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44화 〉144회. (144/297)



〈 144화 〉144회.

월요일 날, 동국은 현아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  월요일 날 있을 제주도 캠프에 대해 말했다.

"제주도요..?!"


"그래, 제주도. 그 때 너는 시간이 되니?"


동국의 말에 현아는 잠깐 생각을 해보았다. 원래 이맘때는 수능이 며칠 안 남아서 다들 바쁜 시간이었다. 그리고 반대로 내신으로 이미 원서를 접수하거나, 합격 통보를 받은 학생들은 가장 널널한 시간이었다.

현아는 이 중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았는데, 애초에 그녀는 대학을  형편이 되질 못했기 때문이다. 현아는 그래서 동국의 제안을 받기 전에는 육상 연습만 하고 있었다.


"네에, 시간이 되긴 하는데... 제가 돈이 없어서... 캠프에 참가할 수 있을까요..?"


현아는 캠프 참가 비용을 걱정하며 동국에게 물어보았다. 그녀에겐 돈이 별로 없는 만큼, 자비로 제주도까지 가거나, 참가 비용을 내기에는 무리였다.

"허어, 무슨 소리하는거니. 당연히 몸이랑 짐만 챙겨서 오면 되지. 아니, 내가 데리러 갈태니, 다음 주 월요일 날, 보육원 앞에서 기다리고 있기만 하면 돼."

동국의 말에 현아의 얼굴이 환해졌다. 참가비가 없다니..! 현아는 발키리의 복지에 감동하였다.  그래도 숙소도 엄청 좋았고, 식사도 좋았었는데, 이런 캠프까지 지원을 해준다니...

"정말요?!"

"그래, 그러니 담임에게 말해서 어떻게 학교를 빠질지나 물어봐봐. 무슨 체험 학습 신청서 같은 거 필요하지 않니? 필요한 서류 같은 거 있으면 나에게 연락하고. 알았지?"


"네에~! 오빠!"

그녀의 밝은 목소리에 동국은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걸 느꼈다.


"그럼 끊는다~"


전화를 끊고 나서 동국은 아침밥을 하기 위해 부엌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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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누구 전환데 그렇게 좋아해?"

같은 방을 쓰는 동생의 물음에 현아가 웃으며 말했다.

"아아, 우리 감독 오빠. 다음 주에 제주도로 캠프가 있다고 그러시네."


"캠프..? 언니, 그런데 참가할 돈은 있어? 비쌀거 같은데."

동생이 현아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캠프에 참가를 못해서 혹시나 팀에 적응을 못할까 걱정이 된것이다.

지난 토요일, 현아가 엄청난 조건으로 발키리와 계약을 하고 오자, 보육원 식구들은 상당히 기뻐하며, 현아를 축하해 주었다.


안정적으로 연봉 4000 이상을 받는다는 건 실로 엄청났기 때문이다. 거기에 숙식도 제공이 되니, 아주 식구들의 축하와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었다.

"아니이~! 감독 오빠가 참가비 같은 거 없데! 그냥 일주일 동안 있을거니깐, 담임에게 현장 체험 학습 신청서 같은 서류가 필요하면 연락 주래."

동생의 걱정에 현아가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 말에 이야기를 듣고 있던 동생들이 상당히 부러워 하였다.


"우와..! 언니, 제주도도  가보고... 좋겠다..."

"내가 제주도 가서 기념품들 하나 씩 사줄게."

그렇게 동생들의 부러움을 받은 현아는 학교에서 담임에게 사정을 설명하였다. 그녀가 오구 구단에 취업 했다는 소식에 담임은 상당히 기뻐하였다.

"그러니~! 잘 됬다, 현아야.  그래도 오구부에서 프로에 입단한 학생이 없다고 걱정하던데, 올해 처음으로 입단하게 되었구나!"


담임의 말에 현아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 저기 선생님. 전 오구부에 입단하지 못했어요. 지금은 일단 육상부 소속이에요."

"어, 그, 그러니..?"

현아의 말에 담임이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그렇다면 오구부가 열심히 까일게 분명했다. 그래도 이 사실을 위에다가 안 알릴 수도 없었다.

"그래, 일단 알았다. 여기 신청서니까 구단 감독님께 사인을 받아서 오렴. 그리고 앞으로 학교 빠질 일 있으면 부담 없이 말하렴. 너 굳이 학교에 올 필요가 없으니까 편히 구단에 가도 된단다."


어찌 보면 현아가 기분 나쁘게 들을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담임이 자신을 배려해 주려고 하는 것을  알기에, 현아는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래, 이만 나가보렴."

교무실을 나서는 현아의 뒷모습을 보며 담임은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고아인 그녀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담임인 그녀도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취업에 성공해서 앞으로 그녀가 먹고 살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그나저나 오구부 감독님은 이대로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면 교감에게 잔뜩 까이겠네...'


현아는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육상부 감독에게도 발키리와의 계약 사실을 밝혔다. 계약을 했다는 사실에 감독은  명의 육상 유망주를 잃었다는 아쉬움과 함께 그녀가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게 됬다는 것에 기뻐했다.


"정말 다행이구나. 오감독이 재능이 별로 없다고 해서 걱정했건만..."


"네, 뭘 보고 저랑 계약을 한 건진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열심히 해야죠!"

"그래, 그래. 앞으로 열심히 연습해서 나중에 티비에도 나오고 그러렴."


한편, 같은 육상부의 다른 학생들은 그녀의 오구  입단 소식에 놀라면서도 그녀를 축하해 주었다. 그녀들의 표정은 진심으로 밝아 보였는데, 감독과는 다르게 자신들 보다 잘하는 경쟁자가 사라지는 것을 속으로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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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나는 오늘도 지하 연습실에서 리사, 아연과 오구 연습을 하였다.

"지은 언니는 오늘도 연습을 안 한데?"

리사의 물음에 벨리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에, 블로킹 하다가 애 떨어지면 어떡해 하냐고..."

벨리나의 말에 리사가 한숨을 내쉬었다. 동국과의 임신 섹스 이후로 지은은 상당히 조심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후로는 아예 연습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어휴,  언니 아주 얄미워 죽겠어. 앤서니랑 같이 쇼파에 앉아서 티비만 보고 있다니깐~"


아연이 지은의 모습이 마음에  드는지 투덜거렸다. 1년 FA로 데리고 왔더니 임신으로 경기에 뛰질 않는다니... 물론 실제론 돈을 주진 않았지만, 하여튼 아연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지은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벨리나가 슬쩍 말했다.

"그러고 보면 지은 언니는 오빠에게 프러포즈를 받기 보단 직접 할 꺼 같지 않아요?"


벨리나의 말에 다들 그럴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지은 언니가 하는 행동이나 이미지를 보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긴 하지..."

"언니는 어때요, 동국 오빠에게 먼저 프러포즈를 하는건?"

벨리나의 말에 리사는  번 생각을 해보았다.


"뭐, 내가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 같긴 하네..."

"에이~ 그래도 여자가 프러포즈를 받아야지, 하는건 좀 그렇지~"


리사의 중얼거림에 아연이 대꾸했다. 그녀의 말에 벨리나가 눈을 반짝이며 아연에게 물어보았다.

"그럼 아연 언니는 동국 오빠가 프러포즈를 하면 받아줄거에요?"

벨리나의 질문에 아연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표정에 리사도 궁금해 졌는지 말을 보탰다.

"어어?  그렇게 당황했어? 아주 말로는 맨날 동국이랑 결혼할 생각은 없다고 그러면서 속으로는 몰래 상상은 했었나 보구만?"

리사가 그녀를 놀리자, 아연의 귀가 빨개졌다.

"아니거든,  년아! 난 진짜로 아직 결혼 생각이 없어~! 동국과 결혼하려면 가족들에게도 말해야 하고, 친구들에게도 말해야 하는데, 결혼한다고 어떻게 말해~!"

"아니, 그걸 왜 말을 못해요. 그냥 집에 가서 말하기만 하면 되요. 아니면 동국 오빠가 별로 마음에 안 드는 거에요?"


벨리나의 말에 아연이 황급히 손을 저었다.

"아, 아니~! 그, 그건 아닌데에... 나는 나이도 아직 젊고, 또 동국은 유부남이니까안..."


"흐, 지아와 앤서니는 아직 나이가 20살 밖에 되질 않았어. 그리고 동국이 유부남인게 어때서. 너 그렇게 망설이다간 나중에 후회해."

리사의 말에 아연이 입을 다물었다. 확실히 동국이 아연, 자신에게 프러포즈를 만약에 한다면 자신의 마음이 흔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이 누누이 결혼 생각이 없다고 말을 해와서 동국이 프러포즈를 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였다.


'이러다 나중에 리사가 프러포즈 받는 걸 그저 축하만 해주는  아니야..?'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리사가 동국에게 프러포즈를 받든, 아니면 리사가 하든, 프러포즈라는 이벤트가 일어날건 확실했고, 자신은 거기에서 그저 들러리만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시시각각 변하는 아연의 표정을 벨리나는 의미심장하게 지켜보았다.


'으흥~ 이 정도면 넘어오겠군..!'

벨리나는 이왕 이렇게 주제가 정해진거, 그녀들이 원하는 프러포즈도 알아냈다. 리사는 경기장에서의 프러포즈, 아연은 로맨틱한 분위기에서 레스토랑이나 전망 좋은 곳에서의 프러포즈를 원한다고.

"에휴, 이런  이야기 해 봤자다... 동국이 프러포즈를 아직 준비도 안 하고 있는거 같고..."

"왜애~? 이번 제주도에서 할 수도 있지~"

리사가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리자, 아연이 이번 제주도 캠프를 이야기 했다. 그에 리사의 눈빛에서 잠깐 기대감이 드러나긴 했으나,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글세다... 벨리나, 저번에 프러포즈를 할 때는 티가 났다고 그랬지?"


"네, 확 티가 났어요."

"그래, 그렇대, 아연아. 그리고 넌 동국이랑 아직 결혼할 마음도 없다면서 왜 그렇게 프러포즈를 신경쓰니."


"뭐, 뭐래~! 신경 안 썼거든~! 뭐해, 벨리나. 어서 훈련 하자고."


괜히 멋쩍어진 아연이 방망이를 들고선 연습할 준비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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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구 연습을 하고 나서 벨리나는 동국에게 셋이서 이야기 했던 내용을 말했다. 그녀의 말을 다 들은 동국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음..! 아연이 그랬단 말이지..!"

"네, 망설이긴 하는데, 확실히 싫은 눈치는 아니더라고요. 아마 오빠가 프러포즈를 하면 받아줄거 같아요."

"그래, 벨리나. 수고했어."

"아니에요. 근데 지은 언니나 재은 언니에게는 안 물어봐도 될까요?"


벨리나가 둘의 선호하는 프러포즈를 알아보는 것에 대해 묻자, 동국이 말했다.

"어, 그 누나들은 눈치가 빨라서 바로 알아차릴껄. 그러니  물어보는게 더 나아."


"그런가요... 그럼 프러포즈를 어떻게 할까요? 우선 리사 언니 같은 경우는..."

그렇게 벨리나와 동국은 어떻게 프러포즈를 할지 서로 고민하며 계획을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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