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73화 〉173회. (173/297)



〈 173화 〉173회.

[[돌풍의 벨벳 발키리, 남주시 1부 리그에서 전승을 거둬...]

남주시 1부 리그에서 승격 팀인 벨벳 발키리가 3월, 1달 동안 전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8경기에서 8승을 거두며, 승점 24점으로 넉넉하게 1위를 하고 있고,  뒤를 작년 1위 팀 다물 우드페커스가 5승 3패로, 승점 15점을 획득해 2위를 하고 있다.

벨벳 발키리의 이런 압도적인 모습은 선수들의 성적만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갈 정도다.

팀의 에이스인 좌투수, 앤서니는 4경기 17이닝 동안 4승, 평균 자책점 0에 탈삼진을 23개나 잡으며 언터쳐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선발인 우투수, 벨리나 역시 4경기 13이닝 동안 4승, 평균 자책점 1.9, 탈삼진 9개를 잡으며 에이스 급으로 활약하고 있다.


투수진의 성적이 이처럼 좋지만, 발키리의 타자 전력은 이보다 더 대단하다.


상위 리그인 충청 리그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치던 리사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해 1부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36번의 타석에서 모두 출루하며 타율과 출루율이 10할에 장타율이 2.6이나되는 그야말로 치트키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대부분의 팀들이 그녀의 타석에서 그냥 고의 사구로 내보내지만, 10번은 그녀와 정면 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결과로 10개의 안타를 허용했으며, 그 중 2루타가 2개, 홈런이 7개나 되니, 그녀가  타구는 대부분 홈런이 되는 것이다.

발키리에는 이런 미친 활약을 펼치는 리사에 버금가는 타자가 또 1명 있으니, 바로 장아연이다. 그녀는 타율 0.764, 출루율 0.888, 장타율 1.352로 어마어마한 활약을 하고 있다.


그녀는 작년까지만 해도 유리 몸으로 고생하는, 터지지 않은 유망주였지만, 발키리에서 제대로 터지며 아름다운 1달을 보내고 있다.

발키리의 창단 멤버인 최지아도 2부 리그 때보다 더욱 뛰어난 성적을 보이고 있다. 타율 0.592, 출루율 0.558, 장타율 0.851로 리그 MVP급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앞서 소개한  타자들의 실력이 너무 엄청나다 보니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과 함께, 그녀는  배팅에도 능해 희생 플라이가 4개나 되서, 출루율이 타율보다 낮은 특이한 사례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타점이 16개로 팀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올리고 있다.

 밖에 이번에 데뷔한 루키, 주현아는 타율 0.222, 출루율 0.343, 장타율 0.259를 기록하며  비정상적인 타선에서 그나마 인간적인 성적을 보이고 있다.

- 정광웅 기자]


3월, 1달 동안 우리 팀은 리그를 완전히 파괴하고 있었다. 8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 하고 있고, 3번이나 콜드 게임을 만들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특히 대중에게 유명하고, 사연이 있는 리사는 오구 관련 프로그램의 주된 소재였다.

"자, 그럼 다음 주제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남주시 1부 리그 팀인 벨벳 발키리가 개막 후, 8연승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오구 관련 프로그램에서 아나운서가 소개를 하자 해설 위원들이 자료를 보며 말을 이었다.


"네, 대단한 일이죠. 8번의 승리 중에 3번을 콜드 게임 승리로 이끌었으니, 가히 타선이 압도적 인가보군요."

"그렇습니다.  팀의 투수진들의 성적도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지만, 더욱 놀라운 점은 바로 이 팀의 타자들인데요, 바로 강릉 드라고니안의 전 선수, 리사 선수가 이 팀에 속해 있습니다.

지금 리사 선수의 성적을 보시면 타율과 출루율이 무려 10할에, 장타율이 2.6이나 됩니다. 혼자 오구 게임을 하고 있을 정돈데요, 안위원님은 어떻게 보세요?"


아나운서의 질문에 안위원이란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뭐, 리사 선수는  전 충청 리그에서도 정상급 선수였어요. 충분히 전국 리그로 갈 수 있는 선수였죠.

다만 강릉 드라고니안을 전국 리그로 승격 시키기 위해 계속 남아 있었던거든요? 그런데 코치와의 갈등 중에 부상을 입게 되서 방출된 것이죠."


"그렇습니다~ 당시 리사 선수의 부상과 방출 소식 때문에 오구계가 상당히 시끄러웠었죠. 그러면서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선수를 헌신짝처럼 버린 구단에 대해서 상당한 비난 여론이 있었습니다."


아나운서가 당시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는 드라고니안 구장 앞에서 팬들이 항의 시위를 버릴 정도였다. 그 정도로 리사는 드라고니안과 강릉 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스타였다.


"하지만, 일부 구단을 옹호하던 여론도 있긴 있었습니다. 당시 리사 선수의 부상이 더 이상 선수 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단 것이었죠."

"그렇지만 이제 그것이 사실이 아니란게 밝혀졌죠. 리사 선수가 발키리의 컵 대회에서 대타로 활약하며 부상에서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는 걸 알리고,

지금 리그에서 이렇게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으니, 어느 누구도 그녀가 부상에서 완쾌 되었다는  믿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제 이렇게 되자, 드라고니안이 당시 너무 성급한 결정을 한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해설 위원인 이의원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일반적인 방출 선수가 저렇게 날아다니고 있으면, 배가 아플텐데, 리사는 일반적인 선수도 아니고,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였으니...

더군다나 리사의 부상이 완전히 불운에 의한 것도 아니었다. 평소 리사와 사이가  좋다고 유명한 주루 코치의 무리한 플레이로 리사가 부상을 입었으니 더욱 비난을 받고 있었다.

"일부에선 그래도 하위 리그인 1부 리그에서의 활약이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의원님께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나운서의 질문에 이의원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하, 그건 말도 안되는 시선이구요, 아무리 1부 리그, 그것도 남주시 리그가 그렇게 수준이 높은 리그는 아니라지만, 이 정도로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준다는건, 리사 선수가 자신의 기량을 완전히 회복했다는 의미입니다.

발키리가 만약 지역 리그로 승격한다고 한다면, 리사 선수는 거기서도 자신의 예전 모습을 마음껏 보여줄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생각합니다. 이대로만 간다면 발키리의 리그 우승은 당연한 거고, 지역 리그 승강전에서도 무난하게 우승을 차지할 걸로 보여지는데, 이 과정에서 리사 선수가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뽐낼 것으로 보여집니다."


"자, 그러면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렇게 제 기량을 되찾은 것으로 보이는 리사 선수가 계속 1부 리그 팀인 발키리에 머물려고 할까요? 다른 전국 리그 팀들에게서 오퍼가 올  같은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나운서의 질문에 두 의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전 충분히 전국 리그 팀들에게서 오퍼가 왔다고 생각하고요, 리사 선수는 자신을 위해서라도, 아니, 팀을 위해서라도 전국 리그로 가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전 안 갈꺼라고봐요. 물론 오퍼가 왔을  거의 100%지만, 그녀가 발키리를 떠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안의원님은  떠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안의원이 이의원과는 다르게 리사가 떠나지 않을 거라고 말하자, 아나운서가 그 이유를 물었다.

"왜냐면 리사 선수가 발키리의 감독인 동국 감독과 결혼을 하지 않았습니까? 이제 발키리가 완전히 집이 된겁니다. 그러니 당연히 떠나지 않겠죠."


*
*
*

방송에도 소개될 정도로 발키리의 성적이 화재가 되고 있었지만, 반대로 이러한 성적을 만들어준 다른 팀들이 발키리에 여러 아쉬운 소리를 하기 바빴다.

"자네, 제발 살살 좀  수 없겠나..? 지금 우리 팀 분위기가 말이 아닐세. 벌써부터 발키리랑 경기를 하느니 그냥 기권하는게 더 정신적으로 이롭다는 말이 나올 정도야."

2경기를 치뤄, 2경기 모두 콜드 게임으로 패한 오북 오구단의 감독이 동국에게 하소연을 하였다.

"하하... 감독님, 그렇지만 프로가 되서 매 경기를 최선을 다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승부 조작이랑 뭐가 다릅니까..."


"그렇다면 타순을 바꾸는게 어떠한가? 주현아 선수에게 경험치를 먹이는 겸 해서 그녀를 1번 타순으로 배치하는게?"

감독의 말에 동국은 내심 수긍이 갔다. 지금 그녀가 4번에 배치되어서 타석이 다른 타자들보다 적긴 해서 성장이 그리 빠르게 느껴지진 않았다.

작년에는 지아를 1번에 박아 놓아서 그녀가 빠르게 성장했지만, 지금은 출루율이 10할인 괴물 타자가 있으니...

"감독님, 제가 굳이 그래야 될 이유를 잘 모르겠군요... 물론 현아가 1번에 배치되면 더 빠르게 성장하긴 하겠지만, 안전한 길 놔두고 굳이..."


동국이 반쯤 거절을 하자 감독이 간절한 목소리로 외쳤다.

"어차피 발키리가 리그 우승을 할꺼라는건 이 동네 사람들은  알고 있네! 그러니 그 이후를 생각해봐야 되지 않겠나..?


지금 1부 리그에서도 주현아 선수의 실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데, 지역 리그로 승격하게 된다면 어떻겠나? 그냥 무력하게 아웃이나 될걸세.

그러니 지금부터 그녀에게 경험치를 먹여서 빠르게 성장을 시켜야 되지 않겠나?"

"흐음..."

동국이 감독의 말을 듣고선 침음을 내자, 감독이 다른 이유들도 황급히 설명했다.


"또한 이렇게 계속 발키리의 절대적인 모습은 리그 전체의 흥행에도 별로 도움이 되질 않네. 경기가 그래도 흥미진진해야 볼 맛이라도 나지, 모두가  경기의 결과를 알고 있으면, 흥이 나겠나?"

관중들에게 입장료를 받는 것도 아니니 리그의 흥행이야 솔직히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동국도 내심 타순을 조정할까 생각하긴 했다.


굳이 전력으로 상대하지 않아도 충분히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그렇지만 이대로 감독의 말을 듣는 거는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었다.

'흠... 뭔가 요구할만한게 없을까..?'

물질적인 것이라면 승부 조작으로 오해 받을 수 있으니, 다른 선의를 요구해야 했다. 남들이 의심하지 않을만한...

"아,  팀들이 저희 발키리에 코치 분들을 파견해 주시면 한번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습니다."

"코치..?"

"네, 코치요. 저희 팀에 지금 코치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각 팀에서 코치 1분 정도가 오셔서 저희 선수들을 지도해 주시면 어떻까... 그러면 현아를 비롯한 여러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하지 않겠습니까?"

"으음... 그렇긴 하지..."


선수의 성장을 위해 타순을 조정해줄것을 부탁했으니, 동국이 제안한 코치 파견도 선수의 성장을 위한 것이라 뭐라 반대하기 그랬다.


"그렇지만 그녀들도 각자 사정이란게 있는데..."

"하하, 많이는  바라고 일주일에 하루만 시간을 내주시면 됩니다."


"끄응... 그래, 알았네. 내가 한번 각 구단에 문의를 해보겠네."

그리고 얼마 후, 지역 언론에 남주시 1부 리그 팀들의 코치들이 승격팀인 벨벳 발키리 선수들을 매주 토요일마다 가르치기로 했다는 기사가 작게 올라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