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0화 〉150회. 제주도 캠프
현아는 음식을 먹으며 동국과 아연을 바라보았다. 아연은 행복한 표정으로 자신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계속 문지르고 있었다.
그녀 뿐만이 아니라, 이제 다른 여자들도 프러포즈 때 받은 반지를 손에다가 끼우고 있었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안 끼고 있었는데, 이제 프러포즈가 다 끝나서 그런지 당당하게 끼고 있다.
'다들 기분 좋아 보이네...'
프러포즈 받은 4명은 말 할 것도 없고, 다른 언니들도 그녀들을 축하해 주고 있었다. 자신은 과연 저런 상황에서 저렇게 축하해 줄 수 있을까?
현아는 그런 생각을 하며 음식들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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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앙~!!"
"흐으읏~! 거기, 좋아~!! 아아앙~!!"
"..."
"..."
잘 시간이 다 되서 현아와 지아는 각자의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잠을 청하지만 도통 잠이 오지 않았다.
일반 펜션이라 방음이 잘 안되는건지, 아니면 신음 소리가 너무 큰건진 모르겠지만, 그녀들의 신음 소리가 계속 들려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언니, 원래 저렇게 소리가 큰가..?"
현아가 말을 걸자, 지아는 왠지 부끄러워 졌다. 민망해서 가만히 자는 척을 했는데, 말을 걸어 오다니. 그냥 계속 자는 척 할까 하다가, 대답을 해주었다.
"어, 음... 사람 따라 다르긴 하겠지..? 다만 동국 오빠가 섹스를 잘 하는 편이라서 아마 그럴꺼야..."
"언니는 섹스할 때 기분이 어때..?"
"어, 어? 뭐, 기분 좋지. 아주 머릿속이 엉망진창에... 경험해 보지 못하면 모르는데... 너, 자위 해봤어?"
현아의 질문들에 지아가 당황해 했었다면, 이번엔 현아가 당황했다.
"어? 어... 살짝..? 해봤어..."
"후후, 그래? 어떻게 해봤는데?"
"어... 그냥 샤워할 때 샤워기로 가슴이나 가랑이를 자극하는 정도..? 근데 그렇게 많이는 안 했어."
부끄러움에 많이 안 했다는 걸 강조하는 현아, 그런 현아의 말에 지아가 웃음을 지었다.
"으흥, 그렇구나. 그럼 약하게만 하고 있었구나. 그래, 막 딜도 넣고 그러지만 않으면 돼."
"디, 딜도..?!"
딜도란 말에 현아의 얼굴이 빨개졌다.
"너 아직 처녀지?"
"다, 당연하지..! 난 아직 미성년자라고..!"
"하긴... 그럼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
지아는 이참에 현아가 동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아직까진 그렇게 접점이 있진 않아 그렇게 크게 기대는 아진 않지만, 궁금하긴 했다.
"좋아하는 사람..? 아직 없는데..."
"오호, 그래? 그럼 동국 오빠는 어때?"
"동국 오빠?!"
지아가 동국에 대해 묻자, 현아는 지아가 자신을 떠본다고 생각했다. 혹시나 자신이 동국 오빠를 좋아하면 그걸 막으려고 말이다.
"그냥 좋은 오빤데... 왜? 내가 동국 오빠 좋아할까봐 그러는거야?"
"아니, 오히려 반대야."
"응? 반대..?"
"그래, 만약에 오빠를 좋아하게 된다면 숨기지 말라고. 뭐, 동국 오빠가 어련히 잘 눈치채겠지만, 우리는 오히려 환영할꺼야."
"아니, 왜~? 언니는 동국 오빠의 부인이잖아."
지아의 말이 현아는 잘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아무리 있는 애인을 인정한다고 해도, 여자가 느는 걸 좋아하진 않는게 정상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도 가족이지만, 만약 그렇다면 더욱 가까워지지 않겠어? 물론 부담 가질 필요는 없어."
"어, 음... 알았어... 만약 그런 감정이 들면 언니에게 말할게..."
물론 그런 일이 있을지는 의문이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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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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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날 제주도의 여기저기를 관광하고 나서, 금요일에 제주도를 떠나 경기도로 되돌아 왔다.
그리고 남주시가 아닌 구리시로 향했다. 일행들이 제주도에 가 있는 동안 이전이 완료된것이다.
"우와... 아주 감쪽같이 옮겼네..? 진짜 주위 배경만 바꼈어..!"
"그러게... 마당의 꽃들이랑 나무까지 그대로야..!"
차창 밖에 보이는 풍경에 일행들은 상당히 놀랐다. 이 커다란 숙소와 경기장을 며칠만에 이전한 것도 신기한데, 마치 남주시에서 그대로 가지고 온 것 같이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다.
'뭐, 당연하지... 게임 기능으로 이동을 시켰으니...'
동국은 그런 생각을 하며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
"자, 자. 짐들 다 가져가고, 빨리 프러포즈 준비 해야돼. 누님이 오후에 온다고 했단 말이야."
동국은 이참에 비올렛에게도 프러포즈를 빠르게 하기로 하고선, 바로 가족들과 준비를 했다.
재은 때와 마찬가지로 촛불들로 길을 만들고, 꽃잎들을 뿌리고, 풍선을 불어 여기저기 띄웠다.
"어휴, 증말.. 내가 뭐하는 건지..."
"투덜대지 말고 빨리 해. 이제 얼마 안 남았다고."
여자들은 투덜대면서도 깜짝 놀랄 비올렛을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를 했고, 드디어 비올렛이 숙소에 도착했다.
"어머~ 완전 그대로 옮겨 왔네에~?"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완벽하게 이전한 숙소와 경기장의 모습에 감탄한 비올렛이 숙소로 다가갔다.
"음..? 왜 거실 불이 꺼져 있지..?"
커튼이 쳐져 있는 거실의 불이 겨져 있지 않자, 비올렛의 의아했지만, 별생각 없이 숙소로 들어갔다.
바뀌지 않은 현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들어가자 불 켜진 촛불들의 길이 그녀를 반겼다.
"어, 어머..!"
그 모습에 비올렛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놀랐다. 천천히 촛불 길을 따라 걸으니 꽃잎들과 풍선들로 꾸며진 거실이 보였다. 그리고 하트 모양으로 놓여진 촛불들 가운데에 동국이 서서 그녀를 반겼다.
"누님. 어서 와."
"사, 아니, 동국... 이게 대체..."
"누님, 이제 누님과 나 사이를 사위, 장모 보다는 연인 관계를 더 우선 시 하고 싶어. 누님, 이제 나랑 같이 평생을 함께하자."
"동국..! "
동국의 프러포즈에 비올렛은 펑펑 울며 동국에게 달려가 와락 껴안았다. 꼭 껴안고 우는 모습에 동국이 그녀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스케줄 때문에 제주도에 같이 못 가면서도 다른 애인들이 동국에게 프러포즈를 했을걸 생각하며 내심 속상해 했던 비올렛이었다.
더군다나 주위의 시선 때문에 마음껏 동국과의 관계를 밝히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마음 한켠에선 이대로 어정쩡하게 이어질까 불안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동국이 이렇게 프러포즈를 해주니, 그런 불안과 걱정이 한순간에 녹아 내렸다.
"자자, 누님. 그만 울고... 반지를 손에 끼워야지."
"훌쩍... 그래, 그래야지..."
비올렛이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동국이 주머니에서 반지 케이스를 꺼냈다. 케이스를 열고 반지를 집어 들자, 비올렛이 황홀한 눈빛으로 중얼거렸다.
"보라색 반지네..."
"어, 누님 하면 보라색이지. 자 손 내밀어 봐."
비올렛이 손을 내밀자, 동국이 반지를 손가락에다가 끼웠다.
"하... 너무 기뻐..! 내 평생 프러포즈를 받을 수 있을까 의문이었는데..."
"벨리나 아버님이 프러포즈 안 해줬었어?"
"어, 그 인간은 이런 거엔 관심이 없었어. 결혼 반지도 겨우 했는걸. 이제 그 반지도 안방 어디에 처박아 놨지만..."
비올렛은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를 요리조리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펑, 펑~!
"축하해요~!!"
"어머, 너희들..."
숨어서 지켜보고 있던 가족들이 폭죽을 터트리며 비올렛을 축하해 주었다. 그에 비올렛이 미소를 지으며 행복해 했다.
프러포즈를 받고 나서 비올렛은 집이 아직 팔리지도 않았지만, 바로 짐을 정리해서 구리 숙소로 이사를 했다. 그에 따라 동국의 안방에는 자주 들락거리는 여자가 한명 추가가 되었다.
그와 동시에 결혼 준비도 빠르게 이루어 졌다. 한번 결혼을 해서 그런지 막힘 없이 준비가 되었다.
이미 언제 결혼 하냐고 재촉까지 할 정도인 재은네는 물론이고, 한번 방문을 했던 리사네도 선선히 결혼을 허락을 했다.
처음 만나 뵌 리사의 아버지는 그렇게 가정에 관심 있는 편은 아니어 보였다. 외동딸이 결혼을 한다고 하는데, 그것보다는 그저 술 상대가 생겼다는 것에 더 집중하는 것 같았다.
"자, 자. 마시게. 처음은 원샷인거 알지?"
"아, 네. 물론입니다."
그렇게 동국과 함께 열심히 술을 마시던 아버님은 몇 병 마시고선 취해서 방으로 들어갔다.
"어머, 우리 사위, 은근히 근육이 있네에~?"
아버님이 방으로 들어가서 주무시자, 리사의 어머님은 동국의 옆으로 슬그머니 다가와 동국의 팔이나 허벅지를 은근히 만지기 시작했다.
"엄마, 지금 사위에게 뭐하는 거야. 이거 성추행이야."
그녀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리사의 제지로 그녀의 뜻은 이루어 지지 못했다.
잘 때도 동국을 껴안고 잔 리사 덕분에 아무 일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 날에는 아연과 같이 그녀의 집을 방문했다. 미리 아연이 말을 해서 집에는 온 가족이 모여 있었다.
아연의 가족은 부모님과 그녀의 여동생이 1명 있었다. 여동생은 아연을 닮아서 그런지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뻤다.
다만 동국이 여동생을 쳐다보려 할 때마다 아연이 동국의 옆구리를 몰래 찔러서 제대로 말을 걸지도 못했다.
"아연이가 리사랑 같이 결혼하게 되다니... 그것도 유부남이랑..."
"저렇게 아연이가 좋아하니 어쩌겠어요... 프러포즈까지 했다는데..."
아연의 가족들은 동국을 그렇게 만족스럽게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결혼을 허락해 주었다.
뭐, 아연이 좋아하는게 눈에 보이기도 하고, 여자가 많다는 걸 빼고는 딱히 흠잡을 만한 구석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흠이 상당히 크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게 강릉을 2박 3일의 일정으로 갔다 오며 리사와 아연의 가족들에게 결혼을 허락받았다.
지은의 부모님은 몇 년 전에 돌아가셔서 가족이 없었기에, 납골당에 가서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결혼할 여자들의 가족들의 허락을 모두 받게 되었다.
그렇게 결혼 준비를 하던 중, 벨벳과의 스폰서 계약에 포함되어 있던 의류 광고를 찍을 날짜가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