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 〉기억조작능력 오픈
은행으로 향하는 길에 드디어 퀘스트 완수 메세지가 떴다. 돈가방을 받자마자 알림이 뜨지않아 혹여 돈가방을 누군가에게 뺏기는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잔뜩 쫄아든 마음을 놓으며 난 여전히 지력 스텟에 10개를 모두 올인하였다.
흐음, 뭔가 두뇌회전이 조금 빨라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지력이 지속상승한 탓에 가끔 미래의 일인진 모르겠으나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이 있어 휴대폰 메모장에 따로 기록을 하고 있었다.
당장 일어날 일들이 아닌 듯했기에 기록해두었다가 일치하는 상황이 생기면 대조해볼 생각이다. 며칠 후에 하나 확인해볼 게 있었다. 관심 1도 없는 정치인에 관한 것이었는데, 만약 맞다면 지력 상승에 의해 내가 전생에서 스쳐 보기만 했던 것도 기억이 난다는 것이다.
그것은 곧, 내 현생이 다른 방향으로도 흘러갈 수도 있다는 것, 예의주시할 필요가 충분했다.
그런데, 그때 알림이 한 번 더 내 귓가를 파고들었다.
[ 특성치 마인드컨트롤 3단계 업그레이드로 첫번 째 능력확장 '기억조작'이 오픈되었습니다. ]
뭐?!
기억..조작..?!
[ 마인드컨트롤이 걸린 상대의 기억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지속성은 영구이며, 시전자의 명령에 따라 기억을 제거할 수도, 입력할 수도 있습니다. ]
WOW..
진짜 대박이란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내가 전생에 대체 무슨 업보를 쌓았길래 이런 전무후무할 최강의 능력을 얻은 걸까.
잠깐만, 방금 첫번째 능력확장이라고 하지 않았다? 그럼 4단계 5단계 마인드컨트롤은 또 다른 능력확장이 있는 건가? 얼른! 대답해!
[ 그건 비밀. ]
…?
이게 여자라고 오냐오냐해줬더니 너 이 새끼 NPC아니지, 진짜.대체 정체가 뭐야. 어디 고차원 세계에서 유희나 향락삼아 아둔한 차원인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그런 것 아니냐?
그럼 내가 게임 속 캐릭터 같은 거겠네. 내가 네년 아바타인 거냐?
[ .. ]
꼭 자기 불리할 때는 입 싹 닫아버린다. 알면 알수록 희안한 녀석이란 말이야. 보통 NPC는 아닌 것 같고, 아니면 인공지능 같은 건가.
여하튼, 마인드컨트롤은 단계가 올라갈수록 능력확장이 이루어지는데, 그건 그 단계가 되어봐야 알 수가 있다.. 이거군. 알려주질 않으니까.
그나저나, 야.
다섯번째 퀘스트는 뭐야.
[ 퀘스트 5 : 4명의 상대와 성관계를 맺으세요. 각기 다른 상대여야합니다. 보상은 스텟 20, 특성치 업그레이드 입니다. ]
4명이나?
그것도 각기 다른 상대를?
아니 그리고 스텟 20?
이젠 말하기도 귀찮냐?
이거 완전 날로 먹는 NPC 아니야. 그나저나, 스텟 포인트를 20이나 주다니, 얼른 깨야겠군. 이제껏 항상 10씩만 줬었는데 말이다. 20이면 흐릿하게나던 정체모를 기억들이 조금이나마 뚜렷해질 지도 모른다.
"흠, 지금 당장 가능한 상대가 2명이네."
내가 생각한 두 명은 미애와 수연의 어머니인 선이였다. 그 둘은 아마도 나를 보는 순간 변태암캐로 변해버릴 테니까 구태여 MC가 아니라도 머릿수 2개를 충당하기엔 충분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직 2명이 더 필요한데.
수연의 얼굴이 스쳐지나가긴 했지만 왠지 그녀만큼은 MC의 능력으로 관계를맺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퀘스트가 걸렸다면 다르다. 그녀를 순수하게 겁탈하고픈 욕망보다 퀘스트를 빨리 클리어하고 싶다는 욕망이 더욱 컸으니까.
퀘스트를 비롯한 전능한 이 시스템은 내 현생에서 최고 우선 순위였다. 당연히 생체오나홀 여성이 중요치 않았다.
고로 새로운 1명의 상대가 필요하다. 물론 비싼 상품을 준다며 서명만 하라는 식으로 길가다 예쁜 여성이 있으면 MC로 따먹어도 된다.(잡식성이라해도 아무나 따먹진 않는다.)
하지만 그러기엔 시간과 노동이 들어가고 인적이 없는 곳을 일일이 탐문해야하는 상당한 번거로움이 들어간다.
"좋아, 우선 은행에 예금부터 하고."
우선은 1억 5천을 처리하는게 급선무다. 혹여 내 돈가방을 들키는 날엔 나도 순재와 같은 신세가 될 테니까.
.
.
.
"어서 오세요~"
며칠 전만해도 전 남친의 충격적인 강간시도로 피폐해질만도 하건만, 여느 날과 다름없이 그녀는 환한 미소로 손님을 응대하고 있었다. 바보처럼 둔한건지, 아니면 독한건지 알다가도 모를 여자다.
내 차례가 되서 자리에 앉자 그녀가 반색하며 말을 건넸다.
"어! 토토씨!"
쳇, 내 이름은 이강한이라고.
이제 제법 여신의 미소에 거들먹댈 자신감이 생긴 나는 여유로운 미소와함께 맞받아쳐주었다.
"제 이름은 이강한입니다~"
"아앗. 네.. 죄송해요. 너무 반가워서 나도 모르게.. 그나저나 그땐 정말 감사했어요. 강한씨 아니었다면 집에 들어가지도 못했을 거에요."
"뭐, 그런 일을 당하고 계신데 모른 척 할 수는 없죠."
병 주고 약 준 것이지만, 당사자가 약만 기억한다면 난 약만을 준 것이리라.
이런 사실을 죽었다깨어나도 모를 수연은 연신 싱글벙글 웃어대고 있었다. 감정적 친밀효과가 제법 강한 편인 모양이다. 저런 순백의 여신이 나를 보고 미소를 남발해대고 있으니 말이다.
"아! 저.. 실례가 안 된다면 저희 집에 초대해도 될까요? 부모님이 강한씨에게 꼭 대접해야 되겠다고 하셔서요. 특히나 저희 어머니가 어찌나 강한씨를 칭찬하던지요.. 듬직하다나.. 히히."
풋.
하마터면 웃음이 세어나올 뻔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MC에 걸려 나의 충실한 육노예가 된 적이 있는 발정난 암캐였으니까.
그때의 효과로 나를 찾는 모양이다. 뭐, 겸사겸사 이 동네를 뜨기 전에 모녀덮밥도 먹어두면 좋겠지. 모녀덮밥이 그렇게 몸에 좋다고 하던데 말이다. 물론 싱그러운 새싹, 영계보다는 아니지만.
"네. 초대해주시면 감사하죠."
수연이 다시금 반색하며 좋아했다. 아, 너무 그렇게 청초하고도 싱그러운 미소만 날려대지마라고, 더럽혀주고 싶으니까.
"이힛! 좋아요. 여기 제 연락처에요."
수연이 명함을 건네주었고, 난 그것을 받아 품에 넣었다.
"그나저나 어떤 용무로…?"
"아, 현금을 카드에 좀 입금하려는데 액수가 좀 되다보니 ATM기에선 힘들어서요."
"아, 그러세요. 저희 쪽에 지폐 계수기가 있으니까 도와드릴게요."
"아.. 혹시 사람 없는 곳에서 안 될까요? 돈이 좀 많다보니 보는 눈이 없는 곳에서 했으면 하네요."
"아, 그러시구나. 그럼 여기 뒤쪽으로 오세요. 원래는 VIP고객님들께만 오픈되는 곳인데 강한씨니까 제가 특별히 해드리죠. 히힛."
전생의 억울한 업 때문인지 모르나, 지금 생에선 주변에 참 도움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1억 5천의 순재와 VIP고객에게만 오픈되는 비밀 공간을 안내해주는 수연까지.
만약 수연이 MC의 부가효과로 여느 여성처럼 발정난 암캐가 되어버린다면 이런 순탄한 일처리로 이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가 육체적이 아닌, 감정적 친밀효과로 발현된 덕에 순순히 금기사항을 깨주는 거니까, 은행의 뒤편 자그마한 통로의 끝에 도착한 수연이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어주었다.
-띠링.
"와.."
절로 감탄이 나왔다.
달랑 지폐계수기 한 대와 PC한 대가 놓여있는 단출한 공간이었는데, 바닥은 회색빛 광택이 넘치는 대리석에 벽면엔 귀해보이는 풍경화와 조각상들이 줄지어있었다. 마치 고풍스러운 박물관에 계수기가 놓인 묘한 풍경이었다.
"히힛, 신기하죠? 여긴 VIP고객님들께서 현금보관하시는 용도로 쓰는 곳이에요. 그분들은 현금이 워낙 많다보니 어차피 바깥에 있는 작은 계수기론 어림도 없거든요."
"아.. 네."
확실히 바깥에 있는 계수기와는 비교가 안 되게 컸다. ATM기 한대와 맞먹는 크기였으니까.
"그가방인가요?"
"네. 아 혹시 계수 중에 누가 들어오거나 하는건 아니겠죠?"
"걱정마세요. 직원 안내로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라 안에 사람이 있으면 고객을 들이지 않는게 저희 원칙이니까요."
주변을 둘러본 난 스포츠가방을 계수기의 앞에 놓으며 말했다.
"CCTV도 없나보네요?"
"그럼요. VIP고객님들은 특히나 보안에 민감하시거든요. 현금 계수 중인 걸 녹화했다간 큰일날 걸요?"
"아, 그렇구나.."
무릎을 꿇고 앉은 나는 스포츠가방 지퍼를 열었다. 큭큭, 푹 숙인 내 얼굴엔 비릿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미소가 나오는 이유는 돈 따위가 아닌 철통보안을 자랑하는 이곳 VIP고객실때문이었다.
그녀를 더럽히기 딱 좋은 장소가 아닌가. 아, 물론 그녀를 MC로 겁탈할 생각은 없다. 그저 소소한 재미와함께 기억조작이란 신박한 능력을 테스트해볼 참이다. MC 자체가 그 시간의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이기에 CCTV에 기록을 남기는 것은 결단코 없는 편이 좋으니까.
일이 아주 술술 풀린다.
수연은 가방 안에 들어있던 현금다발을 계수기에 올리며 감탄을 자아냈다.
"우와… 강한씨 돈이 많으시네요?"
원색적인 질문에 난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준비해둔 변명을 꺼낼 참이다.
"아, 이번에 사업자금이 조금 들어온게 있어가지구요."
기억조작에 삽입할 대목이다. 제법 디테일하게 나와 그녀의 관계에 대해서 재정립을 해줄 생각이니까, 상후돔 시의 대형 은행장을 서포트로 둔다는 것은 든든한 방패막이 되어줄 것이기에 그녀와는 친밀한 관계를 이어나갈 생각이었다.
물론 친밀한 관계일 뿐이지, 만약 그녀가 그 관계의 이상을 원한다면 가차없이 기억을 없애버릴 것이다.
뭐, 상후돔 시의 대형은행장을 백으로 두기 위해선 당장 수연의 기억에 나와 연인관계라는 것을 입력시키면 될 테지만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이미 지인이라 소개했었고, 급하게 쌓은 탑은 무너지기 십상이니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갈 것이다. 더욱이 그녀는 나에게 정신적 친밀감을 가지고 있기에 사업과 같은 남성다움을 주입시켜놓으면 자연스레 나에게 빠지게 될 것이다.
"오.. 사업하시나봐요? 역시.."
아니나다를까, 그녀의 얼굴에 은연한 기대감과 호감이 호수에 비친 달빛처럼 피어올랐다. 약간은, 색기(色氣) 같은 것이 비치는 것 같기도 하고? 본능적으로 느끼는 건가, 내 우월한 유전자를 제 자궁에 담고 싶다는 걸 말이다.
"뭐.. 큰 건 아니구요. 그냥 이것저것."
"그러시구나.. 대단하시네요. 역시 강한씨는. 멋지세요."
"남자라면 포부가 있어야죠. 하하."
계수가 시작되었다.
-드르르르르르르르륵.
5만원권 지폐 계수는 계수기가 과로사하기 직전에 끝이났고, 정확히 3,200장이었다. 금액으론 1억 6천만원. 예상보다 천만원을 웃도는 거금이었다.
"후아.. 딱 1억 6천만원이네요. 금액을 어디로 예치해드릴까요?"
"그냥 체크카드로 넣어주세요."
수연이 어안벙벙한 얼굴로 되물었다. 이 1억 6천이란 거금을 대체 왜 체크카드에 두냐는 표정이다. 일은 똑부러지게 하는 듯싶지만, 아쉽게도 대상을 잘못 골랐다. 큭큭, 허세 한번 부려볼까.
"..적금 상품이나 이자 상품에 안 넣으시고요?"
"네. 어차피 금방 나갈 돈이라 들고 다니기 귀찮아서 카드에 넣는 거니까요."
수연은 나의 거만하기 짝이없는, 솔직히 내가봐도 조금은 재수없는 언행이었지만 그녀는 나를 마치 우러러보듯 바라보았다.
"어쩜.. 사내대장부답게 대범하시네요."
뭐, 그리고 따지고 보면 사실이다. 은행 예치 후, 곧장 부동산으로 이동해 안전감옥으로 쓸만한 하우스쇼핑을 나갈 생각이었으니까. 쇠뿔도 당긴 김에 빼라고, 오늘 안전감옥 거치를 완료지을 계획이다.
그리고, 본격적인 세나, 그 버러지년의 세뇌조교를 시작할 생각이다. 수연은 나를 흠모하는 눈빛으로 연신 훔쳐보며 PC앞에 앉아 업무를 처리하고있었다.
"자, 다 되셨습니당."
1억 6천만원이란 거금 처리가 생각보다 빠르다. 그녀는 내게 거래완수증을 건네주며 물었다.
"더 처리하실 일이라도…?"
그녀가 은근한 기대를 엇비추고 있었다. 순한의 백면에 옅은 홍조를 띄운게 마치 데이트를 요청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데 계수를 기다리는동안 생각해보니 MC의 부가효과로 정신적 친밀도가 올라가는 여성은 추후에 제법 성가실 수도 있겠다싶었다.
심할 경우, 집착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내 거사에 방해가 될 우려가 상당히 높은 위험분지란 말이다.
흐음, 고민되는군.
처리해버릴까?
"아."
순간, 내 입에서 단말마의 탄식이 세어나왔다. 후회의 탄식이 아닌, 내 아둔한 고민에 보내는 탄식이었다. 만약 그런 경우가 생기더라도 MC 확장능력인 기억조작으로 나의 존재를 지워버리면 되는 것 아닌가?
이런 멍청한 고민을 하다니, 아직 기억조작이란 능력이 두뇌에 깊이 각인되지 않은 탓이다.
"왜.. 그러세요?"
"아, 하하. 아닙니다. 처리할 일은 이거면 됩니다. 혹시 이번 주말에 시간되시나요?"
"음, 네. 될 것 같아요. 근데 왜…?"
왜라 물었지만 그녀는 내게 무언의 기대를 하염없이 보내고 있었다. 마치 애니메이션 장화 신은 고양이의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말이다. 눈앞에 예수상이라도 있으면 기도라도 올릴 판이다.
전생에선 누리지 못했을 절세미녀의 기대감에 찬 눈빛이라니, 등줄기에 전율이 소소하게 솟아오른다.
어차피 즐길만큼 즐기고 기억조작으로 지워버리면 그만일테니, 천천히 즐겨보자고. 나에겐 전능한 시스템이 있으니까.
"주말에 초대해주실래요? 아.. 부모님께서 시간이 안 되시려나?"
"아니에요! 될 거, 아니 돼요 돼."
수연은 결단코 가능하다는듯, 단정지었다. 어차피 그녀의 어머니 역시 나를 원하고있을 것이기에 보나마나 100퍼센트 가능할 것이다.
"그럼 그때 뵈요."
"넷! 히힛."
수연은 마치 철부지소녀처럼 좋아했다. 흐음, 너무 귀엽잖아. 젠장 당장 이곳에서 그녀를 마구 범해버리고 싶군.
하지만 우선 기억조작부터 테스트 해보자고.난 앞장서는 그녀의 뒤에서 마인드컨트롤을 시전했고, 늘 그랬던 대로 단번에 성공했다. 막, 문을 열기 직전 그녀가 행동을 멈추고 섰다.
"수연?"
"네, 주인님."
"이곳을 나가는 순간, 주말약속을 잡은 것 외의 모든 일과 말은 잊어버리는 거야."
"네, 주인님."
그녀만 모른다면 이제 이 상후돔 시에서 내가 1억 6천이란 거금을 예치했다는사실을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혹여나 순재가 몸 담고 있던 조직에서 내가 거금을 입금한 사실을 알고 나를 쫓지 않을까하는 노파심에서였다.
지력이 올라가니, 만반의 대비를 하는 것은 좋지만 다소 과하게 대비를 하는 듯싶기도 하다.
"뭐,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지."
흐음, 아직 시간이 14분이나 남았다. 요근래 풍족한 성생활을 누린 덕에 다소 성욕이 비어있기도 해서 남은 14분을 그냥 보내버릴까 싶었다.
하지만 유니폼이란 성적판타지의 대상인 옷가지를 걸친 그녀를 쉬이 보내주고 싶지 않았다. 더욱이 앞서 말했듯 퀘스트가 걸려있으니까 말이다. 흐음, 아껴두었던 건데이제 꺼내 먹어야겠군.
정갈한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있는그녀를 뒤에서 보고있자니 욕정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나의 순박한 로망(?) 중 한가지였다. 스튜어디스, 간호사, 여경찰처럼 제복이나 유니폼을 입은 여성과 섹스를 하는 것이 말이다.
게다가 이곳은 CCTV마저 없으며 하나있는 열쇠를 수연이 들고 있으니 그 누구도 들어올 수가 없다. 완벽한 밀실에 완벽한 유니폼, 거기다 퀘스트까지.
이걸 아껴서 먹고 싶다는 이유로 그냥 넘겨버린다면 전생의 나처럼 호구병신이다.
고로, 더 이상 아끼지 않고 오늘 짧게나마 숙성시켜두었던 것을 따먹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