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8화 〉28회. (28/297)



〈 28화 〉28회.

"씁... 상대 편 타자들이 오늘 컨디션이 좋네... 타구들이 다 멀리 뻗는군..."

다음 타자인 이영애 마저 좌익수  안타를 뽑아내며 2사 만루를 만들었다. 타구가 좌측이 아니라 우측에 떨어졌다면 1루 주자가 홈을 노릴만한 타구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2사 만루의 찬스. 그러나 또다시 4번 타자가 땅볼을 치며 찬스가 날라갔다.


"좋아...! 이번엔 우리가 찬스를 만들자~!"


"오우~!"

동국은 위기를 극복해 내고서 화이팅을 외쳤다.


2회 말. 5번 타자부터 시작되는 타선. 지아가 안타를 친다고 가정했을때, 앞 뒤 타선에서 안타를 뽑아 주기만 한다면 충분히 득점 할 수 있다.

그러나,

"스윙~ 스트라잌 아웃~!"

5번 타자는 5구 승부 끝에 삼진 아웃 당했다.

"괜찮아, 아직 기회가 남아 있어. 지아야, 화이팅~!"


5번 타자가 타석에 있을 동안 동국은 이번에도 지아를 구석진 곳으로 끌고 가 스킨십을 나눴다.

타석에 들어선 지아.

그리고 석현  벤치는 외야수들을 발키리처럼 뒤로 이동시켰다. 지아의 장타를 의식한 행위에 동국의 눈썹이 꿈틀댔다.


"우릴 따라하는건가... 담장 밖으로 날려버려~!!"

외야수가 잡을 수 없는 위치로 공을 날리면 된다는 생각으로 동국은 손을 입에다 모아 크게 외쳤다.

딱~!

그러나 아직 마음대로 홈런을 날릴 수준은 아닌지, 지아는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생산했다. 만약 일반적인 수비 위치였다면, 우익수의 키를 넘길  있는 타구였으나, 수비 시프트에 단타로 바뀌었다.


"쩝... 잘했다, 잘했어, 지아야~!!"

그래도 안타가 어디냐며, 동국은 1루 베이스를 밟고 있는 지아에게 큰 소리로 응원을 보냈다. 지아 역시 덕 아웃을 향해 엄지 척을 하며 화답했다.

"이제 후속타만 나오면 되는데..."


"그러게~ 그러면 내가  나가서 활약할 수 있는데~"

그러나 동국과 앤서니의 바람과는 다르게 후속 타자가 2루 쪽으로 땅볼을 보냈다. 2루수는 빠르게 베이스를 밟고선 1루로 던져 더블 플레이를 완성시켰다.

"하... 씹...!"


"하~ 아쉽다~"


동국과 앤은 나란히 한숨을 내쉬었고, 석현 팀 감독은 환호성을 질렀다.

3회 초.
석현 팀의 공격.


5번 타자가 가운데 몰린 직구를 받아 쳐 안타를 만들었다. 동국은 바로 외야수들을 전진 배치 시켜 병살타를 노렸으나, 석현 팀 감독은 안전하게 번트를 지시했고, 발키리 팀과는 다르게, 번트를 성공 시켰다.

"하, 씹... 저쪽은 저렇게 쉽게 번트를 성공시키는데, 왜 우린 2번 연속으로 번트를 실패하지...?"


"동국~ 지나간 일은 신경 쓰지 마~"


석현 팀의 AI타자가 쉽게 번트를 성공시키자, 동국은 억울해 했고, 앤은 그런 동국의 등을 토닥였다.


1사 2루의 위기에서 타석엔 2타수 2안타의 유현예. 동국은 이번에도 외야수들을 뒤로 보냈다. 그리고 반대로 내야수들은 전진 배치 시켜 만약의 땅볼 타구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외야로만 날리자. 난 할  있다...!'

타석에 들어선 유현예는 오직 공을 외야로만 보낸다는 일념으로 공을 노렸다.
그러나,

틱~


현예가 잡아 당긴 타구가 땅에 한번 튀기고 나서 바로 전진 배치 되어 있던 2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2루수는 주자를 묶어 둔 다음에 여유롭게 1루로 송구했고, 타자 주자를 아웃시켰다.

유현예는 고개를 떨구고선 석현 팀 덕 아웃으로 향했다.


2사 2루 상황.
유현예가 허무하게 아웃 당하자 동국은 희망 회로를 돌렸다.


"그래..! 이대로 이영애 마저 범타 처리 시키는거야...!! 그렇게 또 한번의 위기를 극복하는거지...!! 음...? 어..?"

동국이 희망을 가지고 그렇게 외치는 순간 이영애가 내야수들의 키를 넘기는 타구를 만들었다.

이영애는 현예가 아웃 당하는 걸 보고선 가볍게 컨택한다는 느낌으로 배트를 휘둘렀고, 공은 전진 배치된 내야수들의 키를 살짝 넘기며 안타가 되었다.

적시타를 치고 나서 이영애는 석현 팀 덕 아웃을 향해서 세레머니를 하였고, 동국은 그런 이영애의 등을 그저 망연히 바라보았다.

3회 말이 되자, 석현  감독은 바로 투수를 교체하였다. 저번 월요일 경기에서 2이닝 강판 당했던 루밍은 오늘은 다르다는 듯 3,4,5번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마무리 하며 경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4회 초.
1사 상황에서 생각도 않았던 1번 타자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우익수가 공을 잡고선 2루로 송구했을  이미 타자 주자가 2루로 서서 들어가고 있었다.

1사 2루의 좋은 찬스 상황에서 석현 팀은 유현예의 강습 타구에 2루수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2루 주자가 득점에 성공했다. 비록 유현예는 아웃되었지만, 1점 달아난 석현 팀.
이어진 이영애가 안타를 만들었지만, 4번 타자를 땅볼로 아웃 시키며  이상의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그  4회 말에 선두 타자로 나선 지아가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병살과 땅볼로 이닝이 종료되었다.

그리고 5회 말.

1사 1루 상황에서 지아가 타석에 들어섰다.

"장타! 장타가 필요하다, 지아야!! 홈런이면  좋고~!!"

"지아, 화이팅~!"

동국과 앤서니의 응원을 들으며 지아는 심기일전했다.
이미 3타수 3안타의 좋은 활약을  지아였기에 석현 팀 벤치는 수비수들을 다 뒤로 이동시키는 수비 시프트를 감행했다.
그에 내야가 투수 말고는 없자 순간 번트를 시도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지. 감독 오빠가 장타를 원하는데, 번트는 아니지. 1사 만루 되봤자, 다음 타석 때 병살타가 되면 어떻해'


지아는 머릿속에 번트 생각을 지우고 자신의 스윙을 가져가기로 마음 먹었다.


딱~!

몸쪽 직구를 그대로 잡아 당긴 지아. 공은 엄청난 속도로 내야를 가로지를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퍽~!


1루수 이영애가 몸을 날려 타구를 막아냈다. 지아는 전력 질주를 했고, 공을 포구하지 못하고 몸으로 겨우 막았던 영애는 1루 커버를 들어간 투수에게 공을 던지지 못했다.

그렇게 1사 만루 상황.
동국은 이번에도 번트를 지시하였고, 이번에는 번트에 성공하며 1점 만회하였다.
그러나 다음 타자가 삼진 아웃으로 물러나며 발키리 팀은 첫 패배를 경험하게 되었다.

최종 스코어 2-1의 아쉬운 패배.


지아가 4타수 4안타에 2루타 1개를 날리며 맹활약을 했으나  명의 선수들 모두  해준 석현 팀을 넘지는 못했다.

저번과는 다르게 밝은 표정의 상대 팀 감독과 인사를 한 동국은  패배에 아쉬워 하는 지아를 다독였다.


"지아야, 오늘 맹활약 했잖아!  그렇게 아쉬워 하고 있어~!"

"동국~ 경기 내내 화낸건 동국 이잖아~ 근데 왜 이제 와서 여유로운 척 해~?"


동국이 지아를 위로하는 걸 보고선 앤이 동국이 경기 내내 답답해 했던 걸 지적했다.

"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흘려보내야지~"

"히히~ 그렇지~?"

동국과 앤이 분위기를 풀자, 지아가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 이러면 어떡하지...? 이렇게 내가 맹활약을 해도 앞뒤 타자들이 안타를  내면 점수를 못 얻잖아... 근데 내가 오늘처럼 활약할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아야, 그런건 걱정하지 마~ 다음엔 내가 다 막아줄게~"


앤이 자신이 점수를 1점도 내주지 않겠다고 호언장담을 하자, 동국 역시 말을 보탰다.


"그래, 이번엔 좀 운이  좋았어~ 초반에 번트를 성공만 했었어도..."

"어허~ 동국~! 지나간 건 신경 쓰지 말자고~"

동국이 초반의 2연속 번트 실패를 언급하며 아쉬워하자, 앤이 한마디 했다.

"앤서니가 선발로 나서는 월요일 경기를 무조건 이기고, 목요일 경기를 간간히 이겨주면 충분히 우승할  있어"


지금 발키리의 4주차까지의 승점은 11점. 오늘 승리한 석현 팀이 1위로 승점이 16점이다. 승점이 5점이나 차이 나긴 하지만, 석현 팀은 현재 2군 리그에서 유일하게 매주 경기를 치뤘고, 다음 주인 5주차부터 1주를 쉬게 된다.

만약 발키리가 다음 주에 모두 승리를 하게 된다면 승점은 17점으로 다시 1위를 탈환  수 있다.


"다음주에 경기 하는 팀이... 음! 현재 마우리 팀이랑 함께 리그 최하위인 평호 팀이니까 연승을 위해 열심히 연습하자고~!"

동국이  소리로 외치자, 앤이 동국에게 물었다.


"동국~ 주말에 놀이공원 가는거 알지~? 이건 계약 사항이라구~"


앤의 말에 동국이 머쓱하게 대답했다.


"아, 그렇지...? 그럼, 내일 연습 하고 주말엔 푹 쉬자고"

현재 평호 팀이 마우리 팀이랑 함께 리그 최하위, 공동 4위를 하고 있지만, 평호 팀은 그리 만만한 전력은 아니다. 발키리 팀과 같이 투, 타자가 1명씩 있고, 투수가 어중간 하지만, 타자인 윤재영은 지아와 스타일이 비슷하기 때문.
같은 좌익수 포지션에, 정확한 컨택 능력, 빠른 발을 가지고 있기에 만만한 선수가 아니다.


그러나 지아와 앤은 물론 동국 역시 요즘 계속 숙소에서 섹스만 해대는 생활을 했기에, 뭔가 기분 전환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동국은 어차피 해야  기분 전환을 토요일에 놀이 공원을 가는 걸로 하기로 마음 먹었다.


토요일.
아침부터 놀이공원에  준비를 미친 셋은 차를 타고 출발했다.
놀이공원에 간다는 것에 기분이 들뜬 앤서니는 계속 떠들어댔다.


"가면 일단 회전목마부터 탈꺼야~ 아, 지아는 놀이공원 가 본적 있어~?"


"어릴때 몇 번 가 봤지. 아주 재밌어~ 놀이기구도 재밌고, 동물원도 좋아~"

"동물원! 난 가서 사파리도 구경할꺼야~"

실컷 떠들던 앤서니는 차가 슬슬 막히기 시작하자, 지쳐 잠들었고, 지아만이 동국의 말 상대가 되어 주었다.

"주말이라 그런가 차가 많이 막히네..."


"아직 멀었어?"


"음.. 한  시간 정도?"

"어휴... 아침 일찍 나왔는데도  모양이네. 아 배고프다.."


배고프다는 말에 장난기가 발동한 동국.


"배고프다고? 그럼 내 밀크라도...?"

"뭐라는거야~! 운전이나 신경써~!"


동국의 말에 지아가 동국의 팔을 찰싹 때렸다.


그 후 한 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겨우 놀이 공원에 도착한 셋. 셋은 일단 음식점부터 들러 아침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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