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비로 회귀했다 나 남잔데-66화 (66/103)
  • 00066  =========================

    이스마힐이 눕자 해민이 이스마힐의 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그리고 이스마힐의 배 위에서 이스마힐을 바라보았다.

    해민은 이스마힐을 소중하게 안았다.

    가슴과 가슴과 서로 완전히 밀착했고 해민은 이스마힐의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이려고 그러는 것처럼 가슴에 얼굴을 댔다.

    해민의 부드러운 손길은 이스마힐의 어깨에 닿아 있었다.

    이스마힐은 감히 숨소리도 내지 못할 것 같았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어 버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민이 고개를 들자 해민의 머리카락이 이스마힐의 얼굴 위로 쏟아졌다.

    해민이 천천히 허리를 들었다.

    이스마힐은 제 페니스를 붙잡고서 해민의 애널에 맞추었다.

    해민이 천천히 내려왔다.

    이스마힐은 황홀한 표정으로 해민을 바라보았다.

    “사랑한다. 해민. 내 황비.”

    이스마힐이 말했다.

    “사모하옵니다. 폐하.”

    해민의 말에 이스마힐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가 어떤 사랑을 받고 있는지 알고 있었기에 그는 벅찬 감격을 느꼈다.

    그 긴 세월을 돌아서 온 사람.

    해민을 다시는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스마힐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이스마힐은 자기가 해민을 한 번도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이 못내 가슴이 아팠다.

    해민이 일레노이에게 제압된 채 그 몸에서 한 번도 자신을 드러낼 수 없는 존재였다는 것을 알고도 이스마힐은 서글프고 미안했다.

    그 안에서 자신을 안타까워했을 해민은 정작 알아보지도 못하고 일레노이에게만 마음을 뺏겼던 자신이 너무도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것이 변할 거라고 이스마힐은 생각했다.

    더 이상은 해민에게 그런 삶을 반복하게 하지 않을 것이었다.

    해민이 이스마힐의 가슴에 손을 짚은 채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해민의 좁은 내벽을 지날 때마다 이스마힐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한 쾌감과 사정감이 그를 괴롭혔다.

    “그대...”

    이스마힐이 하지 못하고 있는 말이 무엇인지 해민은 깨달았다.

    그러면서도 해민은 이스마힐에게 말을 하지 못했다.

    조금만 더 하면, 곧 엄청난 절정감에 이를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스마힐은 해민의 숨소리가 점점 빨라지는 것을 보며 말할 수 없는 만족감을 느꼈다.

    “해민...”

    “폐하... 폐하...”

    너무도 원했던 순간이었으면서도 다시는 이스마힐에게 안기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는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스마힐이 자신을 믿으며 자신의 앞에서 평온하게 눈을 감고 있는 그 순간에 자신의 몸이 일레노이에게 점령당해버리고 만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사정을 하기 전에 해민의 눈물샘이 먼저 터져버린 듯 했다.

    얼마나 원했던 것인지.

    얼마나 간절했던 것인지.

    그 생각이 나며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절정을 향한 탐욕 또한 조금도 잦아들지 않았다.

    해민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스마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뒤로는 이스마힐의 것으로 짓이겨지고 눌려 말할 수 없는 쾌감을 느끼는 채 페니스를 잡고 훑어댔다.

    이스마힐은 눈물을 흘리며 사정의 순간으로 달음박질 치는 해민을 보며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꼈다.

    더욱 세게 허리를 짓쳐올리며 이스마힐은 해민에게 극한의 쾌락을 맛보게 하고 싶어졌다.

    “사랑한다. 해민.”

    “폐하아아아으으읏!!”

    해민은 목이 쉬도록 그를 불렀다.

    그의 앞에서 부를 수 없어 혼자 있을 때만 입술을 움직여 내 보았던 이름.

    작게 속삭여볼 수밖에 없었던 그 이름을 이제는, 지금이야말로 원없이 부르고 있었다.

    이스마힐은 온기가 묻은 해민의 정액이 제 몸으로 투두둑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고개를 돌렸지만 이스마힐의 얼굴에까지 튀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흡!”

    이스마힐은 제 입술에까지 와서 닿은 해민의 정액 때문에 잠시 난처해졌지만 이내 웃음을 지었다.

    “이제는 내 차례구나.”

    “폐하... 가득 채워주옵소서...”

    해민은 눈 아래를 잔뜩 붉힌 채 말했다.

    그 사랑스런 모습에 감히 말을 잇지도 못하고 황홀해하며 이스마힐은 해민의 허리를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쉼없이 짓쳐올렸다.

    해민은 하으으으윽, 하고 신음을 흘리다가 저도 모르는 사이에 두 번째 파정을 하고 있었고 이스마힐의 입에서는 야수의 비명과도 같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으으윽!!”

    해민은 이스마힐의 정액이 제 내벽을 세차게 때리는 것을 느꼈다.

    쾌감을 넘어선 극한의 만족감.

    그가 자신을 원하고 있고 사랑하고 있고 결코 자신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해민을 안온하게 감쌌다.

    저의 세상은 결코 외롭지 않을 거라는 것.

    제가 어느 세상으로 떨어져도 저는 혼자가 아닐 거라는 믿음을 이스마힐이 주고 있었다.

    “사랑한다. 해민.”

    이스마힐은 그 말을 아끼지 않았다.

    섣부른 말도 아니었고 가벼이 하는 말도 아니었다.

    그는 그리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해민은 그를 믿을 수 있었다.

    “폐하...”

    해민이 이스마힐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허리를 숙여 이스마힐의 품 안에 안겼다.

    아직 이스마힐의 것이 빠지지 않은 채, 해민의 안에서 버티고 있었다.

    그 시간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욕심은 매번 생겨났다.

    그와 영원히 그렇게 있고 싶다는 생각.

    턱 밑에서 해민이 이스마힐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이스마힐은 웃고 있었다.

    부드럽고 매끈한 해민의 등과 허리를 쓰다듬으며.

    “그대와 함께 할 것이다. 알겠느냐. 해민.”

    해민은 이스마힐을 바라보았다.

    잠시 해민의 눈에 근심이 서렸지만 이스마힐이 굳은 얼굴로 해민을 바라보며 해민의 대답을 기다리는 것 같은 것을 알고 해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내 것이다. 내 황비야. 나를, 내 것 하나 지키지 못하는 자로 생각하지 말거라. 네가 사랑한 이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이가 아니다. 알겠느냐.”

    “예, 폐하.”

    “그대는. 그대가 어떤 이에게서 사랑을 받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다. 알겠느냐.”

    “예, 폐하.”

    다시 눈물이 맺혔지만 참았다.

    그 눈가를 이스마힐이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걱정할 것 없다. 이제는 걱정하지 말거라. 내가 방법을 찾을 것이다. 그대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근심하는지 몰랐을 때는. 그때야말로 나에게는 지옥이었다. 그대의 마음이 나를 떠나 어딘가로 부유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것을 알았으니 걱정하지 않는다.”

    “예, 폐하. 예, 폐하.”

    반복하여 말한다고 자신의 진심을 다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해민은 이스마힐을 바라보며 말하고, 또 말하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