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13화 〉113회. (113/297)



〈 113화 〉113회.

10월 달이 되면서 각 구단들이 신인들에게 접촉하기 시작했다. 오구는 야구와는 다르게 드래프트 같은 제도가 없다. 그래서 구단들이 개별적으로 접근해서 스카우트 하는 형식이다.


동국 역시 고교 선수들의 데이터를 확인하며 쓸만한 선수가 없나 확인을 하고 있었다. 게임 기능과 연동되어 컴퓨터로 쉽게 선수들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흠... 대형 유망주들이 있긴 한데, 얘네들은 아마 상위 리그 팀에서 빼갈꺼고..."


발키리가 성장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1부 리그 팀이고, 팬들도 별로 없는 구단이다. 그래서 이런 유망주들을 노릴수가 없었다. 물론 동국 취향도 아니기도 했고.


선수 목록을 OPS순으로 정렬을 해서 찬찬히 보고 있지만, 동국은 어디까지나 선수의 사진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몇 페이지를 넘겨도 마땅한 선수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미 예전부터 확인을 해 왔었기에 별다른 기대도 하지 않았다. 단순히 사진이 업데이트가 되어 외모가 달라졌을수도 있기 때문에 확인을 하는  이었다.


"그럼 이번엔 새로 등록된 선수를 확인 해볼까..."


동국이 그렇게 새로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선수를 확인할려고 할때, 벨리나가 서재로 들어왔다.

"오빠, 과일 드세요."

아무래도 벨리나가 과일을 깍아 준거 같다. 그녀는 요리라던지 집안일들을 어느정도 도와줄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과일 역시 마찬가지로, 지금 한창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것이다.


비록 모양을 예쁘지 않지만, 그녀가 과일을 주는것만으로 동국은 흐뭇했다. 활짝 웃으며 벨리나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오~ 벨리나, 고마워~ 잘 먹을게."

"뭘요... 그나저나 뭘 보고 계시는거에요?"


벨리나가 동국의 모니터를 힐끗 바라보며 궁금해 했다. 그러자 동국은 그녀를 옆으로 불렀다.


"아, 일로 와서 봐봐. 지금 보고 있는게 이번년도 고3 학생들 기록들이거든. 이번에 뽑을만한 선수가 없나 확인해 보는거지."

"아~아. 벌써 그렇게 됬군요..?"


"그렇지. 이제 10월이니깐..."


벨리나는 모니터에 나와 있는 여러 기록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녀는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한채로 동국에게 물었다.


"그럼 오빤, 무슨 기록을 위주로 보나요? 정렬한걸 보니 OPS?"


"아니,  외모만 보지."


"..."


동국의 말에 마우스를 움직이던 벨리나의 손가락이 멈췄다. 그러고선 고개를 돌려 동국을 바라보았다.


"또 특훈으로 성장시킬려고 그러는 건가요..?"


"그렇지. 애초에 좋은 유망주들은 우리가 감히 넘볼수도 없고, 그렇다고 우리 급에 맞는 얘를 데리고 와서 뭐할거야. 나중에 되면 쓸모가 없어지는데... 우리야 지역 리그로 승격할걸 거의 확신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르잖아. 비록 컵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긴 했지만 말이야..."


"그렇긴 하죠..."


"그럼 결국 특훈으로 쓸만하게 만들어야 된다는 거지. 지아처럼 말이야. 그러니 외모를 볼수밖에."


동국의 설명에 벨리나는 뭐라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그냥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있는 능력을 써 먹어야지. 놀릴순 없잖아. 아, 맞다! 지은이네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됬지?"


그녀의 표정에 동국은 대화 주제를 바꾸었다. 바로 지은이 소속된 일산 레이크걸즈의 경기 결과를 검색해 보았다.


레이크걸즈는 3차전에서 화성에 위치한 팀과의 경기에서 이기면서 예선 결승까지 오르게 되었다. 오늘 경기에서도 지은은 원맨쇼를 펼쳐 혼자 팀의 모든 득점을 만들어 냈다.


동국은 이번엔 자신이 먼저 그녀에게 전화를 걸기로 했다. 휴대폰 전화목록에서 그녀의 이름을 찾아 전화를 거니 조금 시간이 지나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

"어머~ 동국씨~ 동국씨가 먼저 전화를 다 걸어 주시고~ 저, 너무 기뻐요~"

그녀는 동국이 먼저 전화를 걸어준게 좋았는지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자신의 기쁨을 표현했다.

"하하, 뭘. 그럴수도 있죠. 그보다 승리 축하해요. 오늘도 지은 선수가 멋진 활약을 했네요."


"네~ 동국씨가 멀리서 응원해준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어요~"

"하하..."

지은의 말에 동국은 그저 어색한 웃음만 흘렸다. 사실 벨리나와의 대화에서 다른 주제로 관심을 돌릴려다가 전화를 건 거여서 경기를 보지는 않았다. 그래도 굳이 그걸 말할 필요는 없었다.

"아휴, 그나저나 팀에서 계속 재계약 하자고 난리에요~ 저번에 제가 발키리에 간다고 못을 밖았는데 말이죠~"

"어허... 그렇습니까? 물론 지은 선수가 잘 하긴 하지만, 선수가 재계약 의사가 없는데 그러면 곤란하죠."


"그렇죠~? 그래서 말인데... 동국씨가 여기 와서 확 선언을 하는거에요! 이 여자는 내여자다! 건들지 마라! 이렇게요."


지은의 말에 동국은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아무래도  여자는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거 같았다. 이 무슨 쪽팔린 행동이란 말인가...



그렇지만 선수가 원하면 동국은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지은의 성격이 어떻든 그녀는 대형 포수자원이었다. 동국이 원하는 외모가 뛰어나면서 실력까지 좋은 선수는 찾기 힘들었다.


"지은 선수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수 있지요. 다만 제가 봤을땐 그쪽 팀이 그냥 계속 매달려서 지은 선수의 마음을 약하게 할려고 그러는거 같아요. 일단 실제로 지은씨가 우리 팀과 계약을 맺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입단 계약을 하게 되도 그러면 제가 그땐 나설게요."

"히히~ 그래요~ 그러면 입단 계약은 언제 할건가요? 레이크걸즈 경기가  끝나고?"


"그렇죠. 보아하니 용인 소속 팀과 이긴 수원 소속 팀이랑 결승에서 붙겠네요. 거기서 레이크걸즈가 패하면 공식적인 일정이 끝이 나는거니 자연스럽게 계약 기간도 만료가 되는거고, 그러면 화요일날 바로 계약을 할 수 있는거죠."

동국의 말에 지은은 침음성을 냈다. 빨리 발키리와 FA계약을 맺을려면 지금 팀이 경기에서 져야 되는 것이다.

"일부러 지는건 좀 그렇겠죠..?"

"네, 최선을 다하세요. 결승전 상대가 만만한 팀은 아니잖아요."


지은의 말에 동국이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실제로 레이크걸즈의 상대팀은 상당히 강팀이었다.


보통 오구팀을 보면 대도시에 위치한 팀들이 거진 다 강팀이었다. 이는 그만큼 지역 자원이 풍부하단 거고, 유입 인구가 많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거였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중견 도시인 남주시에서 그것도 저기 구석에 처박힌 발키리가 이만큼 잘하는게 특이한거였다.

"그리고 레이크걸즈가 계속 이겨도 나쁠건 없잖아요. 어차피 늦어져도 며칠 늦어지는거고, 팀에 좋은 선물을 주고 간다고 생각하세요."


"그래요, 그럼~ 다음 경기도 최선을 다하죠~ 꼭 경기보며 응원해주세요~!"


"하하, 네. 그럼 편히 쉬세요."

전화를 끊고 나서 보니 벨리나가 선수 자료들을 보고 있었다. 동국이 통화가 끝난걸 보고 벨리나가 말을 걸었다.


"동국 오빠. 지은 언니가 뭐래요?"

"어? 어, 별 말 없었어. 그냥 빨리 계약하고 싶다고 징징거리는 거지 뭐."

동국은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벨리나를 보고는 그냥 다 불러서 다같이 확인을 해볼까 생각했다.


"벨리나, 재밌어? 계속 보는걸 보니 지루하지 않나보네?"

"아, 네. 선수가 아닌 관계자의 입장에서 보니 색다르네요."

"그래? 그럼 얘들 다 불러서 다같이 볼까?"


동국의 제안에 그녀가 모니터에서 시선을 때고선 말했다.


"그거 좋은 생각이에요. 앤서니는 몰라도 지아는 분명 흥미있어 할거에요. 거기에 선수를 뽑는다는게 같이 살 식구를 구하는거나 마찬가지 잖아요."

벨리나의 말에 동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보면 지금까진 동국이 선수를 뽑으면 기존 선수들에게 거의 통보를 하는 형식이었는데, 확실히 우리 팀은 선수가 아니라 가족을 구한다는 개념이 강했다. 그러면 당연히 같이 사는 가족들도 선수 영입에 참여하는게 옳았다.

그리하여 벨리나가 지아와 앤서니를 부르러 간 사이, 동국은 빔 프로젝터를 준비했다. 어느정도 준비가 완료된 상태에서 벨리나가 지아와 앤서니를 불러 왔다.

앤서니는 별로 흥미 있어 하는 눈치가 아니였지만, 확실히 지아는 상당히 흥분한 표정이었다.


"진짜 나도 스카우트에 참여 하는거야??"

"어, 생각을 해보니깐 우리 팀은 선수를 뽑는게 아니라 거의 가족을 뽑는거잖아. 그러니 같은 가족 구성원이 함께 참여를 해야지."


"어후... 내가 뽑는다니... 떨린다."


"자자, 다들 자리에 앉아."

동국의 말에 다들 미리 준비한 의자에 앉았다. 동국이 빔스크린에 화면을 띄우자 선수의 사진과 오구 기록이 나타났다.

"자자. 우선 선수의 사진을  봐야돼. 우리가 원하는건 무조건 예쁜 선수야. 실력은 나중의 문제고."


동국의 말에 지아가 살짝 동국을 흘겨봤다. 하지만 뭐라 그러지는 않았다. 동국이 말을 계속 이었다.

"그리고 현재 필요한 자리가 외야수, 그것도 우익수니 포지션도 살펴봐야 되고. 물론 다른 포지션에서도 우리가 원하는 선수가 있으면 뽑을 수 있어. 벤치 선수로 대기 할 수도 있고, 아니면 경기에 번갈아 가며  수도 있으니깐."

이렇게 선수를 볼때 살펴봐야  부분을 설명을 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선수들의 프로필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흠... 못생겼고..."

"얘도 그렇네..."


"오빠, 얘는 어때? 실력도 좋고 얼굴도 순하게 생겼는데?"

"내 자지가 반응을 안 해."

지아가 가르킨 선수를 보고선 동국이 말하자, 순간 지아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벨리나 역시 한심하단 표정을 지었고, 앤서니는 진짜 반응이 없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확인을 하기도 했다.

"정말 오빠는... 에휴..."

지아가 동국을 보며 한숨을 내쉬자, 동국의 귀가 살짝 빨개졌다. 하지만 이건 어쩔수가 없는거였다.


계속 여러 선수들을 확인을 했지만, 결국 마땅한 선수를 찾지는 못했다. 동국은 피로해진 눈을 문지르며 선수를 보는걸 종료했다.


"하아... 다들 수고 했어."

"네에... 아후우... 눈 아프다."

"진짜 예쁜 얘가 없네... 하긴 나같은 미모를 찾기 힘들지, 히히~"


"동국~! 배고픈데 밥 뭐 먹을거야~?"

앤서니가 배고파 하자, 동국은 시계를 보았다. 벌써 저녁시간 때였다. 동국은 밥 차리기엔  늦은거 같아, 그냥 나가서 먹기로 했다.


"야, 다들 나가서 먹자. 뭐 먹을래?"

"피자 먹자~! 피자~!"

앤서니의 외침에 다들 괜찮은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냥 시켜 먹는거야? 그래, 내가 주문할게."


그렇게 근처 피자집에서 피자를 시켜 먹는 동국과 부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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