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4화 〉44회. (44/297)



〈 44화 〉44회.

강릉으로 가는 내내 여자들 셋은 신나게 떠들었다. 동국 역시 간간히 끼어들며 대화에 동참했다.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려서 간식도 사 먹으면서 강릉에 도착한 차.


동국은 우선 시내에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

"흠... 방을 어느 걸로 잡아야 되나.."


동국이 고민하고 있자, 지아가 대답했다.


"오빠, 일단 방은 2개 잡을거야?"

"음? 어, 일단 그렇게 잡아야지.."

동국이 벨리나를 힐끔 쳐다 보고선 대답했다. 벨리나는 동국의 눈길에 퍼뜩 말했다.
벨리나가 보기에 말로는 동국 혼자 방을 쓰고, 여자들 셋이서 잔다고 하겠지만, 딱 보니 밤에는 자신을 빼고선 동국의 방에 갈려고 하는 눈치였다. 아마 셋이서 좋은 시간을 보내겠지.


"그냥,  1개만 잡아요!  괜찮아요"


벨리나의 말에 앤서니가 음흉하게 웃었다.

"언니야 괜찮겠어~? 그냥 다른 방에서 편히 자는게 낫지 않을까~?"


앤서니의 말에 벨리나는 자신이 걱정한 상상이 현실이란걸 깨달았다.


"난 괜찮아"


벨리나는 절대 자기를 빼고서 셋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감독님. 호텔비는 제가 낼게요"

벨리나의 말에 동국은 속으로 반색했다. 충동적으로 여행을 계획하긴 했지만, 구단 살림은 빠듯했다. 아마 리그 1위를 하지 못한다면 대출을 알아봐야 되지 않을까?


"어, 진짜? 굳이 안 그래도 되는데.."


"지아에게 감독님 지갑 사정 다 들었어요. 그러니 그렇게 좋아하는 티  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되요"

그 말에 동국은 헛기침을 했다.


"큼큼... 들켰어?"


"어? 진짜였어요?  그냥 해본 말인데...?"


"어험... 큼큼...."

벨리나의 농담에 낚여버린 동국은 그저 먼 바다만 바라보았다.


호텔방에 짐을 풀고 나서 동국은 바로 시내에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리사가 있는 병실 문을 노크하니 들어오라는 말이 들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침대에 누워있는 리사의 모습이 보였다.
새하얀 머릿결에 구릿빛 피부. 황금색의 눈동자가 그녀의 오묘한 외모를 만들었다. 큰 눈에 오똑한 코는 마치 여신같았고, 풍만한 몸매는 환자복으로도 가릴 수 없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동국 감독님?"


리사가 병실 안으로 들어오는 동국에게 묻자 동국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처음뵙겠습니다. 남주시 2부 리그 소속 팀 발키리의 감독, 동국이라고 합니다."

"네, 아, 여기에 앉으세요"


리사가 병실 안에 마련된 의자를 가리키자 동국이 의자를 침대 옆으로 끌고 와 앉았다.


"감독님께서 전화를 주시고  다음에 한번 발키리 팀을 알아봤습니다. 생각보다 엄청난 팀이더군요. 창단 팀이 압도적인 1위라니..."


"하하, 예.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는 덕분이죠"


동국의 말에 리사의 눈이 반짝였다.

"네, 그 선수들이 참 대단하더군요. 1명은 고교 시절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갑자기 리그를 씹어먹을 정도로 실력이 급상승했고, 투수는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여졌고..."

리사는 동국을 똑바로 바라봤다. 리사와 눈이 마주치자 살짝 움찔한 동국. 마음고생으로 수척해져도 그녀의 외모를 가릴 순 없었다.

"아마 이렇게 선수들을 키워내신건 감독님의 특성 덕분이겠죠"


리사의 말에 동국은 감탄했다. 생각보다 분석력이 뛰어났다.
아마 지역 리그 선수가 알아챌 정도면 웬만큼 발키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동국의 특성 존재를 눈치챘다고 봐야 했다.


"네, 거기까지 추리하셨다면, 생각보다 대화가  편해지겠네요. 맞습니다. 저는 선수들의 실력을 상승시킬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죠. 그리고 이 특성으로 리사 선수의 치료와 재활을 빠르게 끝내 저희 팀 선수로 만들고 싶습니다."


동국의 말에 리사의 가슴이 두근댔다. 유명한 의사들도 포기하고 한 선수 생활을 다시 이어갈 수 있다니...


리사는 떨리는 마음으로 동국에게 물었다.

"그 특성이 정확히 뭔가요...? 아, 이건 비밀로 할겁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거에요.."

"그 특성은 바로 저와 섹스를 하면 능력이 향상되는 특성입니다."


동국의 말에 리사는 말을 잇지 못했다. 두근거리던 심장이 싸늘하게 식은 것 같다.

"섹스요...? 지금 섹스라고 했습니까?"


"네, 섹스요"


동국의 당당한 태도에 그녀는 기가 찼다.


"지금 장난합니까? 그딴 변태 같은 특성이 있다고 말하는겁니까?"


흥분해서 얼굴이 벌게진 리사를 달래는 동국.

"리사 선수. 저에게 특성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계시잖아요. 근데 왜 믿지 못합니까?"

"그거야....!"


동국의 말에 대꾸를 하려던 리사는 순간 말을 하지 못했다.
하긴 방금전까지만 해도 동국이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추측하지 않았던가.

리사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의심 어린 눈동자로 동국을 바라봤다.


"확실한거겠죠...? 만약  어떻게 해보려고 수작부리는거라면...!"

리사가 어느 정도 넘어온  같자 동국은 웃으며 말했다.

"하하, 저희 두 선수들이 증인이죠. 뭣하면 한번 만남을 가지게 해드릴까요?"


리사는 동국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드리죠"

"그럼 내일 다시 오죠. 잘 고민해 보세요"

동국이 병실을 나가고 나서 리사의 마음은 혼란스러웠다.
과연  끔찍한 부상이 나을 수 있는것인지, 아니면 그냥 한번 섹스 해보려고 그러는 사기꾼인지.

'그래, 발키리의 선수들이 갑작스럽게 실력이 상승한 건 사실이야... 근데 과연 부상 치료 능력도 있는걸까...?'

그렇게 리사의 고민이 이어졌다.

*
*
*

다시 호텔로 돌아오니 자기들끼리 떠들고 있었다.


"오빠, 이야기는 잘 됬어?"


지아의 물음에 동국은 침대에 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 그런거 같애. 아 참, 그리고 너네 내일 혹시 리사 선수랑 만나줄 수 있어?"

"그 특성을  믿겠대?"


"뭐, 그렇지. 너랑 앤서니 성적을 보고 나에게 선수의 실력을 상승시키는 특성이 있다는 사실은 유추해 내더라고.

근데 그 방법이 섹스라고 하니깐 잘 못믿겠는거지... 그래서 한번 너네를 만나게 해주기로 했어"


"그럼 웬만큼 저희 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동국 오빠에게 특성이 있다는 사실은 다 알겠네요.."

벨리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동국은 그런 벨리나를 바라봤다.

"뭐, 그렇긴 한데, 알아서 뭘 할꺼야...? 차라리 돈을 얼마  테니 선수를 훈련시켜 주라고 요청이 오는건 아닐까?
뭐, 아니면 이번에 지아처럼 이적해 달라고 요청하는 정도지 뭐..."

동국이 태평하게 말하자 벨리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상위 팀들에서 새싹을 미리 짓밟는다고 여러 방해를   있잖아요. 예를 들면 은행 대출을 못하게 한다던지, 오구계에 안 좋은 소문을 퍼트린다던지..."

벨리나가 이것저것 예시를 들었다. 하긴 선수와  수급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팀이 성장해 나가기가 어렵다. 가령 스폰서 계약을 방해한다던지... 그러면 영세 구단 입장에서는 치명적이다.


그러나 동국은 그렇게 걱정하지 않았다. 슬쩍 옆으로 움직여 벨리나의 손을 잡자 벨리나가 깜짝 놀란다.

"벨리나, 그런 방해 공작은 우리가 1부 리그로 승급해 너를 데리고 오면 상관없어지는 일이야. 벨벳 그룹이 스폰서 계약을 맺어주면 다 해결되는 일이고.

근데 너가 그렇게 걱정을 하면 어떡해? 물론 걱정해 주는건 고마운데, 문제의 해결책이 그렇게까지 문제의 해결책을 고민하면 어떡해"

"아...!"


하긴 벨벳 그룹이랑 스폰서 계약을 맺게 된다면 웬만한 방해 공작은 사라질 것이다.
벨리나는 한편으로 안심이 되면서도 혹시나 동국이 자신을 돈 때문에 좋아하나 의심이 들었다.

"하긴 그렇네요... 근데 혹시 오빠는 제 배경 때문에 만나는 건 아니죠?"


벨리나의 질문에 침대에서 장난을 치고 있던 지아와 앤서니도 흥미롭게 동국의 대답을 기다렸다.
세 여자의 눈길에도 동국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당연히 아니지~ 우리 벨리나가 얼마나 좋은 여자인데~ 벨리나에겐 여러 매력이 있고, 배경은 그 중 하나일 뿐이지"


동국은 그러며 벨리나를 슬쩍 끌어 안았다. 그러자 벨리나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 그래도 배경이 한 요소라는건 부정은  하는군요...!"


생각보다 시시해지자, 지아와 앤서니는 둘에게 관심을 끄고 다시 자기들끼리 놀기 시작했다.

동국은 벨리나의 귀에다가 작게 소곤댔다.


"벨리나는 얼굴도 고귀하게 예쁘고, 머리도 똑똑하고, 성격도 똑부러지지. 그리고 이렇게 몸매도 좋고..."

그러며 슬쩍 벨리나의 가슴에 손을 얹자, 그녀의 얼굴이 더욱 빨개졌다.


벨리나는 빠르게 두근대는 심장 소리를 느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뒤에 얘들이 있는데..."


그러나 동국은 아랑곳 하지 않고, 벨리나의 가슴을 손으로 웅켜 쥐고선, 천천히 주물렀다.


"괜찮아, 신경 쓰지 마..."


천천히 가슴을 만지자, 벨리나의 입에서 고혹적인 한숨이 터져 나왔다.


"하아.... 그, 그만..."

붉어진 얼굴로 그러한 신음을 흘리는 벨리나의 얼굴은 상당히 뇌쇄적이었다.  모습에 동국의 바지가 볼록해졌다.

마음 같아선 이대로 진도를 나가고 싶지만, 아직 벨리나를 건드리면 안된다. 최소한 1부 리그 승격이 확정되는 승강전 우승 전까지는 말이다.

물론 그거야 벨리나의 입단이 걸린 문제고, 섹스랑은 상관없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동국은 그녀의 엄마, 비올렛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


동국은 언젠가 비올렛도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싶기 때문에, 안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오빠, 벨리나 언니 가슴 그만 만지고 이제 바다로 놀러가자~"

한창 동국이 벨리나의 엄마인 비올렛을 생각하며, 벨리나의 가슴을 주무르고 있을 때 지아가 일어나며 둘에게 말했다.
 말에 벨리나는 깜짝 놀라 엉겁결에 동국을 밀쳤고, 동국은 그대로 침대에서 굴러떨어졌다.

"어익쿠~!"

"어, 어머나~! 괘, 괜찮아요?"

동국이 넘어지자, 벨리나는 어쩔 줄 몰라하며 미안해 했고,  광경을 지켜본 지아와 앤서니는 킥킥 대며 웃었다.

"아, 난 괜찮아...어디 부딪히지도 않았어.. 자, 일단 나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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