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2화 〉102회. (102/297)



〈 102화 〉102회.


"그 말이 사실이야?"

재은이 대표로 동국에게 묻자, 동국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 여기 지은 선수가 입단하고 싶다고 밝혀왔어. 뭐, 그 이유는 다  매력이 너무 뛰어나서 지만."


동국이 약간 농담을 섞어서 이야기 하자, 재은의 표정이 짜게 식었다.


"너는 지금 농담이 나오니? 정말 팀을 너 때문에 옮긴다고?"

재은의 말에 지은이 발끈했다.  여자는 뭔데 자신의 남자에게 이런 말을 한단 말인가.

"아니, 이봐요! 당신이 뭔데 그런 말을 하는거에요! 우리 동국씨가 어디가 어때서! 동국씨가 얼마나 매력적인데!"


"네? 아, 아니, 왜 화를 내고 그래요?"

"지금 화가 안 나게 생겼어요!"

지은이 과민반응하자 재은이 당황해서 쩔쩔맸다. 아니 지금  여자는 갑자기  화를 낸단 말인가.
다른 여자들 역시 갑자기 지은이 화를 내자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지은씨. 지금 뭐하는 거에요. 일단 진정해요."


동국이 그녀를 말리자 그제야 화를 진정시키는 지은. 그래도 그녀는 붉어진 얼굴로 재은을 노려보았다.

"지은씨, 여기는 이재은이라고 프리랜서 기자이자 제 애인이에요. 그리고 재은 누나도 제가 매력적인걸 아니깐 그렇게 화를 내지 마요. 저랑 약속했잖아요, 서로 사이 좋게 지내기로."


"그, 그렇긴 하지만... 저 여자가 동국씨가 매력적인란 말을 무시하는거 같아서..."


지은이 중얼거리며 동국의 눈치를 보자, 동국이 고개짓으로 재은에게 신호를 줬다. 그러자 눈칫껏 재은이 지은에게 동국의 매력에 대해 말했다.

"그, 그래요. 동국이 매력적인거 저도 잘 알죠."

"그래요? 동국에게 무슨 매력이 있죠?"


재은의 대답에 지은이 그녀를 째려보며 동국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갑작스럽게 진행된 동국의 매력 대답하기에 재은은 황당했지만, 동국의 눈빛에 말해주었다.


"일단 잘생긴 외모가 있고, 또 성격도 좋고, 음... 능력도 좋아요."

재은의 대답에 지은은 만족스러웠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 밖에도 많지만 그정도면 됬어요."


"음...  얘기를 하고 있었지..?"

둘의 다툼이 끝이 나고 동국이 중얼거리자, 벨리나가 말해줬다.


"오빠, 지은 선수의 입단에 대해 말하고 있었잖아요."

"아, 그렇지. 음... 일단 자세한건 식당 가서 밥 먹으면서 이야기 하는게 어때?"


"저도 갈래요!!"

동국의 말에 바로 손을 번쩍 들며 외치는 지은의 모습에 동국이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래요. 지은씨도 같이 가죠. 어디 맛집 같은데 알고 있나요?"

"아, 제가 맛있는 식당 알아요. 거기로 가죠."

그렇게 일행들은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지은이 계속 동국에게 바짝 붙어서 가는 모습에 지아가 뒤에서 수군댔다.

"저 여자 아주 꼴불견인거 같애. 자기가 뭐라고 저렇게 행동해..? 웃겨, 증말..."


"맞아, 맞아. 아주 재은 언니에게 말하는게 어휴... 완전 잡아먹을려고 그러더만..."


지아와 아연이 서로 지은에 대한 뒷담화를 까는 동안 배가 고파진 앤서니가 동국에게 다가갔다.

"동국~! 그래서 우리 어디로 가는거야~?"

앤서니가 동국의 반대편 팔을 붙잡자, 지은의 표정이 험악해졌지만, 앤서니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지은씨, 우리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거죠?"

"네? 아, 제가 자구 가는 고기집이 있어요. 거기 룸을 예약해 두었으니깐 가면 바로 먹을 수 있을거에요."


동국이 그녀에게로 고개를 돌리자 바로 인상을 푼 지은이 친절하게 대답했다.

"아하! 고기! 역시 고긴 좋아~"

고기를 먹는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 앤서니가 히히 웃으며 동국의 팔을 꼭 끌어안았다. 그러자 그에 질세라 지은 역시 동국의 팔을 끌어안았다.

'저게..! 지금 동국씨랑 둘이서 오붓하게 가고 있는데 와가지고선..!'


지은은 둘이서 오붓하게 가고 있는데 갑자기 끼어들은 앤서니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틈틈히 째려보며 눈치를 줬지만, 앤서니는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앤서니의 마음 속엔 오직 고기밖에 있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뒤에서 바라보던 여자들은 앤서니의 순수함에 감탄했다.


"우와... 저 여자가 저렇게 째려보는데도 앤서니는 꿈쩍을 안하네..."

"지금 아마 앤서니 머리 속엔 고기 생각밖에 없을껄..?"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지은이 말한 고기집에 도착을 했다. 종업원의 안내에 따라 미리 준비된 룸에 들어가자 이미 어느정도 고기가 구워져 있었다.

"히힛~! 맛있겠다~!"


바로 먹기 시작하는 앤서니의 모습에 동국이 흐뭇하게 웃었다.

"우리 앤서니 배 고팠구나."


"우물우물... 응~! 나 배고팠어~"


"그래, 맛있게 먹어."


그렇게 앤서니가 고기를 먹는데 정신이 팔리자 그제야 마음에 드는지 표정을 푸는 지은의 모습에 주위 사람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자, 우선 지은씨. 자기 소개부터 해줄래요?"

동국의 말에 지은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이번에 발키리에 입단하고자 하는 신지은이라고 합니다. 나이는 28살이고요, 지역 리그 팀에서 FA로 있다가 올해에 일산 레이크걸즈와 1년 계약을 했습니다. 1년 계약이라 내년 시즌부터 발키리에 입단할 수 있습니다."

28살이란 말에 다들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생각보다 나이가 많았던 것이다. 특히나 지금 팀에서 최고참인 리사와 아연은 더욱 그랬다.

'28살..? 하는 행동을 보면 나보다 나이가 어려 보이는데...'

'아, 하긴 FA 선수면 당연히 나보다 나이가 많았겠구나... 까먹고 있었네...'

"그리고 전 동국을 처음 보는 순간 한눈에 반했어요. 딱 보는 순간 제 운명의 상대라는걸 깨달았죠!  동국씨에게  마음을 표현했고, 동국씨도 제 마음을 받아주었어요! 이제 우리는 서로 함께 행복하게 살기만 하면 되요! 그 과정에서 다른 여자들은 필요가 없지만..."

그러면서 스산한 표정으로 여성진들을 바라보는 지은의 모습에 다들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고 싶다는 말에 다들 황당했지만, 지은이 말을 계속하자 일단은 가만히 있었다.

"동국씨가 그걸 원하지 않았기에 어쩔수 없이 양보하기로 했어요. 전 여러분들과 사이 좋게 지내기로 동국씨와 약속을 했기 때문이죠. 다들 동국씨에게 고마워 하세요."


"지은씨, 지금 지은씨가 양보를 하는게 아니라 여기 있는 제 여자들이 지은씨에게 양보를 하는 거에요. 이 점 잘 알아뒀으면 좋겠어요."


지은의 말에 동국이 따끔하게 한 마디 하자, 지은이 시무룩해졌다.


"네. 알겠어요..."


"그리고 아직 지은씨가 발키리에 입단하는건 확정되지 않았어요. 여기 있는 선수들이 싫다고 하면 저도 다시 생각해 보는 수밖에 없어요."


동국의 말에 지은은 큰 충격을 받았다. 자신이 입단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니..! 동국씨도 자신의 마음을 받아 줬고, 자신의 실력 역시 보여 줬는데..!


"네..?  같은 포수 자원을 마다한다고요?"


"지은씨. 오구는 팀플레이에요. 선수들이 거부를 하면 저도 어쩔수가 없어요. 그리고 저희 팀은 선수들이 다 같이 살기 때문에 더욱 사이가 좋아야 되요. 지금처럼 지은씨가 선수들에게 행동하면 당연히 선수들이 싫어할 수 밖에 없겠죠?"


"그, 그럼 발키리의 선수들은 동국씨와 같이 사는 건가요..?"

지은이 떨리는 목소리로 동국에게 물었다. 동국이랑 같이 살 수 있다니..! 지은은 발키리의 선수들이 같이 산다는걸 몰랐기에 원래는 최대한 동국의 집 근처에 집을 구할려고 했다. 그래서 같이 오구장에 가면서 동국과 친해지고 서로의 집에 초대하고, 그럴려고 그랬는데 아예 같이 산다니..?!


순간 지은의 머리 속에 온갖 망상이 샘솟았다.

'그럼 밤마다 동국씨 방 안에 침입해서... 까아~ 난 몰라~'

지은의 붉어진 표정에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이 지은이 지금 무슨 상상을 하는지 눈치 챘다.
앤서니만이 마음껏 고기를 먹고 있을 뿐이었다.

"흠... 그러고 보니 몰랐겠군요. 저희 팀은 다같이  경기장 바로 옆에 있는 숙소에서 삽니다. 그러니 만약 지은씨가 저희 팀에 오게 된다면 당연히 같이 숙소에서 살게 되는거죠. 물론 따로 살 수도 있습니다만..."

"아뇨! 전 동국씨랑 같이 살거에요! 이왕이면 바로 옆 방에서! 아니, 같은 방에서!!"


절대 그럴 일이 없다는듯 콧김을 내뿜으며 소리치는 지은의 모습에 동국이 부담스러워 하며 살짝 뒤로 움찔 했다.

"그, 그래요. 하여튼 그러면 선수들의 동의가 필수인 이유를 알겠죠?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지 못하면 저희 팀에 들어올 수 없어요."

"네, 네... 그렇군요..!"


그제야 상황을 이해한 지은이 약간 충혈된 눈으로 주위 선수들을 훑어보았다.


'뭐, 뭐야... 무서워..!'


지은의 시선이 닿을때마다 움찔하는 선수들.


"자, 자. 뭐하시는 거에요! 고기 마음껏 드세요! 오늘은 제가 쏠게요!"

선수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일부러  소리로 분위기를 띄우는 지은의 모습에 다들 마지못해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와아~ 진짜로~? 그럼 나 더 시킬래~!"

오로지 앤서니만이 지은의 말에 반응을 하자 지은이 신나하며 고기를 더 주문했다.

"자, 자. 많이 먹어."

그 뒤로 지은은 선수들에게 이것 저것 필요한거 없냐며 묻기 시작했고, 선수들은 그런 그녀의 행동을 부담스러워 했다.

그렇게 식사가 끝이 나고, 지은과 일행은 헤어지게 되었다.

"그럼 나중에 레이크걸즈 경기가 다 끝나고 봐요."

"아... 정말 잔여 경기만 없었어도 바로 남주시로 가는건데..."

지은의 말을 들은 여자들은 끔찍한 소리를 들은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런 그녀들의 모습에 동국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지은에게 인사했다.


"잔여 경기도 최선을 다해서 하시고, 나중에 연락할게요."

"언제든지 연락 해도 되죠..?"

"어, 음... 그럼요. 그래도 제가 바쁘면 전화를 못 받을수 있으니깐 너무 걱정 말아요."

왠지 지은이 몇분마다 전화를 걸것 같은 예감이 들어 동국은 지은에게 너무 자주 전화를 걸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렇게 지은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자 동국의 비롯한 일행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한 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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