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화 〉세나의 수아 조교
"똑똑똑. 아직 주무시나요?"
여전히 망사 메이드복장을 입은 세나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수아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제 제법 메이드장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그녀는 어디서 찾아온 건지 메이드장 모자도 쓰고 있었다.
세나의 말에 수아가 침음성을 내며 깨어났다.
그녀의 손엔 먹음직스런 요리가 담긴 그릇이 들려있었다. 그 향긋한 냄새에 이틀간 쫄쫄 굶은 수아의 후각이 먼저 뇌를 깨워버린다.
"아아, 드디어 일어나셨군요. 죽은지 알았잖아요. 죽어도 상관은 없지만."
"…물.."
후각을 강하게 자극하는 음식냄새에 수아가 쩍쩍 갈라지는 목소리로 중얼댔다. 당장 급한 것은 음식이 아니었다. 타들어가는 목에 생명수의 보급이 시급했다. 이틀간 물 한모금도 마시지 못했으니까.
"물요? 물도 있지만, 저는 바로 주진 않을 거에요."
"왜.. 대체 왜.."
울분에 이틀간 울어댔건만, 또 그녀의 백옥 뺨에 한줄기 눈물이 흘렀다. 세나의 싱그러운 표정이 일순간 가라앉았다.
"흐응. 아직도 그 질문이신가요. 몇번 답을 드린 걸로 아는데.. 슬슬 짜증나려하네요. 그렇지 않아도 주인님께서 당신을 쳐다보는 눈빛도 거슬리건만."
세나가 눈을 매섭게 치떴다. 그녀를 바라보던 주인의 눈빛이 자신과 비슷한 것 같아 심통이 제대로 나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세나는 오늘 그녀를 제대로 괴롭힐 생각이다. 조교를 빌미삼아.
세나가 수아의 안대를 벗겼다.
"주인님께서 당신을 교육해도된다 명하셨으니, 주인님이 안 계실 땐 제가 선생님이에요. 아시겠죠?"
"..물이나.. 줘…"
사실 세나는 이제껏 일부러 물이나 음식을 주지 않았었다. 자신보다 수려한 용모와 몸매를 갖춘 수아에게 배알이 꼬이는 것도 있었고, 자신이 몸소 겪었던 식욕의 부재가 주는 교육열을 노린 것이기도 했다.
"흠, 이젠 한 모금 드려야 겠네요. 주인님이라도 그러셨겠죠. 하지만 어느 학생이 선생님께 반말을 하지요?"
"어서.. 달라고…!"
수아가 다시금 붉은 눈동자로 독기를 가득 쏘았다. 세나는 가져온 물컵을 제 입에 가져가며 얄밉게도 홀짝였다.
"으음, 오늘따라 물맛이 좋네요."
"물… 주세..요.."
어쭙잖은 자존심을 세우는 것보다 물을 선택했는지 수아가 자조적인 표정으로 중얼거렸고, 세나가 흡족스런 미소로 수아의 입에다 물을 따라주었다. 물론 적은 양이었다. 목만 축일 수 있는.
"흐으… 배고파.."
목을 축이자 코밑에서 피어오르는 먹음직스런 향내가 식욕을 강하게 자극한다.
"흐음.. 배고픈건 알겠는데.. 지금 당신이 싸놓은 것들 때문에 청소부터 해야겠어요. 주인님이 오실 지도 모르는데 더럽잖아요."
세나는 일부러 음식을 그녀의 얼굴 밑에 가까이 놓아둔 후, 청소를 시작했다. 향긋한 소스가 버무러진 함박 스테이크의 향기가 아찔하게 식욕을 자극한다.
"배..고파.."
수아가 혀를 날름거려보지만 닿기엔 너무도 먼 거리였다.
"휴.. 간밤에 많이도 쌌네요."
수아의 음부에서 세어나온 소변이었다. 다행히 아직 대변이 나오지 않은 것에 감사하며 청소를 마친 세나는 걸레를 놓아두고, 방에서 들고나온 케인을 집어들었다.
가늘고 긴 막대인데 가벼워서 여성들이 사디스트인 경우 주로 애용하는 SM도구였다.
"자, 거실을 더럽혔으니벌을 받아야겠죠?"
"뭐, 뭐?"
-휘익ㅡ!
-찰싹ㅡ!
가는 파공음과 함께 경쾌한 타격음이 들려왔다. 순식간에 수아의 백옥 둔부에 가느다란 빨간 줄이 올라왔다. 얄팍하지만 따끔거리는 통증에 수아가 깜짝 놀랬다.
"꺄읏! 뭐하는 짓이야! 우린 같은 편이잖아!! 이러지마!"
수아가 발버둥치며 소리를 질러댔지만, 세나는 다소 통쾌(?)한 표정으로 몇번 더 그녀의 엉덩이를 후려치고서야 매질을 멈추었다. 다소 분풀이하는 느낌도 들었다.
-휘익!
-찰싹!
'히잇. 주인님께서 기뻐하실만 해. 재밌는걸?'
"끄으읏! 아파! 아프다고!"
"아프라고 한 거니까, 아파야죠. 바보. 처음은 가벼운 걸로 했으니 너무 엄살부리지 말아요."
케인을 놓고 세나가 다시 수아의 앞에 섰다. 나무 구멍에 꼼짝없이 속박되어 머리만 빼끔 내밀고 있는 수아의 모습이 웃겼는지 세나가 호호, 웃음을 터뜨렸다.
수아가 발끈하곤 눈을 치켜떴다.
치욕스럽기 그지없었다.
"뭐야, 뭐가 웃겨!"
"후후훗, 당신이 방금 '같은 편'이라고 한 말이 웃겨서요. 왜 우리가 같은 편이죠?"
"그, 그야 여자잖아! 너나 나나 여기 갇혀있는 거고!"
세나가 조롱하듯 웃으며 검지를 가로저었다.
"노노노~ 제가 갇혀있는 걸로 보이세요? 전 이제 저 문이 열린다한들 나갈 생각이 없답니다. 주인님께서 일용할 양식을 풍족하게 주시고, 즐길 거리와 휴식 장소를 무제한 제공해주시는데 어떻게 갇혀있다는 표현을 할 수가 있죠?"
"미친년! 넌 지금 세뇌당한 거라고! 그 미친새끼한테 당한 거라고! 정신차려!"
-찰싹ㅡ!!
세나의 구릿빛 손이 수아의 백옥 피부에 흠집을 냈다. 길다란 손톱에 긁힌 수아의 뺨에서 가는 핏방울이 맺힌다. 뺨을 정통으로 얻어맞은 수아가 다소 놀란듯 경직되었다.
"저를 모독하는 말은 참아도 주인님을 모독하는 말은 참지 않을 거니까, 적당히 하세요. 다음부턴 손이 아닌, 도구가 나갈 테니까요."
그런데 대뜸 수아가 피식, 콧방귀를 꼈다. 아무래도 같은 여자라고 아직 세나를 업신여기는 듯했다. 케인 정도의 통증은 금방 잊혀져버린 모앙이다.
"풋. 진짜 정신나간 년. 넌 진짜 우리 여자들의 수치야. 감히 한남좆빨러가 되서는 말이야. 퉤ㅡ! 이거나 먹어라! 이 흉자년아."
수아의 체액이 추진력이 부족한 탓에 세나의 메이드복 위에 떨어졌다. 세나의 관자놀이에 핏대가 섰다. 이 메이드복은 주인님이 특별히 하사한, 그리고 주인님이 가장 좋아하는 메이드복이었기에 수아의 체액이 묻자 분노가 치밀었다.
깊게 심호흡을 하며 스스로 진정시켜본다.
"후우우ㅡ 릴렉스.. 릴렉스.."
"지랄염병하네. 니 년이고 니 주인인지 뭔지 한남새끼 둘 다 뒤져버려라!"
-뚜둑.
(이 소리는 세나의 이성이 끊어지는 소리입니다.)
세나의 눈빛이 극도의 분노를 넘어서 되레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아니,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폭풍전야다. 드센 태풍이 오기 전에 이상하리만큼 고요해지는.
세나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수아의 얼굴 밑에 놓여있던 음식을 짓밟아버렸다.
"아.."
뭉게지는 음식에 수아가 탄성을 작게 흘린다. 하지만 세나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때까지 짓뭉게버린 다음 접시를 들었다. 함박스테이크는 다소 인간의 배변과 비슷한, 흉물스런 모양을 하고 있었다.
수아가 탄식에 겨운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고, 이내 그녀의 얼굴은 생일날 케익세례를 맞는 생일자처럼 음식물에 처박히고 말았다.
"으으웁! 으으읍!"
세나가 아둥대는 수아의뒷머리채를 잡아 고정시키곤 접시로 그녀의 얼굴을 문질러댔다. 수아의 여리고 가는 목은 세나의 탄탄한 팔힘을 이겨낼 수가 없었다.
"왜요? 지금 제가 친히 밥을 먹여드리는데 싫으신 거에요? 어서 드세요. 오늘 마지막 밥인데."
"우으읍! 으읍! 그, 그마안ㅡ!"
세나가 그릇을 다시 바닥에 놓곤 오물범벅이 되어버린 수아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피식, 미소가 나왔다.
"푸훗. 보기 좋은 얼굴이네요. 살고 싶으면 얼굴에 묻은 거라도 혀로 핥아먹으세요."
"제, 제발 이러지마.. 날 도와줘. 우리 같이 여기서 도망치자! 경찰들이 도와줄 거야!"
"또또또. 안 되겠군용. 그런 소리를 할 때마다 체벌 강도를 올려야겠어요."
세나가 성큼성큼 방에 들어가더니 다시 체벌도구를 꺼내왔다. 이번엔 스팬서 패들이었다. 일전에 사용한 패들과 같은 것이었는데 타격부위에 구멍이 뚫려있어 공기저항을 줄인 것이었다.
즉, 더 강한 고통을 주는 SM도구인 것이다.
세나의 표정에 왠지모를 기대감이 차올랐다.
"자, 앞으로는 주인님의 뜻을 반하는 말을 할 때마다 이 고통을 느끼게 될 거에요. 잘 기억해두세요."
고개가 돌려지지않아 둔부 쪽에 어떤 타격이 올지 모르기에 수아가 겁에 질려 다시 발버둥을 친다. 하지만 발을 묶고있는 족쇄의 체인소리만 울릴 뿐이었다.
"뭐, 뭐야! 안 할게! 안 한다고! 미안해!"
"후후, 이미 늦었답니다."
패들봉을 두 손으로 꽉 거머쥔 세나가 입술을 앙 다물곤 힘껏 패들을 휘둘렀다. 메이저리거 타자 뺨을 후려칠 훌륭한 타격자세였다.
-부웅ㅡ!
소리부터 묵직하고 남다른 패들은 정확히 수아의 오른쪽 엉덩이에 직격했다.
-파악ㅡ!
타격음마저 묵직하기 그지없다. 수아의 풍만한 둔부가 크게 출렁였고, 거실엔 그녀의 비명소리가 가득 울려퍼졌다. 그녀가 이곳으로 온 이래, 가장 크고 고통에 찬 비명이었다.
"꺄아아아악ㅡ!!"
그 만족스런 비명에 세나가 패들을 마치 야구방망이처럼 어깨에 걸치며 의기양양한 자세를 취했다. 자신과 동등한 주인님의 눈빛을 받는 그녀를 매도하는 것이 상당히 즐거운 모양이다.
"후훗. 저 고등학교 때까지 여자야구부였다는 걸 잘 기억해두세요. 그리고 전력을 다한 것도 아니랍니다. 호호."
"끄으으윽…!"
엉덩이를 강타한 무지막지한 고통에 수아가 체액을 질질 흘리며 하부를 떨어댔다. 그런 그녀의 고통에 바둥대는 모습에 흡족스런 미소를 지은 세나가 이번엔 또다른 기구를 들고 나타났다.
어째..
상당히 즐기고 있는 것 같은 그녀다.
전체가 시뻘겋게 달아오른 수아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후려친다.
-찰싹ㅡ!
"꺄으으으악ㅡ!!"
민감하게 달아오른 피부에 수아가 다시금 경악에 찬 비명을 내질렀다. 이런 고통은 살아생전 처음이었다. 숨조차 쉬기 힘들 정도였다.
곤장을 맞는 사람들이 이런 고통이었을까 싶을 정도로.
"자~ 신입분, 이번엔 개통식이 있을 거에요. 아무래도 주인님이 사용하시기 전에 편하게 쓰시도록 길을 들여놓는 거에요."
"뭐? 제, 제발! 하라는대로 다 할게! 그만!"
수아에게 걸린 저항의 암시는 강한에게 국한된 것이기에 그녀는 세나에게 애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나의 살짝 섬짓한(?) 표정에 자비는 깃들지 않았다.
친절한 세나씨 랄까..
왠지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할 것만 같다.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벗 플러그였다. 삼각원뿔 모양의 삽입부 끝에 손잡이가 달린 것으로 원판모양의 손잡이는 밑부분이 흡착판이라 바닥에 붙이고 요분질을 할수도 있는 것이었다.
주로, 애널확장용으로 사용되는 것이었다.
휴대폰도 없는 이곳에서 대체 세나는 어떻게 이리 효과적인 BDSM 도구들을 꺼내오는지.. 그녀의 성적취향이 의심스럽다.
"호호. 조금 아플 거랍니다. 근데 제가 겪어봐서 아는데 주인님과의 애널섹스는 정말 기분 좋더라구요. 그러니 아파도 꾸욱 참으세요. 아시겠죠?"
세나가 마치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마냥 다소 비장한 눈으로 착착, 푸른색 라텍스 장갑을 꼈다. 어째, 폼이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닌 것 같다.
그러곤 능숙히 벗 플러그의 삽입부에다 러브젤을 듬뿍 치댔다.
"자, 잠깐만!! 애널? 똥꼬? 야이 미친년아! 그만하라고! 뭐든할게 제발!!"
수아가 두려움에 질린 얼굴로 소리쳤다. 온 얼굴에 묻어있던 음식오물이 투둑, 떨어진다. 그러다 이내, 항문에 닿는 고무촉감에 섬뜩함을 느끼곤 발광을 해댄다.
하지만 강하게 속박한 기구는 그녀를 절대 놓아주지 않았다.
-덜크덩ㅡ덜컹!
"이 씨발년아!! 그거 넣으면 너 진짜 죽일거야!! 흐이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