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8화 〉순애히로인 시장 박인아 (78/129)



〈 78화 〉순애히로인 시장 박인아

호텔이다.


심장이 왜일까, 두근댄다.

방금 태어난듯 새하얗고도 푹신한 이불이 깔린 침대와 고급스런 러그에 천정에는 동남아 리조트에   커다란 실링팬이 여유롭게 돌아가고 있었으며 벽면을 장식하는 가구조차 엔틱하기 그지없었다.

이곳은 다름아닌, 인아가 나를데리고  곳이었다.


그리고 이 호텔이 그녀에게 트라우마를 안긴 그곳임을 알 있었다. 이곳에 도착한 후로 그녀는 한마디도 없이 그저 서글픔과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까.

뭔가, 여자친구와 첫날밤을 보내기 위해 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설레인다고 해야하나.

이제껏 수많은  여성들을 겁탈하고능욕한 내게 여성에게 설레임이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니.

놀랍기는 했지만, 거기까지다.
내게 설레임이란 감정은 사치니까.

그저 퀘스트 완수를 위해 이곳에 온 것뿐이다.

인아가 옷을 벗고 가운을 입었다. 선이 이후로 오랜만에 보는 야시시한 실크 가운에 가슴이 두근댄다. 얇은 실크가 인아의 육감적인 몸매를 여실히 드러내주었다.


젖가슴의 봉긋함과 알맞게 벌어진 골반, 그리고 걸을 때마다 가운 사이로 삐져나오는 환상적인 각선미까지.

당최 눈을 뗄 수가 없는여자다.

이미 나는 가운으로 환복을 마친 채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그녀가 이불을 걷고 잠자리에 드는 아내처럼 내 옆에 누웠다.

따스한 온기가 이불 안을 가득 메운다.

젠장,  손이 먼저뻗어지질 않지?

병신, 이제껏 여자들한테 했던 것처럼 당장 가운을 찢어발기고 보지에다 손가락이든 자지든 쑤셔박으라고,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


하지만 마수처럼 거친 내 생각과 달리 손은 마치 수십년간 쌓은 동정을 떼러온 한 마리의 아다처럼 소심하기 그지없었다.


인아는 누운  멍하니 천정을 응시하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근데 굳이 이곳으로 저를 데리고 온 이유가 뭐죠?"


나의 물음에 인아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노곤함이 밀려왔는지 게슴츠레 뜬 두 눈이 요염했다. 거기다 헝클어진 연갈빛 머리칼은 퇴폐미까지.

하물이 본능적으로 꿈틀댄다.

인아가 피식, 미소를 지었다.
이제껏  어떤 미소보다 아름다운 미소였다.


"눈치채셨나봐요? 역시 작가님이시라그런지 눈썰미가 좋으시네요."


"티가 나니까요. 자세히보면 생각보다 시장님 어수룩한 거 알아요?"


"제가요? 음.. 아무도 그런 얘길 해주는 사람은 없었는데.."

풋, 혼잣말하듯 중얼대는 그녀의 얼굴이 퍽 귀엽다. 30대 후반의 여성의 얼굴이 귀여워보일 수가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하나의 얼굴에 요염함, 퇴폐미, 귀여움, 강인함, 여리함이란 다섯가지 매력을 지니고 있다니,참 여우 같은 여자야.

"굳이 왜 여기로온 겁니까?"

"그냥요.. 음.. 자존심이랄까?"


"트라우마를 이기고 싶은?"

"풋, 역시 말이잘 통하시네요."


무겁지만 그래도 대화를 이끌어내자 서로의 딱딱했던 분위기가 제법 유순해졌다. 난 옆으로 돌아누웠다. 그녀의 옆 얼굴이 보였다. 오똑한 콧날과 은은한 조명 아래 빛나는 붉은 입술이 보였다.

그리고..

홀린듯 자연스레 그녀의 입술에 나의 입술을 투박하게 포갰다. 그녀는 거부감 없이 나의 입술을 받아들였다. 쪽쪽, 마치 여자친구에게 뽀뽀하듯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맞추고 이내 서로의 입술을 탐하기 시작했다.

향기로운 향수내음이 콧속으로 깊이 파고들었다. 심신이 편안해지는 향기다.


그녀의 입술 사이로 혀를 조심스레 집어넣었다.
그녀는 입술을 벌리고  혀를 오히려 강하게 내밀어 나의 입속을 파고 들었다.


처음이었다.


먼저 내 입 속을 탐하는 여자는.


그렇게 서로의 입술과 혀를 조심스럽게 때론 과감하게 탐닉하던 우린 어느새 홍등처럼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키스하며 가운을 벗자 그녀 역시 나의 행동에 맞춰 가운을 벗었다.


그 움직임이왠지 접대로 가공되었을 거란 생각이 들자 마음 한켠이 찡해진다. 하지만 이미 쾌락에 점차 빠져들어가는 난,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몸을 가볍게 포갰다.

그녀의 젖가슴과 나의 가슴이 맞닿았다.

이미 딱딱하게 부푼 그녀의 유두가 내 가슴팍을 야릇하게 간질인다.


"흐응..♡"

유두가 쓸리자 인아의 입에서 기분 좋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처음으로 그녀의 촉촉한 입술 사이를 비집고 나온 신음에 난 그녀의 유두를 입에 넣었다.


"후르릅, 츄릅. 쪼옥."

유두를 빨고 돌리고, 혀로 애무하자 그녀가 몸을 안절부절 떨어대며  머리칼을 헝클어뜨렸다.

"흐읏.. 자, 작가님.."


뒷말이 무엇일지알기에, 난 묵묵히 그녀의 젖꼭지를 계속 애무해주며 손으로 옆구리와 젖가슴을 계속 쓰다듬어주었다.

여성들의 민감한 부위인 옆구리를 쓰다듬자 인아가 손으로 말렸다. 당연히 관리가 철저히 되어  어떤 군살도 잡히지 않았지만부끄러운 모양이다.


"하으응..♡ 작가님.. 거, 거기는.."

대외적으로 보이는 그녀는 철혈의 여왕이란 별칭을 붙여도  만큼 강인했다. 성공한 여성의 표본으로 늘 당당하고  있는 걸음거리로 모든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런 그녀가 나의 애무에 따라 몸을 비틀며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온 몸에 뜨거운 희열이 샘솟는다.

"쪽, 쪽, 쪽."

가슴 라인을 따라 입을 맞추다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명치, 복부, 배꼽에 입을 맞추자 인아가 흐읏, 하며 쑥스러운듯 다리를 베베 꼬아댔다.

"거, 거긴.. 배꼽인데.."

난 그녀의 수줍은 옹알이를 무시한   깊숙히 아래로 내려갔다. 적당하게 울창한 검은 숲이 나타났다. 가는 덩굴들이 내 혓길을 훼방놓는다.

"작가님.. 밑에는.."

상후돔 시장의 음부는 어떨지, 궁금했기에 여기서 멈출  없지, 난 숲을 지나 그 아래의 분홍빛 계곡을 마주했다.

인아가 몇번 허벅지를 오므려 저항했지만 가볍게 움직이는 내 손길에 다시 다리를 벌렸다.

"츄릅."


"흐읏..♡ 작가님.. 거긴 더러운데.."


"너무 아름다운데요?"


나의 장난기 섞인 퉁명스런 말에 인아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곤 피식, 황당한듯 실소를 짓곤 다시 고개를 뉘였다.


"아름답긴요.."

진짜 아름다웠다.
그녀의 미모만큼이나.


"츄릅."

"후읏!♡"

음부를 핥는 혓바닥의 강렬한자극에 그녀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나왔다. 이미 상체 애무만으로도 애액분비가 상당해 음부는 애액범벅이 되어있었다.

여자들은 나이들수록 성욕이 강해진다더니, 이래서 남자들이 연상 판타지가 있다니까.

자세를 고쳐잡아 그녀의 음부에 하물을 갖다대었다. 인아가 살짝 걱정스런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지, 진짜 하는 거에요?"

"그럼.. 가짜로 하려고 왔을까요?"


"그건 아니지만.. 뭔가 두려워서요."


그녀의 말에 상체를 숙여 몸을 포갠 다음 그녀의 날개뼈 뒤로 손을 밀어넣어 강하게 껴안았다. 서로의 체온이 따스하게 전이된다.

이게 얼마만인지.
여자를 안고, 그 체온을 고스란히 느끼는 것이.


현생에선 여성 = 오나홀이란 공식 탓에 항상겁탈 분위기로 여성들과 관계를 많이 나누었었다.


감정의 교감이 아닌, 그저 육체의 교감만이 그득했던관계 였기에 지금 그녀와 나누는 이 체온의 교감이 묘하게 내 감정을 간질인다.


따뜻했다.
마치 엄마 품 속인 것처럼.

"흐음…"

그 포근함에 속 깊은 곳에서  한숨이 세어나왔다. 마치 이대로 잠들어도 좋을 것 같다.


인아 역시 잠시 방황하던 손을 들어 나의 등을 꼬옥 껴안았다. 미세하게 손이 떨리고 있었다. 난, 그 떨림 속으로 하물을 천천히 밀어넣었다.


"흐읏..♡"

인아가 말없이 신음만 흘린다.
난 그대로 그런 그녀를 껴안은 채, 하물을 깊숙히 집어넣었다. 미끌대는 애액과 흥분감에 벌어진 그녀의 질벽 덕에 손쉽게 뿌리 끝까지 들어간다.


나를 안은 그녀의 손이 점점 크게떨려갔다.


그녀를 꼭 껴안은 채, 골반을 뭉근히 움직이며 부드럽게 용두질을 시작했다.


인아의 몸이 흔들리고 침대의 나무 경첩이 삐걱댄다.


"흐읏.. 작가님.."


"왜 부르시죠, 시장님?"

"기분이.. 이상하게.. 좋네요.."

"다행이네요, 혹시 염려됐는데."


"정말이지, 작가님 농담처럼 나도 모르는 사이 첫눈에 반해버리기라도 한 걸까요."

"…"


그녀의 마지막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내게 연애감정은 아직 이르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으니까.

안전감옥이란 나의 안식처엔 한 여성이 감금되어세뇌당해있고, 이제껏 수많은 여성, 아니,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던 여성까지 능욕하고 유린했던 내게 이토록 선량한 여성의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는 양심이 남아있지 않았다.

내 심장엔 복수와 쾌락, 음기만이 가득했으니까.


나의 무응답에 인아는 내 가슴팍에 얼굴을 숨기듯 파묻고 입을 닫아버렸다.

-찰박,찰박,찰박.
"흐응.."
"흐음.."


사정감이 생각보다 이르게 찾아왔다.


포옹을 풀고 그녀의 다리를 벌려 잡았다. 가녀린 발목이 한 손에 쏘옥 들어온다.농염하게 눈을 뜬 채 나를 내려보는 그녀의 눈빛에 용두질에 속도가 붙는다.


풍성하게 퍼진 웨이브진 머리칼에 출렁대는 젖가슴, 잘록한 허리, 그리고 그것을 압도하는 여신의 미모.

이런 여성을 아래에 깔고 용두질을 하고 있으려니  이상 사정감을 참기가 힘들다.

인아의 질벽이 하물을 꽉 깨문다. 그녀 역시 사정감이 차오른 것이다. 하지만 인아는 그 사정감을 참으려는듯 고개를 돌린 채 입술을 깨물었다.


"시장님? 이제 그만 끝낼까요?"

"인아.. 인아라고 불러줘요."

".."


그녀의 말에 내 입술이 다시 꾹 닫히고 말았다. 연상의 여성이연하의 남성에게 자신의 호칭을 이름으로 요구하는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른 것임을 알기에 난 쉬이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면 그녀에게도 어떠한 속셈이 있을 지도.


정치판에서 나름 입지를 쌓은 정치인치고 제 감정을 대가없이 밝히는 종자는 없을 테니까.

"높으신 시장님을 어떻게 이름으로 부르나요. 더욱이 시장님은 저보다 10살은 많으신데."

"..그렇겠죠?"

인아가 서운한 눈빛을 내게 보냈다.
몸도 섞은 사이인데 이정도 친밀감 표시도 받아주지 못하냐는 듯했는데 아직 내겐 부담스러운 눈빛이었다.

하지만 매몰차게 거절하기도 어려운 눈빛.


 그저 그녀를 다시 안아주었다.
얼마나 많은 남자에게 상처를 입었길래이제 막 알게 된 나에게 정을 주려는 것일까.


왠지 씁쓸하기도 하다.

"흐윽…"

그런데 그녀의 어깨가 떨리며 갑작스레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런 전개는 난생 처음이라 당혹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될까, 왠지 그녀는 겁박스레대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래도..

일단 달래주어야겠지?

하지만 하물을 빼내려는 내 골반을 그녀가 두 손으로 잡더니뒤로 빠지지 못하게 고정시켜버렸다. 참, 여러번 나를 당황시키는 여자다.

"..빼지 마세요."

아마도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는 거겠지.
지금 여기서 내가 그만두면 그녀는 이곳까지 나를 데려온 이유를 잃어버릴 테니까.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눈물 젖은 얼굴을 가로 저었다.


"시장님은 참.. 종 잡을 수가 없는 여자네요."

". 그건 작가님도 마찬가지에요."

"그럼.."

그녀의 눈물 어린 서글픈 눈빛을 바라보며 골반을 빠르게 움직였다. 낮은 교성과 음탕한 마찰음이 고요한호텔방에울려퍼졌다. 내 등어릿살을 움켜진 인아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하읏ㅡ♡ 흐읏.."

-퍽퍽퍽퍽.


잠시 후, 끝까지 차오른 사정감에 급히 골반을 뒤로 빼려했다. 그런데.

인아가 나의 고개를 잡아 들더니 자신의 고개를 또다시 가로저었다.


"..네?"


"오늘.. 안전한 날이에요. 걱정말고 안에다 해줘요.. 작가님 것으로 씻고 싶어요.."


..

그녀의 말에 잠시 벙쪄있는 사이, 그만 그녀의 말대로 음부 속에다 싸버리고 말았다. 급히 빼내보지만 이미 상당한 양을 싸버린 터라 그녀의 분홍빛 소음순 사이로 허연 정액이 흘러내린다.

인아가 옆에 놓인 각티슈에서 휴지 몇장을 빼내 내게 건네주곤 자신의 음부를 흐르는 나의 정액을 닦아내며 조곤히 얘기했다.


"남자들은.. 안에 싸는 걸 좋아하잖아요."


".."

오늘 몇번이나 그녀에게 놀라고 당황해하는지 모르겠다. 당최 예측이 불가한 여자다. 그렇기에 더욱, 궁금해지는 것이고. 예측이 가능한 시나리오는 흥미가 사라지는 법이니까.

얼빠져있는 나를 뒤로하고 그녀는 가운을 다시 입고 침대에 누웠다. 그리곤 몸을돌려 나와 등을 졌다. 마치 토라진 아내처럼 말이다.

"작가님."

"네?"

"작가님은.. 믿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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