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7화 〉37회. (37/297)



〈 37화 〉37회.

재은은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동국에게 무슨 정보가 필요할까..?
그러다 문뜩 주위를 둘러보니 파스타를 먹고 있는 지아와 앤서니가 보였다.

'그러고 보니 아직 선수가 2명밖에 없지...? 1군 리그로 승격하면 부족하긴 하겠지..'

"너 1군 리그로 승격하는게 목표지?"

재은의 질문에 동국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 지금 비록 1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리그 1위 팀 이잖아요. 당연히 승격이 목표죠"

벨리나와의 약속이 아니더라도 모든 2부 리그 팀들의 목표는 1부 리그로의 승격일 것이다.


1부 리그 팀은 광고를  수 있다. 스폰서 계약 역시 채결할 수 있는데, 경기장 광고나 스폰서 계약을 통해 팍팍한 구단 재정도 여유가 생길것이다.

"그러면 내가 나중에 좋은 선수 있으면 알려줄게"

"뭐, 1부 리그 선수요?"

"1부 리그나 아니면 2부 리그에서 유망한 선수들...?"


재은의 말에 동국은 떨떠름했다. 재은이 말하는 소개할만한 선수들은 2종류일터. 하나는 잘하는 선수, 또 하나는 잠재력이 있는 유망주.

그러나 동국이 선수를 볼 때는 오직 외모와 몸매만 본다. 지방 프리랜서 기자가 알만한 선수라면 당연히 웬만한 오구 관계자들도 다 알겠지.
그리고 몸값도 높을테고, 암만 1부 리그로 올라간다고 해도 재정 상 데리고 오기 어려울것이다.

"흠... 혹시 탑 유망주였는데 부상 같은 이유로 지금은 가치가 떨어진 선수 없나요?"

마음 같아선 예쁜 선수 없냐고 묻고 싶지만, 어느 정도 친해졌다고 해도 아직까지 오늘 처음 만난 사이인데, 동국의 선수 취향까지 말할 순 없어 차선책으로 부상 선수를 물어보았다.
아직까진 해보진 않았지만, 자신의 특성이라면 부상도 회복시켜 줄꺼라는 믿음이 있다.


"음...? 뭐, 그런 선수들이 없잖아 있지. 한번 알아봐 줄게"

재은은 동국의 말에 이상함을 느끼긴 했지만, 선선히 알아봐 준다고 말했다.

'아마 부상 선수를 치료를  수 있는 특성이라도 있나...?'

오구계에 유명한 사람들은 모두 특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자신의 특성을 최대한 감추거나 오인하도록 한다. 그래야 자신이 유리해지고, 불리해지지 않을  있기 때문.


예를 들어 치료 특성을 지닌 구단에게 부상당한 탑 유망주를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각 구단들은 치열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정보 유출을 막는다.

다만 전국 리그 팀들 같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특성 유추가 가능해지거나, 아니면 굳이 정보 통제를  해도 될 정도로 능력이 있거나 하는 팀들은 특성이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그래서 동국이 저번에 인터넷 자료 조사만으로도 특성의 존재를 알 수 있던 것이다.

"알아봐 주시면 제가 나중에 한턱 쏠게요"

동국의 말에 재은은 호호 웃었다.

"내가 엄청난 정보를 가지고 오면 그만큼 비싼 거 사야 된다~?"

"아, 예.. 물론이죠"


'탑 유망주였지만 얼굴이 취향이 아닌 선수를 소개해 주면 어떡하지...?'


동국은 속으로 그런 걱정을 했다.

저녁을 다 먹고 동국은 대중교통을 타고 간다는 재은을 집까지 태워다 주었다.


"그냥 버스 타고 가도 30분 안에 도착하는데..."

"아, 그래도 타고 가면 좋잖아요~?"


"뭐, 교통비도 아끼고 그렇지...."


동국은 재은이 알려준 집 앞에 도착 했다.

"이 아파트에 살아요?"

시내에 위치한 아파트 입구에서 차를 멈추고 동국이 물었다. 완전 부자 아파트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집 값이 있는 아파트였다.

"어, 부모님이랑 같이 살아. 그럼 나중에 또 보자~"

"예, 심심하면 연락 해요~!"

"하하, 뭐야 그게~"

동국이 손을 흔들며 소리치자, 재은은 웃으며 사라졌다.
재은이 가자마자 뒷자리에 앉아 있던 지아가 샐쭉한 표정으로 동국에게 말했다.


"오빠,  기자 언니에게 관심있어?"

"엉?"


"반응을 보니깐 관심이 있네~! 그저 얼굴 예쁘니까 막 잘해 줄려고 밥도 같이 먹자고 하고~ 나중에 보자고 하고~! 같은 리그 감독들과는 경기 끝나면  까면서 말이야~!"

지아의 말에 동국은 뜨끔 했다. 그러고 보면 같이 리그에 속한 팀들에겐 너무 무관심했다. 아마 감독들은 자신이 좀 잘나간다고 기고만장해져 있다고 생각하는거 아닐까...?


"하하...  그렇게 따지니... 그리고 재은, 아니 누나는 이미 너랑 앤이  연인이란 걸 알고 있잖니~"

동국이 달래자 지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여자가 둘이나 있는 남자에게 마음을 주진 않겠지..."


그러나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낀 지아였다...

 날 이후, 동국은 재은과 여러 연락을 주고 받았다. 재은이 말한 홍보 잡지도 구독해 받아 보기도 하였다.

"진짜 홍보 잡지가 있었네... 이거 세금 낭비하는거 아닌가 몰라..."


동국이 배달된 잡지를 들고 거실로 오자, 지아와 앤서니가 빨리 열어 보라고 재촉했다.

"오빠, 세금 같은 소리 하지 말고, 빨리 우리 기사 내용이나 찾아봐~!"

"맞아 맞아~!"

"아, 알았어~"

동국이 잡지 페이지를 뒤지다가 발키리에 대한 기사를 찾았다. 기사에는 동국이 지아와 앤의 허리를 양 손으로 끌어 앉고 있는 사진이 실려 있었다.

"아, 왜 사진을 이런 걸로 했대~?"

"왜~! 사진  나왔구만~ 이거 어떻게 사진 출력해서 액자로 걸어놔야 겠다~"


"저쪽 거실에다가 걸자~!"

"그래~"

동국의 투덜거림에도 지아와 앤은 사진이 잘 나왔다며 좋아했다.
동국은 지아의 부모님께 전화 해야 할 것과 앞으로 여자를 만나기  힘들어질  같다는 생각에 아쉬웠지만 말이다.

기사 내용은 별 이상이 없었다. 크게 인터뷰 내용과 달라진 부분도 없었고, 잘 적어 주었다.
동국과 지아, 앤이 연인이라는 부분도 어떻게 긍정적인 어투로 적어놓긴 했다.

'아예,  적었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동국은 그렇게 생각하며 홍보 잡지의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을 해보았다.
재은이 말하길 잡지의 인터넷 사이트도 있으니, 사람들의 댓글을 보고 싶으면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보라고 말했었다.

동국은 혹시나 악플이 있을까봐 지아와 앤서니에게는 인터넷 사이트의 존재를 숨겼지만, 자신은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해보기 위해 댓글들을 찾아 봤다.


'뭐야, 댓글이 아무것도 없네...'


오늘 방금 전에 기사가 올라와서 그런가 반응들이 없다. 기사 조회수도 10명대고.. 동국은 사람들의 무관심에 은근 실망하며 사이트를 나왔다.

그  동국은 지아의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발키리가 남주시 홍보 잡지에 기사로 실린 사실을 알려드리고, 자신이 지아와 좋은 관계가 됐다는 사실을 설명드렸다.


"젊은 남녀가 한 숙소에서 살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뭐, 감독님, 아니 동국씨가 잘생기고 능력이 있다는 건 알겠는데, 여자가 둘인건  그렇네요... 일단 지아 좀 바꿔줄래요?"

지아의 어머님의 말에 동국은 예예 거리다 지아에게 전화를 넘겼다.
지아는 자신의 엄마에게 괜찮다며 대화를 나누다 다시 전화를 동국에게로 넘겼다.

"여보세요?"

"네, 동국씨. 하여튼 그러면 이번 주말에 지아랑 집에 좀 올 수 있어요?"

지아랑 집에 오라는 말에 동국은 가슴이 떨렸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예, 당연히 가야죠.."

아마 이번에 집에 방문하는건 감독  선수 가족이 아니라 남자 대 여자 가족이 되겠지... 그러고 보면 집 앞까진 간 적이 있어도 집을 방문한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동국은 벌써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오빠, 우리 부모님이랑 만난다고 하니깐 떨려?"

지아가 약간 놀리며 동국에게 말했다.

"그럼, 떨리지, 안 떨리냐~? 감독으로 만나는게 아니라 자식의 남자친구로 만나는건데, 안 떨리겠어?"

동국의 남자친구란 말에 지아는 기분이 좋아졌다. 동국의 특성 때문에 몸을 섞는 사이가 아닌 진짜 연인 관계를 인정받는  같아 가슴이 두근거렸다.

지아는 사실 동국의 특성을 알게 되고 난 다음에 약간의 불안함이 있었다. 과연 둘의 사이가 좋아서 관계를 맺은건지, 아니면 그냥 자신의 오구 실력을 늘리려고 관계를 맺은 건지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이렇게 부모님께 정식으로 남자친구로 인사를 드리면 동국과의 관계는 확고해지는 것이다.

'히히, 하긴 이렇게 잡지에도 연인 사이라고 나왔는데 말이지... 기분 좋다~'


"동국~! 나는~? 나는 상견례 같은 거 안해~?"


동국과 지아가 부모님을 만나는 걸 가지고 대화를 나누자 한편에 있던 앤서니가 동국에게 말했다.


"아, 당연히 앤서니도 해야지. 이 참에 지금 할머니 납골당에 갈까?"


동국의 말에 앤서니의 표정이 밝아졌다.


"응응~! 지금 가자~!"

"그래, 지아도 가자"


"알았어, 나도 당연히 가야지"

앤서니는 할머니를 뵈러 간다는 말에 좋아하며 서둘러 외출 준비를 하러 갔고, 지아 역시 당연히 가기로 했다.

앤서니의 할머니의 유골이 안치된 남주시 외각의 납골당.
동국이 직접 앤서니 대신 할머니의 유골을 이 납골당에 모시긴 했지만, 직접 찾아 뵙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앤서니 역시 마찬가지.

셋은 납골당 내부를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할머니의 유골함 앞에 섰다.

"할매... 나 왔어..."


앤서니는 약간 울먹이며 할머니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곤 주저리주저리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의 일들을 이야기 했다.


"그래서 오늘 소개 해줄 사람이 많아.... 우선 여기 동국.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자 은인이야"


"처음 뵙겠습니다. 할머님. 동국이라고 합니다."


앤서니의 소개에 동국이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리고 여기는 팀  동료이자 가족이 된 지아"


"안녕하세요, 할머니. 최지아라고 해요"


그렇게 셋은 할머니의 유골함 앞에서 인사를 하고 여러 이야기를 들려드렸다.


납골당을 나서면서 앤서니의 표정이 많이 밝아졌다.


"앞으로도 자주 찾아 뵙자"

"응, 그러자~ 그리고 할머니에게 동국과 지아를 소개시켜 줘서 이제 진짜 가족이 된 것 같아. 아마 할머니도 자신이 떠나도 가족이 2명 새로 생겼으니 좋아할꺼야"


앤서니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동국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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