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화 〉세나 신체개조씬
"뭐가 웃긴 거에요?"
레이나가 살짝 짜증스레 내게 물었다. 하기사, 자아가 아직 깃들어있으니 수치스런 정액방뇨 명령에 그것을 보며 비릿하게 웃고 있는 내가 짜증스러울만 하겠지.
뭐, 그런 것치곤 방뇨줄기가 보란듯이 좀 힘차긴 했지만.
"아닙니다. 이제 슬슬 정리하시죠."
아무렇게나 벗어두었던 옷을 입으며 마지막 남은 마컨 시간동안 그녀의 신체를 원래대로 돌려놓았다. 옷을 모두 차려입은 난 아직 멍하니 있는 그녀의 기억을 제거해준 뒤, 마컨에서 깨웠다.
"..어음?"
"국장님 그렇게 술 마시다 골로 가십니다."
"아.. 너무 취했나요. 미안해요. 그, 그럼 이제 다시 축배를 들까요?"
기억을 지워버려 그녀는 나를 이곳에 초대한 목적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나와 한잔 더 하고 싶어 안달난 듯했지만 난 매몰차게 외투를 입고 말했다.
"국장님, 부탁드릴게 있습니다."
"뭐죠?"
"생방송으로 인터뷰 하나만 잡아주세요."
"인터뷰요?"
"사람 한 분 찾을 거니까 그렇게 알고 계시구요."
"아, 네.."
난 아쉬워하는 그녀를 내버려둔 채, 호텔을 빠져나와 오랜만에 나의 안전감옥으로 향했다. 후, 어째 톱스타들보다 더 바쁜 스케줄인 듯싶다.
****
-삐비빅ㅡ
도어락을 열고 들어가자 세나가 활짝 웃으며 내게 안겼다. 고양이처럼 습격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뒤로 넘어질 뻔했다.
"주인님~! 어서 오세용. 기다렸다구용!"
목덜미에 매달려 아양과 원망을 섞는 그녀에 따스히 미소지어주었다. 언제봐도 충직하고도 귀여운 육노예란 말이지.
"하핫, 기다렸어?"
"나빠! 얼마나 기다린줄 알아요?!"
세나가 눈을 치켜뜨며 앙탈을 부렸고 난 머리를 애정 섞인 손으로 쓰다듬어주었다. 꼬리를 달아주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흔들어대고 있을 것만 같다.
"흐응♡ 역시 주인님 손길은 너무 좋아.."
내 손길에 소소한 흥분감을 맛본 세나가 품에서 벗어나며 마치 먹음직스런 음식을 차린 듯, 해맑게 수아가 있는 쪽을 가리켰다.
"주인님 안 계신동안 제가 잘 길들여놨어요! 입맛에 맞으실진 모르겠지만.. 헤헤."
그리곤요리평가를 받는 메이드장처럼 다소곳이 손을 포개었다. 세나의 머리를 재차 쓰다듬어준 후 수아에게로 다가갔다. 확실히 처음 이곳으로 붙잡아왔을 때보다 독기가 옅어있었다.
백옥둔부는 금방도 한 대 얻어맞았는지 벌겋게 달아올라있었다.
역시,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조교 당해본 그녀는 모든 생명체 통치의 효과적인 감정이 공포임을 깨닳은 모양이다.
수아의 속박대 주변을 어슬렁대며 그녀의 나신을 손으로 훑었다. 백옥 피부는 시각적으로도 상당히 만족스럽지만 촉촉하고 부드러운 촉감이 진국이었다.
"흐읏.."
벌게진 백옥 둔부에 손을 얹자 수아가 통증에 흐느꼈다.세나가 박물관 가이드처럼 옆으로 다가와 설명을했다.
"일단 항문은 확장시킨 다음에 애널비즈를 꽂아놨어요. 너무 확장시켜 놓으면 주인님 쓰시기에 헐렁하실까봐."
"기특하네. 우리 세나."
수아의 항문엔 길다란 애널비즈가 꼬리처럼 이어져있었다. 조교를 하며 청결에도 신경을 썼는지 내 손으로 빚은 수아의 육체엔 어떤 불결함도 보이지 않았다.
세나의 머리를 다시금 쓰다듬어주었고, 그녀는 짙은 신음을 흘렸다. 그 광경에 수아는 최음제를 먹인 것이리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세나의 신음과 반응은 진실로 흥분하는 것이었으니까.
"흐으응..♡ 주인님 손길만 받을 수 있다면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어요."
손길에 집착하는 세나에 다소 귀찮아 암시를 해제할까 싶었었지만 또 이것만한 그녀의 세뇌방법이 없었다. 손길에 흥분하고, 그 흥분감을 계속 느끼고 싶어 내게 충성을 맹세하는 육노예는 어떤 기억조작보다 강한 충성도를 나타내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세나에겐 절대복종, 배신금지 등의 암시를 걸어두지 않은 것이다. 그녀는 유일하게 그러한 암시 없이도 충실한 육노예가 된 나의 애장히로인이니까.
"자ㅡ 그럼 우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세나 먹을 것 좀 만들어줘. 배고파."
"이힛, 걱정마세요! 후다닥 만들어 놓을게요!"
세나가 활기차게 주방으로 들어갔다. 유달리 신이난 그녀의 모습에 그간 조금 소홀했던 것이 미안해져왔다. 정말 댕댕이 같다. 산책으로 놀아달라는 것 대신, 음욕으로 놀아달란 게 다른 점이긴 하다만.
옷을 벗고 편안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수아에게 다가갔다.
확실히 이제 그녀는 겁에 질려 있었다. 훈육과 조교의 차이는 한 끗이지만 결국 공포로 이루어진 것이 그 결과물은 흡족스러운 법.
물론 공포로 길들인 것은 각개의 매력이 줄어버린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매력은 조교 이후 불어넣어도 되고, 혹시나 세나처럼 반전 댕댕미가 나올지 모르니 말이다.
"흠.. 눈빛이 착해졌네. 좋은 징조야."
"제발.. 풀어주세요…"
수아가 서글픈 눈망울로 내게 애원했다. 식음이 원활하지는 못했는지 입술도 말라 있었고 볼도 처음보단 조금 꺼져있었다.
신이 아담을 창조했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안쓰러운 모습에 왠지 측은지심이 들었다.
"풀어준다라…"
사실 이제 내게 복수심이란 감정은 조교의 단순한 원동력과 자기합리화가 되어가고 있었다. 회귀 초창기만해도 세 년을 당장 찢어발겨 능지처참을 하고 싶은 복수심이 들끓었었는데, 지금은 복수심이 조금 옅어진 것이다.
알량한 선심이랄까.
물론 수아의 비대하고 남성에 대한 힐난심이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땐, 옅어졌던 복수심이 다시 활활 타올랐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의 신체를 내입맛대로 개조하고 속박대에 묶어놓자 '복수녀'라는 타이틀보단 '조교녀'란 타이틀이 강하게 자리를 잡았었다.
이제 복수심은 그저 한 여성을 능욕하고 유린하고픈 나의 성적이고 퇴폐적인 욕망에 대한 합리화와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여성을 데려와 능욕유린하는 것보다 복수녀에게 하는 것이 죄책감도 덜 하고 재미도 있었으니까.
복수심이 만약 지속적으로 들끓었다면 세나를 이대로 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타락을 완전히 이끌어낸 후, 세상으로 보내 갖은 능욕과 유린으로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게해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게끔 만들었을 테니까.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진서연을 만났을 때에만해도 온갖 욕설이 나오고 가학적인 성교로 그녀를 유린하는 쾌감에 만족했었었다. 하지만 복수과정이 이어질수록 전생의 그녀에게 피치못할 어떤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가 들었고 결국 난 더 이상 그녀를 괴롭히고 성적으로 능욕하는 것에서 쾌감 대신 찝찝함을 느끼는 지경에 이르렀다.
단적으로 순재의 경우에도 그러했다.
5억이란 돈을 제 목숨 위협까지 받아가며 내게 건네준 그의 모습은 절대 전생에서 1억을 들고 도망갈 정도로 치졸해보이지 않았었다.
게다가 인아에겐 왠지모를 연애감정이, 서연에겐 측은지심, 세나에겐 애정이 가고 있는 내가 더 이상 복수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다니긴 힘들었다.
이미 스스로 느끼기에도 복수보단 여성을 유린하고 그간 꿈꿔온 성적판타지를 실현시키는 것에서 더욱 짜릿함과 쾌감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뭐, 물론 예외는 존재했다.
수아는 인아와순재, 서연과 달랐다. 그녀는 진성뷔페미즘년이었으니까. 그렇기에그녀에 대한 나의 조교는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다.
따지고 보면.. 뭐..
세나도 뷔페미즘년이었긴하지만, 그녀는 넘어가도록하자.
최애육노예고, 너무 귀엽잖아?
그리고 뭐.. 가학적인 조교를 통해 복수녀를 지옥나락까지 끌어내렸지만 막상 지옥나락으로 추락한 그녀들에게서 동질감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물론 복수심이 옅어졌다해서 수아에 대한 능욕세뇌조교를 멈출 생각은 없었다. 앞서 얘기했듯, 복수심은 조교의 좋은 원동력이 되어주는 감정일 뿐이니까.
이젠 나는 조교로 한 여성을 타락시켜가는 과정, 그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예전엔 복수욕이 조교욕을 훨씬 앞질렀다면 지금은 조교욕이 복수욕을 추월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가끔 내가 정말로 타락해버린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기도 했었다.
냄비에 담긴 개구리가 천천히 오르는 물온도에 제 살이 익히는 줄도 모르고 가만히 있다가 죽어버리는 것처럼, 어느새 시스템의 향락성이 내 이성을 마비시켜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그래서 시스템의 그녀가 자아유지기능을 말렸던 걸까? 시스템에 더 이상 잠식되지 말라고? 뭐, 잘 조절만하면 크게 문제될 건 없겠지. 여하튼, 복수심은 옅어졌다해도 조교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너무 재밌잖아?
울상이 되어 나를 올려다보는 그녀를 바라보며 앉았다.
"흐음.. 풀어줄까."
"제발요.. 도망 안 갈게요."
"풀어주면 넌 나한테 뭘 해줄거지?"
"보, 봉사할게요."
"봉사라.. 봉사는 그렇게 묶여있는 상태에서도 가능한데?"
수아가 급히 머리를 굴린다. 아직 그녀의 정신이 개조되지 않은 것은 척 보면 알 수 있었다.
"으음… 하라는 대로 다 할게요! 제발 이것만 풀어주세요.. 목이라도.. 목이 너무 아파요."
하긴, 단두대에 오른 사형수처럼 고개가 숙여져 있으니 아플만도 하지. 난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냈다.
"목하고 손만 풀어주지 그러면."
나의 관대한 자비에 수아의 얼굴에 실로 오랜만에 화색이 돌았다. 아니, 처음 보는 거군. 화색이 도는 그녀의 여신 미모에 절로 헤벌쭉 웃음이 나올 뻔했다.
"하아ㅡ 감사합니다.."
속박대의 허리끈까지 풀어주자 수아가 상체를 일으켜 그간 뻐근했던 관절들을 열심히 돌려댔다. 가녀린 여성의 신체에서 우드득, 대는 뼈소리가 잠시 이어졌다.
"하.. 살 것 같아.."
그녀가 상체를 일으키자 거대한 백옥폭유가 드러났다. 선분홍빛의 유두와 백옥폭유는 바라보는것만으로도 눈이 멀 만큼 광채가 났다.
홀린듯, 만져보았다.
"흐응.."
수아가 상체를 웅크리다 이내 자세를 고쳐잡고 내 손길에 저항하지 않았다. 압도적인 질감이다. 물에 적신듯 촉촉하면서도 마시멜로 같은 부드러움.
'크, 역시 내가 만든 거지만 정말 잘 만들었어.'
등뒤에서 뭔가 날카로운 눈초리가 느껴지는 것 같았지만 물컹한 젖가슴의 촉감에 집중했다.
"흠, 역시 완벽해."
"다, 다 됐나요?"
"그럼, 왜. 자지 빨아주기라도 하려고?"
수아가 선뜻 대답하지 않고 우물대다 시선을 피했다. 풋, 조소를 지은 난 자리에서 일어섰다. 열쇠는 그녀를 풀어주고 속박대 위에다 올려두었는데 까먹은 척,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주방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