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화 〉77회.
재은의 리사에 관한 기사는 오구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단독] 전 강릉 드라고니안 간판 타자, 리사. 남주시 1부 리그 팀에 입단]
전 강릉 드라고니안 팀의 간판 타자이자 1루수였던 리사가 최근에 남주시 1부 리그 승격 팀인 벨벳 발키리에 입단한 걸로 알려졌다.
리사 선수는 경기 중 불의의 부상을 당해 드라고니안에서 방출되어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었다.
그러던 중 이번 남주시 컵 대회에 참가한 발키리의 더그아웃에 앉아 있는걸 본 기자가 발견해 인터뷰를 했다.
- 벨벳 발키리에 입단한 건가
그렇다. 경기에 다시 복귀하기 위해서 지금 재활을 하고 있다.
- 어떻게 벨벳 발키리란 팀에 입단을 하게 된 건가
당시 내가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찾아와 나에게 권유를 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병원에서 퇴원 하고 난 다음에 발키리에 입단하게 되었다.
- 지금 부상 정도는 어떠한가. 앞으로 복귀 예정일은.
아직 병원에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많이 괜찮아 진 것 같다. 아마 순탄하게 재활이 진행된다면 내년 1부 리그에서는 타석에 들어설 수 있을 것 같다.
여기 발키리의 감독이신 동국 감독님이 내가 재활 치료를 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고 게신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다.
- 팀 동료들과는 어떠한가
그래도 내가 더 상위 리그에서 활동했기에 많은걸 가르쳐 줄려고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 다 좋은 선수들이고, 나에게도 잘 대해준다. 서로 잘 지내고 있는거 같다.
한편 벨벳 발키리 팀은 올해 새로 창단한 신생 팀으로 2부 리그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 바로 승강전에서도 우승해 1부 리그로 승격한 돌풍의 팀이다.
[기자 : 이재은]
- 헐... 벌써 복귀를 한다고? 그것도 1부 리그에서?
- 지역 리그를 씹어먹고 있었는데 1부 리그라니....ㅠㅠ 그것도 신생팀 ㅠㅠ
- 근데 그거 재활이 가능한가...? 선수 생명 끝났다고 그러지 않았나?
- 사실 알고 봤더니 별거 아닌 부상인거 아니냐? 괜히 강릉에서 리사 쫓아낸거 아니냐고
- 리사 선수 응원합니다 ㅠㅠ
사람들은 리사의 재활을 응원하면서도 한편으론 재활이 가능한 부상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강릉 드라고니안의 책임 없는 행동에 대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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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시 1부 리그에는 5팀이 있다. 하나는 당연히 이번에 새로 승격한 벨벳 발키리이고, 나머지 팀들을 살펴보면,
우선 오북 오구단이 있다. 오북 오구단은 올해 4등을 한 팀으로 상당히 열악한 재정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선수 수도 4명밖에 되질 않는다. 투수 2명에 타자 2명으로, 투수는 우투수가 2명이고, 타자는 1루 거포와 준족의 좌익수이다. 선수 구성만 보면 발키리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아마 발키리가 벨벳 그룹의 스폰서 지원을 받지 않는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다음으로 자동 오구단이 있다. 자동 팀은 3위를 한 팀으로 오북 오구단보다 타자가 1명 더 많다. 오북 오구단과 비슷하지만, 3루 거포와 좌투수가 있는게 차이점.
2위 팀으로 수도 오구단이란 팀이 있다. 1, 2위를 다투는 팀으로 모든 포지션에 선수가 포진해 있다. 다만 포수의 실력이 아직 부족하다는점, 그리고 우투수가 2명인 점이 1위 팀과 비교했을 때 약점으로 꼽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물 우드페커스가 있다. 남주시 1부 리그 최강팀으로 가끔 지역 리그에도 진출하는 명문 팀이다. 그 때문인지 재정도 어느 팀보다 풍족하고, 선수들의 수준도 좋다. 수도 팀과 다르게 포수의 수비 능력도 좋고, 좌투수도 보유하고 있다.
월요일 경기에서 각각 4등 팀인 오북 팀과 3등 팀인 자동 팀이 경기를 치뤘고, 1위 팀인 다물 팀과 2위 팀인 수도 팀이 서로 맞붙었다.
결과는 오북 팀과 다물 팀의 승리. 다물 팀과 수도 팀은 서로 전력이 그래도 엇비슷했지만, 조금 더 실력에 우위가 있는 다물 팀이 승리를 하였다. 하지만 3, 4위 팀들 간의 대결에서 오북 팀이 이기는 이변이 발생했다. 뭐, 오구에서는 항상 이변이 일어날 수 있는 것 이기에 그러려니 했다.
뭐, 어쨌거나 발키리 팀에게는 그래도 쉬운 팀이 올라오는게 더 좋으니깐.
"오빠는 어느 팀이랑 붙었으면 좋겠어?"
대회 주최 측의 경기 일정 통보를 기다리며 지아가 동국에게 물어봤다.
"당연히 부전승으로 결승 올라가는 거지. 그리고 거기서 오북 팀이 다물 팀을 꺾고 올라오면 베스트고. 이게 시군 컵 대회는 우승 팀만 상금을 주니, 만약 여기서 떨어지면 오히려 우리랑 경기를 치렀던 양곡 팀이 부러워지는거지. 거기는 그래도 상금 5천만원은 받았으니깐."
"그래도 그렇다고 승격을 안 할 수는 없는거잖아"
"뭐, 그건 그렇지.. 그냥 해본 소리지 뭐"
"앤서니, 넌 어디랑 붙었으면 좋겠어?"
지아가 다들 긴장하고 있는데 혼자만 간식을 먹고 있는 앤서니에게 묻자 앤서니가 대충 대답했다.
"상관 없지 않아~? 어차피 우승 하려면 누가 나오든 이겨야 되잖아~"
앤서니의 대답에 지아가 떨떠름하게 동의를 했다.
"뭐, 그렇긴 한데... 그래도 쉽게 가면 좋지"
그때 숙소 전화기가 울렸다.
"앗! 전화 왔다!"
동국이 얼른 뛰어가 전화를 받았다. 한참 통화를 하는 동국. 앤서니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동국의 표정을 집중해서 바라보았다.
전화를 끊은 동국의 표정은 우는 건지 웃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뭐, 뭐래...? 혹시 다물 팀이랑 붙는대...?"
지아가 조심스럽게 묻자 동국이 두 팔 벌려 만세를 부르며 외쳤다.
"우리 부전승이래~!!"
"진짜~! 우와아~!!"
"예쓰~!!"
부전승이란 소식에 다들 기뻐하며 서로를 껴 안았다.
이제 결승전에서만 이기게 되면 우승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한창 서로 기뻐하던 중 리사가 슬그머니 동국에게 귓속말을 했다.
"동국. 그럼 결승전 선발은 누구로 할건가? 그대로 벨리나? 아니면 앤서니?"
리사의 질문에 동국은 기뻐하던 감정을 멈추고 고민에 빠졌다.
"흠... 그러게...."
안정된 실력을 보여 주는 앤서니냐, 아니면 아직 실력이 공개되지 않은 벨리나냐...
동국은 그냥 여러 부분을 살펴 결정하기로 마음 먹었다. 현재 오북 팀에는 타자가 모두 우타자이고, 다물 팀에는 좌 타자가 2명이 있다. 따라서 혹시나 오북 팀이 올라오면 벨리나를 아니면 앤서니를 올리되, 그날의 컨디션도 살펴 보기로 마음 먹었다.
"자, 자. 그 날 선발에 대해 알려줄게...."
동국은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벨리나와 앤서니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벨리나는 동국의 생각에 대해 흔쾌히 동의를 해주었다.
"그래요, 아직까진 제 실력이 앤서니에 비해 모자란 것도 있고, 동국의 설명도 이해가 돼요. 데뷔 전이야 나중에 해도 상관 없죠"
"그래, 이해해 줘서 고마워"
"난 아무 상관 없어~"
그리고 앤서니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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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어머니, 어버지. 드릴 말씀이 있어요"
어느 때과 같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던 재은네 가족.
재은이 굳은 얼굴로 두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자, 다들 의아해 했다.
"뭔데 그러니?"
"저, 남자 생겼어요"
"뭐어~?"
재은의 발언에 깜짝 놀란 재은의 부모님. 평생 남자 한번 사귀지 않았던 얘가 갑자기 남자라니.
그녀의 어머니는 놀라 반문했다.
"진짜니? 진짜 남자가 생겼다고?"
"네에. 며칠 전부터 사귀기로 했어요"
"그래, 누구냐?"
아버지의 물음에 재은이 조심스럽게 밝혔다.
"그... 오구팀, 발키리의 감독이에요"
재은의 말에 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동국에 대한 정보를 기억해낸 부모님.
상당히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 이번에 벨벳 그룹 딸이랑 결혼했다던 바람둥이...?"
"네.. 맞아요.."
"허, 거참..."
딸의 대답에 두 사람은 어이가 없었다. 갑자기 만난다는 남자가 여러 명이랑 결혼을 한 바람둥이라니.
"얘야, 다시 생각해 보는게 어떻겠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바람둥이라니. 그것도 유부남인데"
"그래. 거기다가 부인들의 질투는 어떻게 견딜거냐. 이제 신혼인데 남편에게 애인이 생기다니... 더군다나 부인 중 한 명은 그 유명한 벨벳 그룹 딸이라며. 재벌들이 손쓰기 시작하면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다... 너는 그냥 내가 알아본 남자랑 만나서 결혼이나 하거라. "
부모님의 걱정에 재은은 동국과의 관계, 그리고 여자들과의 관계에 대해 설명드렸다.
그녀가 동국의 부인들과 친하다는 말에 걱정이 덜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딸이 아까워 보이는건 사실이었다.
"사람 마음이란게 어떻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건 잘 알지만 그래도 그건 좀 아닌거 같구나. 다시 생각해 보거라"
"아버지...!"
"그래... 너가 어디가 부족해서 그런 바람둥이랑 사귀니... 아직 깊지 않은 관계니 이만 정리하는게 어떻겠니...?"
부모님의 반대에 재은은 두 분을 설득하는게 힘들겠다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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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승으로 경기가 다음 주로 밀리자, 동국은 지아의 부모님을 새로 지은 집으로 초대하기로 하였다. 애초에 지아의 부모님이 기존의 숙소에 방문하신 적도 없긴 하지만, 새로 증축한 숙소는 크기도 넓으니 하룻밤 자고 가셔도 될 정도였다.
지아와 함께 지아네 집으로 가서 지아네 부모님을 모시고 숙소로 도착했다.
두 분 역시 달라진 외관에 상당히 감탄하셨다.
"허... 집이 상당히 좋아졌구만...!"
"그러게 말이야... 듣자 하니 벨벳 그룹 딸내미네 돈으로 지었다고 했지?"
장모님의 말에 동국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맞습니다. 그 덕에 이렇게 좋은 집을 증축하게 되었죠"
"에고... 우린 해준 것도 없는데 말이야... 괜히 미안해 지네..."
"아이고~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우리 지아가 이렇게 있는 것만으로도 큰 일 하신거죠"
동국이 그렇게 말을 하며 지아의 손을 잡자, 두 분은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험험.. 그런가.. 그럼 안으로 들어가자고"
"아, 예. 들어가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