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화 〉부가능력, 세나의 등장 (5/129)



〈 5화 〉부가능력, 세나의 등장

세번 째 퀘스트까지 완료한 나는 스텟 포인트 10개를 모조리 지력에 투자했다. 남자로써 근력이 조금 구미가 당기긴 했지만 미래를 도모한다면 왠지 지력이 훨씬 비전이 있어 보였다.

'스텟.'

[ 스텟 ]
[ 근력 : 10 ]
[ 지력 : 35 ]
[ 매력 : 5 ]
체력 : 15 ]

지력에 몰빵한 탓에 월등히 높다. 아직까진 뭐, 옛날에 배웠던 방정식 따위가 생각나는 정도지만 계속 찍다보면 아인슈타인급 핵두뇌를 가질 수도 있겠지.

괜히 뇌파를 이용해 물건을 옮기는 따위의 SF 상상을 해본다. 예전에 봤던 영화에서 인간은 두뇌의 5퍼센트도 사용하지 못하며,  한계를 뛰어넘게되면 상상 이상의 일들이 일어난다했었으니까.


물론 어디까지나 공상소설이나 영화 속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지금 내가 겪고있는 일들 자체가 SF보다  공상적일 수도 있는 일이니 뭐, 일말의 상상정도는 해볼  있지 않겠는가.


"매력이 5라니 쯧.."

매력 포인트가 가장 낮은 게 꼴보기 싫긴 했지만, 매력치는 결국 여성을 유혹하는 능력이고 그 유혹의 끝은 섹스다.

그렇기에 마인드컨트롤 특성을 가지고 있는 내게 매력치는 추후를 도모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물론,


정신지배당한 여자를 겁탈하는 것과

맨정신에 굴복한 여자를 겁탈하는 것은 다르지만.

우선은 이정도로 만족하자고.

그리고 사회적 성공을 이루면 여자들은 먹음직스러운 비엔나소시지처럼 줄지어 따라올 테니까, 구태여 얽매일 필요는 없다.

"흠.. 이제 네번째 퀘스트만 클리어하면 3단계가 되겠네."

2단계 MC의 경험치는 현재 30퍼센트, 네번째 퀘스트 클리어시 80퍼센트 지급이었으니 드디어 3단계에 들어선다.


시간과 확률이 조금 늘어나겠지.

그나저나, 네번째 퀘스트는 어떡한다.


다소 난이도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3천만원이란 거금을 모으려면 시간이 제법 걸릴 듯했다. 당장 기억나는 스포츠 게임도 없고하니 말이다. 그나마 기억나는 건 2주 정도 뒤에 있을 유로파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이었다.

처음엔 결승밖에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지력에 몰빵한 덕인지 어스름히 기억이 났다.

뭐, 확실하지 않은 탓에 모자란 2천만원은 고사하고 베팅금액만 날릴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쳇..이왕 이렇게  거 사설토토를 해볼까."

사설토토는 흔히 말하는 불법도박이다. 국가에서 지정한 합법토토는 베팅 금액에 상한선이 있다. 대체적으로 10만원 선이라  세가지 게임 베팅으론 적중금이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설토토는 불법이다보니 상한금이 합법의 10배도 가능해 암암리에 사설토토를 즐기는 이가 상당했다.

물론 사설토토의 경우엔 한 사람이 막대한 적중금을 딸 경우 퇴출되는 규율이 있긴 하지만 나처럼 토토에 목숨 거는 경우가 아니고선 한탕하고 쫓겨나면 그만인 것이다.


하지만 마이너급 사설사이트는 먹튀의 우려가 있어 메이저급에 베팅해야하는데 자리경쟁이있어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흠.. 나중에 알아봐야겠어."


막연하게 생각하곤 있지만 사실 이미 마음은 사설도박에 쏠리고 있는 듯싶다. 신천문예는 아직 한달 정도 남았으니 아르바이트하며 버는 월 70만원의 수입이 현재로선 전부였으니까.

"후.."


침대에 누운 나는 천정을 멍하니 응시한 채 상념에 잠겼다. 이제 제법 현생의 삶에 적응한 걸까, 그간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회귀, 시스템, 그리고 기억을 이용한 토토 당첨 등등.

그중, 단연 수연의 펠라와미애의 겁탈이 떠올랐다.


일반적인 관계였다면 느끼지 못했을 희열과 카타르시스가 되새김질에도 온 몸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마치 중독이라도 되어버린 것처럼 강력했던 자극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 말이다.

크윽, 이렇게 다들 성범죄자가 되어가는 거겠지.

그러다 문득, 그들에 대한미안함이나 모럴리스 적인 일을 저지른 나에 대한 죄책감이왜 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이런 경우엔 강제적 성노예로 전락한 그들에 대한 죄책감이 들어야 옳지 않나? 특히나 미애 아줌마는 내게 잘해주었고, 수연은 친절한 은행원이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죄책감 따위는 들지 않았다.

 그 어떤 배덕감이나 죄책감이 들지 않는 걸까.


내가 미쳐버린 걸까?


아니면 전생에서 당한 '여성단체'의 극악했던 만행에 마음 속 깊은 곳에 여성들에 대한 혐오가 자리잡아버린 걸까?

흠, 가장 일리있는 말이군.

뭐.. 어쨌든.


내가 미쳤든.


여성혐오가 생겼든.


나에게 시스템이란 과분한 조력자가 생겼고, 그것을 이용해 그 찢어먹을 년들에게 소름끼치는 복수와 전생의 업보에 대한 보상을 탕감 받을 것이다.


그것이 회귀와 시스템을 내게 선사해준 자에 대한 보답일 테니까. 그리고 나는 굳이 차려놓은 호화스런 밥상을 두고 라면을 끓여먹는 호구는 아니니까.


"알바나 가볼까."


어느덧, 알바갈 시간이 되었음을 인지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대충 씻고 집을 나섰다. 근데 어째 하부가 묵직해진다.

젠장, 알바갈 생각에 벌써부터 하물이 움찔대다니.

이러다 진짜 섹스에 미쳐버리는 게 아닌가 몰라.

풋, 뭐 미친듯이 섹스하다 뒤지는 것도 나쁘진 않지.


하지만 복수를 완성하기 전까진 조심하자고.








"어, 왔니?"

역시나 트레이드마크인 후줄근한 얇은 티로 쇄골을 뽐내는 미애가 나를 반겨주었다. 흠흠, 왠지모르게 시선을 피해버리고 만다.

"아. 네. 어젠 말도 없이 가서 죄송해요. 도와드린다고 와서는."


"아냐~ 근데.. 어제 좀 이상한 일이 있긴 했어."

시치미 뚝 떼며 물었다. 이런 허름한 가게엔 CCTV라 불릴 만한 장치는 그 어디에도 없었기에 걱정되진 않았다.

"왜요? 뭔데요?"

"아니 글쎄.. 아들 밥 준비한다고 주방에 간 건 기억하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내가 밥을 거의  만들었더라구.. 기억이 없는데 말이야."


"하하. 그래요? 어제 많이 힘드셨나봐요."

"뭐.. 마감하면서 맥주 한캔 마시긴 했는데 기억을 잃을 정도는 절대 아닌데 말이지.."


"살다보면 상식 밖의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 거죠 뭐."


"그렇겠지…? 근데 말이야…"


미애 아줌마가  끝을 흐리며 괜스레 볼을 붉혔다. 아마도 어제 겉에 묻은 정액과 애액은 닦아냈을지언정, 흥분감에 고취되어 애액을 흘리는 음부와 두근대는 가슴에 묘한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마치 뭐에 홀린 것처럼 말이다.

30대 후반의 미모의 미시가 볼을 붉히며 수줍어하는 모습은 어린 것들과는 다른 귀여움이 있었다.나이대엔 맞지 않지만, 육감적인 몸매와 중후하면서도 앳된 얼굴이 주는 묘한 귀여움이랄까.

동생으로써 누나를 성적으로 괴롭히고 싶은 욕망이 드니까 말이다. 크, 육봉이 다시금 나대려한다.

저 얇은 티셔츠에 아스라이 비치는 그녀의 브래지어 윗선이 육욕을 일으켜대니 이 어찌 육봉이 가만히 있겠는가.


본디

맛을 보면 더욱 맛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고기도 먹어본 자가 잘 먹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제 맛을 보았으니 질리기 전까지 계속 먹어야 직성이 풀릴 것이다.

오늘도 붉은색 속옷일까?


"근데 뭐요?"

"..아, 아냐.내가 괜한 말을.."


싱겁긴. 그래도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썩 귀엽다. 미애 아줌마는 주방 준비를 한다며 도망치듯 주방으로 들어갔다. 본능적으로 뭔가 느끼기라도 하는 걸까?

일상이었던 알바가 시작되고 오후 2시가 되었다. 월요일은 늘 그랬듯 손님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에 나른한 오후를 맞이했고 미애 아줌마가 설거지한 식기류들을 닦으며 티비를 보고 있었다.

티비에선 수화역 집회라며 페미니스트 여성단체들이 길거리에 나앉아 농성을 펼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이가 뿌득, 갈렸다.

페미니스트의 본질을 흐리는 여성우월주의 단체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성평등을 요구하며  내막에는 성적우위를 선점하려는, 아주 파렴치한 년들.

정작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멸시 받아온 세대는 현재의 50대 이상, 즉 부모님 혹은 조부모님 세대인건만 지들이 무슨 성차별을 그리 받는다는 것인지 당최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꼬우면 같이 군대라도 오순도순 가주던지.

남자로써 이득보는 게 있다면 손해 보는 게 있는 거고.

여자로써 이득보는 게 있다면 손해 보는  있는 거다.


 자기들 이득보는 것은 생각 안 하고 손해만 생각하는 것들이 요즘 페미니스트라고 설쳐대니, 세상이 시끄러울 수밖에.

그리고 그런 무개념한 것들이 기득권이 되어보겠다 용을 써대니 나같은 피해자가 생기는 것 아니겠는가. 여성의 눈물이 법적 증거가 되는 썩어빠진 세상이니까.

후, 전생의 기억이 떠오른 것인지 분노조절장애자처럼 울분이 치솟고 말았다. 식기를 닦던 손이 전생에서 느꼈던  모멸감과 극도의 분노에 파르르 떨린다.


아, 그러고보니..


이러한 내 생각들을 자서전에 담았었었는데..

아마도 그 내용이 아니꼬워 거짓미투를 한 것일 수도 있겠군. 그년들에겐 심기를 거스르는 자는 무조건 여성혐오자니까.


뭐, 이제는 거짓미투 따위 하지 못하게끔 손과 발과 주둥아리를 고이 싸매어버릴테니 지금 숨통이 트일 때 마음껏 나불대라고.


"휴.."

편안했던 심기가 공복에 독한 에스프레소를 들이부은 것처럼 뒤틀리는 것 같아 채널을 돌려버렸다.

아니, 정확히는 돌리려했다.


그런데 그 순간, 티비 속 하나의 면상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바로  년이었다..!


전생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린 천하의 씨발년들 중, 한 년의 얼굴이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쨍그랑!

쓰리스타를 만난 이등병처럼 자리에서 치솟아오른 나는 그릇이 깨진 줄도 모른 채 티비로 다가갔다. 그리고 재빨리 휴대폰에  년의  같은 면상판을 담으려했지만 애석하게도 순식간에 지나가고 말았다.

심장이 쿵쾅대고,

 눈동자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젠장, 다행히도 지력을 올린 덕인지 평상시면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을 그 년의 면상이 머릿 속에 그려졌다.


역시나, 병신 페미니스트 짓이나하고 있었군.

개버릇 남 못준다더니 딱 그 꼴이다.


'기다려라.  씨부랄년아. 다음 수화역 집회 때 보자고. 아주 씹창을 내주마.'

생각보다 출발이 순조로울 듯싶다. 악을 써대며 집회구호를 외치고 있던 것으로보아 꼴페미가 맞을 것이고 다음 집회 때도 분명 정체를 나타낼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 년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다. 얼굴이야 매스컴에서 떠들어댔기에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 년은 씨발년들  하나일 뿐이고 이름이 등장하는 년은 단체장이었던 년 뿐이었다.

고로.


MC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선 저 년의 이름을 알아내야했다.


뭐, 별 일은 아닐 것 같으니 우선 다음 집회 일정을 주시하면 될 듯싶다.


"어머! 강한아! 괜찮니?"

내가 분노에 잠겨있던 사이, 그릇이 깨지는 소리를 들은 미애 아줌마가 걱정스런 얼굴로 다가와 내 몸을 더듬었다.

"아, 괜찮아요. 죄송해요. 놀라셨죠."

"아냐.  다쳤으면 됐지. 그나저나 강한이 몸이 제법 좋구나?"


응? 갑자기?

평생 운동이라곤 해본 적 없는 내가 몸이 좋을 리가 없는데…?


"제가요?"

"그럼 허벅지가 단단하네."


"그런가..   모르겠는데."


"그러고보니 강한이는 여자친구 없니?"

그런 게 있을 리가.

당장 내  하나 먹여살리기도 바빠 죽겠기에 여친 따위는 사치였다. 그리고 이제는 만들 생각도 없다. 나에게  이상 여자란염색체는 자아가 깃든 생체오나홀 따위에 지나지 않는다.


"아, 아뇨. 아직 없어요."


"흐응~ 그래? 강한이 정도면  동네에선 그래도 괜찮은데.. 여자들이 보는 눈이 없나봐?"

뭐지? 미애 아줌마와 나는 비지니스적인 관계였다. 딱히 사적인 대화를 나눌 정도로 살가운 사이는 아니었는데.. 설마 MC 능력의 부가효과 같은 건가?


이를테면 MC능력으로 나와 관계를 맺은 사람은 우호적인 관계가 된다던지 말이다. 그때,  의문에 대한 답변이 들려왔다.

[ 특성치 마인드컨트롤은 시전 성공 시 상대자와의 친밀관계가 형성됩니다. 상대자의 성향에 따라 정신적, 육체적 효과의 반응은 다르며 단계가 높을수록 친밀도는 더욱 높아집니다. ]

오오, 역시!

정확한 수치는 없고 가시적인 친밀도가 높아진다는 거군. 그리고  친밀도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나뉜다는 것이고.

알면 알수록 이 마인드컨트롤 능력, 정말이지 마음에 드는 녀석이다.


여하튼 결국 미애 아줌마는 내 MC 능력에 세뇌당한 적이 있기에 친밀도가 높아진 것이다. 그렇기에 이리도 부담스레 몸을 붙여 아양을 떨어대는 것이고.

조금 부담스럽긴하지만 나쁘진 않네.

은근히 젖가슴을 내 팔뚝에 비벼대는 것 같기도하고.

고작 2단계인데, 마지막 단계까지가면 아주 발가벗고 달려들 것만 같다.

"뭐, 그런가보죠? 하하."

"호호. 유머감각도 있구 말이야. 내가 다시 나이만 어려진다면 너 같은 남자를 만날 텐데.. 흐응."


아쉬워하는 그녀의 말투에 난 원래 연상취향이다 얘기하고 싶었지만  망할 중딩 놈의 얼굴이 떠올라 꾹 참았다. 그 개차반 놈의 아빠 노릇은 죽어도 못한다.

차라리 죽여버린다면 모를까.


아, 아니. 잠깐 내가 무슨 생각을…?

사람을 죽여본다는 생각은 전생에서도 일절 해본 적이 없건만, 이 MC라는 능력때문에 잔악한 생각이 드는 건가? 일말의 고민도 없이?

위험해, 정신차리라고. 이강한.


그때, 가게 문이 열리며 익숙한 얼굴이 들어왔다.

"여~ 손님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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