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7화 〉57회. (57/297)



〈 57화 〉57회.

"우와아아아아~!!"


환호와 박수 갈채가 이어졌다.

발키리가 1부 리그 승강전에 우승하며 남주시 1부 리그로 승격이 확정되었기 때문.


마지막 2번 타자가 친 공은 1루수가 잡고 베이스를 밟으며 타자를 아웃시켰다.
우승이 확정되자, 저번 리그 우승 때와 마찬가지로 동국과 지아가 마운드에서 환호하는 앤서니를 끌어 안았고, 같이 환호했다.

 팬들 역시 기립 박수와 함께 환호하며 발키리의 승격을 축하해 주었다.
마운드에서 서로를 껴안고 환호하던 셋도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그렇게 경기가 끝이 나고, 동국과 선수들은 대기하고 있던 대한오구협회 남주시 담당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승강전 우승 상금을 받았다. 우승 상금은 5천만원으로 이로서 구단 재정이 한층 여유로워졌다.


"축하해~! 난 발키리가 우승할 줄 알았어"

"고마워요, 누나. 항상 이렇게 응원하러 와줘서"


기념 사진을 찍어 준 재은이 동국에게 다가와 축하를 해주었다.
그에 동국이 고맙다고 말하며 슬그머니 재은을 안았다.


"어머..! 얘가 왜 이래~"


재은은 화들짝 놀라 그런 동국을 밀어내려고 했으나 동국이 팔에 힘을 줘서 막았다.

"고마워서 그래요, 고마워서~"


동국의 말에 재은은 결국 힘을 빼고선 동국의 등을 토닥였다.

"그러니... 그럼 이번에 특집 기사를 쓸려고 하는데 좀 도와줘"

가슴팍에서 느껴지는 물컹함을 만끽하고 있던 동국은 흔쾌히 재은의 요구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뭐. 내가  정도는 해 줄 수 있지~"

그리고 둘의 포옹 장면을 아니꼽게 바라보는 지아.


"어쩜... 이제 재은 언니까지 작업에 들어가네..."

"난 재은 언니도 우리 가족이 됐으면 좋겠어~ 가족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

그러나 옆에 있던 앤은 오히려 좋게 바라보고 있었다.


"에휴... 여기서 정상인은 나 밖에 없는건가... 어, 벨리나 언니~!"

앤서니의 반응에 한탄을 하던 지아는 관중석에서 내려오는 벨리나의 모습에 손을 흔들었다.
지아의 인사에 벨리나 역시 손을 흔들며 지아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 뒤를 천천히 따르는 비올렛.


"나, 경기 중간 중간에 벨리나 언니 쳐다 봤었는데!"


"그래! 그래서 내가 손 흔들어 줬었잖아~!"


서로 반가움을 표시하던 지아와 벨리나. 그러던  지아가 뒤에서 다가오는 비올렛을 보고 벨리나에게 물어보았다.


"근데 언니 뒤에 있는 여성 분은 누구셔...? 혹시 언니의 언니? 근데 언니에게 언니가 있다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

지아의 말에 호호 웃은 비올렛.

"호호, 처음 뵙겠어요. 벨리나의 엄마인 비올렛이라고 해요"

비올렛의 자기 소개에 지아는 물론 옆에서 같이 있던 앤서니도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엄청 젊어 보였기 때문이다.


"지, 진짜로요....? 벨리나 언니랑 별로 차이 안 나보이는데...?"

지아의 말에 장난기가 발동한 비올렛이 지아에게 자신의 나이를 맞춰보게 하였다.


"한번 제 나이를 맞춰 볼래요? 맞추면 선물을 줄게요"

"어, 진짜로 이모야~?"

선물을 준다는 말에 옆에 있던 앤서니가 끼어들었다. 그러나 기뻐하며 내뱉은 말이 비올렛에게 약간 상처가 되었다.


"저, 저기.. 이모 말고 언니라고 불러 줄래...?"

"에에~? 이모는 벨리나 언니야의 엄마잖아~ 그럼 이모 아니야~?"

비올렛의 조심스런 부탁에도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 반문하는 앤서니. 그에 할 말을 잃은 비올렛이었다...

"저, 저기! 그러면 내가 언니라고 불러주면 나중에 밥 사줄게. 응? 나이 차이도 별로  나 보이잖아?"

그래도 이모라고 불리는 건 자신의 자존심  용납 못한 비올렛은 앤서니를 설득했다.

"진짜로~? 고기 먹어도 돼~?"

"아, 물론이지~ 마음껏 먹어도 돼"


"와~! 신난다~"


어느새 서로 반말을 하는 사이가 된 둘.
그렇게 비올렛이 앤서니를 설득 시키고 있을떄, 지아는 벨리나에게 조용히 다가가 작게 비올렛의 나이를 물어봤다.

"언니 어머니 나이가 어떻게 되요?"

지아가 노골적으로 나이를 묻자, 벨리나는 황당했다.


"아니, 그걸 내가 알려주면 반칙이지..."


벨리나의 거절에도 지아는 애교를 부리며 벨리나를 설득했다.

"아아앙~ 그럼 힌트라도 줘요"

"힌트...? 음... 30대?"

"헐...? 진짜 30대...? 생각보다 엄청 어리신데...? 그럼 언니를 몇 살에 낳으신거지...?"


30대란 말에 깜짝 놀란 지아. 그런 지아가 나이 계산을 할려고 하자, 벨리나가 지아가 모르는 사실을 알려줬다.

"음? 몰랐어? 우리 어머니는 새어머니셔. 그러니 나이가 젊을 수 있지"


벨리나의 말에 지아는 동국이 이 사실을 말해줬는지 기억을 더듬었다.


"동국 오빠가 말을 해줬었나...? 잘 모르겠네... 하여튼 알았어.."


그렇게 동국이 이야기 해줬던 내용들을 다시 기억해보던 지아는 벨리나의 어머니가 벨벳 그룹 회장이란 사실을 떠올렸다.

'아, 맞아...! 그랬었지...! 그럼 빨리 검색을 해보는거야...!'

마침 비올렛은 앤서니와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어서, 지아에게 신경 쓰고 있지 않았다. 지아는 그렇게 비올렛이 준다는 선물을 받기 위해 몰래 휴대폰으로 비올렛에 대해 검색을 해봤다.


'여기있다...! 비올렛. 벨벳 그룹 회장. 나이는... 35살...!'


그렇게 비올렛의 나이를 알게  지아가 조심스레 비올렛에게 다가갔다.


"저, 저기...?"

"음...? 왜그러니?"

"저, 혹시 나이가 30대 중반이세요?"


지아의 말에 비올렛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난 30대 중반이야. 그럼 어디 한번 내 나이를 맞춰보겠니?"

비올렛의 말에 앤서니가 손을 번쩍 들었다.

"나, 나! 37살~!"

"호호, 그 정도로 많진 않단다...!"


앤서니의 말에 살짝 이마에 핏줄이 돋은 비올렛..

"혹시 35살..?"

"오~! 정답~!"

지아가 정답을 다 알고 있으면서 찍어보는척 정답을 말하자 비올렛이 박수를 쳐줬다.

"그래, 정답을 맞췄으니 선물을 줘야지. 뭐, 갖고 싶은 거 있니..?"

비올렛의 말에 지아가 신이 나 대답했다.


"화장품이요~! 지금 기본적인 화장품밖에 없어서... 헤헤"

지아의 말에 비올렛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화장품은 여자의 필수품이지. 내가 나중에 숙소로 우리 회사 화장품을 선물로 보내줄게"

"와~ 감사합니다~"

"어, 뭐야. 셋이서 언제 친해졌지...?"


재은과 포옹을 끝내고 사심을 가득 채운 동국이 주위를 둘러봤을 때 비올렛과 지아, 앤서니가 화장품을 주제로 열심히 떠들고 있었다.
어느새 편하게 말을 하고 있는 비올렛과 언니라 부르며 따르는 지아와 앤서니.


"벨리나, 왔니...?"

"네, 언니. 둘이 아주 찐하게 포옹하고 있던데..."


재은이 어느새 옆에 온 벨리나에게 어색하게 인사하자 벨리나가 차가운 표정으로 재은을 바라봤다.

"하...하... 동국이 날 억지로 껴안아서 말이야..."


"흠...? 근데 제가 봤을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는데....?"

재은이 변명을 해보았지만 벨리나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어머님, 오셨어요"


"그래요, 감독님. 오늘 제가 승격 기념으로 저녁을 대접하고 싶은데 괜찮나요? 여기 앤서니에게 고기도 사 줘야 하고, 또 할 이야기도 있고 해서 말이죠"


비올렛의 말에 동국은 반색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물론이죠. 그럼 이동은 어떻게 할까요?"

"뭐, 제 차도 있고 하니 나눠서 가시죠"

고개를 끄덕인 동국은 벨리나의 추궁을 받고 있는 재은을 비올렛에게 소개했다.


"아, 혹시  지인도 같이 참석할  있을까요? 재은 누나~ 여기 벨리나의 어머님이셔. 인사해"

"아, 알았어~ 안녕하세요, 프리랜서 기자 이재은이라고 합니다.....만.. 어머! 혹시 벨벳 그룹 회장님....?!"

동국의 소개에 벨리나의 추궁에서 벗어나 인사를 한 재은은 벨리나의 어머님을 보고 깜짝 놀랐다. 벨리나의 어머님이 벨벳 그룹 회장님이라니...?!


"반가워요. 벨리나의 엄마인 비올렛이에요"


비올렛이 여유롭게 웃으며 손을 내밀자, 재은은 허리를 굽히며 손을 맞잡았다.


"아아고~ 영광입니다..."


재은의 굽실거리는 모습을 쓰게 바라본 벨리나가 동국의 팔에 팔짱을 끼고선 조용히 말했다.

"동국 오빠... 재은 언니랑 무슨 관계에요..."


벨리나의 차가운 말에 동국이 식은땀을 흘렸지만, 사실대로 말했다.

"하하... 내가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이?"


"정말 오빠는....!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거에요...?!"


"미안해... 하지만 재은 누나도 좋은 사람인걸.."

"그렇긴 하지만..."

"그리고 난 벨리나, 너도 사랑하니까 걱정하지 마"


동국이 벨리나에게 귓속말을 하자 벨리나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읏... 그런 말을 귓속말로 하다니..."

벨리나가 몸을 부르르 떨자 그 모습에 동국이 웃었다.

"어머님, 이제 가시죠"

"아, 그래요. 제 차를 따라 오시면 되요. 벨리나, 가자"

비올렛의 말에 벨리나가 더욱 동국의 팔을 끌어 안았다.


"전 동국 오빠랑 같이 갈께요"

그 말에 살짝 실망한 비올렛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래... 그래, 알았다. "

"어머님! 제가 같이 타고 가도 될까요...?"

그에 상황을 보던 재은이 슬쩍 비올렛에게 다가갔다.
재은의 말에 비올렛은 살짝 떨떠름했지만, 혼자 가는 것보단 나을  같아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래요"

그렇게 일행들은 비올렛의 세단을 따라 시내에 있는 한 고급 음식점에 도착했다.


"우와~ 비싸보인다~"


지아가 버스에서 내리며 중얼거리자, 동국이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이런 곳에서  먹보를 상대하겠다니..."

앤서니는 벌써 식당 입구로 뛰어가고 있다.

"뭐해요, 오빠? 어서 들어가요"

벨리나가 서있는 동국에게 팔짱을 끼며 말하자 옆에 있던 지아도 얼른 반대편 팔에 팔짱을 꼈다.

먼저 들어간 일행들을 따라 식당 내부로 들어가니 밀폐된 룸이 나왔다.


"일단 앤서니가 먹고 싶을 거 골라보렴"

비올렛이 여유롭게 앤서니에게 말하자 앤서니는 신나하며 이것저것 마구 골라댔다.
 양이 점점 많아지자 여유로운 표정이던 비올렛의 얼굴이 점차 당황해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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