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화 〉신천문예재단으로
수연이 워낙 물어본 탓에 수상여부를 알려주었더니 축하한다며 내게 문자를 보낸 것이다. 남자를 돌로 보던 그녀가 나의 암시 덕에 결계를 허물고 먼저 연락을 했다는 것에 만족하며 답장을 보내주었었다.
그뒤로 세나에게 립서비스를 계속 받으며 우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그녀는 나와 공통관심사인 작가의 영역에 들어와있기에 통하는 점도, 얘기할 거리도 상당히 많아 조금 거짓말 보태 세나의 입보지에 사정하면서까지 그녀에게 보낼 문자를 타이핑해댔었다.
그러다 그녀가 내게 은밀한 제안을 했다.
아마 일전에 나의 손길에 절정감을 맛보지 못한 아쉬움과 나와 꼭 첫경험을 해야한다는 암시 덕에 그녀는 제법 대범하게 나에게 제안을 한 듯했다.
제안은 간단했다.
수연 몰래 자신과 만나자는 것.
그것은 곧, 섹스하자는 말이겠지.
물론 일전에 보았던 그녀의 강인한 정신력이라면 옷을 벗다가도 다시 추스를 수도 있다. 끝까지 부정하며 나의 손길을 은근히 거부했으니까.
하지만 내게 수연 몰래연락을 했다는 것은 이미 타락조교의 과정이 어느 정도 진척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에, 난, 오늘 시상식이 끝난 후 그녀를 어떻게 맛볼까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었다.
하지만 만약 신인상에 대상까지 거머쥔다면 소유 하나로는 내 충족감이 채워지지 않을 것 같아 결국엔 다소 얼버무리며 나중에 연락을주기로 했었다.
"흐흐응~"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고데기와 헤어스프레이로 머리 손질까지 마치고 다시 전신거울을 보았다. 멋있다. 내가 봐도 포마드 헤어스타일에 슈트를 입은 내 자신이 멋져보였다.
그러다 문득,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 의뭉스러웠다.
전생의 나는 찬란한 성공 이전에는 거울을 보며 절대 멋있다 따위의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밋밋한 얼굴에 다소 칙칙한 분위기는 절대 멋짐과는 거리가 있었으니까.
당시 상황이 음울했으니 이해는 된다만, 절대 지금처럼 내 외모에 호감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달랐다.
멋있어보였다. 자아도취에 빠진 미친 소리겠거니 치부하려해도 멋지다.
아마도 마음가짐의 변화로 인한 외적 변모가 이루어진 것이겠지. 본래 인간의 외모는 태생적으로 타고나는 것도 있지만 그 사람이 살아온 환경과 일관성있는 마음가짐이 후천적 변화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살다보면 간혹, 그사람의 얼굴에서 직업이나 빈곤의 정도, 성격이 유추가 될 때가 있다.
특히, 가난은 외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제대로 먹지 못한 얼굴은 안쓰러워보이며 항상 남에게 부탁이나 싫은 소리를 해야 하기에 어딘가 억울해보인다.
전생의 내가 그러했다.
하지만 현생의 나는 누구에게도 싫은 소리할 일이 없으며 빈곤에 허덕이지도 않는다. 게다가 무엇보다 전생의 성공 전에자신감 없는 쭈굴 이선생이 아닌, 여자 겁탈이 취미요, 능욕이 특기인 색골 이선생으로 거듭난 난 자신감이 흘러넘쳤다.
자신감이 상승하자 당연히 눈빛에 힘이 들어가고 음울하게 늘 쳐져있던 인상이 펴지자 나름 멋지다할 수 있는 얼굴이 된 것이다.
멋진 영화주인공으로 빙의한 난 눈을 그윽하게 뜨곤 자아도취에 빠져 전신거울을 향해 손가락총을 한번 날리곤 방을 빠져나왔다.
거실로 들어서자 세나가 보였다.
이제 적개심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다소 편안해보이는 그녀는 티비를 보고 있었다. 여느 집의 여식처럼 말이다.
그렇다고해서 내게 살가운 눈빛을 보이진 않았다. 대충 표현하자면 친오빠를 보는 친동생의 무미건조함이랄까.
"세나. 오늘은 늦게 들어올 수도 있으니 배고프면 찬장에서 아무거나 꺼내먹어."
"흐읏..❤"
세나는 내 부름에 또 고개를 연하게 꺾으며 오르가즘을 느낀다. 진정한 섹스토이로 거듭난 듯한 모습이 보기 좋다.
찬장에는 세기말의 감성이 가득한 각종 캔류 음식과 라면 등, 유통기한이 긴 음식들이 다양한 컬렉션으로 담겨있었다. 그녀를 위한 것이었다.
집을 자주 비우다보니 혼자 잘 챙겨 먹을 수 있도록 말이다. 물론 거기엔 내 귀차니즘이 한 스푼 얹혀있긴했다. 그녀를 위해 장을 보러가는 수고스러움이 과분하다 생각했으니까.
세나는 내 말에 연하게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몇 번의 MC와 거듭된 성적 조교로 이제 슬슬 반사적으로 나만 보면 흥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언제.. 오는데?"
그녀가 조심스레 묻는다. 그것도 내 귀가시간을.
그 물음이 두려움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님이 느껴져 그만 미소짓고 말았다.
"흠~ 모르겠네."
"알았어."
"그래. 방에 책도 있으니까 꺼내 보고 싶으면 보고."
그녀를 지나치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헌데 이제 그녀는 앙칼지게 뿌리치지 않았다. 살짝 움츠리긴 했는데 아마도 오르가즘을 느끼게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듯했다.
흐음, 기쁘다.
시상식날이라기분 좋은 것도 있지만, 그녀의 정신개조가 막바지에 다다른 모습에 기분이 썩 좋다.
"간다."
그녀에게 인사해주고 집을 나온 난 애마를 타고 곧장 악셀을 밟아 힘차게 출발했다. 그리고 인지도 100의 여성이 등장하길 기대해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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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여를 달려 신천문예재단 건물에 도착한 나는 장시간 운전으로 찌뿌둥한 몸을 쭉 펴주었다. 으으윽, 요즘 밤낮으로 세나와 해피타임을 보내서 그런가, 몸이 영 예전같지가 않은 듯싶다.
보약이라도 한 첩 지어먹어야하나.
지하주차장에 시상식 관계자들만 주차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어있어 편하게 주차한 나는 차에서 내렸다. 언제 보아도 자태가 어여쁜 애마에 한번감탄해주곤 곧장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쪽이 상당히 부산스럽다. 열댓명은 족히 될 법한 인파가 엘리베이터 한 대에 몰려있었는데, 근처로 다가간 나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블루핑크다.
대형기획사의 괴물신인 걸그룹이라는 휘황찬란한 타이틀로 데뷔한 블루핑크가 벌써 내 눈 앞에 나타나다니, 그런데 한 명 밖에 보이질 않았다.
블루핑크 중에서 인지도가 가장 낮은 멤버 하나였다. 나머지 멤버들이 근처에 있을까싶어 한번 둘러보았지만 애석하게도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보통 걸그룹은 한 대의 차로 다같이 움직이는 줄 알았는데, 아쉽게 됐다.
하지만 아쉬움도 잠시, 난 곧장 그녀의 머리 위를 쳐다보았다.
[ 인지도 68 ]
오오.
순간 감탄한 나머지 박수가 나올 뻔했다. 역시 데뷔 때부터 음악방송 1위를 하더니 인지도가 상당히 높다. 내 초라한 인지도는 어디 갖다버리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물론 100의 수치엔 어림없는 숫자기에 난 시선을 돌렸다. 그래도 희망적이다. 인지도가 가장 낮은 멤버가 68이니, 프로덕트 101 우승자로 데뷔 전부터 유명했던 아린이라면 100을 능가할 가능성이 있다.
좋아, 그리고 연예인이란 특수직업군답게 인터넷에 잠깐만 검색해도 본명이 나온다.
이름 알기 위해 갖은 술수를 짜낼 필요가 없는 것이다. 큭큭, 잘하면 이곳에서 퀘스트 완료가 가능할 듯싶다. 물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경호원을 뚫고 어떻게 그녀를 빼올지, 어쩌면 경호원에 막혀 그녀의 근처에 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 퀘스트 완수의 꿈이 비누방울마냥 허무히 사라지겠지.
우선은 가시적으로 계획을 짜놓기로 했다.
무엇보다 그녀의 인지도가 100이 안 될 가능성도 있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인지도가 낮긴 해도 하나 역시 상당히 어여쁘다. 아이돌이 다 그렇지만 대형기획사의 야심찬 걸그룹이다보니 흔한 아이돌과는 다른 미모의 아우라가 있다.
공연 때문에 풀셋팅을 해서 그런지 조금 고급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그녀는 3층, 나는 1층이다. 열댓명의 사람이 엘리베이터 하나에 들어가자 몸이 자연스레 밀착된다.
행사 관계자 전용 엘리베이터긴 하지만, 아마 일반인은 나뿐인 듯했다. 모두 하나에게 붙은 매니저, 코디 등의 스태프들이었다.
흡, 내 앞에 하나가 서있다.
당장 그녀의 새치름한 엉덩이에 하물을 비벼대고싶은 충동이 엄습한다. 아이돌의 엉덩이라 그런지 일반인의 엉덩이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을 것 같다.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동경이랄까, 아니면 애틋함?
게다가 이제 갓 고딩 티를 벗은 성인이기에 그 살결의 야들야들함과 촉촉함이 차원이 다를 터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림의 떡이다.
그렇기에 1층에서 별다른 상황없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마음만 먹으면 하나에게 마컨을 걸어 따먹을 수도 있었을 테지만, 중요한 건 인지도기에 가뿐히 통과시켜주었다.
"하~ 배고프네."
고풍스러운 문의 앞에는 경호원둘이 서있었다. 휴대폰을 열어 문자로 발송되었던 모바일 초대장을 보여주었고, 경호원 중 하나가 바코드기로 스캔하더니 들어가라는 손짓을 해주었다.
엄숙한 시상식이라 그런지, 경비가 삼엄하다.
식장 내부는 레드 카펫이 도처에 깔려있었고 거대한 붉은 융단 커튼이 무대의 양 옆을 수놓고 있었다. 오늘의 컨셉은 레드인지 테이블보도 모두 붉은색, 그리고 의자쿠션까지도 모조리 붉은 색이다.
행사기획자 중에 붉은색 성애자가 있는게 분명하다.
무대 앞에 수상작가들의 자리가 보였다. 몇몇은 벌써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수상작가들 자리 뒷편엔 개별 테이블 자리로해서 10개 정도가 가로로 깔려있었다.
수상작가들의 원탁엔 그저 수상작가석이라는 두루뭉술한 푯말이 서있지만 개별 테이블에는 각 개인의 이름이 모두 세워져 있었다.
고위계층, 명망있는 작가 및 신천문예재단의 고위직들의 자리인 듯했다.
난 그중, 가운데 상석의 우측에 위치해있는 자리를 쳐다보았다.
- 상후돔 시장 박인아 -
이곳에서 유일한 정치권 인사이자, 상후돔 시의 시장인 박인아의 자리였다. 이름 답게 여성시장이며, 든든한 백이라도 있는지 40대 초중반의 다소 젊은 나이로 시장에 선출된 인물이었다.
대충 자리들을 훑어보니, 예상대로 시장 박인아, 프로덕트 출신의 아린이 아니면 인지도 100은 힘들 듯보였다.
젠장, 제발 아무나 100만 넘기기를 빌어본다.
난이도로 봤을 때는 시장이 따먹기 수월할 듯하지만, 전생의 성공 이후에도 말 한번 붙이기 힘들었던 탑급의 아이돌을 따먹을 수 있는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니, 만약 둘다 인지도가 100이 된다면 우선 아린에게 기회를 엿보다 여의치 않으면 박인아에게 시도하기로 했다.
난 계획을 구상하며 수상작가 대기석에 앉았고, 한참 후 드디어 식이 거행되었다.
얼굴은 알 법한 MC들이 단상에 올라왔다. 하지만 모두 인지도 40이하였다.
MC들은 서로 조잘대며 능숙하게 식을 진행시켜갔다. 따분한 재단이사의 인사말을 필두로 재단의 연혁 소개 같은 관심없는 이야기들이 주저리주저리 늘어졌다.
전생에도 느꼈었지만 정말 지루하다.
그 지루함에 기지개를 허벌나게 키고 싶을 때, 다행히 순서가 마무리되고 다음으로 넘어갔다.
기다리던 축하공연이다. 무대에 십여명의 백댄서들이 자리했다. 아직 블루핑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노래가 시작되면 하나둘씩 무대 밑에서, 뒤에서, 위에서, 옆에서 나타날 것이다.
"자~! 블루핑크의 축하무대입니다~!"
남자 MC가 자신도 기대된다는 표정으로 외쳤고, 노래는 가장 인지도 낮은 멤버 하나가 무대 밑에서 떠오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기품있는 시상식장과 잘 어울리는 흥겨우면서도 세련된 노래와 함께 하나가 열심히 춤을 춘다. 뒤이어 하나 다음으로 인지도가 높은 제인이 무대 위에서 로프를 타고 등장했다.
오, 인지도 75다.
제법 높은 제인의 인지도에 마지막에 등장할 아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노래 중반즈음, 무대 옆쪽에서 세번째 멤버인 소리가 등장했다. 아린처럼 티비프로그램 출신은 아니지만 데뷔 전부터 얼짱으로 나름 유명했던 그녀는 기대보다 더 웃도는 85였다.
"대박.."
내 중얼거림에 옆에 앉은 남성이 말을 건다.
"그쵸? 다들 아린 아린 하는데 저는 소리가 제일 좋더라구요."
단단히 오해한 모양이다. 구태여 설명하기 귀찮아 예예하며 대충 넘겨버렸다.
노래가 클라이맥스 부분으로 진입하자 무대 뒷편의 장치가 가로로 벌어지며 드디어 나의 기대주 아린의 모습이 등장했다.
세 명의 멤버보다 월등히, 그 클라스가 다른 미모와 길다란 기럭지를 가진 그녀의 등장에 장내가 술렁인다. 그리고 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여신과도 같은 자태를 실물로 접하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긴 했지만 난 그녀의 머리 위에 뜬 인지도에 지은 미소였다.
인지도는 120.
퀘스트 만족 기준을 훨씬 웃도는 그녀의 인지도에 난 본능적으로 하물이 부르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자, 이제 그녀를 어떻게 겁탈할 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무대 아래는 블루핑크의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경호원이 3명이 배치되어있었다. 어차피 무대에 난입해 마컨을 시도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만큼경호가 빡세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내 고민의 골이 깊어진다.
흐음, 어쩐다.
마컨의 시전 반경 범위는 확인결과 현재 5미터이다.
이제껏 반경을 신경 쓸 일이 없었기에 몰랐으나, 알아보니 생각보다 반경이 좁다. 뭐, 반경이 넓다한들 어차피 목소리가 들려야하기에 크게 상관은 없다만.
노래가 끝이났다.
고민의 큰 수확이 없다.
접근할 방법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자, 축하공연 잘 봤구요. 1부는 여기서 마치고 잠시 후 시작될 2부에선 본격적인 시상이 시작되니, 많은 기대바랍니다."
MC의 사회를 끝으로 그렇게 1부가 끝이났다. 블루핑크 역시 노래가 끝나자 무대를 내려간다. 경호원들이 한명마다 붙어 철통경비한다.
쳇,끼어들 틈이 없다.
기억상, 2부에는 다른 보이그룹이 공연하기 때문에 그녀들은곧장 이곳을 떠날 것이다. 촉박하다. 마컨을 지속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선 퀘스토 완료가 필수이건만.
박인아 시장은 2부에 모습을 비출 것이다. 시상을 위해. 젠장, 시장에게 기대를 거는 수밖에인가?
블루핑크가 무대 바깥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아아, 아이돌 겁탈기회가 이렇게 날아가버리는구나. 뭐, 기억대로 신천문예재단의 신인상을 받으면 영화 시나리오 제의가 들어올 것이고 그러면 연예인을 볼 수는 있다.
쩝.
아쉽지만 아이돌 겁탈은 다음에 하는 걸로.
아무리 지력이 상승해 두뇌가 명석해졌다한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기엔 아직 무리였다.
"자, 그럼 1부는 여기서 마치고 15분 후 2부를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자의 말을 끝으로 1부에서 2부로 넘어가는 15분의 시간이 생겼다.
화장실이나 가볼까싶어 자리에서 일어섰다. 블루핑크가 춤을 추며 야릇한 속살들을 비춰서 그런지 사정감이 오지도 않았는데 소변이 마렵다.
"저기로 가시면 됩니다."
"네."
안내원의 안내를 받아 화장실에 도착한 난 시원하게 일을 보고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신의 계시인지 모자와 마스크를 푹 눌러쓴 여성이 옆의 여자화장실로 들어가는게 보였다.
옷도 펑퍼짐한데다, 검은 캡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마스크까지 온 얼굴을 가리도록 올려 써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누군지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