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화 〉정수아 길들이기
"세나야~"
"네~ 주인님….?"
집으로 들어서며 세나를 정겹게 불렀고, 주방 쪽에서 세나가 싱긋 웃으며 나오다 내 품에 안겨 축 늘어진 수아를 보곤 표정을 굳혔다.
요리를 하고 있었는지 알몸에 망사 메이드 앞치마를 두르고 있다. 마치 육노예들을 교육하는 메이드장 같다.
수아를 소파에 눕혔다.
소파에서 곤히 잠든 그녀를 내려다보자 세나를 처음 데려왔던 순간이 기억이 난다. 딱히 아련하게 기억할 일은 아니지만 뭐, 나쁘지 않았다.
크, 우리 세나도 수아의 옆에 있으니 미모가 죽어버리는군. 다음에 마컨 기회가 남으면 세나도 환골탈태를 시켜줄까 했지만 아무래도 세나는 세나의 얼굴이 가장 나을 듯싶었다.
정이 들어서 그런가? 큭큭.
세나가 떨떠름히 내 등 뒤에 다가왔다. 그리곤 빼꼼히 고개를 내밀어 수아를 훑어보았다.
"저.. 여자에요? 주인님이 말한?"
"응. 이제 같이 지내게 될거야."
"흐응.. 이쁘네…"
푸훗, 세나가 들릴듯 말듯 작게 중얼거리며 시샘을 표했다. 그 모습이 귀엽기그지없다.
"세나, 씻고 올 테니까 얘 옷 좀 벗겨놔. 싹 다."
"오늘은 제가 안씻겨드려요?"
"응. 괜찮아."
"..변했어. 주인."
갑자기?
"으응?"
세나가 잔뜩 토라진 눈을 앙칼지게 뜨며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왠지 도도한 길고양이 같았던 첫 모습이 떠오른다.
"변하긴, 난 우리 세나가 제일 이쁜걸?"
세나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주었다.
"흐응..♡"
그한번의 손길에 신음을 흘리며 눈빛을 풀었다. 꼬리가 있다면 살랑댈 것만 같다. 흐음, 이참에 세나에겐 신체개조로 꼬리나 귀를 달아주어 완벽한 수인의 모습으로 변태시켜볼까 했지만 아무래도 그런 꼴을 혹여나 누군가 보게 된다면 상당히 난처해지겠지.
우선 고려만 해두는 걸로.
"한번만 더 쓰다듬어주세요."
"그래, 그럼 저 애 옷 벗기는 거다?"
"넹. 흐응♡"
"밑에 흘린 애액도 닦고."
"넵."
완전한 변태육노예로 타락해버린 세나는 단 두번의 흥분감 선사로다시금 순종적인 육노예로 변해 열심히 바닥을 닦아댄다.
난 우선 샤워를 했다.
깨끗이 몸을 씻고 나오자 세나가 수아의 옷을 완전히 벗겨 곱게 접은 다음 무릎을 굽히고 다소곳이 앉아있었다.
"잘했어. 세나, 이제 내가 없을 땐 너가 새로운 노예에게 교육해줘야돼. 할 수 있겠어?"
"음.. 어떤 걸 가르쳐야돼요?"
"지금 세나가 하는 것들. 요리부터 집 청소, 거기에 마음가짐까지. 내가 있을 땐 내가 하겠지만은, 내가 없을 땐 세나가 해줘."
"넷, 노력해볼게요."
"착한 것. 이제 배고프네."
"아앗, 넷! 거의 다 되가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세나가 트인 뒷태를 여실히 뽐내며 총총걸음으로 주방으로 들어갔다. 참, 교육 잘했단 말이지.
소파의 앞에 선 나는 수아의 수려한 나신을 감상했다. 세나가 비견되는 새하얀 백옥피부에 완벽한 비율의 몸매와 시선을 압도하는 거대한 젖가슴은 실핏줄이 그대로 드러나 농염했다. 거기다 탱글함을 잃지 않아 퇴폐유부녀 미애의 젖가슴처럼 힘 없이 옆으로 처지지 않고 적당히 벌어져 있었다.
음, 생각해보니 그녀 육체 중 자연산이라고는 젖가슴 뿐이겠네?
"풋."
얼굴은 내가 만든 그대로 여신미모였지만 자세히보니 애석하게도 강남미인의 느낌이 옅게 풍긴다. 역시.. 사람이 만든 것은 칼을 대든 말로 하든 인위적인 느낌을 피할 수 없는 모양이다.
그렇게 잠시간 내려다보고있자 수아가 몸을 뒤척이며 눈을 비볐다. 그리곤 여기가 어딘줄 상상도 하지 못한 채 늘어지게 하품을 한다.
"흐아아암~"
"잘 잤냐?"
"..?"
눈을 비비다 멈추곤 나를 올려다보는 수아. 그 정적인 움직임에 난 비릿한 조소를 날려주었다. 그녀가 눈알만 굴려 주변을 훑었다.
"너는.. 학생주임…? 근데 왜 내가 여기에? 여긴 어디야."
"여긴 어딘가보다는.."
"꺄악ㅡ!! 오, 옷은 다 어디 갔어!!"
그제야 제 몸이 홀딱 벗고 있음을 인지했는지 허둥지둥대며 온 몸을 오므려 중요부위를 가리려했는데 고맙게도 백옥 거유가 그녀의 두 팔로도 가려지지 않은 채 새하얀 자태를 뽐낸다.
분홍빛 커다란 유두가 그녀의 가는 손가락 사이로 삐죽 튀어나왔다.
아, 그러고보니.
내가이렇게 조각을 해서 그렇지, 그녀는 100키로의 거구였었다. 얼굴이 특출나게 이뻤던 것도 아니고 한남한남거리는 뷔페미즘에 썩어빠진 정신력까지.
고로.
아다겠는데?
크윽, 신체개조로 처녀막을 다시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해서 후다가 아다가 되진 않는다.
"풋, 그런다고 가려질 젖가슴이 아닌데? 대체 몇 컵이야."
"보, 보지마! 이 미친 변태 새끼야!!"
오랜만에 듣는 조교녀의욕설에 왠지모를 흥분감이 순간 치솟았다가 가라앉았다.
앙칼지게 치켜 떴으면서도 공포심에 파르르 떨리는 그 눈동자에 감회가 새롭다. 그래, 세나도 딱 저 눈빛이었는데.
아직 그녀에겐 암시를 걸어놓지 않았다. 뭐랄까, 도전정신이라고 해야할까.
암시로 굴복시킨 것도 쾌감이 있긴 했지만 이번엔 암시 없이 순수 나의 힘으로 그녀를 변태암캐로 조련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들었다.
고진감래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큭큭.
그리고 최종보스년은 아마도 조교가 아닌, 사회적으로 큰 멸시를 주어 스스로 생을 끊게끔 만들고 싶었다. 전생의 내가 그녀에게 당한 것을 그대로,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되갚아주고 싶은 것이다.
그렇기에 사실상 수아는 마지막 조교녀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뭐, 추후에 또 내 뒤통수를 십창나게 휘갈기는 년이 나타난다면 모르겠지만.
물론 수아에게 암시가 들어가있다.
내 몸에 위해를 가할 수 없다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불상사를 막기 위함이지, 그녀의 조교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암시는 아니니까. 크게 개의치 않기로 했다.
"주인님! 밥 다 됐어요!"
"그래ㅡ 어디 우리 세나가 해준 밥을 먹어볼까."
수아가 세나의 모습을 보곤 충격먹은 표정으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신의 육체에 고작 얇은 망사 메이드복 앞치마를 걸친 채 순종적인 표정으로 실없이 웃으며 나를 '주인님'이라 칭하는 그녀의 모습에 말이다.
"풋, 미래의 니 모습이야. 잘 봐둬."
난 그런 그녀에게 비웃듯 말하곤 주방으로 걸어갔다. 세나는 수아를 연신 훑어보다 이내 시선을 거두었다.
그리곤 뭐라 중얼거리며 제 아담한 젖가슴을 한번 내려다보았다.
"가슴.. 겁나 크당…"
풋, 역시 귀엽단 말이지.
그게 세나의 매력이긴하지.
거친 길고양이에서 애교 집고양이로 변한.
.
수아가 거실에서 연신 눈치를 보며 떨고 있는 사이, 태평하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식사를 마친 난 세나에게 뒷정리를 부탁하고 수아에게로 다가갔다.
비현실적인 광경.
철저히 세상과 단절된 듯한 공간에 한 남성이 자신을 나신으로 감금한 채 태연자약하게 밥을 먹고, 그 남성을 시대를거슬러 중세시대 공작처럼 주인님이라 모시는 하녀의 모습에 수아는 꿈을 꾸는듯 눈을 끔뻑댔다.
"대체 원하는게 뭔데."
그 현실감 제로인 광경에 공포심이 차분히 가라앉은 모양이다. 생각보다 담력이 쎈 듯싶다.
"꺄악ㅡ!"
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난 폭군이자 제왕이다. 우선 예절교육부터 시켜야겠다. 그녀의 샛노란 머리채를 잡아 소파에 패대기를 쳤다.
"잘 들어. 이곳에선 내가 너의 주인이야. 넌 노예고. 알겠어?"
머리채를 잡아들자 수아의 붉은빛 눈동자가 배덕스럽게 치켜뜬 채 나를 노려보았다. 아아, 오랜만에 보는 좋은 눈빛이다. 거기다 찌푸려진 인상마저도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우니, 금상첨화요 화룡정점이로다.
"웃기지마.. 넌 그냥 미친변태새끼일 뿐이야!"
"풋, 언제까지 버티나보자고. 섹스해본 적은 있니?"
"그딴 걸 왜 물어!"
"노예의 신상파악은 해둬야하지 않겠어?"
"퉤ㅡ!! 저리 꺼져! 이 싸이코새끼야!!"
오랜만에 한 여성의 체액이 날아와 내 얼굴을 적신다. 세나 이후론 처음인 것 같군. 그나저나 저항력이 상당한데. 한번의 조교로 제법 감이 생겼는지 그녀를 굴복하는 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듯싶었다.
암시에 저항이란 단어는 뺄 걸 그랬나?
뭐, 절대저항은 아니니 언젠가 내 발을 핥아대는 타락한 변태암캐가 되겠지. 그래도 그녀를 굴복시키기 위한 여러 장치들을 준비해야할 듯싶다.
사나이가 노빠꾸정신이 있어야지. 이제와서 세나처럼 신체감도를 조정해 굴복시키는 짓은 할 수 없지.
"흐음~ 체액도 향기로운걸?"
얼굴에 묻은 그녀의 체액을 손으로 닦아 냄새를 맡아보았는데 진짜 달콤한 향기가 났다. 만약 100키로의 씹돼지가 내뱉은 체액이었으면 얼굴이 녹아내리는듯 난리를 쳤겠지만 절세미녀가 뱉는 체액은 기분 탓인지 오히려 나를 향기롭게 흥분시켰다.
"츄읍."
손가락에 묻은 그녀의 체액을 핥았다.
"미.. 미친 새끼.."
그런 나의 모습에 수아가 벌레보듯 혐오스런 표정을 지었다. 표정이 다양하니 괴롭히는 재미가 더욱 있다. 그녀의 머리채를 놓아주고 몸을 일으켰다.
"지금부터 예절교육을 할 거야. 그러니 학생으로서의 태도를 잘 갖추길 바래."
"닥쳐!! 이 씨발새끼야ㅡ!"
"악바리근성이 대단한데? 왜, 한남한테 당하니 분하냐?"
정신개조 중에도 뷔페미즘에 대한 것은 한올도 건드리지 않았다. 그것만이 유일하게 그녀에게 남은 정수아의 본모습이자 내 복수심을 들끓게 해줄 화염제였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뷔페미즘 정신을 건들자 수아가 붉은빛 눈동자에 독기를 뿜는다.
"역시 소추소심 한남충 수준 지린다이기노.. 어유, 결국 한다는 짓이 딱 지들 소추 수준에 맞는 짓이기데스웅챠. 풉킥.갓치들은 큰일하는데 한남소추 자들거리는거 보기좋노이기 ^^7."
-뿌득ㅡ
이 년은 진짜다.
역시 진성 뷔페미즘, 네임드보스라 칭할만하다.
세나와 차원이 다른 도발이었으니까.
세나는 악에 받혀 그저 소리를 지른 것이라면 수아는 뷔페미즘 정신에 철저히 입각해 그들만의 언어폭격으로 내 멘탈을 벅벅 긁어댄다. 그렇지않아도 들끓는 복수심이 그녀의 도발 한번에 용암처럼 폭발하며 터져나왔다.
씨익.
역시 중간보스다운 자세야.
"오오.. 그런 발언, 주인님께 위험해요."
세나의 진심어린 걱정이 등 뒤에서 들려왔다. 난 고개를 돌려 세나에게 고갯짓을 했고, 한손으로 입술을 불안한듯 막고 있던 세나가 방 안으로 들어갔다.
"흐음… 역시 대단한 정신력이네. 이 상황에서도 그렇게 내 분노를 건드는 것을 보면 말이야."
자리에서 일어서 주먹을꽉 쥐었다. 수아가 주춤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잠깐! 대체 왜이러는 건데!! 이유가 뭐냐고!"
때마침 세나가 커다란 상자를 끙끙대며 방에서 끌고 나오고 있었다.
"세나야. 내가 너를 교육시킨 이유가 뭐라고? 여기 신입이 궁금해하네."
"끄응차ㅡ 휴. 주인님께서 저를 교육시켜주신 이유는 험난한 세상에서 저를 지켜주기 위함이시고 타락한 페미니즘에서 제 영혼을 구원해주기 위함이십니당."
수아를 내려다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수아는 세나를 미친 년보듯 쳐다보다 다시금 목에 핏대를 세운다.
"둘다.. 둘다 미쳤어! 정신차려! 미친년아!!"
세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진심으로 수아가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세나의 트레이드 마크인 일자 눈썹의 끝이 쳐진다.
"헤에? 정신은 당신이 차리셔야해요. 이곳에서는 주인님 말이 곧 법이라구요. 그렇게 노예답지 못한 모습은 주인님이 슬퍼하세요."
"제대로 미쳤어. 경찰 부를 거야!! 이 미친 새끼들아!!"
"당신도 주인님의 손길로 새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어여! 걱정마여, 제가 도와줄게요!"
난 나의 애장 육노예와 신입 육노예의 재미난 티키타카를 들으며 박스를 뜯었다. 세나 몸집만한 커다란 박스였다.
박스를 갈기갈기 뜯자 그 속에서 철제 지지대 몇개와 나무 판재, 그리고 볼트류들이 쏟아져나왔다.
"흐음, 조립식이었나.. 하긴 이걸 완제품으로 배송하긴 힘들겠지."
난 신속하게 볼트로 나무판재, 기둥, 철제 지지대를 조립하기 시작했다. 설명서가 자세히 나와있어 딱히 어렵진 않았다.
"후, 다 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