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4화 〉124회. 단풍 구경 별장 여행
처음 한 섹스의 쾌감에 지은은 다음날 오후가 돼서야 일어났다. 그녀가 말하길 동국이 사정을 하고 나서 눈을 감았다 뜨니, 이미 날이 밝아 있었다고.
지은이 정신을 차리자 동국은 이전 부지를 보지 못했던 리사와 아연, 그리고 지은을 데리고 구리를 다시 방문했다. 세 부지를 다 보고 나서 그녀들의 의견은 역시 두 번째 부지가 제일 좋다는 것이었다.
결국 최종적으로 두 번째 부지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가격이 가장 비싸긴 하지만, 부지가 넓고, 위치도 좋았다. 앞으로의 구단의 미래를 생각했을때, 가장 좋은 부지이다.
집으로 돌아와서 지은은 발키리의 투수들의 공을 받아 보기로 했다. 이제 포수가 팀에 합류를 했으니, 연습 투구를 할 때 공을 받아 줄 수 있는것이다.
우선 벨리나의 공을 받아본 지은이었다. 그녀가 벨리나의 구종인 직구와 커브, 스크류볼을 다 받아보자, 옆에서 구경을 하던 동국이 그녀에게 평가를 부탁했다.
"어때..? 벨리나의 공은. 우리는 1부 리그 정도라고 평가하고 있는데 말이야."
동국의 말에 그녀는 포수 마스크를 벗고선 고개를 끄덕였다.
"어, 자기 말대로 아직까진 딱 그정도야. 직구와 커브는 딱 1부 리그 수준이고, 스크류볼은 어느 정도 구종 가치가 있어. 투구 패턴을 어떻게 할지 생각 좀 해봐야 겠는걸."
그녀의 평가에 가까이 다가온 벨리나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아쉬워하자, 동국이 벨리나의 허리를 감싸고선 자신의 품으로 끌어 당겼다.
"벨리나, 우리 겨울 동안 특훈을 열심히 해야 겠는걸~?"
"우웃..! 오빠도 참... 우리 열심히 해봐요."
동국의 말에 부끄러워 하던 벨리나는 이내 다부진 표정을 지으며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그 모습에 지은이 얼른 다가와 동국과 벨리나를 떼어 내려 했다.
"자기~! 어떻게 내가 보는 앞에서 다른 여자를 껴안을 수 있어~! 얼른 그 손 떼지 못해~"
그러자 동국은 다가온 지은의 허리를 나머지 손으로 감싸 안았다. 양 손에 두 미녀를 감싸고선 동국이 웃었다.
"누나, 이러면 되지?"
"흐응~ 이러면 반칙인데에~"
동국이 자신을 끌어 안자 흥분이 스르르 가라 앉은 지은이었다. 그런 지은을 보고선 벨리나가 중얼거렸다.
"근데 사실 내가 부인이고, 언니는 애인인데..."
그러나 지은은 벨리나의 말을 못 들은 척 했다. 그런 지은의 모습에 쓴웃음을 짓고서, 동국은 벨리나의 엉덩이를 툭툭 치며 그녀를 보냈다. 그러고 나서 앤서니에게 손짓했다.
"이번엔 앤서니의 공을 한 번 받아봐, 누나."
"음..! 앤서니는 기대가 되는걸~"
지은이 다시 장비를 착용하고 포구 자세를 잡자 앤서니가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팡팡 거리는 소리와 함께 공이 미트에 꽂히자 지은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어때? 앤서니 공은."
"아, 아주 좋은데~? 직구가 아주 구위가 좋네. 제구도 어느 정도 되고. 변화구도 커브, 슬라이더 다 좋아. 이 정도면 지역 리그에서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수준이야."
지은의 평가에 동국은 씨익 웃었다. 아직 앤서니에겐 비장의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고개를 돌려 앤서니에게 외쳤다.
"앤서니! 지은 누나에게 필살 마구를 던져봐!"
"어, 알았어~!"
동국의 말에 앤서니가 환하게 웃었다. 필살 마구란 말에 지은을 비롯한 다른 선수들도 궁금해 하며 앤서니를 바라보았다. 오직 지아만이 의미심장하게 웃을 뿐이었다.
"자, 간다~아~"
앤서니가 와인드업 자세를 취하고 나서 공을 던졌다. 두둥실 떠올라서 이리 저리 휘날리는 공의 움직임에 리사와 아연의 입이 떡 벌어졌다.
지은이 공의 움직임에 맞추어 겨우 포구를 하고 나서 몇 초 동안 정적이 흘렀다.
"오, 마이~! 방금 내가 뭘 본거지~?"
"이런 미친~!! 여기서 너클볼이라니이~!!"
리사와 아연이 앤서니의 너클볼을 보고선 잔뜩 호들갑을 떨었다. 말로만 듣던 너클볼을, 그것도 앤서니가 던지는 걸 보자, 그녀들은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 이 정도면 지역 리그가 아니라 전국 리그 급인데..? 자기, 어떻게 이런 선수를 찾은거야..! 20살에, 그것도 오구를 시작한지 1년도 안됬는데, 이정도 실력이라니이~!! 완전 국가대표 좌완이잖아~!"
지은이 포수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선 동국에게 소리쳤다. 그녀는 직접 포구를 해서 앤서니의 너클볼이 얼마나 완벽한지 알 수 있었다.
너클볼은 제대로 던지지 못하면 그냥 베팅볼이지만, 완벽하게 던지면 완전히 마구가 되는 공이다. 그리고 앤서니의 공은 언터쳐블급의 마구였다...
"후후~ 운이 좋았지... 설마 우연히 관중석에서 만난 아이가 이렇게 재능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
"자기, 근데 어째서 앤서니의 너클볼을 계속 봉인해 둔거야?"
지은이 최근까지 앤서니가 너클볼을 던지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묻자, 듣고 있던 리사와 아연도 고개를 끄덕였다.
"뭐, 우선 굳이 던지지 않아도 앤서니의 실력이 탈 리그 급이니깐. 던질 필요가 없었지. 전력 노출을 최소화 하는 목적도 있었고. 거기에 지금까지는 발키리에 포수가 없었잖아. AI 포수는 너클볼을 잡기 힘들어."
"흐음... 하긴 너클볼까지 던지지 않아도 충분하긴 하지."
앤서니가 지역 컵 대회 예선에서 보여줬던 퍼포먼스라면 당분간은 너클볼을 던질 일이 없을 듯 했다. 그녀는 너클볼을 던지지 않아도 충분했으니깐 말이다.
"자, 그래도 연습은 계속 해보자고! 앤서니, 던져봐!"
지은이 다시 포수 마스크를 쓰고선 글러브를 팡팡 두드리자, 앤서니가 다시 너클볼을 던지기 시작했다. 다른 선수들이 그 광경을 지켜보는 동안, 한쪽 구석에서 벨리나가 우울한 표정으로 앤서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아... 이게 재능의 차이인건가...'
놀기 좋아하는 앤서니와는 다르게 매일 열심히 연습을 하지만 앤서니를 따라 잡기는 힘들었다. 오히려 그녀의 봉인된 마구를 보니 새삼 앤서니와의 격차가 느껴졌다.
'그래..! 이제 내게 남은건 특훈을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어..! 지아도 초반에 연습 안하고 특훈만 줄기차게 하니까 실력이 확 늘었다고 했지... 나도 이제 하루에 한번 특훈을 하겠어..!'
그녀는 동국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동국은 갑자기 든 오한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뭐지..? 지하라서 춥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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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나서 동국과 그녀들은 짐을 싸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내일부터 3일간 벨리나네 별장에 놀러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비올렛과 재은까지 함께하기로 했다. 바야흐로 동국의 여인들이 모두 다 함께하는 여행인것이다.
거기서 여유롭게 등산도 하고, 단풍 구경도 하고 그럴 예정이다.
그렇게 짐을 다 꾸리고 나서 잘 준비를 하기 위해 화장실에서 씻은 동국은 침대 위에 벨리나가 앉아 있는걸 보게 됬다.
"어? 벨리나? 후후, 벨리나가 이렇게 찾아온건 처음인 것 같네."
평소 섹스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았던 벨리나가 밤에 안방에 찾아오자 동국은 의외라고 생각 하면서도 미소를 지었다.
"동국 오빠, 저 결심했어요..!"
"뭘..?"
그냥 섹스가 하고 싶어서 찾아온 거라 생각했던 동국은 벨리나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자 의아해 했다. 설마 섹스가 아니라 고민 상담을 하러 온건가..?
"이제 오늘부터 매일 오빠랑 특훈을 하기로 말이에요!"
"어, 음... 그래, 좋은 생각이야."
그녀의 말에 동국은 떨떠름해 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매일 섹스를 하겠다니, 동국에겐 나쁘지 않았다.
"이번에 앤서니가 너클볼을 던지는 걸 보고선 제 실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대로 가다간 내년 시즌이 걱정이에요. 그래서 이번 겨울에 최대한 실력을 끌어 올릴려고요."
하긴 앤서니에 비하면 벨리나의 실력이 좀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리그 경기라면 모를까, 컵 대회 같은 토너먼트에서는 벨리나의 선발 경기가 좀 불안한게 현실이었다.
실제로 남주시 컵 대회에서 발키리가 부전승을 거두지 못했더라면, 준 결승전에서 벨리나의 선발 경기를 치뤘을것이고, 거기서 떨어졌을 수도 있었다.
"그래, 이번 비 시즌 기간 때 실력을 확 올려보자고."
동국은 그렇게 말하며 벨리나를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입을 맞추며 그녀의 가슴을 더듬었다.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지는걸 보니 잠옷 안쪽에 브래지어를 안 한 것 같았다.
그렇게 한창 벨리나의 가슴을 주무르며 키스를 하고 있는 도중에 안방 문이 열렸다.
"자기야앙~ 나 왔ㅇ... 자기, 지금 뭐하는거야..! 지금 나 몰래 다른 여자랑 섹스 할려고 하는거야..?"
지은이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몸을 부들부들 떨며 동국에게 외쳤다. 동국이 안방 침대에서 다른 여자와 키스를 하며 가슴을 만지고 있는 광경에 지은의 얼굴이 흥분으로 인해 빨개졌다.
그녀의 행동에 동국은 황당하긴 했지만, 침착하게 지은에게 손짓했다. 지은이 거친 발걸음으로 동국에게 다가오자, 동국은 그런 그녀의 팔을 잡아 당겨 침대에 눕게 했다.
"벨리나가 비 시즌 기간 동안 실력을 급상승 시키기 위해서 매일 특훈을 하기로 했어. 그러니 지은 누나도 알아둬. 그리고 애초에 벨리나는 내 아내라는 건 알고 있지..?"
동국의 말이 지은은 잘 이해가 가질 않았다. 특훈을 한다면서 애무를 하는 건 뭐란 말인가. 그리고 지은에게 벨리나가 동국의 아내라는 건 별로 중요한 사실이 아니였다.
"특훈..? 특훈을 왜 침대에서 해~! 이상한 변명하지 마!"
지은의 말에 동국은 그녀에게 자신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 해주지 않았나 생각을 해보았다.
'아..! 내가 말을 안 해줬구나..?'
발키리의 제일 중요한 사실을 이야기 해주지 않았다니. 동국은 자책하면서 지은에게 자신의 특성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뭐라고..? 우리 자기가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어, 누나. 이 특성 덕분에 지아의 실력이 급상승 하고, 리사와 아연의 부상 걱정이 없어질 수 있었지."
동국의 말에 지은은 불현듯 저번 발키리와의 경기 전에 들었던 지아의 정보가 떠올랐다. 그때 분명 지아의 실력이 고교 시절보다 급상승 했다고 그랬었다.
그때 당시에는 그냥 귓등으로 듣고 흘려서 별 생각이 없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상당히 희귀한 사례였다.
"하여튼 그래서 벨리나가 나랑 매일 섹스를 하기로 했어. 그리고 애초에 벨리나가 내 아내인 건 알고 있지..? 남편이랑 아내랑 섹스를 하는 건 이상한게 아니야."
"치이... 아, 몰랑~!"
동국의 말에 지은은 그 사실을 외면하며 동국의 뒷머리를 잡고선 그대로 입을 맞추었다. 그렇게 셋은 섹스를 하며 밤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