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화 〉6회 시군 2부 리그
아직까진 실력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아마 수비 쪽 특성이 아닐까 싶다. 가끔 가다 보면 슈퍼캐치를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저녁을 먹으며 동국은 지아에게 자신의 특성을 밝혔다.
"헐~ 그럼 감독님 특성이 그, 몸을 섞으면 강해진다는 건가요?"
"그렇지"
"우와, 엄청 이상해~"
다행이도 지아는 동국의 특성을 믿어주었다. 다만 변태라고 놀려 대긴 했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저, 감독님을 좀 더 편안하게 부르고 싶은데..."
"어떻게 부르고 싶은데?"
"음.. 감독 오빠?"
흠... 감독 오빠라니... 동국은 그 울림을 음미하다가 선선히 허락해 주었다.
"고마워, 오빠!"
지아가 활짝 웃으며 말하자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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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 오늘은 마우리 팀과의 홈 2차전이 있는 날이다.
어제 밤에 그렇게 해댔지만 오늘도 발기찬 아침이라는 듯 내 물건은 꼿꼿이 서 있었다.
살며시 옆에서 자고 있는 지아를 껴안자 뭉클한 감촉이 느껴졌다. 지아의 허벅지에 내 물건을 비비고 있자 지아가 눈을 비비며 깼다.
"우웅~ 잘 잤어? 오빠?"
그 말에 난 지아의 입술에 살짝 입맞춤을 하고선 허벅지에 비비던 물건을 가랑이 사이로 옮겨 비볐다.
"하응... 아침부터 뭐하는거야, 오빠. 오늘은 경기가 있는 날이잖아.. 흐읏...!"
"나랑 섹스하는 게 더 좋을껄~?"
"하으으응~!"
결국 평상시대로 아침에 모닝 섹스를 한 우리는 아침을 먹고선 경기를 준비했다.
오후에 상대 팀인 마우리 팀과 관중들이 경기장에 도착했다.
"지아야, 너의 달라진 실력을 보여주는거야, 알겠지?"
"알았어, 오빠. 나 열심히 할게!"
주먹을 불끈 쥐고선 다짐하는 지아. 그런 지아의 머리를 쓰다듬자 지아는 싱긋 웃고선 자신의 수비 위치로 향했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됬다.
1회 초, 1번 타자를 6구 끝에 1루수 땅볼로 잡으며 출발한 우리팀은 이어진 2번 타자를 포수 팝 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냈다.
하지만 3번 타자인 거포 아줌마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지는 바람에 출루를 허용했다.
몸쪽 직구가 그만 아줌마의 엉덩이를 때리고 만것. 아줌마는 아픈 듯 살짝 얼굴을 찡그리고서 맞은 부위를 쓰다듬으며 1루 베이스를 향했다.
그리고 상대팀 감독은 그 장면을 입술을 깨물며 바라보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자신의 선수가 사구를 맞은 걸 보며 안타까워하는 것으로 보겠지만 동국은 알았다.
저 감독은 지금 웃음을 참는것이란걸.... 알고 보니 저 아줌마는 감독의 아내라고. 저 팀에 실제 선수가 1명밖에 없는 것도 아내가 다른 선수를 영입하는 걸 반대해서 그렇단다.
남편이 바람 필 것을 우려한다나..? 그래서 팀이 만년 하위권이라고...
동국은 그런 상대팀 감독을 힐끗 보고선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타석에 4번 타자가 들어섰다. 초구 떨어지는 변화구에 반응하지 않다가 다시 한번 변화구가 들어오자 배트를 휘둘러 보았으나 뒤로 가는 파울이 되었다.
투수가 이번엔 높은 직구를 던졌으나 살짝 움찔할 뿐 배트를 내지 않아 2볼 1스트라이크 상황.
다시 한번 직구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고선 결정구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을 잡았다.
"나이스~!"
동국은 환호성을 지르며 저 이름 모를 AI선수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공수 교대가 되자 경기장에 있던 AI선수 홀로그램이 잠시 사라졌다가 상대팀 선수가 되어 다시 등장했다.
AI선수는 이렇게 경기장 내에서 홀로그램으로 존재한다. 그들은 묵묵히 경기만 진행하고 가끔 씩 결정적인 상황에서만 반응을 보인다.
벤치에 들어오는 지아는 하이파이브를 하고선 바로 타격 준비를 하고선 타석으로 들어섰다.
지아는 확실히 발전 했는지 초구로 들어온 존에서 살짝 빠지는 공에 반응도 하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배트가 났을 공에도 참으면서 카운트를 늘려갔다. 투수는 빠른 직구만 계속 던졌는데 지아는 공이 눈에 있었는지 2-2의 카운트에 존으로 들어오는 직구를 쳐냈다.
"딱~"
공은 빠르게 내야를 벗어날 듯 보였으나 전진 배치 되어 있던 좌익수가 그 공을 포구 해 재빠르게 1루로 던졌다.
"아웃~!"
지아는 열심히 달렸으나 간발의 차로 아웃 당하고 말았다.
헬멧을 벗어 한 손에 든 지아는 잠깐 1루 베이스를 처다 보고는 이내 벤치로 돌아왔다.
"괜찮아, 다음 기회가 있잖아!"
"히잉~ 아쉬워서 그러지"
동국은 옆 자리에 털썩 주저 앉은 지아의 등을 두들겨 주며 격려했다.
2번 타자 역시 2루 쪽 깊은 타구를 만들어냈으나 2루수가 강한 어깨로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우째 다들 어깨가 좋네... 실제 선수를 영입하지 못하니 AI선수를 강화시켰나...?'
동국이 상대 팀의 AI선수의 수비 실력에 감탄하는 사이 3번 타자는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슬라이더에 헛스윙 하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2회 초 1번 타자에게 큼지막한 파울 홈런을 맞아 간담이 서늘했지만 그 타자 포함 삼진 2개를 만들며 삼자 범퇴로 이닝을 끝냈다.
삼진을 2개나 잡아서 그런가 선두 타자가 좌익수 방면 안타를 뽑아내며 첫 출루에 성공했다.
5번 타자가 2루 뜬공으로 허무하게 물러나고 나서 1번 지아가 타석에 들어섰다.
"지아, 화이팅!"
동국은 지아를 응원하며 부디 지아가 한 건 해주기를 희망했다.
동국의 응원 덕분일까, 지아는 초구로 들어온 한가운데로 몰린 것 같은 공을 그대로 잡아 당겼다.
"따악~!"
"오오오!!"
공은 그대로 우익수 방면으로 높이 솟구쳤지만 펜스 바로 앞에서 잡히고 말았다.
"아... 아쉽다... 지아야, 잘 했어"
순간 장탄줄 알았지만 이내 뜬공이 되자 상당히 아쉬웠지만 그래도 그 사이에 1루 주자가 2루로 진루하였다.
상당히 깊은 타구여서 충분히 주자가 태그 업 할 수 있었다.
"가운데 몰리는 직군줄 알았는데 치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슬라이더였어... 히잉, 아쉬워"
털레털레 벤치로 들어오며 아쉬워 하자 동국은 그래도 진루타라며 지아를 달랬다.
"딱~!"
지아를 달래던 도중 강한 타격 소리가 들리자 지아와 동국은 고개를 돌려 그라운드를 보았다.
상대 팀은 실점을 막기 위해 극단적인 전진 수비를 하고 있었는데 타자가 이 수비를 뚫고선 안타를 뽑아낸 것이었다.
외야수들이 서둘러 공을 줍기 위해 움직이는 동안 타자 주자는 1루를 거쳐 2루까지 진출하였다. 수비 시프트 덕분에 단타가 장타가 된 것이다.
"좋았어~!"
안타를 확인하자 둘은 서로를 껴 안으며 기뻐했다. 보통 경기가 1, 2점에서 끝나는 걸 감안하면 저번 경기처럼 난타전이 되지 않는 이상 첫 승리에 크게 가까워진 것이다.
3회 초, 선취점의 좋은 흐름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선발 투수가 또다시 아줌마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진 것이다.
엉덩이에 공을 또 맞은 아줌마는 투수를 노려보며 1루 베이스로 향했고, 상대팀 감독 역시 이번엔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선 아줌마에게 다가가 상태를 확인하였다.
나 역시 상대 팀에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해보였다.
'씁... 쟤는 저 아줌마에게 무슨 감정이 있나? 왜 저래?'
물론 AI선수가 그런 감정이 있을 리 없다는 사실은 동국도 알고, 상대팀도 알고, 심지어 경기를 지켜보는 동네 마트 직원도 알고 있었다.
그냥 선발 투수의 엉망인 제구력과 아줌마의 후덕한 몸집 덕분에 일어난 우연일뿐이었다.
어쨌거나 무사 1루의 위기인 상황. 타석에는 첫 타석에서 삼진 아웃으로 물러난 4번 타자가 들어섰다.
타자는 2-1의 카운트에서 투수가 던진 떨어지는 변화구를 건드렸고, 2루수가 잡아 1루 주자를 태그 아웃 시키고 1루로 던져 아웃 시키는 병살타를 만들었다.
"좋았어!!"
더블 플레이에 기뻐 어퍼컷 세레모니를 하다 문득 아무도 없는 벤치에서 이러는 게 민망해 슬쩍 자리에 앉는 동국이었다.
하지만 이 기쁨도 오래가지 못했다. 5번 타자가 투수의 밋밋한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익수 뒤에 떨어지는 장타를 쳐낸것.
타자 주자는 여유롭게 2루로 진출했다. 동국은 실점을 최소화 하기 위해 외야수들을 전진 배치 시켰다.
"씁.... 쉽지 않구만... 그나마 방금 전에 더블 플레이를 만들어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1~2점을 내 줬겠어..."
동국은 긴장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서는 상대팀 선수를 바라보았다.
투수가 초구를 던졌다.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들어서는 빠른 직구를 노렸다는 듯이 잡아 치는 타자!
공은 쏜살같이 뻗어갔지만 그 진로 상에 전진 배치된 좌익수, 지아가 있었다!
지아는 자신을 통과하려는 타구를 그대로 잡아채 위기를 끝냈다.
자아는 자신이 이런 수비를 한게 놀라운지 글러브 안에 있는 공을 바라보며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두 팔을 높게 치켜 들며 환호했다.
벤치에서 초조하게 지켜보던 동국을 비롯해, 얼마 없는 관중들 역시 박수를 쳐주며 감탄했다.
"이야~! 지아야, 정말 대단해! 어떻게 그 총알 같은 공을 잡을 수 있어!"
동국의 호들갑에 지아는 짐짓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콧대를 높혔다.
"후훗, 내가 이 정도야!"
"흐흐, 그동안 특훈 한 보람이 있구나~"
동국의 말에 잠깐 갸우뚱한 지아는 이내 특훈의 뜻을 이해하고서 얼굴이 빨개졌다.
"하하... 뭐라는거야, 이 변태 감독이!"
손에 쥐고 있던 글러브로 자신을 내리치는 지아를 바라보며 동국은 하핫 거리며 웃었다.
3회 말 우리의 공격은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4, 5번 타자가 2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고, 지아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으나 이번엔 좌익수에게 잡히면서 아쉽게 이닝이 끝이 났다.
우리로선 빠르게 추가점이 절실히 필요했지만 그러지 못한것이다. 이러면 흐름을 상대 팀에 넘겨줄 위험이 있었다.
"파울~"
"파울~~"
"파울~~~"
"파울~~~!"
4회 초 선두 타자는 우리팀 투수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파울, 파울, 계속 파울이었다. 오죽하면 역시 AI인 심판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것 같았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선 공들 중 그냥 지켜본 공이 없을 정도였다. 존에 들어오는 공은 커트하고, 빠지는 공은 흘려보내 풀카운트까지 이어졌고, 그 상황에서도 계속 커트 해내며 무려 10구가 넘는 공을 던지게 했다.
비록 마지막 몸쪽 직구에 반응하지 못해 삼진을 당하긴 했지만 이미 선발 투수의 투구 수는 상당히 늘어난 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