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41화 〉141회. (141/297)



〈 141화 〉141회.

"전 그럼 이제 어떻게 하면 되나요? 방학이 시작되면 발키리로 가면 되나요..?"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나서 현아가 묻자 동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래야죠. 학교는 계속 다니면 되고, 음... 잠시만요..."

동국은 한미고 오구부 감독에게 사과와 현아에게 오구부 시설을 쓸 수 없냐고 부탁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감독님.  계셨죠?"


"누구 때문에 잘 못지넸네."

동국의 인사에 뚱하게 받는 오감독. 오감독이 단단히 마음이 상했다는 걸 느낀 동국이 오감독을 달랬다.


"하하, 죄송합니다. 현아 일 때문에 그러시는 거죠?"


"그렇네. 자네가 나에게 말도 없이 그런 제안을 해버렸으니, 나랑 오구부 체면이 뭐가 되겠나. 남들이 보면 오죽 오구부에 인재가 없어서 육상부 학생을 뽑아 간다고 생각할거 아냐."


"예, 예. 그렇죠. 제가 미리 알려 드렸어야 됬는데. 저도 우연찮게 본거라서 미처 그럴 생각을 하지 못했었네요."

"크흠... 앞으로 조심 해줬으면 좋겠군."

오감독의 말에 동국은 앞으로 한미고를 더 찾을 일이 있을까 싶었지만, 그냥 알았다고 대답했다.

"아, 그나저나 현아 학생은 뽑을건가? 내가 한번 테스트를 해봤는데, 도루 재능만 있고 나머진 별로 소질이 없더군. 도대체 뭘 보고 뽑은건가..?"

"저만의 감이랄까요..? 그나저나 현아 때문에 그러는데 방학이 될 때까지 현아가 오구부 에 들어가거나 오구부 장비들을 사용하게 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음..? 설마 벌써 계약을 했나?"


"아, 네. 지금  계약을 했습니다."

동국의 말에 오감독은 속으로  숨을 내쉬었다. 현아랑 헤어질 때까지만 해도 그녀가 계약을 포기할 줄 알았는데, 벌써 계약을 하다니... 자신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고 만것이다.


"미안하지만 그건 좀 힘들거 같네. 우리 오구부 얘들이 그걸 보고 어떻게 생각하겠나. 얘들 사기 문제도 있고 해서 그 부탁은 받아드릴 수 없네."

"어, 음... 그렇습니까..? 그럼 어쩔 수 없죠... 그럼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동국은 오감독을 향해 투덜댔다.

"에잉~ 좀생이 같기는... 아, 현아 학생. 이제  식구가 됐으니  편하게 해도 되겠죠?"


"아, 예. 물론이죠."

"그래, 현아야. 너도 앞으로 나에게 편하게 오빠라고 부르렴. 우리 팀은 가족 같은 분위기를 추구 하기 때문에 다들 편하게 언니라고 불러도 상관없단다."


"맞아, 편하게 불러도 돼."

동국과 지아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 현아가 말을 편하게 하기로 했다.

"으응, 알았어..."

"자, 그럼 계약도 끝이 났겠다, 우리 구장에 한번 방문을 해야지. 현아야, 너 뭐 할 일이 있니?"


동국의 말에 현아가 어색하게 대답했다.


"아, 아니... 없는데..."

"그럼 한번  보자고. 자, 음료도  마셨지?"

그렇게 발키리 구장에 한번 가보기로 한 그들은 우선 현아에게 구단 차부터 소개했다.

"자, 이게 우리 구단 차야. 내부는 최대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놨지."


"그렇네요..."


"편하게 얘기 하라니깐. 아무튼 이제 출발한다."

현아는 동국의 말에 작게 대답을 하고는 차량 내부를 둘러보았다. 의자도 편안하게 잘 되어 있는거 같아 동국의 말대로 이동할 때 불편함이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얼마간 달려 도착한 발키리 구단. 현아는 경기장 옆에 있는 집이 숙소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그녀는 처음 봤을 때 다른 사람의 별장인 줄 알았기 때문이다.


"저게 숙소라고요..?"

"그래, 좋지? 계속 살 곳이니깐 최대한 좋게 만들었지. 자, 들어가자."

집으로 들어가자 식구들이 모두 현관에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은은 이번에도 역시 제일 먼저 달려와 동국을 끌어 안았다.

"자기~! 수고했어. 너가 이번에 새로 들어온 얘구나."

동국을 끌어 안은 그녀는 그 상태로 고개를 돌려 현아를 바라보았다. 현아는 어떤 여자가 동국을 끌어 안자 깜짝 놀랐다. 분명이 그녀가 아는 동국의 부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네..."

"반가워, 난 신지은이라고해. 나이는 28살, 동국의  아이를 임신할 몸이지. 편하게 언니라고 불러도 좋아."


"아, 네... 언니..."

지은은 이제 현아가 들어 왔으니 임신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잔뜩 들떴다. 그래서 자신을 첫 아이를 임신할 몸이라고 소개를 했는데, 현아는 그 소개에 더욱 당황했다.


'뭐지... 저 언니는 뭔데 결혼한 유부남의 아이를 가질 거라고 부인 앞에서 당당히 말하는거지..?'

현아가 지아의 눈치를 슬쩍 봤으나, 지아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래서 현아는 더욱 이상했다.

"여기 지은은 우리 팀에서 포수를 맡고 있어. 포수가 뭔지는 알지?"


"아, 네.  정도는 알아요."

"그럼 다행이네. 여기 이쪽은 리사야. 1루수고 나이는 25살이지."


"안녕, 앞으로 많은 활약 하길 바란다."

"안녕하세요..."


동국의 소개에 리사가 무뚝뚝하게 인사했다. 아무래도 생 초짜를 데리고 온게 아직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동국은 그렇게 한명 한명 소개를 해주었고, 마지막에 한마디를 덧붙혔다.

"그리고 참고로 얘네들은 다 내 부인이거나 애인들이야."

"네에... 네에?"

반사적으로 대답을 하던 현아가 깜짝 놀라 반문했다. 이 많은 여자들이  동국의 여자들이라니...

"자, 자. 현관에서 이러고 있지 말고 안으로 들어가자."


동국은 얼이 빠진 현아를 데리고 거실로 들어갔다. 뭐라도 마실걸 가지러 동국이 부엌으로 가자 지은이 따라 가며 동국에게 작게 속삭였다.


"자기... 그럼 오늘 밤에 나 임신하는거야..?"


지은이 동국에게 바짝 밀착해서 귀에 다가 속삭이자 동국의 하물이 꿈틀했다. 그걸 느꼈는지 지은이 동국의 사타구니를 손으로 만졌다.

"어, 잔뜩 기대하고 있으라고. 내가 한번에 임신시킬테니깐."

지은의 유혹에 흥분한 동국의 말에 지은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드디어 자신이 임신하는 날이 오다니...


한편 현아는 동국에게 바짝 붙어서 뭐라 속삭이는 지은을 바라보며 혼란스러워 했다. 이 분위기에 현아가 혼란스러워 하자 지아가 그런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분위기가 많이 이상하지?"


"네에... 동국 오빠의 부인이 여러명인것도 사실 놀라운데 애인도 있었다니... 사실 좀 당황스러워요..."


"하하, 오빠가 그랬잖아.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진짜 말 그대로 우리는 서로를 가족으로 여기고 있어. 그러니 너도 우리를 가족으로 여기면 돼."

지아의 말에 현아는 뭔가 마음이 뭉클해 지는거 같았다. 고아인 자신에게 가족으로 여기면 된다니. 하긴 이제 계약도 했으니 15년 동안 좋든 싫든 이들과 같이 지내야 했다.


현아의 표정이 그래도 조금 나아지는 걸 본 지아가 현아에게 집을 소개시켜 주기로 했다.

"자, 따라와. 내가 이 집에 뭐 뭐가 있는지 알려줄게. 아마 엄청 놀랄껄?"

그렇게 지아가 현아를 데리고 가고 나서 동국이 지은과 함께 음료와 과일을 들고 왔다.

"어? 현아 어디갔어?"


"걔, 지아가 집 구경 시켜 준다면서 데리고 갔어~"

앤서니가 동국이 가지고 온 과일을 포크로 찍으며 말했다.

"끄응... 기껏 과일을 깎아 왔구만..."

쇼파에 철썩 앉은 동국은 휴대폰으로 재은의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바로 현아의 입단 소식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어, 누나. 현아 계약이 완료가 됬어."

미리 동국으로부터 현아에게 제안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재은은 계약을 했다는 소식에 담담히 반응했다.

"그래? 알았어. 그럼 기사로 쓰면 되는건가?"


"어. 그러고 보니깐 일산에서는 아직도 지은이랑 계약한 사실을 밝히지 말아달래?"


"아냐, 그것도 이제 상관 없을거 같아. 거기서 새로 포수 1명이랑 계약을 했다고 하니깐. 이제 기사로 내보내도 상관 없을거 같아."


사실 아직까지 지은이 발키리와 계약 했다는 사실이 기사로 내보내 지질 않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일산 레이크걸즈 쪽에서 그 사실을 아는 사람들에게 제발 함구해 달라고 부탁을 했기 때문이다.

지은과 계약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팬들이 알면 난리가 날게 분명했기에, 새로운 포수를 구할 때까지 만이라도 밝히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포수를 구했으니 기사로 내보내도 상관이 없어진것이다. 동국은 굳이 레이크걸즈의 부탁을 들어줄 필요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들어줘도 상관이 없었기에, 그냥 정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럼 누나가 알아서 기사를 내보내줘."


"그래, 알았어."


통화를 끊고 나서 레이크걸즈에 대해 검색을 해보니 과연 새로운 포수와 계약을 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거기에 지은과의 계약에 실패했다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레이크걸즈의 팬들 반응은 다들 아쉽다는 분위기였다. 비록 1년 계약이긴 했으나 그녀가 팀에 많은 보탬이 됐기 때문. 몇몇 팬들은 지은과 재계약을 하지 못한 구단을 성토하긴 했으나, 빠르게 새로운 포수를 구해서 인지 그 수가 적었다.


그리고 잠시후, 재은이 미리 기사를 작성해 놨었는지 지은과 현아에 대한 영입 기사가 올라왔다.

[[[오피셜] 벨벳 발키리, FA 포수 신지은, 고교 육상 유망주 주현아 영입]

남주시 1부 리그 소속 팀인 벨벳 발키리가 전격적으로 전 일산 레이크걸즈 간판 타자였던 신지은을 영입하였다. 평소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벨벳 발키리가 대어인 신지은과 계약을 한것이다.


계약 규모는 우선 1년 10억원으로 밝혀졌으며, 이미 발키리의 숙소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지은은 고양 1부 리그에서 활약하며 타율 0.401 / 출루율 0.542 / 장타율 0.698 / OPS 1.24를 기록하며 팀을 리그 우승,  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한편 남은 자리인 외야수를 보강하기 위해 발키리는 한미고 육상부 소속이 주현아를 깜짝 영입하였다. 주현아 선수는 육상계의 유망주로...

-기사 : 이재은]

아아... 님은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발키리에 리사도 있지 않냐? 완전 생태계 파괴 팀이네.

- 지은아, 거기 감독 조심해라~! 감독이 완전 바람둥이다~!!


- 육상부..? 육상부 선수를 왜 영입하냐?? 감독이 미친듯..?

- 도루 전문 선수. 다만 출루를 하지 못해 도루를 한번도 성공하지 못해...

동국은 기사의 댓글들을 읽어보며 중얼거렸다.

"우짜노, 이제 곧 지은 누나는 내 아이를 임신하게 될텐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