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2화 〉172회. 1부 리그
4대 0으로 앞서는 상황에서 동국의 정액을 자궁 가득 받은 앤서니는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으며 위용을 과시했다.
이후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면 안되겠다고 생각한 건지 자동 오구단은 리사와 정면 승부를 하였다.
그 결과 담장을 때리는 큼지막한 타구를 얻어 맞았다. 까딱 잘못하면 홈런인 타구에 바로 다음 타자인 아연을 고의 사구로 내보냈다.
그 후 현아의 내야 땅볼 때 2루 주자였던 리사가 들어 오면서 점수는 5대 0까지 벌어졌다.
결국 자동 오구단의 벤치에서는 선발 투수였던 최지선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대신 AI 투수를 올렸다. 점수가 너무 벌어지기도 했고, 투구 수가 한계치를 넘어서기도 했기 때문이다.
다음 타자인 지아가 AI 투수를 상대로 시즌 첫 홈런을 날린대 이어 리사, 아연 역시 홈런을 때리며 백투백투백 홈런이란 진귀한 장면을 연출했다.
자동 오구단을 완전히 무너뜨리자 홈 팬들은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경기장을 빠져 나가기 시작했고, 발키리 팬들은 그런 홈 팬들의 눈치를 볼 정도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자동 오구단의 마지막 공격 역시 별다른 이변 없이 삼자 범퇴로 끝이 나면서 최종 스코어 9-0으로 벨벳 발키리가 압도적으로 자동 오구단을 이겼다.
앤서니는 5이닝 동안 무려 삼진을 10개나 잡으며 탈삼진 머신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거의 이닝 당 2개의 삼진을 잡은 꼴이었다.
타자 쪽에서는 우선 지아가 6타수 3안타를 쳤다. 2루타 1개에 투런 홈런을 때리며 첫 홈런을 신고했다.
리사는 2타수 2안타에 4볼넷을 얻었는데, 안타가 모두 장타였다.
아연은 1타수 1홈런에 5볼넷으로, 리사와 함께 전 타석 출루를 하였다.
마지막으로 현아는 5타수 1안타를 쳤는데, 이 안타가 2타점 2루타로, 처음으로 장타를 신고했다. 그 밖에 땅볼로 1타점을 더 올려, 오늘 3타점 경기를 치뤘다.
전체적으로 모든 선수들이 골고루 활약을 해주었지만, 우려되는 점도 있었다. 우선 리사와 아연의 고의 사구로 인한 득점 최소화.
리사를 상대로 승부를 하면 땡큐지만, 고의 사구로 내보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상대 팀은 최대한 앞선 타자인 지아와 뒤 타자인 아연을 아웃 시켜야 점수를 내주지 않을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발키리의 계획은 리사의 앞 뒤에 있는 지아와 아연이 안타를 때리는 게 중요하다. 지아도 지아지만, 아연이 특히 중요한데, 그녀의 타석에서는 최소한 1명의 주자가 있을 확률이 매우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아연까지 고의 사구로 내보내면 주자들을 불러 드릴 타자가 없는 것이다.
이번 경기야 앤서니가 워낙 잘 던지고, 자동 오구단의 타자들이 약해서 상관없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경기가 어떻게 돌아갔을지 모르는 것이었다.
"그래서 뭐가 해결책이 있을까?"
동국의 말에 각자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아연이 의견을 냈다.
"리사를 선두 타자로 내세우면 어떨까? 그러면 무조건 출루는 할 거 아니야."
"으음... 하긴 1번 타자가 출루율이 높은게 중요하지. 그리고 리사는 지금까지 출루율이 100%고..."
"그렇지. 그리고 2번엔 내가 나가고, 3번에 지아가, 4번에 현아가 나서는거야. 그래서 내가 장타를 쳐서 리사를 홈으로 불러오든지, 아니면 나도 출루를 해서 만루 상황에서 지아가 안타를 치던지 하는거지."
"오, 그러면 내가 가장 중요한건가~? 히히~"
아연의 말에 지아가 어깨를 으쓱했다.
"음, 꽤나 좋은 의견이야. 지아 정도면 충분히 타점을 올릴 수 있을테니깐 말이야. 다른 의견은 없어?"
"이게 가장 좋은거 같아."
"그럼 이렇게 타순을 변경을 하자. 아, 그리고 리사야."
"음? 왜?"
"너가 봤을 때 현아가 공을 커트 하는데 소질 있어 보여?"
동국의 질문에 리사가 현아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뭐, 현아가 공을 컨택하는덴 어느 정도 소질이 있으니... 그런데 그건 왜?"
"아니, 현아가 커트하는걸 좀 연습해서 투수의 투구수를 늘려줬으면 해서."
"호오..."
동국의 말에 리사가 솔깃한 반응을 보였다. 확실히 타자가 계속 공을 커트하며 투구수를 늘린다면 투수 입장에서는 엄청 짜증이 날터였다. 그리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볼도 나올테니 볼넷으로도 출루할 수 있었다.
"알았어, 내가 한번 제대로 가르쳐볼게. 현아야, 가자!"
의욕적인 모습으로 리사가 앞장서자 현아는 동국을 원망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선 리사를 따라갔다.
*
*
*
[쳤습니다!!! 높게 뜬공~!! 가나요, 가나요, 넘어 가나요~?!! 아, 펜스 맞고 떨어집니다! 2루 주자 이미 홈으로 들어왔고, 1루 주자도 홈으로! 타자 주자 여유 있게 2루에 도착합니다. 1회 초, 최지아 선수가 싹쓸이 2타점 2루타를 치며 기선 제압에 성공합니다! 스코어 2 대 0!]
[제 8구째! 쳤습니다. 1루수 옆을 스쳐 지나가는 공, 우익수 잡았습니다. 직접 베이스를 밟으며 드디어 1아웃이 됩니다. 그 사이 2루 주자 홈을 밟으며 스코어 3 대 0. 1점 추가하는 벨벳 발키리.]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타구! 2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스코어 4 대 0! 또다시 달아나는 벨벳 발키립니다!]
[아, 지금 1회 초인데 벌써부터 4점이나 실점을 했거든요..? 아무래도 한민주 선수는 오래 못 던질거 같네요. 아웃 카운트 잡기가 너무 힘듭니다.]
[7구째 가는 승부 끝에 주현아 선수를 땅볼로 아웃시킵니다. 길었던 1회 초가 끝이 납니다. 스코어 4 대 0, 넉 점차로 달아나는 벨벳 발키립니다.]
자동 오구단의 선발 투수는 좌투수인 한민주로, 포심과 서클 체인지업, 그리고 슬라이더를 던지는 선수다. 실력 등급은 F+로 뛰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발키리의 선수들이 1회 초부터 아주 맹폭을 가했다. 리사와 아연이 고의 사구로 나가면 지아가 타점을 올리는 방식, 거기에 현아까지 타점을 올리니 4점이나 얻었다.
2회 초, 1사 만루 상황에서 지아가 외야 뜬공을 쳤다. 그로 인해 점수와 아웃 카운트를 바꾸며 2아웃 1루 상황이 되었다.
이 상황에서 현아가 1루수 대신 1루 수비를 하고 있던 우익수의 옆을 스쳐 지나가는 안타를 치면서 이닝이 종료되지 않았다.
2사 만루에서 AI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래도 여기서 타자를 아웃 시키면 1실점으로 이닝을 종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딱~!
AI 타자가 2루수 옆을 스쳐 지나가는 안타를 치고 말았다. 점수가 6-0까지 벌어졌다.
결국 자동 팀의 벤치는 투수를 교체해 한민주를 내리고, AI 투수를 올리게 되었다. 다음 타자가 리사인 이상, 더 이상의 투구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1과 2/3 이닝 동안 6실점하고, 주자도 2명이나 남기고 마운드를 떠나는 투수는 이 상황이 슬픈지 고개를 떨구고선 눈물을 닦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거의 포기하자 관중들도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그러자 난감해진건 너튜브 중계를 하는 중계진이었다.
[어... 결국 자동 벤치에서 투수를 내리는군요. 한민주 선수, 고개를 떨구고선 마운드를 내려갑니다.]
- 아, 언니, 울지 마요... ㅠㅠ
- 진짜 발키리 너무하네~ 좀 살살 해줄 수도 있지, 어떻게 AI 타자까지 그러냐...
- 인정, 진짜 피도 눈물도 없네.
캐스터의 말에 해설 위원은 물론이고 댓글 창에도 한민주에 대한 위로와 안타까움이 넘쳐났다. 물론 간간히 그녀에 대한 욕설과 조롱도 섞여 있긴 했지만 말이다.
[현아 선수와 AI 타자에게 안타를 맞은 이상 바꿔야 겠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게 발키리 타선이 너무 막강해요. 심지어 이 엄청난 타선이 사실 완전체가 아니라는게 더 무섭습니다.]
[신지은 선수 말입니까? 하긴 신지은 선수가 돌아온다면 아마 지역 리그에서도 상위권의 타선일 것 같습니다.]
[그렇죠. 오늘 투수의 투구수를 상당히 늘리며 끈질긴 모습을 보여준 주현아 선수가 실력이 조금만 더 상승한다면 그 어떤 투수라도 긴장해야 할겁니다.]
그 후, 리사의 만루 홈런, 그리고 아연의 백투백 홈런으로 점수가 10점이 되자, 결국 심판이 양 팀의 의사를 물어 콜드 게임을 선언했다. 더 이상의 진행은 서로에게 좋지 않았다.
[점수 10-0으로 벨벳 발키리가 자동 오구단에게 콜드 게임으로 승리하였다는 소식을 전해드리며 중계를 마치겠습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 진짜 투수 빨리 교체해야 되는거 아니냐..? 쟨 실력이 2부 리그 급이야..!
- 돈이 없자너...
- 아, 리사가 만루 홈런 날리는거 너무 호쾌했다...
- 이, 나쁜 넘..!
경기가 그렇게 어수선하게 끝이 났지만, 동국으로서는 리사의 1번 타자 배치와 현아의 훈련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현아는 비록 투수의 실력이 좀 떨어지긴 했지만, 무려 혼자 20개의 공을 던지게 하며 한민주를 강판 시키는데 일조했다.
이제 앞으로 그녀가 투수의 투구수를 늘리면서 동시에 선구안을 길러 볼넷으로 나갈 수 있어야 했다.
[[벨벳 발키리, 자동 오구단에 10-0 콜드 승 거둬...]
벨벳 발키리가 자동 오구단의 홈 경기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 10-0의 대승을 거두었다.
1회 초, 무사 만루의 상황에서 최지아 선수의 2타점 2루타가 결승타가 되었다. 그 이후 주현아 선수의 땅볼, 다시 최지아 선수의 2타점 안타로 1회에만 4득점을 한 벨벳 발키리는 이후 2회에 리사 선수의 만루포를 포함 대거 6득점을 하며 일찌감치 승리를 굳혔다.
6-0의 상황에서 자동 오구단이 결국 선발 투수였던 한민주 선수를 내리고 AI 투수를 올림으로서 경기를 사실상 포기하였고, 이후 10-0이 되자, 결국 심판이 콜드 게임을 선언하였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최지아 선수가 2타수 2안타 4타점 경기를 펼쳤고, 리사 선수가 만루포를 치며 활약 하였다.
- 이재은 기자]
- 살살 좀 하지... 경기 영상 봤는데, 투수 울더라.
- 콜드 게임 하는 바람에 중계 일정이 다 어그러짐, ㅋㅋ
- 발지딱~ (발키리는 지역 리그가 딱이야~)
- 진짜 월요일 경기에서도 9-0으로 발키리가 이기지 않았냐? 진짜 자동 팀이랑 원수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