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6화 〉156회.
"하읏... 위험했어..."
현아는 자신과 지아가 쓰는 방에 들어와서 침대에 몸을 던졌다. 그러고선 자신도 모르게 손이 바지 속으로 들어갔다.
손에서 만져지는 끈적거림에 현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 거기서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동국에게 자신이 젖어있다는걸 들켰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팬티 갈아입어야 겠지..?"
현아는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저도 모르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찌걱 소리와 함께 약한 쾌감이 느껴졌다.
"으읏..."
슬쩍슬쩍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며 자위를 하기 시작하는 현아. 하체에서 올라오는 쾌감에 그녀의 눈이 감겼다.
한창 그렇게 자위를 하던 현아는 삐그덕 소리에 눈을 살짝 떴다. 그리고 바로 앞에 자신을 한심하게 쳐다보고 있는 지아가 있었다.
"너, 뭐하니..."
"하으읏..!"
동국의 시원한 안마 이후에 화장실에서 몸을 씻은 지아가 방에 들어가서 본 장면은 바로 현아의 자위하는 모습이었다.
이 황당한 모습을 지아는 그저 멍하니 쳐다보았고, 현아는 지아가 자신을 쳐다보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클리토리스를 누르던 손가락에 힘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지아가 보는 앞에서 몸을 부르르 떨며 절정에 이르렀다.
"..."
"하우우... 보지 마아..."
지아의 시선에 현아의 얼굴이 터질 듯 새빨개졌다. 어디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은 현아였지만, 그녀의 몸은 절정으로 인해 움찔거릴 뿐이었다.
"일단 가서 씻고 와."
"으, 응..."
현아가 갈아입을 옷들을 챙겨서 화장실로 향하자, 지아는 쟤가 왜 저러고 있었는지에 대해 추측을 해봤다.
'아마 동국과 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게 틀림없어...'
잠시 후, 현아가 씻고 오자 지아가 동국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물었다.
"너, 동국 오빠랑 방에서 뭘 한거야? 섹스라도, 아니, 섹스를 했으면 자위할 여력이 없었겠지... 그럼 뭐 했니?"
지아의 물음에 현아가 자초지종을 말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자위를..."
"흐음... 그랬단 말이야..?"
결국 안마를 기다리며 흥분도가 쌓여갔는데, 동국의 안마로 인해 그게 터졌다는것. 그리고 동국의 비밀을 알게 됐다는 것이었다.
"근데 진짜 동국 오빠랑 섹스를 해서 실력이 늘어난거야..?"
"어, 그렇지. 나도 그렇고, 벨리나 언니도 그렇고... 아연 언니랑 리사 언니는 부상이 낫게 되고. 특히 리사 언니는 큰 부상이었는데도, 동국과의 섹스를 통해 부상이 완쾌됬잖아."
지아의 설명에 현아의 얼굴에 감탄이 어렸다. 그렇게 엄청난 특성이 있다니... 왠지 반칙을 쓴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럼 동국 오빠가 날 스카우트 한 것도 오빠의 특성을 생각하고 뽑은거야..?"
"원래 오빠는 선수를 뽑을 때 외모가 최우선이야."
"..."
지아의 말에 현아는 순간 실망감을 느꼈다. 결국 동국은 자신의 외모를 보고 섹스를 하기 위해서 뽑은것이었다.
"그, 그럼 동국 오빤 나랑 섹스를 하기 위해 뽑은거야..?"
현아가 실망한 표정으로 중얼거리자, 지아가 동국의 입장을 대변했다.
"그렇지만 오빠가 너에게 섹스를 하자고 협박한 적 있어?"
"아니, 없지..."
"동국 오빤 너랑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 이미 부인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어, 음..."
중간에 지아가 스산한 목소리로 말을 하자, 현아가 지아의 눈치를 살폈다.
"큼, 하여튼 너는 니 마음 가는대로 하면 돼. 동국 오빠를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하면 되는거고, 아니면 마는 거지. 뭐, 방금 전에 너가 한 행동을 보면 이성적으로 생각하는거 같지만..."
지아가 방금 전 현아의 자위에 대해 언급하자, 현아의 얼굴이 다시 빨개졌다.
"그 얘긴 그만 하고..! 근데 만약 내가 섹스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떡해."
"그럼 동국은 계속 너랑 가까워 지기 위해 노력할테고, 너도 동국의 특성의 힘을 얻지 못하니, 더욱 노력해야겠지."
학교 오구부 감독님은 현아, 자신의 오구 재능이 별로 없다고 하셨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동국 오빠의 특성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 팀에 보탬이 될까? 현아가 생각하기에 별로 가능성이 없었다.
"후우... 알았어... 생각해 봐야 겠다..."
현아가 복잡한 표정으로 침대에 누웠다. 그런 현아의 모습에 지아가 한마디 했다.
"근데 막상 오빠와 섹스를 하면 여태껏 이런걸 몰랐던걸, 아니 너무 늦게 알았다고 후회할껄~"
지아가 경험자의 충고를 했지만, 현아는 별로 와 닿지 않았다.
며칠 뒤, 또 다른 연습경기가 진행되었다. 이번에 발키리와 연습경기를 치르게 된 팀은 바로 제주도의 지역 리그 팀인 제주 해녀들 팀이었다.
비록 전라 리그에서 하위권이긴 하지만 엄연히 발키리보단 상위 리그에서 활약하는 팀인만큼 일반적으로 봤을 땐 발키리가 불리했다.
"일반적으로 봤을 땐 우리 발키리가 전력이 약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따지고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거든요."
"그렇죠. 오늘 선발로 나설 앤서니 선수는 그 실력이 지역 리그에서도 통한다고 평가가 되거든요. 타자들 역시 리사 선수와 지은 선수는 지역 리그를 넘어 전국 리그 팀들도 탐을 내는 선수들 입니다. 아연 선수 역시 마찬가지고요."
동국의 설명에 중계를 시청하고 있는 사람들의 실시간 댓글이 마구 달렸다.
[하지만 그 지은이 감독의 임신 공격에 넉다운 되고 말았지...]
[ㅅㅂㅅㄲ...]
[감독 오빠가 그런게 아니라 지은 선수가 먼저 원한거에요! 우리 감독 오빠 욕하지 마요!]
[위에 얼빠년은 뭐냐... 그러고 싶냐?]
서로 치고받고 싸우는 댓글 창을 힐끔 바라본 재은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선 말을 이어갔다.
"하여튼 오늘 연습경기는 해녀들의 홈 경기장에서 펼쳐집니다. 이거 해녀들은 딱히 비 시즌 기간 때 전지 훈련을 안 가도 되서 좋겠어요."
"대신 다른 팀들과 경기를 하려면 섬을 나와야 하잖습니까. 각자 장단점이 있는거죠."
"으음... 그렇긴 하네요. 오늘 제주 해녀들의 선발 투수는 우완 사이드암 투수인 허윤아 선숩니다. 지난 시즌 성적은 17 경기에 평균 자책점 3.86를 기록, 7승 10패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사이드암이란 장점이 있긴 하지만 구위라던가 제구는 리그 평균 수준입니다. 다만 이것 역시 지역 리그 성적 이므로 1부 리그에선 훨씬 더 잘하겠죠. 발키리 선수들은 방심하면 안되겠습니다."
[방금전엔 발키리 실력이 안 떨어진다고 쉴드 치더만 이젠 또 방심하면 안된다고?! 방심은 해녀들이 하면 안되겠지!]
[제주 해녀들, 응원합니다~]
[주현아 선수, 이번엔 실책 안 하길...]
"자, 1회 초가 시작되겠습니다. 1번 타자는 저번과 마찬가지로 주현아 선숩니다."
"네, 이런 연습 경기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야죠. 그래도 저번 경기에서는 내야 안타 1개에 도루도 성공을 했거든요. 다만 수비에서 불안감을 보였습니다. 외야수가 수비 실책을 하면 곧바로 장타로 이어지는 만큼 수비에서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초구, 스트라이크 존 통과합니다. 구속이 120km군요."
재은이 전광판에 찍힌 투수의 구속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정도 구속이면 지역 리그에선 약간 떨어지는 구속이죠. 지역 리그 평균 구속이 130 전후니 말입니다. 하지만 허윤아 선수는 사이드암이기에 더욱 위력이 있습니다."
동국의 말대로 현아는 사이드암의 낮게 낮게 들어오는 공에 배트를 겨우 맞출 뿐이었다. 아무리 좌타가 사이드암에 강하다고는 해도 경험 부족이 너무 컸다.
"스윙, 삼진 아웃. 주현아 선수 느린 커브에 헛스윙을 하며 삼진으로 물러납니다."
"네에, 저렇게 빠른 공으로 계속 던지다가 느린 커브가 들어오면 어쩔 수가 없죠."
"다음 타자는 최지아 선숩니다. 최지아 선수도 사이드암은 처음이죠?"
"네, 고교 시절은 잘 모르겠는데, 프로 와서는 처음 경험 하는거죠. 그래도 좌타인 만큼 어느 정도 대처를 하지 않을까 기대를 가져봅니다."
말은 그렇게 해도 동국은 지아가 안타를 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제주 해녀들의 선발 투수인 허윤아는 실력이 C등급, 지역 리그 평균이었다.
반면에 지아는 D+등급, 1부 리그 수위 타자 급이긴 하지만 허윤아보단 실력이 떨어졌다.
"초구, 배트를 휘둘러 봤지만, 좌측에 파울이 되고 맙니다. 지금 보면 초구를 노리고 맘먹고 휘둘러 봤어요."
"지금 보면 타이밍이 약간 늦었어요. 허윤아 선수가 구위가 평범하다고는 해도 1부 리그에서는 좋은 구윕니다. 이 점을 염두 해 둬야 됩니다."
동국의 말대로 지아는 공의 구위가 좋자 마음을 다잡았다. 날아올 때는 공이 잘 보이고 만만해 보였는데, 막상 칠 때는 그렇지가 않았다.
'상대는 지역 리그 선수야. 내가 얕잡아 볼 선수가 아니지..!'
해녀들 포수인 김윤주는 지아가 직구에 타이밍을 제대로 못 맞춘 것 같자 한번 더 직구를 요구했다.
'직구, 바깥쪽 낮게.'
'오케이.'
포수의 싸인에 고개를 끄덕인 투수가 자세를 잡았다.
"제 2구. 던집니다. 바깥쪽에 살짝 빠졌군요. 1볼 1스트라이크가 됩니다."
"아, 지금 공이 존을 통과했으면 타자는 꼼짝도 못하고 바라만 볼 수밖에 없죠. 다행이 제구가 잘 안돼서 살짝 빠졌네요."
"그래도 공 끝 움직임이 상당히 좋습니다. 방금 전에도 바깥쪽으로 살짝 휘면서 존을 빠져나갔거든요?"
"그렇죠. 사이드암이다 보니 포심이 약간 투심성으로 휘게 되는거죠."
[허윤아 맨날 타자들에게 털리는게 일인데, 1부 리그에서는 그래도 여포였구만~!]
[윤아야! 이 정돈 삼진으로 잡아 줘야 된다!]
[안타 가즈아~!]
허윤아는 이번에도 같은 코스로 공을 던졌다. 존에 넣기 위해서 좀 더 가운데로 몰린 공이 날아오자, 지아가 눈을 빛내며 배트를 힘차게 휘둘렀다.
"쳤습니다!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
"아, 좋아요. 잡아당기지 않고, 결대로 밀어쳤어요."
동국의 말대로 가볍게 밀어친 타구가 2루수 키를 넘기며 안타가 되었다.
"아무래도 살짝 몰리기도 했고, 무엇보다 방금 전이랑 같은 코스였거든요? 아무래도 지아 선수를 너무 얕본 게 아닌가 싶네요."
동국이 봤을 땐 볼배합이 너무 안일했다. 아무리 공이 좋아도 같은 코스로 들어오는 공은 지아가 충분히 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