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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9화 〉진서연과 야외플 (89/129)



〈 89화 〉진서연과 야외플


그간 2번의 퀘스트를 더 클리어해 얻은 스텟 포인트 40개를 근력에 모두 투자했다. 별 시답잖은 상황모면을 위해 마컨과 사컨의 기회를 남용하는게 아깝기도 했고, 무엇보다 수컷이라면 무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쾌감을 싫어하는 자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적당한 요  놈들을 상대로 테스트해볼 참이다.


뭐, 놈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사실상..

테스트라기보다는 모의평가전이었지만.

이미 몇가지 테스트를 통해 신체능력에 대해서 확인은 해둔 터였다. 펀치기계 스코어를 가볍게 오버시킨다던지, 야구배트를 그냥 두동강내거나, 작은 돌멩이를 악력으로 깨보기도 했다.

거의 인간의 한계점을 넘어서고 있는 상태였다.
고로, 이 일진조무사 놈들은 오늘 나의 모의평가 대상이자, 나의 유흥거리가 될 것이다.


더욱이 과거에 나를 괴롭혔던 놈들이 딱 이런 놈들이었기에 이미 나의 전투의지를 불타오르고 있었다.


놈들은 다가올 미래를 모른 채, 열심히 깝죽거리고 있다. 피식, 조소가 나왔다.

"어? 이 쒸발롬이 웃어? 진짜 뒤지고 싶냐? 나 운봉공고 캡짱이야. 이 개새끼야."
"너 이 쒸빨. 얘가 삼대일 다구리도 이긴 놈이야. 너 뭐 되냐?이 좆밥새끼야?"


"하ㅡ 말로는 안 되겠네. 캡짱 너 일로와서 나 때려봐."


캡짱이란 놈이  으름장에 주춤하며 슬금슬금 다가왔다. 꼴에 주먹질 좀 하는 진 모르겠으나 영화를 많이 본 건지 자세를 낮추고 주먹을 내지르고 있는 폼이 제법 멋은 있어보였다.

"아무것도   테니까 때려보라고. 새끼, 겁은 많아서는. "

자존심을 긁는 말에 캡짱놈이 냅다 주먹을 휘둘렀고, 정통으로 안면에 맞은난 고개가 옆으로 꺾였다. 놈이 히죽, 웃었지만 이내 경악스레 입을 벌린다.

"풋. 이게 다냐?"

역시, 아직 제대로 맞아본 적은 없었지만 근력상승은 맷집상승도 동시에 불러왔다. 물론 힘과 맷집이 일  일의 비율로 상승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담 지금쯤 바위로 후려맞아도 아무 감각이 없을 테니까.


조금 상승비율이 낮긴 했기에 지금 놈의 주먹에 볼덩이가 조금 아리긴 했다. 새끼, 그래도 힘은 좋다.

"그럼 이제 내 차례다."

겁을 먹은 놈에게 다가가 손바닥을 가볍게 휘둘렀다. 부웅ㅡ하는 소리와 함께 날아간 손바닥은 놈의 뺨을 후려쳤고, 놈은 5미터가량을 날아가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쿠웅!
"크헉!"

기절시킬 생각은 없었기에 놈의 얼굴에 손바닥이 닿는 순간 밀 듯이 쳤었다. 게다가 놀이터 바닥은 흙바닥이었기에 충격도 완화됐을 터다.


물론 그럼에도 놈은 바닥을 뒹굴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하고 있었다. 숨이  막히겠지.

나도 수없이 맞아봤기에 잘 아는 고통이다. 소리조차 나오지않는 극강의 고통.

그런 고통을 이젠 당하는게 아닌 가하고 있다니, 이거완전 짜릿하잖아.큭큭.
복수녀들을 유린하는 것과는 또다른 쾌감이다.


남다른 희열감에 손이 저릿해져왔다.

"자, 이제 다들 휴대폰 꺼내서 방금 찍은 사진들하고 동영상 모두 삭제한다. 실시."


어느새 전세가 완전히 기울어버렸고, 놈들은 고분히 내 말을 따랐다. 내 육노예의 능욕영상은오직 나만이 가질 수 있는 거다. 엄한 놈들이 유포해서 그녀를 정상에서 바닥까지 끌어내리려는 내 계획에 차질이 생기긴 싫었으니까.

시간은 어느덧 12시를 넘어섰다.

리셋된 사컨의 기회.


동영상은 지워도 놈들의 기억은 지우지 못하기에 아깝긴 했지만 하는 수 없이 사컨을 사용해 놈들의 기억을 깨끗이 지웠다. 서연의 자위를 본 것도, 내게 얻어 맞은 것도. 모두.


"자, 이제 다들일상으로 돌아가는 거야."

"""네."""


"음.. 야 너."

내 부름에 일상으로 돌아가던 학생들 중, 여학생이 등을 돌렸다. 여고딩. 18살이면 이제 고2겠네.


산삼보다 몸에 좋다는 영계 여고딩이 눈 앞에 있다. 영계 중에 영계, 막 성계로 거듭나기 전이라 그 육체미가 남다르겠지. 중학생이라면 조금.. 너무 어려서 죄책감이 들었겠지만 고딩, 거기다 발랑까진 것이 대음순도 꽃잎처럼 활짝 열려있을 것 같다.

근데..

음..

생각해보면 영계는 아다를 깨는 것이 포인트인데, 저 년은 발랑까진데다 얼굴화장도 여느 술집여자처럼 하고 다니는 것이 영계고딩보다는 조금 어린 창녀에 가까웠다.

창녀에다 교복을 입혀놓은  같달까.

사컨의 시간이 남았으니 신체개조라도 해볼까 싶었지만 아무래도 내 안전감옥에다 가두지 않는 이상신체개조는 불가능했다.


고로, 아쉽지만 그냥 보내주기로 했다.
지천에 널린 것이 고딩인데, 언제 한 번 따먹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싱그럽고도 야들야들한 청순한 고딩을.


"그냥 가라. 공부 열심히들 하고."

"""네."""

공부 열심히하란 암시가 걸렸으니 놈들은 이제 공부에 매달릴 것이다. 어중간하게 일진조무사 따위 하느니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내 명령에 놈들은 다시 제 갈길을 가기 시작했다. 가방을 챙겨들고 차에 다시 오른 난 조수석에 앉아 울고있는 서연을 쳐다보았다.

"왜, 서럽니?"


"흐윽…흐으윽.."

"결국은 니가 선택한 길이면서 피해자코스프레는. 똥꼬에 꽂은  뺐니?"


"…여기요."


서연이 깨끗이 닦은 스폿자위기를 내게 건네주었다. 가방에 유두클리퍼와 그것을 넣고 뒷좌석에 던져두었다. 서연이 눈물에 번진 화장자국을 선보이며 내게 물었다.

"이제.. 써주시는 거죠. 저 잘했죠…?"


학생들 앞에서 자위했다는 것보다 차기작 주인공 자리가 더 걱정되는 모양이다.

"그래, 약속은 지키는 사람이니까. 차기작 여주인공으로 널 써줄게."


"….감사해요."


"풋, 감사하긴. 내가 감사하지. 근데 궁금한게 있는데 이렇게까지 성공하려는 이유가 뭐야? 그정도 얼굴이면 스폰 받아도 충분히 먹고 살 텐데. 다른 일을 해도 될 테고. 여자가 이쁘게 태어난 건 고시3관왕이란 말도 있잖아."

내 물음에 서연이 머뭇거렸다.
뭔가 사연이 있는 듯했다. 잠시 차 안이  아니게 적막해졌다. 그러다 그녀가 이내 입을 열었다. 내 부탁을 거절할  없으니까.

"…약속했어요."


"누구랑? 뭐를?"

서연이 촉촉한 눈동자가 차창에 반사되어 내 눈동자로 들어왔다.

"..돌아가신 아버지랑요. 그리고 언제 돌아가실지 모를 어머니한테요."

젠장, 또 가족이냐?

진짜 요즘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인아는 아버지에게 성적으로 당하고 있질 않나. 서연은 이제 하다하다아버지가 돌아가셔? 어머니도 사경을 해매고?


이거 서로 짜고 치는 거야?   마지막 남은, 아니 남았을지 모를 양심을 테스트라도 하는 거야?


그렇게 서글픈 표정으로 돌아가신 부모님 얘기를 하면 괜히 미안해지잖아. 젠장, 뭔가 묻지말 걸 계속 물어서 귀찮은 일만 늘려가는 기분인걸.

그래도 부모님을 잃었다는 공감대가 있어서 그럴까, 내 물음이 다소 조심스러워졌다.

웃긴 상황이다.
방금 전만해도 끝바닥까지 모멸감을 심어준 여성과 이런 대화를 한다는게 말이다.

물어보는 나나, 대답하는 그녀나.
웃긴 상황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조금은 당혹스러웠다.
그녀에게서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전생에서 나름 오랜기간 연인관계였다 생각했건만, 절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고로, 지금 꼴에 배우랍시고 동정심 유발 작전을 펼치는 중이거나, 전생에선 어떤 이유 때문에 내게 이야기하길 꺼려했던 것일 것이다.

"..언제 돌아가실지 모를?"


첫 포문을 트기가 힘들었었던듯, 그녀가 술술 이야기를 풀어갔다.


"오늘내일하세요. 그나마 이번 출연료 받은 걸로 큰 병원으로 옮기긴 했는데.. 그래도 병명을 모르겠다네요. 그래서.. 어머니 돌아가시기 전에 주인공 맡은 걸 꼭 알려드리고 싶어요.."


"아버지는 어떻게 돌아가셨길래."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셨어요.. 유서를 쓰고 돌아가셨는데 분명히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하신 거에요."

"근데, 약속은 무슨 약속이지?"


너무 깊게 파고드는 것 같아 화제를 전환시켜버렸다. 암시 때문에 내 질문에 답을 할 수밖에 없다지만, 방금 능욕시킨 여성에게 듣기엔 조금 거북스러운 이야기였다.

"아버지께 약속했었어요. 꼭 배우로 성공할 거라고. 주인공이 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뭐.. 이제 가셔서 영영 보실 수 없겠지만."

"어머니는?"

"의식이 거의 없으신데.. 제가 나오는 드라마를 보고 미소를 지으셨대요.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없는 분인데.. 그래서 어머니께 약속했어요. 꼭 주인공이 되겠다고. 그때까지 절대 죽으면  된다고. 꼭 엄마가 아빠한테 내가 주인공이 되었단 걸 알려달라고.."

기어코 서연이 어깨를 들썩이며 크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씨발.. 이게 대체  상황이야. 왜 그녀와 이런 이야길 하고 있는 것이며   그녀에게 티슈를 건네주고 있냔 말이야.


"닦아. 내 벤틀리에 눈물 흘리지 말고. 가죽시트 비싼 거니까."


괜히 퉁명스레 말하곤 차를 출발시켰다.
어서  년을 집에 보내버려야겠다.


그나저나 이 씨팔, 왜 서연이고 인아고 평범치 않은 속사정을 들고 있는 거야.  평범한 속사정으로 내 마음에 거슬리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


이렇게 감성팔이를 해놓고 또 어떻게 능욕하고 복수하라는 건가. 제 아무리 내가 독하다한들, 사경을 해매는 어머니에게 약속한 효녀를 능욕시키는 것이 통쾌할 리가 없잖아.

어미마저 내게 피해를 끼쳤다면 모를까.


하라면  수는 있지만, 통쾌함보단 왠지모를 찝찝함이 느껴질 것 같은 기분이다.

앞으로 복수녀,아니지. 정확힌 마지막 보스 장 대표  씹년에겐 절대 과거나 속사정에 대해서 캐묻지 말아야겠다. 그랬다간 복수대업의 뿌리를 캐지 못하겠어.


아, 아니. 설마  또, 어린 자식을 홀로 부양하고 있거나하는 눈물겨운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건아니려나.

아니지, 씨팔.

사정이 어떻든, 자기 이익을 위해  전생을 짓밟은 건 사실이잖아. 불변의 진리이자 지울  없는 기억이라고.

아아, 머리야.

아니, 그건 그렇고.

그럼 설마 전생에서도 서연은 어머니 병원비 때문에 장물을 들고 도망간 건가? 아니지. 지금으로부터 자그마치 6년이나 후의 이야긴데, 병명도 모른 채 사경을 해매는 분이 6년이나 꾸역꾸역 산다고?

그런 케이스가 있나?

아니, 씨팔.

뭐가 이렇게 복잡해. 이제 복수심이 약해지기라도 한 거냐. 초심을 잃은 자의 말로는  끝이 안 좋은 걸 알면서 왜 이렇게 마음이 약해지는 거야. 전생의 이강한처럼 다시 호구인생을 살겠다는 거냐?


아아, 이 씨팔. 그건 안 되지.

머리가 깨질 것 같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복수녀에 대한 이성적인 생각에 가치관이 흔들리고 실타래가 어지러이 꼬여가는 것만 같은 기분이다.


이 씨팔, 여자는 오로지 생체오나홀일 뿐이었잖아. 근데  계속 감정이입이 되는 거야.

-부우우웅!

"저, 저기. 속도가 너무…"


"시끄러!"

복잡한 머리에 서연의 조심스런 목소리에도 거친 육성이 터져나오고 말았다. 젠장, 차라리 세나나 수아처럼 뷔페미녀였다면 이런 측은지심따위가 들지 않았을 텐데.


그녀가 만약 '한남좆빨러 모두 재기해라이기야데스웅챠!' 따위의 멘트만 날려준다면 곧장 달리는 차안에서 밀어버릴 수도 있을 텐데.

-부우우웅ㅡ!


풀악셀에 애꿎은 엔진만 타들어간다.


"저, 이러다 사고나면.."


아니면 한때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자다, 이건가.
개새끼, 쓸 없이 로맨티스트인 척이네.

에라, 모르겠다.

"..병원이 어딘데."


"네?"

"병원 어디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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