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화 〉9회 시군 2부 리그 (9/297)



〈 9화 〉9회 시군 2부 리그

'맞고 뒈져라~!!'

"따악~!!"


시리가 전력으로 던진 공은 정확하게 존  가운데로 향했다. 다만 시리에게는 불행이도, AI선수인 타자가  공을 그대로 받아쳐 펜스를 직격 하는 장타를 날렸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왔고 타자 주자는 여유 있게 2루로 향했다.

동국은 지아를 껴안으며 기뻐했고, 시리는 그 모습을 짜증 내며 바라봤다.


"에이, 재수없어. 둘이 사귀는거야, 뭐야?"

 그래도 짜증 나는데 상대팀 감독과 선수가 사이 좋게 있는 모습이 눈꼴시렸다. 특히나 상대 선수가 예쁘다는 게  짜증났다.
이러한 기분은 다음 타자 때 더 커졌다. 타자가 시리의 직구를 받아쳤고, 공은 투수 정면으로 향했다.
시리는 그 공을 잡기 위해 글러브를 갖다 댔으나 공은 글러브에 맞고 크게 튀면서 2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비록 타자 주자는 잡았지만 자신이 잡았으면 실점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 아무래도 오늘은 시리에게 불운이 따르는 날이었다.


1회 초에만 3점을 내는 빅 이닝이 발생했다. 3안타를 치며 3득점, 지아가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어쨌든 기분 좋게 출발하는 발키리 팀이었다.
그러나 그 기분 좋음도 얼마 가지 않았다.


선두 타자가 1루수의 실책으로 출루하게 된것이다. 평범한 2루 땅볼이었고, 2루수가 잡아 1루수에게 송구했지만 1루수가 공을 포구하지 못하는 바람에 타자가 세잎되었다.

그 다음 타자 때, 투수와 2루수 사이의 애매한 타구가 발생했다. 2루수와 투수가 머뭇거리는 사이에 주자는 모두 살아나가며 무사 만루의 대 위기가 찾아왔다.


그리고 다음 타자는 실제 선수인 3번 타자, 이호련이었다. 이호련은 앞서 말했다시피 1루 거포로 온 몸이 근육질이다. 팔뚝 근육만 해도 동국의 허벅지만 했다.
지난 시즌 타율이 0.325에 출루율 0.389, 장타율이 0.672로 무려 홈런이 5개나 되는 괴물이었다.
비록 타율에 비해 출루율이 낮아 보이긴 하지만 그건 웬만한 공은 다 때려내는 배드 볼 히터기 때문이다.
특히나 눈 여겨 봐야 될 부분은 그녀가 홈런을 5개나 때려냈다는것이다. 2군 리그에서 홈런을 1개만 때려도 대단한 것인데 그것도 5개나 때려낸다는건 어마어마한 파워를 지녔다는 것이다.


'물론 저 보이는 팔뚝 근육만 해도 그게 당연해 보이지만....'

아무튼 이러한 무사 만루의 위기에 저런 괴물이 타석에 들어서니 엄청난 불안감을 느꼈고, 그 불안감은 현실이 되었다.


"따~악~!"

이호련은 투수가 던진 하이 패스트볼을 그대로 잡아 당겼고  타구는 쏜살같이 외야로 뻗어나갔다.


"넘어 가나....?"

타격 소리가 들리자마자 벤치에서 뛰쳐나와 타구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타구가 워낙 높게 뜨긴 했으나 아슬아슬하게 펜스를 넘어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모두가 홈런이라 예상했던 그 상황에서 지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타구를 쫓아 펜스에 다다른 지아는 그대로 펜스를 밟고 뛰어 올랐다!


"터~업~!"

그리고선 기어이 공을 잡아내고야 말았다!

"우와아아아아!!!"

 멋진 플레이에 홈 팀 관객들이 대부분인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미...친! 저걸 잡는다고?!"

1루로 슬렁슬렁 걸어가며 관중석을 향해 한 손을 들어 올리는 세레머니를 하던 이호련은 입을 쩍 벌린 채 걸음을 멈추었다.
홈런인줄 알았던 주자들은 서둘러 귀루해 태그 업을 하였다.

비록 지아가 공을 잡고서 한 바퀴 굴러서 허둥지둥 거린 주자들을 잡진 못했지만 팀을 위기에서 구한 건 사실이었다.

"확실히 알겠네, 지아의 특성은 슈퍼 캐치거나 점프 캐치겠네. 와... 어떻게 저걸 잡을 수 있지? 저런 점프력이 나올 수가 있나?"


아무래도 지아는 농구를 해야 했던 거 아닐까?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시답지 않은 생각을 하는 동국이었다.

3-1, 1사 2루의 상황에서 수비수들을 전진 배치 시키며 실점을 막고자 했다. 그러나 타자가 내야 깊을 타구를 만들어 냈고, 우익수가 타자 주자를 처리하는 사이 2루에 있던 주자는 홈을 밟았다.
점수는 3대 2로 좁혀졌다. 그 후 5번 타자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종료시켰다.


동국은 벤치에서 나와 멋진 플레이를 보여준 지아를 맞이했다.

"이야, 진짜 엄청난 플레이였어"

하이파이브를 하며 칭찬하자 지아가 콧대를 높혔다.


"히히, 내가 이정도야~"


"으이그~ 그래, 대단하다, 대단해~"


지아의 행동이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은 동국은 궁디 팡팡까지 했다.


"아닛, 이 오빠가 미쳤나, 뭐하는 짓이야. 사람들 다 보게~"

지아가 민망해 했지만, 동국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뭐, 어때? 그럴  있지. 아이구, 예쁘다~"


다시 한번 지아의 엉덩이를 두들겼다.

2회 초, 우리 팀은 또 한번 달아날 기회를 만들었다. 1사 상황에서 3번 타자가 시리의 포크볼을 받아 쳐 우익수 앞에 안타를 만들어 낸것.
확실히 오늘 상대팀 선발인 강시리의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 보이긴 하다.


그 다음 타자 때는 타자가 크게 원바운드 되는 타구를 쳐 내야 안타가 되었다. 땅에 한번 튀긴 공이 워낙 체공 시간이 길어 어쩔 수가 없었다.

1사 만루 상황에서 상대팀 벤치는 수비수들을 전진 배치 시켜 번트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습을 보고 그냥 강공을 지시하는 동국.
마음 같아선 번트를 대는 척 하다가 타격을 하는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 같은 기술을 지시하고 싶지만 AI선수는 그런 복잡한 기술은 할 수 없다.

초구, 강시리가 한가운데 직구를 던졌다. 타자가 배트를 휘둘러봤으나 빗 맞아 2루 쪽 파울이 되었다.
강시리는 다시 한번 강속구를 던졌으나 이번엔 빠져 볼이 됬다.


"후.... 흥분하지 말고....  방식 대로 하는거야.... 그냥 한가운데 직구만 던져도 치지 못한다고"

초구가 한가운데로 몰렸으나 타자가 정타를 만들지 못하는 걸 보며 자신감을 되찾은 강시리. 비록 1회 때 얻어 맞긴 했지만,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하기로 마음 먹었다.


'받아라!!'


전력으로 뿌린 강속구에 타자가 반응하였지만  맞은 소리가 났다.
타구는 정타가 되지 못하고 파울 라인을 따라 떼굴떼굴 굴렀다.

주자는 모두 뛰었고, 2루수와 강시리는 파울이 될 거라 생각하고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어, 어~?"

공은 파울 라인을 벗어나지 않고선 그대로 멈췄고, 결과적으로 내야 안타가 되었다.
강시리는 이런 어이없는 상황에 화가 나 모자를 땅에다가 집어 던졌고, 계속된 불운에 결국 한주 팀의 감독은 강시리를 강판시켰다.

바뀐 투수는 배영심이다. 강시리와 마찬가지로 제구 안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로 다만 다른 점은 좌투수라는 점이다.


"지아야, 좌투수라고 어려워 하지 말고, 일단 변화구만 노려. 알겠지?"

"걱정 마. 고교 시절에 좌투수 몇 번 봐왔어"

"그래? 좌투수 상대로 자신 있나봐?"


지아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동국이 의아해하자 지아가 당당하게 말했다.


"아니, 안타 1번도 못 치긴 했는데, 이번에 치지 뭐"


그 말에 동국은 그냥 지아의 엉덩이만 톡톡 쳐줄 뿐이었다.

야구 격언에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리라는 격언이 있다. 그 격언대로 지아는 초구를 한번 노려 보았다.
마침 투수도 직구 말고 변화구를 던져 기분 좋게 배트를 휘둘렀으나, 타이밍이 좀 안 맞았는지 2루  파울이 되고 말았다.


"아깝네"

한번 중얼거리고서 다시 투수를 노려보는 지아.
이런 지아의 모습에 가소로운지 영심은 한번 피식 웃었다.

'어디서 생 초짜가 내 공을 노리려고 그래?'


영심은 이번엔 직구를 던지기로 마음 먹었다. 아마 자신의 직구를 보고선 놀라 얼어붙을게 분명했다.

"볼~"

그러나 제구가 안되는지 볼로 판정받았다.

"치잇!"


제구가 안된 거에 짜증이 나 신경질 적으로 포수가 던져 준 공을 받은 영심은 다시 한번 직구를 던졌다.


"스트라잌~!"

이번엔 맘 먹은 대로 제구가 되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 냈다. 타자는 배트를 한번 휘둘러 봤으나 어림도 없었다.


영심은 또 한번 직구를 던졌으나 볼이 되고 말았다.

2볼 2스트라이크 상황.
이번엔 포크볼을 던지기로 마음먹은 영심.

'내 빠른 직구만 보다가 포크볼을 보면 정신  차릴거다~'

영심은 와인드업을 하고서 공을 던졌다.


'또 직군가..'

지아는 또다시 투수가 직구를 던지는 줄 알고서 커트 하기 위해 배트를 내밀었다.
그런데,

'어, 어~?'

공이 천천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배트에  맞은 공은 떼굴떼굴 굴러 투수 방면으로 향했다.
지아는 고개를 숙이고서 빠르게 1루로 달려갔고, 영심은 그런 지아를 한번 비웃어 주고서 홈으로 공을 던졌다.


1사 만루의 위기에서 일단 아웃 카운트 1개를 잡은 영심. 손쉽게 아웃 카운트를 잡은 영심은 이런 팀에 4점이나 내준 시리가 한심했다.


'쯧쯧, 한심한 년. 제구가 안돼서 4점이나 내주다니... 이번 기회에 너와 나의 격차를 보여주겠어'


2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자 영심은 가볍게 공을 던졌다. 그리고 그 공은 빠르게 영심의 옆을 지나갔다.

"어...?"


타구는 전진 배치 되어 있던 수비수들을 빠져 나갔고, 주자들은 빠르게 홈으로 내달렸다. 허겁지겁 공을 쫓아간 우익수가 공을 2루로 송구해 타자 주자가 2루까지는 못 가게 막았으나 이미 기존 주자들은 모두 홈으로 들어 온 상태였다.

안타를 맞아 씩씩대던 영심은 이내 자신의 마음을 추스렸다.


'그래, 비록 안타를 맞아 실점하긴 했지만, 그게 내 자책점인가? 강시리,  년의 자책점이지. 여기서 깔끔하게 막자고'

그러나,

"따악~!"

소리와 함께 공은 저 멀리 좌측 펜스를 강타했고, 1루 주자는 홈으로 타자 주자는 여유 있게 2루에 안착했다.

"아악!!!"

영심은 이러한 상황이 화가  참을 수가 없었다. 마구 마운드의 흙을 걷어차던 영심은 감독이 올라오자 흥분을 가라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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