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4화 〉74회. 남주시 컵대회 (74/297)



〈 74화 〉74회. 남주시 컵대회

"허...! 애인이란 말이야? 동국. 넌 부인도 3명이나 있다는 놈이 또 애인이 있는거냐..."


"야, 내가   애인이야~! 나 아직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둘의 반응에 동국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리사. 이 누나는 예전부터 친했었어~ 그러니 질투하지 말어. 그리고, 누나. 언제까지 마음의 결심이 필요한거야? 오늘 이렇게 온건 결정을 했다는 거 아니였어?"


동국의 말에 리사는 퉁명스럽게 팔짱을 꼈다. 상황을 보아하니 아직 저 재은이란 기자는 동국과의 관계가 아직 명확하지 않은 듯 했다.

'감히 동국이 저렇게 다정하게 행동을 해주는데도 튕기다니... 마음에 안들어...'

어느새 동국의 열렬한 애정자가 된 리사였다.

반대로 재은은 리사가 자신을 탐탁지 않게 쳐다보자 순간 발끈했다.


'내가 지보다 먼저 동국을 만났는데 저런 태도라니...! 아, 그렇다고 동국에게 어떻게 행동  수도 없고...'

마음 같아선 리사에게 동국과의 애정 표현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동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인정하는 것이 되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그런 재은의 갈등을 아는지 모르는지 동국이 재은에게 귓속말을 했다.

"누나, 그보다 빨리 속보로 기사를 써야 되는거 아니야? 리사가 우리 팀에 입단했다고?"


동국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든 재은.

그렇다. 리사와의 기 싸움으로 잠시 잊고 있었는데, 이건 특종감이었다.

"아직 아무도 모르니 어서 서둘러야 되지 않겠어?"

"그, 그래.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저기, 리사 선수. 혹시 저랑 인터뷰 가능한가요?"

서둘러 정신을 차린 재은이 취재 수첩을 꺼내며 리사에게 인터뷰 요청을 하자 리사가 단칼에 거절을 했다.

"싫은데요. 제가  그래야죠?"

그 단호함에 순간 재은이 당황했다.


'뭐, 뭐야. 리사랑 말을 끝내 놓은  아니였어...?'

재은이 동국을 바라보자, 동국은 그저 이 상황이 재밌다는 듯이 미소만 짓고 있었다.

"난 동국에게 어장 관리만 하는 그런 여자랑은 인터뷰 하기 싫습니다. 그럼 이만..."


리사가 그렇게 떠나려 하자 순간 재은이 소리쳤다.

"아악, 그래요. 나 동국 애인 맞으니까 같은 애인끼리 서로 돕고 삽시다. 네?"

그 말에 가던 걸음을 멈춘 리사. 고개를 돌려 재은을 쳐다봤다.

"확실해요?"

순간적으로 내뱉은 말에 재은의 얼굴이 빨개졌다. 동국 역시 그녀의 허리를 감싼 팔에 더욱 세게 힘을 주어 그녀를 당기고서 속삭였다.


"누나, 드디어 인정한거야~?"


그 속삭임에 결국 눈을 꼭 감은 채 고개를 끄덕이는 재은. 결국 리사와의 인터뷰가 그녀의 저울을 한쪽으로 기울게 하였다.

그 뒤, 동국을 사이에 두고 앉은  여자는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동국은 그 사이에서 그녀들의 허리를 감싼 채 앉아 있었다.

"그럼 처음 어떻게 발키리 팀과 접촉을 하게 된거죠?"


"그건... 아흑...! 동국. 지, 지금은 인터뷰 중, 으윽...!"

재은의 질문에 대답을 하려던 리사는 동국의 손이 그녀의 다리 사이를 문지르자 말을 더듬었다.

"야, 지금 인터뷰 중, 꺄악~!"

그에 뭐라 하려던 재은도 동국이 그녀의 가슴에 손을 뻗자 비명을 질렀다.


결국 재은에게 허벅지를 세게 맞은 동국이 손장난을 그만 두면서 인터뷰가 계속 진행되었다. 다만 리사가 동국의 손길이 없자 아쉬운 표정을 짓긴 했지만 말이다.

그렇게 인터뷰를 빠르게 종료하고 재은은 히히낙낙 거리며 아는 언론사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기사 건수를 알렸다.


"아싸~ 기사료로 50만원이나 준대~!"

통화가 끝나고 기뻐하는 재은을 보고선 동국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럼 우리 리사랑 나에게는  줄꺼야?"


"어, 엉...? 아이~ 뭘 우리 사이에 그럴걸 따지고 그래~"

동국의 말에 재은은 애교를 부리며 그냥 넘어가려고 그랬다. 동국의 팔에 팔짱을 끼면서 은근슬쩍 가슴을 뭉개니 동국이 헛기침을 했다.


"흠흠... 그나저나 누나, 밥 먹고 갈꺼지? 이번에  새로 증축해서 확 바꼈잖아. 이번 기회에 집들이 해야지"


"아, 맞아. 진짜 엄청 바꼈더라? 아주 처음에 잘못 온 줄 알았어. 너, 은근 돈 많나 보다...?"


그러면서 동국을 바라보는 눈빛이 살짝 달라졌다. 마치 돈 많은 호구를 바라보는 눈빛?


그 눈빛에 동국이 웃으며 재은의 엉덩이를 토닥였다.

"하여튼, 경기 끝나고 어디 가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알았지?"


"어, 알았어. 그럼 경기 꼭 이겨~ 끝나고 졌다고 분위기 어둡게 하지 말고"

재은이 그렇게 관중석으로 향하자 리사가 슬쩍 다가왔다.

"동국. 난 저 여자가 마음에 안든다. 마치 여우같애"

리사의 말에 동국이 슬쩍 미소를 지으며 리사의 허리를 감쌌다.


"그런 면이 재은 누나의 매력인거지. 리사에게는 리사만의 매력이 있는것처럼.. "


동국의 손길에 리사가 얼굴을 붉혔다.

경기장에 들어온 관중들은 요 몇   달라진 경기장의 모습을 새로워 했다.

바로 경기장 곳곳에 벨벳 그룹의 광고 판이 설치가 되어 있는것이다. 동국은 이왕이면 경기장도 업그레이드를 하고 싶었으나, 비올렛은 숙소야 벨리나와 결혼을 했으니, 신혼 집으로 지원을 해주었지만, 경기장은 아니라며 성적을 내라고 요구했다.

결국 경기장 곳곳에 광고를 설치한 것과 더그아웃 뒤쪽에 조그맣게 방을 만드는 것만 할 수 있었다.

몸을 풀던 선수들이 더그아웃으로 모이고, 경기가 시작되었다.


오늘 선발은 앤서니였는데, 아직 벨리나는 실력이 원하는 만큼 올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앤서니는 1회 초 마운드에 올라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뽐내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특히 저번 경기에서 애를 먹였던 2번 타자를 땅볼로 잡아내며 더욱 진보한 실력을 드러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동국의 특훈으로 인해 점점  실력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타자들은 한층 더 성장한 앤서니의 모습에 고민이 깊어졌다.


그리고 이런 경향은 지아도 마찬가지였다.


1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지아는 자신의 악연인 한아지의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안타를 뽑아냈다.


제구가 썩 잘된 바깥쪽 공이였는데 힘들이지 않고 툭 갖다 맞추면서 2루수의 키를 넘겼다.

지아의 안타에 동국 옆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던 리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음... 나쁘지 않구만..."

리사가 근엄하게 앉아 지아의 타격이 마음에 드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동국은 상당히 우스웠지만, 웃음을  참고선 지아의 타격에 대해 물어보았다.

"어때, 나쁘지 않지?"

"그래, 아주 힘들이지 않고 기술적으로 쳤구만. 물론 나 같으면 바로 초구부터 홈런으로 만들어서 저 선발의 머릿속을 헤집어 놨겠지만 말이야..."

리사의 말에 동국은 그 상황을 상상해 보았다. 아마 리사는 의기양양하게 베이스를 돌 테고 저 성격 더러운 투수는  모습을 망연히 쳐다보겠지.


"흐흐, 상상만 해도 기분 좋구만."


"그럼 빨리 날 경기에 내보내 주라고"

리사의 말에 동국은 그녀의 깁스를 힐끔 쳐다보았다. 아무리 섹스를 하로 종일 했어도 벌써 나았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벌써 낫는다는  너무 도둑 년 심보 아니냐? 일단 이번 주 주말에 한번 병원에 가보자"


동국의 말에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끄덕이는 리사. 그녀는 하루빨리 타석에 서고 싶었다.


1루 베이스에 있던 지아는 선두 타자를 내보냈다는 사실에 짜증이 난 한아지가 잠깐 한눈 판 사이에 도루를 성공시키며 한아지의 짜증이 배가 되도록 했다.


결국 지아는 2번 타자의 땅볼 때 여유롭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얻어 냈다.

"여어~! 지아! 대단한데~!"

"지아~ 캡짱 멋있었어~"

지아를 환영하는 동국과 앤서니의 칭찬에 그녀는 의기양양하게 리사 옆에 앉았다.

"리사 언니, 뭐라고 할  없어~?"


"음... 잘했다. 안타도 기술적이였고, 도루도 훌륭했어."

"흐흐~ 그렇지~?"


리사는 자신의 옆에 앉아서 이렇게 으스대는 지아의 모습에 신선함을 느꼈다.

전 소속 팀이었던 드라고니안에서는 자신에게 이렇게 서슴없이 다가오는 선수가 없었다. 다 자신을 어려워 하거나 질시하기만 했다.

'그리고 그건 여기서도 마찬가지일줄 알았는데... '


리사는 자신의 옆에서 계속 떠드는 지아를 귀엽게 바라보았다.

발키리의 더그아웃이 이렇게 화기애애 할 동안 마운드에 있는 한아지는 죽을맛이었다. 지아에게 안타와 도루를 허용하고 난 뒤부터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2번 타자를 땅볼로 처리하며 점수와 아웃카운트를 맞바꾼 한아지는 다음 타자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그리고는 밋밋한 실투를 던져 그대로 장타를 허용. 단숨에 점수는 2점 차로 벌어졌고, 타자는 2루까지 갔다.

그렇게 양곡 팀 감독이 마운드를 방문하는 동안 동국은 더그아웃 뒤쪽에 있는 작은 방, 일명 특훈실에서 앤서니를 희롱하고 있었다.

"하으으응~!! 가버렷~!!"


동국의 집요한 손길에 결국 성대하게 가버린 앤서니. 그런 앤서니의 모습에 자지가 불끈불끈한 동국이였지만, 지금 섹스를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그 때, 특훈실로 지아가 들어왔다.


"오빠~! 지금 5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어~! 나 빨리~!"

지아의 외침에  한켠에 마련된 모니터를 보니 어느새 점수가 1점 더 늘어나 있었다.


"옴마야. 뭔 일이래..."


"3번이 볼넷으로 나가고 , 4번이 2루타 쳤어. 그보다 빨리..."


"아, 알았어~"

지아의 재촉에 동국은 그녀에게 입을 맞추었다. 어느새 동국의 손이 그녀의 가슴을 더듬고 있었다.

특훈실이 새로 생기면서 이제 관중들 눈치  보고 마음껏 스킨십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동국과 지아가 그렇게 서로 스킨십을 하는 동안 다행이도 타석에 들어선 5번 타자는 착실하게 투수의 투구수를 늘려주고 있었다.

한아지의 혼신의 힘을 담은 역투에 결국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지만, 그때는 벌써 지아가 살짝 가버리고 난 뒤였다.

"내가 홈런 치고 올게~"

"그래, 사랑의 힘을 보여줘~"


사랑의 힘 덕분인지, 아니면 약간 모자랐는지, 지아는 다시 한번 깔끔한 중전 안타를 쳤다. 그 사이 2루 주자는 홈을 밟으며 0-3으로 1회 초에만 3점을 내는 빅이닝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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