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3화 〉33회. 시군 2부 리그 (33/297)



〈 33화 〉33회. 시군 2부 리그


"응~ 대체로 원하는 곳에 던져지긴 하는데 정확하진 않은 느낌?"


"음... 그렇구만... 그러면 그렇게 제구를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존 안에만 넣는다는 느낌으로 던져, 알겠지?"

"응~ 알았어~"

고개를 끄덕이는 앤의 엉덩이를 토닥여 준 동국은 지아의 허리를 감으며 자리에 앉았다.

"지아야, 다음 타석이 니 차례니까 찐하게 버프 받자고"

동국의 말에 지아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 여긴 너무 개방되있는데..."

"허허,  참... 앤, 일어서서 돌아다니면서 시선을 좀 막아줘"


지아가 머뭇 거리자 동국이 앤에게 시선 처리를 부탁했다. 앤이 동국과 지아의 자리 앞에 서서 시선을 막아주자 그제야 지아는 동국과 찐한 키스를 했다.

동국은 스킨십에 하물이 바지를 뚫을 것처럼 솟아 오른 걸 느꼈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냥 엉덩이랑 가슴을 살짝  주무를 뿐이었다.

스킨십을 끝내고 상황을 보니 타자가 1루로 출루하고 있다.

"앤, 무슨 상황이야? 타자가 안타 치고 나갔어?"


동국의 물음에 앤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투수가 타자를 맞췄어~"

앤의 말에 동국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저쪽은 제구가 더 안되는 것 같군... 지아야, 너도 몸에 맞아 부상 입지 않게 조심해. 물론 부상 입어도 내 특훈이면 빠르게 나을테지만... 어쨌거나 아프면 안되니깐, 알았지~?"

동국의 걱정에 지아가 방망이를 들고 나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마운드에 서있는 평호 팀 선발 투수 심미라는 발키리 팀 덕 아웃에서 본 광경이 눈 앞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잘생긴 감독이 선수와 키스를 하며 가슴이랑 엉덩이를 더듬다니...!


우완 투수인 자신의 눈엔 2루쪽 상대 팀  아웃이 잘 보인 게 탈이었다. 감독과 선수가 찐하게 스킨십을 하는 장면을 몰래 보느라 그만 선두 타자를 출루 시키고 말았다.


그리고 타석에는 스킨십의 당사자가 들어섰다.

'아흐흑...! 계속 그 장면이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아...!'


심미라는 고개를 흔들어 계속 떠오르는 광경을 지우고선 공을 힘차게 던졌다.

'앗~! 실투다~!'

그리고 공을 던지자 마자 실투인걸 깨달았다.
타석에 선 지아가  실투를 놓칠 일이 없었다.


"따악~!"

공은 그대로 우측 방면으로 쏜살같이 날라갔고, 우익수는 허겁지겁 공을 주우러 뛰어 갔다. 우익수가 공을 잡아 송구할 때는 이미 지아가 2루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1타점 2루타에 동국과 앤은 덕 아웃 난간을 붙잡고선 환호성을 질렀고, 지아 역시 둘을 향해 세레머니를 하였다.

그 뒤 투수가 각성이라도 했는지 세 타자를 연속해서 범타로 잡아냈으나 2루에 있던 지아가 홈으로 들어오기에는 충분했다.
그렇게 2-0으로 2회 초가 마무리 되었다.

2회 말부터 앤은 직구 뿐만이 아니라 커브도 섞어서 던지기 시작했다. 빠른 공이 익기 시작하면 커브를 던져 타자의 배트가 헛돌게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윤재영을 뜬공 처리 하는  삼진 1개를 포함해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2회 말을 막아냈다.

3회 초.
1사 상황에서 타석에 지아가 들어섰다.
그리고 심미라는 또다시 봐버린 애정 행각에 얼굴을 붉혔다. 사실 안 보려면 안  수 있었으나 자신도 모르게 호기심에  버리고 만 것이었다.


그리고,

따악~!

하는 소리와 함께 공이 빠르게 우측 외야로 날라갔다. 타구음을 듣고선 심미라는 또다시 장타를 허용했다는 생각에 얼굴이 사색이 되서 타구를 바라보았다.
타구는 그대로 담장을 넘겼다. 그러나 파울 라인 밖이라서 아쉽게도 파울 홈런이 되고 말았다.


십년감수한 심미라. 반대로 지아와 발키리 덕 아웃은 상당히 아쉬워 했다.
그 후 심미라는 지아를 상대로 유인구 위주의 피칭을 했고, 결국 볼넷으로 지아를 내보냈다.

'할 수 있어...! 저 선수가 재영이처럼 도루를 할 것도 아니고, 2회 초처럼 나머지 타자를 잘 막으면 돼..!'

심미라는 다음 타자에게 땅볼을 유도하기 위해서 인지 변화구를 계속 구사했다. 외야수들이 전진 배치 해 있는걸 보면 아마 병살타를 노리는  아닐까?


지아는 1루에서 그 광경을 보다가 불현듯 도루를 하고 싶어 졌다. 왠지 시도하면 성공할 것 같은 기분.
지아는 동국에게 도루 사인을 보냈고, 동국은 살짝 놀랐다가 이윽고 도루를 허락했다.


'자아... 하나, 둘...!'

지아는 슬금슬금 1루 베이스에서 멀어지다가, 투수가 공을 던지는 순간 벼락같이 뛰었다.

"앗~!"

2루수는 지아가 도루를 시도하는 걸 보고선 당혹감과 함께 2루로 가서 포수의 공을 받을 준비를 하였다.

그러나 심미라가 변화구를 던져서 그런지, 아니면 포수의 어깨가 안 좋아서 그런지, 지아의 발과 타이밍이 좋아서 그런지, 공은 지아가 2루 베이스를 태그 한 뒤에 도착했다.


"우와아아~!!"

지아의 도루 성공에 관중들은 박수를 쳤고, 동국과 앤은 지아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지아 역시 바지에 묻은 흙을 털며 환하게 웃었다.

지아의 도루 성공에 평호 팀 감독이 마운드를 방문해 심미라를 진정시키고 되돌아갔다.

심미라는 차라리 점수를 내준다고 생각하고선 마음 편히 먹고 공을 던졌다. 2번 타자는 그 공을 좌익수 쪽으로 보냈고, 윤재영이 잡고 홈으로 송구했으나, 강한 어깨까진 가지지 못했는지, 지아는 여유롭게 홈을 밟았다.

그리하여 점수는 3-0. 이제 완전히 발키리가 승기를 잡았다.

심미라는 그  안타를 허용했으나, 다음 타자 때 윤재영이 넓은 수비 범위로 좋은 수비를 보여 더 이상의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길었던 3회 초가 끝나고 3회 말이 되었다.
앤은 선두 타자에게 2루 쪽 땅볼을 유도했으나, 2루수의 송구가 부정확해 1루수가 제대로 공을 포구하지 못했다.  사이 타자는 아슬아슬하게 세이프가 되었다.
2루수의 실책으로 선두 타자가 출루하자 동국의 인상이 찌푸려 졌다.

"진짜, 저거 하나 제대로 송구하지 못하다니... 쯧쯧"


반대로 평호   아웃은 3실점해 침울했던 분위기가 살아났다. 여태까지 출루에 실패해 왔었는데, 실책으로 출루에 성공한 것이다. 그것도 선두 타자가.


"좋아~! 따라 붙자고~!"

"예~!"


감독과 선수들은 화이팅을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과연 화이팅을 한다고 AI선수들도 힘이 날지는 미지수지만....


2루수의 실책에도 앤은 별 생각이 없었다. 그저 공 하나하나에 집중해 던질뿐이었다.
그리고,


틱~

"아웃~!"

3번 타자가 초구에 휘두른 공이 그대로 높이 떠 포수 팝 플라이 아웃이 되고 말았다.

"아아아아아......"

그 허무한 아웃에 평호 팀 선수들은 침울해졌다.
그리고 다음 타자가 2루 쪽 땅볼을 치자 병살타를 직감하고선 더욱 우울해졌다.

"어어...!"

그렇게 빠르지도 않았던 공. 그러나 2루수가 공을 잡지 못하고 그대로 흘려버렸다. 커버에 들어간 지아가 공을 잡았을 때는 이미 주자가 모두 세이프 된 상황이었다.

평호 팀 덕 아웃은 축제 분위기가 되었고, 동국은  어이없는 상황에 방방 뜨며 흥분했다.

"저, 저~! 시발새끼~!! 저~! 아이고~!"


울화통이 터진 동국이 답답해진 가슴을 두드리는 동안, 평호 팀 감독은 타자에게 번트 지시를 내렸다.
타자는 차분하게 번트에 성공하였고, 그렇게 평호 팀은 1점을 만회하였다.

그리고 타석엔 1번 타자 윤재영.


비록 오늘은 안타가 없지만, 언제든 안타를 때려낼 수 있는 타자.

앤은 초구, 둘째 구 모두 직구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그 동안 윤재영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동국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뭐지... 직구 말고 변화구를 노리나...? 아니면 아예 칠 엄두가 나지 않았나...? 앞선 타석을 보면 그러진 않을텐데...'

동국은 우선 커브를 유인구로 던지도록 앤에게 지시했다.


틱~


"파울~!"

커브를 노리는지 윤재영은 배트를 휘둘렀다. 그러나 빗 맞아 뒤로 가는 파울이 되고 말았다.
아웃 카운트 하나면 이닝이 이렇게 끝나는 상황. 발키리는 어떻게든 이대로 막아내 평호의 추격을 멈춰야 했고, 평호 팀은 어떻게 해서든 득점에 성공해 분위기를 계속 이어 나가며 추격을 해야 한다.


한번  커브를 던진 앤. 그러나 윤재영은 이번엔 미동도 하지 않았다.


'뭘 던지라고 해야 하지...? 직구? 커브? 아니면 오늘 한번도 던지지 않은 슬라이더? '

동국은 일단 계속 유인구를 던지라고 앤에게 지시했다.

"볼~"

"볼~~"

그러나 재영은 그 유인구들을 모두 골라냈고, 이제  카운트가 되었다.

'이번엔 커브를 존에 집어 넣는다...!'

'볼은 골라내고,  안에 들어오는 공은 커트 하면서 실투를 노린다...!'

재영은 이렇게 계속 투구수를 늘리면 언젠가 실투가 온다는  경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앤의 먹음직스러운 유인구를 골라낸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커브가 날라왔다.

'흡...! 볼인가...?'

재영은 이번에도 커브인걸 확인하고 배트를 멈췄다. 공은 계속해서 떨어졌으나...


"스트라잌~ 아웃~!!"

스트라이크 존의 낮은 곳에서 멈추고 말았다.


"아.....!"


윤재영은 허망하게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앤서니를 쳐다보고선 털레털레  아웃으로 향했다.

"예~!! 아주 멋진 커브였어~!!"

"히히~ 나 잘했어~?"


동국은 앤이 어려운 상대를 삼진으로 잡아 세우며 위기를 벗어나자 크게 환호성을 질렀다.

"아이구~ 아주 잘했어~!!"


동국이 덕 아웃으로 들어오는 앤을 껴안고선 손으로 앤의 머리를 마구 흩트려놨다.
그리고 그 광경을 지아가 질투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았다. 뒤늦게 지아의 질투심 서린 눈빛을 알아챈 동국이 슬그머니 지아의 허리를 끌어 안았다.


"우리 지아, 또 힘내게 오빠가 찐하게 뽀뽀해줄까~?"


"흥~!"

4회 초.
평호 팀은 투수를 교체하였다. 아마 3회 말에 윤재영이 타점을 올렸다면 그대로 심미라를 유지 했었을 것이나 점수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서 심미라의 체력을 아끼기 위해 AI 투수를 마운드에 올린것이다.
그러나 투구 수가 어느 정도 있어서 다음 경기에 다음 경기에 선발로 등판할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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