니다! 2루수가 잡아서 1루에~! 아웃입니다. 2사 만루의 위기를 극복하는 한민주 선수. 시작이 좋군요.]

2회 초, 1아웃 상황에서 1번 타자인 우나영에게 안타를 허용한 벨리나.

[깨끗한 우전 안타로 출루에 성공하는 우나영 선숩니다.]


[자, 다음 타자는 자동 오구단의 간판 타자인 설재희 선수에요. 자동 오구단으로서는 여기서 점수를 내야 합니다.]

벨리나 역시 지금이 위기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신중하게 투구를 하였다.

'직구를 노린단 말이지..?'

지은의 사인으로 설재희가 노리는 공을 안 벨리나는 계속 변화구 위주로 피칭을 하였다. 하지만 그렇다 보니 제구가 그리 마음대로 되지를 않았고, 결국 볼넷으로 타자를 내보내고 말았다.


[아, 낮았다는 판정입니다. 설재희 선수, 볼넷으로 출루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1사 만루에요. 외야 뜬공만 나와도 득점에 성공하게 되는 자동 오구단입니다.]

- 투수, 제구가 흔들리네...


 좋다~ 이대로 밀어내기 가즈아~


아니 왜, 제구도 잘 안되는 변화구만 던지냐! 직구 좀 던져!

어느 팬의 댓글처럼 결국 벨리나는 직구를 던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3번 타자 가시윤은  공을 놓치지 않고 외야로 보냈다.

잡아당긴 타구는 그대로 현아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갔고, 현아가 힘차게 홈으로 송구를 하였지만, 발 빠른 2루수가 홈을 밟는게 먼저였다.

그렇게 1대 0으로 자동 오구단이 앞선 가운데 2회 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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