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36화 〉136회. (136/297)



〈 136화 〉136회.

동국의 대꾸에 감독은 한숨을 내쉬며 학생들을 바라보았다.

"근데 아직까지 프로 팀들의 문의가 없으니... 3학년 아이들이 많이 불안해 하고 있어요."


"그렇군요..."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

동국은 그렇게 생각하며 영혼 없이 고개를 끄덕여 줬다. 감독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동국은 여기 학교 육상부에서 새로운 외야수 후보를 찾아 냈다.

동국은 그저  학교 학생들이 다른 프로 팀에 입단하길 응원할 뿐이었다.


한미고에서의 방문이 끝이 나고, 지아네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지아는 저녁을 먹으며 장인 장모께 자신이 얼마나 설레고 뿌듯했는지 설명했고, 두 분은 흐뭇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게 다 사위 덕이야... 고교 시절 그렇게 죽을 쑤던 아이가, 더 어렵다는 프로 와서 이렇게 잘 할  누가 알았겠어?"


뿌듯해 하는 자식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장모님이 동국에게 감사를 표했다.

"하하, 지아가 열심히 한게 뒤늦게 터진거죠."

동국이 겸양을 떨자, 고기를  점 집어 먹던 장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뭘 겸손해 하나. 그보다 지아  3때가 생각 나는군. 그때 학부모 면담 때 감독이 지아는 자질이 별로 없으니 공부나 열심히 하는게 났다고 그랬었지. 흥~!  인간, 눈이 삐꾸인게 틀림없어. 정작 그렇게 말한 아이가 한미고 최고의 아웃풋인데 말이야."

보아하니 그동안 겪었던 설움이 많았나 보다. 어느새 분위기는 지아의 자질을 못 알아본 한미고 감독과 코치들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동국은 감독과 코치들의 눈이 비교적 정확했다는 걸  알지만, 그렇다고 지아가 잘 하게  건 다 자신의 특훈 덕분이라고 말을 할  없었기에, 그냥 하하 웃으며 맞장구만 쳤다.


지아네 집에서 저녁을 다 먹고 나서 집으로 돌아온 동국과 지아. 집안으로 들어오자 티비를 보고 있었던 앤서니와 설거지를 하고 있었던 벨리나, 그리고 동국이 언제 오나 기다리고 있었던 지은이 둘을 맞이했다.

"자기야~! 보고 싶었어~!"

"어이쿠! 얼마나 떨어져 있었다고..."


동국이 들어오자 마자 지은이 달려가 동국을 껴안았다. 그 충격에 살짝 비틀거리면서도 동국은 그녀를 껴안아 주었다.


"동국 오빠, 오셨어요? 지아도 잘 하고 왔니?"

"둘이 왔어~?"

벨리나와 앤서니의 인사에 동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 지아가  하고 왔어. 나머지 얘들은?"


"리사 언니랑 아연 언니는 운동 후에 씻고 있을걸요, 아마..?"

"그렇구만. 앤서니! 훈련 열심히 했어~?"

리사와 아연이 열심히 운동을 하는 것 같자, 동국은 고개를 돌려 앤서니를 바라보았다. 둘은 그래도 연차가 제법 있어서 자기 관리에 철저하지만, 앤서니는 그렇지 않아서 동국이 이렇게 체크를 하고 있다.


"어..? 아, 아니, 안 했는데..."


앤서니의 대답에 동국은 그럼 그렇지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사 동국이 매번 앤서니에게 훈련 좀 하라고 해도, 앤서니는 별로 훈련을 하지 않았다.

애초에 앤서니에겐 오구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취미의 일환이었다. 다른 선수들처럼 열정이 있질 않은것이다.


물론 이렇게 대충 해도 원래 가지고 있는 어마어마한 재능과 동국의 특훈이 있기에 실력이 계속 늘지만 말이다.

그리고 앤서니 자체가 너무 순수(?)하기에 진득이 훈련 하는게 어렵다는 걸 동국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동국도 매번 말로만 잔소리를 하고 말았다.

"에휴...  하루 종일 티비만 봤지?"

"응~! 오늘 '달려라 거북이'에서 우리의 친구, 거북이가 글세..."


동국의 말에 앤서니는 신이 나서 그녀가 즐겨 보는 애니메이션의 내용에 대해 떠들었다. 그녀의 설명에 동국은 그래도 집중해서 호응을 해주었다.


"호오..! 그랬단 말이야?"

"응~!!  맛집 프로그램에서 어떤 내용이 나왔냐면..!"


그녀가 열심히 오늘  티비 내용을 설명하는 걸 다 들은 동국은 옷을 갈아입으러 간다고 하고선 안방으로 향했다. 이미 지아는 자신의 방으로 향한 뒤였다.

"누나,  갈아 입어야 되니깐 이거 좀 놔요."

그리고 그때까지 지은은 계속 동국을 껴안고 있었다.

"히히, 알았어~"

동국의 말에 포옹을 푼 그녀는 그대로 방을 나가지 않고 옆에서 동국이 옷을 갈아 입는 걸 지켜보았다. 그녀가 뚫어져라 쳐다봄에도 동국은 익숙해 하며 옷을 갈아입었다.

"자기야~ 근데 우리 언제 임신할꺼야? 아직도 결정을 하지 못한거야~?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다며~"

지은이 몸을 살짝 배배 꼬며 동국에게 임신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녀로썬 동국이 며칠 전에 긍정적으로 임신에 대해 생각해 본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말이 없으니 애가 탈수밖에 없었다.


"아, 그건 팀에 새로운 외야수가 입단하면 결정하려고. 우리의 목표는 지역 리그 승격인데, 누나가 빠진 상태에서 현재 전력으론 약간 확실하지가 않잖아. 그리고 그거에 관해 할 이야기가 있으니 누나가 리사랑 아연일 거실로 불러줘."

동국의 말에 지은은 직감적으로 새로운 외야수 후보를 찾아냈다는 걸 깨달았다. 환한 얼굴로 지은이 방을 나서고, 동국은 옷을 다 갈아 입고선 거실로 내려갔다.


거실에서는 지아가 앤서니와 벨리나에게 오늘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뭐, 거의 다가 자신이 얼마나 뿌듯했고, 마음이 벅찼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아, 맞아! 오빠가 새로운 외야수 후보를 발견했어!"

동국이 거실로 내려오는 걸 보고선 지아가 깜빡 했다는 듯 후보 발견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그에 앤서니와 벨리나가 흥미를 가지고 동국을 바라보았다.

"동국~! 진짜야? 이제 또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거야~?"


"아, 제안은 하긴 했는데, 받아들일진 잘 모르겠어."


앤서니가 설레는 표정으로 동국에게 묻자 동국은 웃으며 쇼파에 앉았다. 마침 지은이 리사와 아연을 데리고 나왔다.


"둘이 잘 갔다 왔어?"


"지아야, 잘 하고 왔어~?"

"응! 잘 하고 왔어!"

리사와 아연이 모교 방문을 잘 하고 왔는지를 묻자, 지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사람이  모이자 동국은 이번에 새로 입단 후보를 발견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번에 우리 팀에 입단할만한 선수 1명을 발견했어."

"오~! 진짜~? 누군데?"


아연이 잘 됬다는듯 밝은 표정으로 선수에 대해 묻자, 동국이 현아에 대해 설명하였다.

"이름은 주현아, 나이는  3이야. 이제 졸업반이지. 그리고 중요한 사실이 있는데..."


동국이 뒷말을 흐리며 뜸을 드리자 다들 고개를 갸웃하며 의아해 했다. 그리고 이어진 동국의 말에 다들 상당히 놀랐다.


"이 얘는 현재 육상부에 있어. 다시 말해 육상 선수인거지."


"에에~? 육상 선수..? 고 3인데..? 그럼 완전 기본부터 시작해야 하는 거잖아!"

아연이 말도 안된다는  목소리를 높혔다. 아무리 동국의 특성이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육상 선수를 오구 선수로 쓰기엔 무리가 있었다. 더군다나 2부 리그도 아니고, 1부 리그인데 말이다.


"그래, 동국. 이건 너무 나간거 아닐까..? 오구는 그렇게 만만한 스포츠가 아니야."

리사까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자, 동국은 그녀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그 학생은 예쁘기만 한게 아니라 무척이나 빨랐어. 거의 100m를 11초대로 달리는거 같았다니깐."

동국의 말에 벨리나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녀가 알기론 한국 여자 100m 기록이 11초대였기 때문이다.


"한국 기록이 11초인데, 정말 그 정도로 빠르다고요..?"

벨리나의 물음에 동국은 순간 긴가민가 했다. 분명 엄청나게 빠르긴 했는데, 실제로 초를 재본건 아니었기에, 그녀의 말에 순간 멈짓한것이다.

"어, 음... 내가 시간을 재본게 아니니까 정확하진 않은데, 아무튼 엄청 빠르긴 했어. 거의 내가 봤을땐, 도루 시도하면  성공할 스피드던데..?"

"난 찬성~! 발이 빠르면 외야 수비 범위도 넓겠지~! 오구야 겨울 동안  세게 배우면 되는거고~!"


지은이 그렇게 찬성 의사를 표시하며 동국 옆에 앉으며 팔짱을 꼈다. 동국은 지은이 그런 것보단 자신의 임신을 위해 찬성한다는 걸 알았지만, 딱히 뭐라 그러진 않았다.


"그리고 애초에 아직 그 학생이 마음을 정한 것도 아니니까 기다려 보자고. 막말로 우리가 되니 안되니 다지다가 그 학생이  한다고 그러면 허무해 지니깐 말이야."


동국의 말에 지은이 제발 왔으면 좋겠다고 중얼거렸지만 동국은 못 들은 척 했다. 그렇게 동국이 현아에 대해 선수들에게 알리는 동안, 그녀 역시 발키리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었다.

여러 여학생들과 같이 쓰는 방 한켠에 마련된 컴퓨터로 발키리에 대해 검색을 해본 주현아. 그녀는 사실 오구의 리그 구조에 대해서도  몰랐기에 동국이 1부 리그 팀이라고 소개를 했을 때도 그냥 그런갑다 하고 넘겼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자신과 같이 오구 생 초짜가 활약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거기에 발키리는 신생 팀이긴 하지만 지역 컵 대회 예선전까지 진출한 유망한 팀이었다.

이런 팀에서 어째서 육상 선수인 자신을 스카우트 할려고 그러는지 그녀는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그렇게 검색을 계속 해보던 중 그녀는 동국이 이미 결혼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 결혼 했네...'


처음 동국을 봤을때, 동국의 외모에 살짝 설렜던 그녀였기에, 동국이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은 살짝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이는  놀라움과 당혹감으로 바뀌었다.

알고 보니 동국이 3명의 여자와 결혼을 한것이었다. 그 사실에 현아는 얼떨떨 했다.


'아니, 3명이랑 동시에 결혼을 하다니... 대단한 오빠였네...'

그렇게 생각하던 현아는 선수들과 동국이 같이 숙소에서 생활한다는 기사에 마치 숙소가 신혼 집 같다고 생각했다.

'가만... 설마..!'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든 현아는 황급히 발키리의 선수들 사진을 검색해 보았다. 현재 지은이 발키리에 입단했다는 소식이 아직 알려지지 않았기에 검색된 사진에는 리사와 아연까지 업데이트가 되어 있었다.

'그래..! 여기 있는 선수들  예쁜 선수들이야..! 그럼 나도..?'


현아는 왠지 동국이 자신에게 접근한 이유를 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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