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화 〉세나 길들이기 (10/129)



〈 10화 〉세나 길들이기

다행히 두번째에 마인드컨트롤이 성공했고, 그녀는 충신한 나의 노예가 되었다. 도심도로를 고속도로처럼 달리는 차들이 옆을 지나갈 때마다 그녀를 당장이고 저 도로로 처밀어내 죽여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나에게 죽음을 주었으니 응당 그녀에게도 죽음을 선사해주어야 하는 것이 옳으니까. 하지만 죽음까지 이르는 그 험난한 과정시 값진 것임을 전생을 통해 잘 알게된 난 이성을 최대한 붙잡으며 차로 향했다.


세나를 조수석에 태운 나는 태연히 차를 몰아 광장을 빠져나왔다. 머리에 뇌수 대신 육수로 가득 채운 것들이 입을 모아 페미니즘 구호를 외쳐대고 있다. 그녀가 속해있던 단체라 그런지 욕지기가 순간 치솟아오른다.

"멍청한 것들."

첫번째 MC가 실패했을 때, 심장이 철렁내려 앉는 듯했다. 물론 그녀의 이름과 인적사항을 파악한 이상 두번  실패한다고한들 시간만 미뤄졌을 뿐,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테지만 그녀를 면전에 두었기 때문일까, 한번의 실패가 마치 마지막 실패처럼 느껴졌었다.

그렇기에 두번째 MC는 거짓말 조금 보태 신천문예 시상식에 참석했을 때보다  긴장된 듯했다.

"이거 먹고 삼켜."

"네 주인님."


조수석에 앉은 그녀는 내가 건네준 약을 입에 털어넣고 고분히 삼켰다. 작은 백색알약이었는데 물이 없어 걱정했지만 다행히 그녀는 단번에 목구멍으로 넘겼다.


수면제다. 그것도 제법 독한 수면제.

이곳에서 집까진 20분 정도가 걸렸다. 차가 막힌다면 30분쯤. 아마 집회 탓에 이 인근은 차가 분명 막힐 것이기에 MC 시간 안에 그녀를 집에 감금하는 것은 미지수였다.

그렇게 되면 15분인 MC의 시간이 지나면 그녀가 깰 것이고, 차 안에서 갖은 소란을 피워댈게 뻔했다. 그런 소란에 대비해 미애에게 빌린 것이었다.


잠이  온다는 핑계로 말이다. 그녀가 남편과의 사별 이후,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으니까. 이미 나의 충실한 육노예가 된 그녀는 어떤 의문도 없이 나를 걱정해주며 흔쾌히 수면제를 내어주었다.

의사처방전이  있어야 구할  있는 약을 그녀 덕에 손쉽게 구한 것이다. 미애가 아니었다면 꽤나 귀찮아졌을 것이다.  개년을 속박해서 트렁크에 실기에는 주변에 시선이 많았고, 차에서 속박하려해도 차창의 썬팅이 짙지가 않아 외부에서 보일  뻔했다.

고로 수면제가 아니었다면 15분 내에 인적이 없는 곳으로 향해야하는 번거러움을 겪었을 것이다. 거기다 성인여성을 묶어야하는 노고까지.

생각해보면 순재고, 미애고, 나의 대업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 많은 듯싶다.


잠시 후, 그녀는 5분여를 남겨두고 깊은 잠에 들었고 난 악셀을 밟아 더욱 속력을 올렸다. 그리곤 곤히 잠든 그녀를 바라보며 뇌까렸다.

맹렬한 노기를 담아.

"푹 자둬라.  씨발년아."

.
.

술취한 여성을 귀가시키듯 그녀를 업고 태연하게 집에 도착한 나는 제일 먼저 헝겁을 둘둘 말아 그녀의 입에 박어넣은 뒤, 인체 접착성이 뛰어난 의료용 살색 테이프로 그녀의 입술과 뒤통수를 칭칭 감았다.


 한마디의 말도 세어나오지 못하도록 말이다.

아, 여담으로 의료용 살색 테이프는 순재 녀석에게 구했다. 음지에서 일하는 놈이다보니 이런 일(?)로 자주 쓰는 모양이었다. 집에 한 트럭이 있다나 뭐라나.

새끼, 죽이지않고 아직 살려두니 조금씩 도움은 되는 놈이다.


그녀를 질질끌어 거실겸 주방의 식탁의자에 앉힌 후, 손과 발을 의자팔걸이와 다리에 각각 드세게 묵었다. 손가락 역시 테이프를 이용해 한 마디만 깔짝댈 수 있게끔 묶었다.

"후.."


이렇게 입도 뻥긋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조교의 효과를 보기 힘들테지만, 지금으로선 어쩔 수가 없었다. 방음도 제대로 되지 않는 이 2층짜리 주택에서 여성  명을 세뇌조교시키기엔 위험요소가 너무 많으니까.

그렇다고 독채 구입까지 기다리다 페미니즘 집회가 활동하는 이 시기를 놓치면  개간년을 찾기가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다.

아니,거의 찾을  없다고 봐야되겠지.


최선의 선택이다.

지금으로선.

"얼른 독채로 옮겨야겠군."


달력을 쳐다보았다. 이제 본격적인 복수계획이 실현되기 시작하니 안전한 감옥 마련에 조바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안전감옥이 있어야 그녀를  마음대로 치욕스런 능욕과 폭력, 감금조교를 할  있을 테니까.

다행히도 3일 뒤면  한개의 빅매치가 시작될 것이다. 순재가 이틀 전부터 베팅할 수 있다했으니 내일 그의 조직이 운영하는 매장에 갈 예정이었다.


그리고 남아있는 500만원을 모조리 털어넣을 것이다.


 기억이 맞다면 대박나겠지.


아직 그쪽 배당률이 어느정도인지 모르니 섣불리 판단하기엔 이르긴 하지만, 두 게임에 적어도 억 단위는 찍을 듯싶다. 3일 뒤의 빅매치 또한 수많은 토쟁이들을 한강물로 뛰어들게 만든 이변의 게임이었으니까.


배당률이 합법토토 사이트만 해도 20배니까 말이다. 사설토토가 배당률이  쎄다했으니 1억은 거뜩할 터다.


"쳇, 지력 10정도만  찍어도 완벽하게 기억날 텐데."

-꼬르륵.


 거사에 긴장했던 탓인지, 배꼽시계가 울어댄다. 냉장고를 열어 냉동만두를 꺼내 전자렌지에 돌리고 밥을 펐다. 그리곤 김치와 함께 소소한 밥상을 차렸다.

냉동만두가 완료되고 식탁에 앉자 개년이 서서히 꿈틀대기 시작했다.

흠, 생각보다 빨리 깨는군.


조용히 식사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고개를 숙인채 두리번대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를 마주하곤  눈을 휘둥그레 떴다.


큭큭, 보기 좋은 얼굴이군.

"이제 정신이 드나보군? 생각보다 빨리 깼네."


"우우으으읍!"

그녀가 무어라 악바리를 써댔지만 동굴 깊숙한 물웅덩이에 잠긴 것처럼 웅웅대기만 할 뿐, 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

"진정해. 죽이진 않을 테니까."

"우으으읍!"


의자에 묶인  발광을 해댔지만 그녀는 꿈쩍도 하지 못했다. 그런 그녀의 지랄발광을 TV 삼아 밥을 한숟갈 떠넣었다.


입 안에 감도는 밥알의 감칠맛이 더욱 좋게 느껴지는건 기분 탓일까? 내 인생을 무참히 짓밟은 년이 공포에 질려 발악해대는 모습에 강렬한 희열과 쾌락이 침샘처럼 터져나왔다.

밥만 씹어도 한그릇 뚝딱 먹을  있을 정도다.


"흐음~ 오늘따라 밥맛이 아주 좋네."

"으으우읍!"

공포에 질렸으면서도 눈에 독기를 품어 나를 노려본다. 원망과 공포, 경멸 따위의 것들이 담겨있는 듯했는데  눈빛은 오히려 내 정복감을 들끓게 만들 뿐이다. 후, 조교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흥분되는군.


"으우웁!"

머리가 텅빈 년이라 그런지 상황파악이 안 되나보다. 계속 독기를 뿜어대는 것을 보니 말이다.


이런 종자들은 딱 한 부류지.

살면서 제대로 처맞아보지 않은 부류, 그러니 세상물정 모르고 저리도 눈을 부라리는 것이다.


이 인간세상도 결국 동물세계와 같다.


약육강식의 세계.

약한 자는 강한 자에게 잡아먹힐 수밖에 없는 것, 그것을 막기위해 법이란 제도가 있는 것이지만  본질은 인간도 동물과 다를바가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국 법이란 것이 없으면 이 인간세상은 짐승들의 세계와 똑같다는 것이다.


고로, 저년과 같은 부류는 법이란 제도가 철옹성마냥 언제든 자신을 지켜줄  알고 겁도 없이 강한 자에게 덤벼드는 것.

강한 자에게 제대로 처맞아본 적이 없으니 겁대가리를 상실하고  분수를 망각한 아둔한 종자에겐 교육의 매가 진리이자 답이다.

폭력은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인간통치의 기본적이고도 가장 효과적인 감정이다.


밥을 한숟갈 퍼넣은  자리에서 일어나 벽서랍 위에 놓여있던 고무망치를 들었다. 폭력의 용도로 사용하려던 건 아니지만, 지금만큼은 진리의 철퇴다.

그녀의 의자를 틀어 식탁을 등지게 만든 다음,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자, 지금부터 벌을 내릴 거다. 계속 그렇게 악을 쓰면 쓸수록 매타작만 늘어갈 뿐이란걸 깨닫게해줄 교육의 벌이니 달게 받아."


말을 마친 난, 고무망치를 사정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치 정육점에서 고기를 다지듯, 그녀의  몸을 고무망치로 후드려팼다.

-퍽퍼억퍽퍽퍼억!


"끄으우으…."

5분여간 지속된 매타작에 그녀가 드디어 눈에 힘을 풀며 앓는 소리를 냈다. 온 몸에 시퍼런 멍자국들이 곰팡이마냥 피어났다.

고무망치를 식탁 위에 올린 후, 이번엔 휴대폰 하나를 들었다. 그녀의 것이었다.

"자, 여기. 잠금 풀어."

손가락 끝을 풀어둔 이유였다. 지금 나는 그녀를 납치했다. 고로, 가족이나 자주 연락하는 친구가 있다면 며칠  경찰에 신고가 갈 게 뻔하다.


그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미리 손을 써둘 생각이다.

하지만 그녀가 아직도 악바리근성이 남았는지 고개를 가로저었다. 머리가 멍청하면 몸이 튼튼하다던데,  그꼴이군.

맷집 하나는 쓸만한 듯싶다.

덕분에 그간 쌓였던 응어리와 울분을 풀기엔 딱이지만.

-퍽!퍼억!퍽퍽!

"끄으으…!으으으브!"

다시금 시작된 매질에 결국 그녀는 손가락을 움직여 핸드폰 잠금을 풀었다. 역시, 역사적으로 증명되었듯 공포는 인간 통치에 가장 적격인 감정이다.


카톡을 켠 나는 대화창 탭으로 들어가 연락들을 쭈욱 훑어보았다.


"흠.. 역시 인성 빻은 년 답군."

생긴 건 반반해가지고 정신머리가 썩어빠졌으니 예상대로 자주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는 없는 듯했다. 며칠 단위로 드문 연락을 주고 받는 이들이 있긴 했는데, 대화내용을 보니 비슷한 뇌 수준의 뷔페미녀들이었다.


저런 사상 빻은 년들이 걱정한답시고 신고를 할 리는 없고.

이번엔 문자내역으로 들어가보았다.


어른들은 보통 문자를 아직 쓰니까. 부모님과의 안부가 전화내역과 카톡내역에 없었으니 문자내역에 있을 것이다.

"보름 전에.. 문자 한통. 푸훗."


그런데 문자내역을 둘러보다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바로 누군가를 저장해놓은 이름때문이었는데, 대화내용으로 보아 그는 분명 이 버러지 년의 아버지인 듯싶었으나 [ 호구한남 ] 으로 저장되어있었다.

"어휴.. 정신상태가 진짜 인간말종답구나. 너희 병신 뷔페미녀들도 결국 한남인 아버지한테 용돈이나 타쓰는 주제면서 말이야. 이런 년들을 그냥 내버려두니 나같은 희생자가 생기는 거겠지."

어휴,  깊은 곳에서부터 깊은 한숨이 내쉬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눈덩이가 부풀어올라 반반했던 얼굴이 보기 흉해졌지만  어떤 측은지심도 들지 않았다. 그녀는  인생을 산산조각내버린 천하의 썅년이니까.


퉁퉁 부은 채 헤롱대고있는 그녀를 조롱하듯 밥을 마저 먹은 나는 설거지를 했다. 설거지를 마무리하자 등뒤로 좀비마냥 끄어어, 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앞으로 고무망치를 드는 일은 없으면 좋겠군. 뭐.. 나야 상관없지만."


정신을 차린 그녀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이제 서서히 상황파악이 되는 모양이다.

"좋은 자세야. 네 년이 왜 이런 일을 당해야하는지는 궁금해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이유를 알아도 이해하기 힘들 테니까."

"흐으우..흐으.."

그녀의 고개가 파도처럼 넘실댄다. 상황파악이 드디어 완료된 모양이다. 철저한 주종의 관계에 대해말이다. 조금 늦긴했지만, 파악했다는게 중요하니까.

난 흐느끼는 그녀의 곁을 지나가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앞으로 잘 지내보자고."


그런데 그녀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하는 건지, 지조있는 춘향이처럼 고개를 거칠게 틀어 내 손길을 뿌리쳤다. 큭큭, 그래 좋은 자세야. 쉽게 무너진다면 무너뜨리는 재미가 없을 테니까.

네 년이 나를 지옥불구덩이로 서서히 밀어버린 것처럼 너도 천천히, 그리고 확실히 지옥구덩이로 쑤셔박아주지.

씨익,


"언제까지 버티나보자고."


비웃듯 미소지은 나는 그녀의 머리채를 한번 잡아 밀친 후 방으로 들어갔다.


당분간  한모금도 그녀에게 허락해주지 않을 것이다. 피가 마를 지경까지 이르렀을 때 생명수를 보급해줌으로써 나때문에 죽는 것이 아닌, 오히려  없이는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각인시켜줄 것이다.

그것이 곧 세뇌 조교 교육의 시발점이 될 테니까,  씨발년아.


방으로 들어온 나는 곧장 잠에 빠져들었다. 오늘은 악몽을 꾸지 않기를 바래보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