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3화 〉63회. 별장 여행 (63/297)



〈 63화 〉63회. 별장 여행

백화점에 있는 쥬얼리 매장에 도착한 셋.
앤서니는 알록달록 화려한 보석들에 정신이 팔려 진열대 유리에 손을 얹고선 여기저기 구경하기 바쁘다.
지아와 벨리나는 찬찬히 살펴보며 뭐가 좋을지 아이디어를 짜냈다.

"흠...  선물 해주는 게 좋을까...? 반지?"

지아의 말에 벨리나가 잠깐 고민을 하더니 지아를 바라보며 질문했다.

"반지를 할꺼면 우리   따로? 아니면 같이?"


"따로 하는게 낫지 않을까....? 아닌가...?"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동국이 프로포즈 용 반지를 사러 갔다고 추정이 되자 자신들도 선물을 해주고 싶어서 나온 둘.
그제야 뭘 선물할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러던 중 벨리나의 눈에 여러 보석들이 달린 목걸이가 눈에 들어왔다.


"아, 저거다~!"


"뭔데, 뭔데~?"


마땅히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없어 고민하고 있던 지아는 벨리나가 소리치자, 궁금해 하며 다가왔다.

"저기,  목걸이 말이야. 저거처럼 우리들을 상징하는 보석들을 목걸이에다가 메다는 거지"

벨리나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니, 과연 여러 보석들이 목걸이에 달려 있다.
벨리나의 아이디어에 지아의 표정이 밝아졌다. 상당히 마음에 든 것이다.

"언니, 진짜 아이디어 좋다~! 앤서니, 일로 와서  목걸이 좀 봐봐~!"

주위를 구경하고 있던 앤서니가 지아의 말에 쪼르르 와서 지아가 가리킨 목걸이를 살펴봤다.

"어, 예쁘네~"

"음...? 뭔가, 반응이 미적지근 하네"

앤서니의 반응에 지아가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하자, 앤서니가  목걸이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니, 저거에 비하면 너무 덜 화려하잖아~"

앤서니가 가리킨 곳엔 매장 중앙에 전시된 다이아 목걸이였다. 다이아가 목걸이 줄에 촘촘히 박혀 있고, 중앙엔 큼지막한 다이아를 중심으로 여러 개가 또 촘촘히 박혀 있는, 그야말로 다이아몬드로  목걸이. 화려한 조명을 받아 상당히 반짝거린다.

"앤... 저거 얼만 줄 알아...? 저런 건 못사. 어쨌거나 괜찮은거지?"

"응, 난 괜찮아. 그보다 밥은 언제 먹어?"


"이거 사면"

그렇게 이러한 목걸이를 사기로 마음 먹은 둘은 직원에게 원하는 보석을 목걸이에 달아줄 수 있냐고 물었다. 직원은 간단한 작업이라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지아와 앤서니, 벨리나는 각자 자신의 머리 색과 비슷한 색깔의 보석을 선택했고, 직원은 2시간 뒤에 오라고 말했다.


그사이 점심을 먹고 온 셋은 돈을 지불하고 목걸이를 받았다.

"우와~ 상당히 소박한  하면서도 이쁘다~"


"그러게. 세공을 별로 안 해서 그런지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았고..."

"오빠가 좋아하겠지~?"

"당연하지. 다만 나중에 이 목걸이의 보석이 더 안 늘어났으면 좋겠다"

벨리나의 말에 지아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졌다. 그러고선 작게 중얼거렸다.


"나중에 아주 알록달록 화려해 지겠네.."


"...."

*
*
*

그렇게 각자 선물을 사들고 숙소에 모인 동국과 얘들.
동국은 저녁밥을 준비하며 지아에게 슬쩍 물어봤다.

"지아야, 너네 나갔다 왔어?"


"어, 엉?"

동국의 말에 당황한 지아가 말을 살짝 더듬었다. 옆에 있던 벨리나는 그냥 놀러 갔다고 말하라며 작게 속삭였다.

"아, 벨리나 언니 마중 나갔다가 잠깐 놀았어"


"아~아. 아니, 빨래 통에 외출복이 있길래"

동국은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며 저녁 준비에 한창이다. 벨리나는 괜히 부엌으로 가 동국 주위를 알짱거렸다.

"오빠, 내가 뭐 도와줄  없어요?"

"응? 아, 거의  했으니깐, 식탁에 수저 좀 놔 줄래?"

"응~! 알았어"

그렇게 저녁이 다 완성되고 밥을 먹으며 지아가 벨리나에게 별장에 대해 궁금해 했다.


"근데, 언니. 별장은 어때?  티비에서 보던 것처럼 수영장 있고, 으리으리 하나?"

지아가 기대감을 가지며 벨리나에게 묻자, 벨리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오히려 작아. 아마 이 숙소만 할껄?"


숙소만 하다는 소리에 지아는 실망감을 내비쳤다. 옆에서 듣고 있던 앤서니도 마찬가지.


"언니네 부자 아니야? 근데 왜 그렇게 별장이 작아~? 막 티비에서는 엄청 크던데~"

앤서니가 별장의 크기에 실망하며 투덜대자 벨리나가 웃었다.

"그거야 별장을 샀었을 때는 그렇게 부자가 아니였으니 그렇지. 내가 어렸을 때 샀었으니깐"


벨리나의 설명에 그제야 이해가 가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둘이었다.

"그래도 위치가 좋아. 앞마당에는 바로 바다가 보이고, 뒷산에는 계곡이 있어. 그래서 바다랑 계곡  다  수 있지"


"우와~! 대단해~!!"


지아와 앤서니가 신기해 하자, 벨리나는 설명을 계속 이어갔다.

"거기다가 외진데에 있어서 아주 조용해서 쉬기에도 좋고, 가족끼리 놀기에도 좋아"

"그렇단 말이지..."

벨리나의 설명에 슬쩍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동국. 그런 동국의 표정에 지아와 앤서니는 무슨 상상을 하는지 볼이 살짝 빨개졌다.
그렇게 분위기가 이상해지자 벨리나만 무슨 상황인지 몰라 고개를 갸웃했다.

잘 시간이 되서 지아와 앤서니가 벨리나와 같이 거실에서 자겠다고 해서 동국은 오랜만에 푹신한 침대에서 잘  있게 되었다. 그래서 편하게 자나 싶었지만... 거실에서 여자 셋이 계속 떠드는 소리에 결국 잠을 설친 동국이었다...


아침이 되서 동국과 셋은 일찍 일어나 씻고서 여행갈 준비를 했다. 동국은 자신의 개인 가방 깊숙한 곳에 반지들을 챙겼고, 벨리나도 동국에게 줄 목걸이를 자신의 핸드백 속에  간직했다.
그렇게 출발한 일행은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아침을 못 먹어 배고픈 위장을 간식으로 때우며 벨리나네 별장으로 갔다.

네비의 안내에 따라 굽이굽이 깊은 산골 마을에 도착해서 거기서 또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 겨우 점심때가 다 되서 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렇게 고생해서 갈만큼 별장은 상당히 아름다웠다. 작고 소박한 통나무 집은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속 오두막 같았고, 주위 풍경은 뻥 뚫린 앞마당으로는 시원한 동해 바다가 펼쳐졌고, 뒤로는 숲이 우거진 가운데 계속으로 가는 오솔길이  있었다.


"우와~! 진짜 예쁘다~! 이런 건 사진 찍어야지"


차에서 내리자 마자 감탄사를 내뱉은 지아는  자신의 휴대폰으로 풍경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벨리나 역시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감회가 새로웠다.

"예전엔 이런 느낌이 아니였는데, 어느 정도 자라고 오니 또 다르네요"

"그래? 하여튼 멋진 곳이네.."

"동국~! 일단 밥부터 먹자~!"


휴게소에서 먹은 간식으론 성이 안 찼는지 빨리 점심을 먹자고 동국에게 달라붙는 앤서니. 동국은 팔에서 느껴지는 감촉을 만끽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나도 배고프다. 우선 들어가서 짐부터 풀고 밥 먹을 준비나 하자"

별장 안으로 들어가니 큰 원룸 형으로 되어 있다. 한쪽에 부엌과 화장실이 보였다. 대충 가방을 비롯한 짐들을 한쪽 벽에다가 놓고선 가지고 온 재료들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벨리나가 옆에서 도왔고, 지아와 앤서니는 주위를 둘러보느라 여념이 없다.


"지아야! 앤서니! 밥 먹자~!"

동국의 외침에 밖에서 구경을 하던 지아와 앤서니가 별장 안으로 들어왔다.


"여기는  속이라 그런지 그렇게 덥지 않네"

"동국~! 밥 다 먹고 어딜 갈꺼야~? 바다? 아니면 계곡?"

밥을 먹다 말고 앤서니가 어디부터  건지 묻자 동국은 벨리나를 바라봤다.

"벨리나 생각은 어때?"


"음.. 오늘은 바다를 가고 내일 아침에 계곡을 가는게 어때요? 바다는 좀 걸어야 되고, 계곡은 바로 앞이라서 내일 아침에 짧게 갈 수 있어요"

벨리나의 설명에 동국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바다부터 가자. 다들 동의하지?"


"응~!"


바다에 가기 전에 수영복을 입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가서 갈아 입은 동국. 바지만 입어서 동국의  만들어진 상체가 드러났다.


"후후... 운동을  해도 이런 몸매라니... 정말 좋군"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에 만족스러운 동국이 여러 자세를 한번 취해보다가 밖을 향해 소리쳤다.

"다 갈아입었어~?"

"응~! 나와도 돼"

동국이 화장실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는 동안 밖에서는 여자들이 갈아 입은것.
은근한 기대를 품고서 문을 열자 공개되는 그녀들의 수영복 차림.

"오우야~!"

동국은 그녀들의 수영복 차림에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지아와 벨리나는 모노비키니를 입었는데 잘빠진 몸매와 길다란 각선미, 잘록한 허리가 돋보였다. 그러나  둘도 앤서니에 비할 바는 아니였는데, 앤서니는 그 풍만한 몸매에 끈 비키니를 입고 있었다. 풍만하고 육덕진 몸매를 겨우 가리고 있는 비키니에 동국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고정되었다.


"치... 앤의 비키니는 반칙이야...! 언니, 왜 앤에게 비키니를 입힌거야...!"

동국의 시선이 앤에게 고정이 되자, 지아가 벨리나에게 작게 투덜거렸다.


"우리 몸매도 예쁜 편인데 앤서니는 너무.... 나도 저렇게 좋을 줄은 몰랐지..."

아직까지 앤서니의 몸매를 잘 몰랐던 벨리나의 실책 아닌 실책이었다.


"동국~! 빨리 빨리 가자~!"

앤서니가  엄청난 볼륨의 가슴을 출렁거리며 동국의 팔을 잡아 당기자, 팔이 가슴 사이에 끼어졌다.


"으, 응... 그래... 가자..."


"히~이~ 빨리 빨리~!"


촉감도 촉감이지만 시각적인 자극 때문에 동국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럴수록 지아와 벨리나의 시선이 따가워졌지만 동국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시선이 자꾸 앤서니의 가슴골로 향했기 때문이다....

다들 짐들을 하나 씩 가지고 앞마당에서 바다까지의 길을 따라 걸었다.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았던 길인터라 수풀이 우거져서 동국이 앞장서 나뭇가지로 수풀을 쳐내며 길을 만들었다.


"이거, 옛날에 오고 안 와서 이런거야?"

"네... 우리 가족만 이동하던 길이니깐요..."

동국이 벌레들을 내쫓으며 묻자, 벨리나가 미안해 하며 대답했다.
그러나 그 고생을 해가며 해변에 도착하니, 짜증 나던 마음이  사라졌다.


30m 정도 되는 작은 모래 사장을 바위 절벽과 나무들이 가리고 있는 완벽한 프라이빗 해변이었다.


동국은 주위를 둘러보고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정도면 딱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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