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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비로 회귀했다 나 남잔데-34화 (3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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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마힐의 입술이 옆으로 벌어지며 웃음을 짓는 것 같더니 이내 해민을 가득 끌어안고 입을 맞춰 주었다.

    “그것을 아느냐. 해민. 온통 어둡고 슬픈 소식들이 쏟아져 들어오는데도 내 마음이 어두워질 겨를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 나를 실망시키려는 자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그들이 내 마음을 상하게 하질 못하는구나.”

    “저... 때문이옵니까?”

    해민이 묻자 이스마힐이 웃었다.

    “그래. 그대 때문이야.”

    한 번 터졌던 눈물은 이제 제 길을 알아놓았다고 그러는 것인지 다시 또 줄기차게 흘러내렸다.

    그러나 이스마힐은 울지 말라는 말도, 그만 울라는 말도 없이 해민을 조용히 다독여줄 뿐이었다.

    울고, 흘려내야 할 눈물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폐하. 폐하도 울고 싶으시거든 우시옵소서. 제가 달래드리겠사옵니다. 아니. 달래드리지 않고 폐하께서 해 주신 것처럼 조용히 바라보면서 폐하의 등을 쓰다듬어 드리겠사옵니다.”

    “그래. 반드시 그 약속을 지켜야 하느니라, 해민.”

    해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실컷 울었더니 힘이 들고 지치고 졸렸다.

    눈을 비비자 이스마힐도 해민이 졸려서 그런다는 것을 아는 듯 해민에게 잠을 권했다.

    “책을 간수할 것이 필요하거든 이곳에 두는 것이 안전할지도 모른다. 여기에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니 말이다.”

    “하오나. 제가 가지고 있어야 하옵니다.”

    “원하는대로 하거라.”

    책의 내용이 수시로 바뀐다는 말만큼은 아직 할 수 없었다.

    이스마힐은 해민을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기특하구나. 황비. 생각할수록 영민한 사람이다. 그대는. 이제 움베르트와 황후가 어찌 나올지만 보면 되겠구나.”

    “폐하. 조심하셔야 하옵니다. 미물도 제 목숨은 소중히 여기옵니다. 그동안 누려왔던 권력을 빼앗길 수 있다고 생각된다면 그들은 발악을 할 것이옵니다.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시라 청하지는 않을 것이옵니다. 다만, 그들이 폐하께 감히 참람한 일을 도모하지 못하도록, 하시려거든 단번에 하시는 것이 좋을 것이옵니다. 도망치거나 저항할 틈이 없이 말이옵니다.”

    해민이 말하자 이스마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가 그런 말도 하고. 그대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이 참으로 없었구나.”

    “그것은...”

    “아니다. 해민. 좋아서 하는 말이다. 이제는 그만 말하고 눕거라. 눈이 퉁퉁 부었다.”

    이스마힐의 말에 해민은 쭈뼛거리며 침대로 올라갔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이스마힐을 기다렸다.

    오늘은 그냥 잘 거라고 말을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혹시 자기를 원한다면 얼마든지 응해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스마힐은 해민을 따뜻하게 안아줄 뿐이었다.

    해민이 잠들 때까지 도닥여줄 생각인 듯 했다.

    해민은 이스마힐을 바라보다가 어느새 스르르 잠이 들었다.

    그렇게 평화롭게 잠든 적이, 이 세계로 넘어오기 전의 기억까지 다 합친다고 해도 과연 얼마나 될까 할 정도로 해민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폐하. 신, 들어가도 되겠사옵니까.”

    시종장의 목소리가 들려 두 사람이 깜짝 놀라 일어났을 때는 이미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이스마힐은 자기가 그렇게 달게 잤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들라.”

    이스마힐은 해민을 깨울 생각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일어나서 옷을 입을 생각도 하지 않고 시종장에게 말했다.

    잠시 후에 문이 열리고 시종장이 안으로 들어왔다.

    시종장은 밤 사이에 이스마힐이 시킨 일을 모두 마쳤다는 말을 전하고 이스마힐의 눈치를 살폈다.

    “무엇이냐.”

    “황후전에서 기별을 넣으셨사옵니다. 찾아 뵈어도 되겠는지 말이옵니다.”

    이스마힐은 황후를 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해민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본심을 드러내지 않으려면 그동안 황후를 대해왔던 것과 갑자기 달라져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더 쉴 것이다. 별궁에 난 불 때문에 늦게 잠들었다고 말하거라.”

    “그리하겠나이다. 폐하. 혹시 옥체 미령하신 것은 아니온지요.”

    “그런 것은 아니다. 오늘은 조금 늦게까지 쉬고 싶은 것 뿐이다. 일정을 조정하도록 하여라.”

    “그리하겠나이다. 폐하.”

    시종장이 나가자 해민이 이스마힐의 품으로 파고 들며 이스마힐의 가슴을 끌어안았다.

    “말 소리 때문에 깼느냐.”

    “오래 잤사옵니다. 일어날 때가 되었습니다.”

    해민이 푹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목소리가 이상한 것 같아서 제 목을 잡고 큼큼거렸지만 그렇게 해도 목소리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지 말거라. 그 소리도 귀여운데 왜 그러느냐."

    "아닙니다. 이상하옵니다. 큼. 크흐흠. 크흠!"

    이스마힐이 웃음을 터뜨리고는 해민의 뺨을 감쌌다.

    “그대와 같이 자니 좋구나. 이리 편하게 자본 지가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그러하옵니까. 그럼 새 전각으로 옮기지 말고 여기에서 살게 해 주시면 안 되옵니까.”

    장난스럽게 묻자 이스마힐이 웃었다.

    “그것도 좋을 것 같기는 하나 지금은 안 된다. 움베르트와 황후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수위가 정해지고 나면 당분간은 궁을 떠나있도록 하여라, 해민.”

    “어찌 그러시옵니까, 폐하.”

    해민은 놀란 눈으로 이스마힐을 바라보며 물었다.

    “견디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대가 그 일에 영향을 받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저는 괜찮사옵니다.”

    “그대를 지켜주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니 내 말대로 하여라.”

    해민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더 자도 된다. 해민.”

    “잠은 달아났으나, 폐하 곁에서 게으름을 부리고 있는 것이 좋사옵니다.”

    “그렇다면 좀더 게으름을 부리도록 하여라.”

    이스마힐이 웃자 해민이 웃음을 지었다.

    손자국은 다행히 사라졌고, 우느라고 퉁퉁 부은 눈은 더 부어 있었다.

    그 모습이 한없이 천진하고 귀여워보여서 이스마힐은 웃음을 지울 줄을 몰랐다.

    해민이 장난스럽게 이스마힐을 바라보더니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 사라졌다.

    그냥 좀 더 자려고 그러는 줄만 알았던 이스마힐의 얼굴이 갑자기 굳었다.

    “흐으으으음...!”

    이불 속에서 해민의 몸이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가더니 이스마힐의 배 위에 해민이 얼굴을 묻었다.

    간지러운 느낌 때문에 이스마힐은 발가락과 손가락을 모두 꽉 쥐었다.

    “해민... 오래 참지 못할 것 같으니라.”

    어느새 귀두에 해민의 부드러운 입 안 점막이 느껴지자 이스마힐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해민이 이불을 살짝 들고 그 아래에서 얼굴을 보였다.

    “폐하. 이대로 제 입 안에 파정하여 주시면 안 되올지요.”

    “그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해민이 이스마힐의 페니스를 머금은 채 크게 고개를 까딱이자 그때마다 이스마힐은 위기를 느꼈다.

    그러면서도 이스마힐은 해민을 적극적으로 말리고 싶지 않았다.

    해민은 이제 슬금슬금 이불을 걷어내고 이스마힐을 바라보았다.

    해민의 부드러운 손이 이스마힐의 가슴을 더듬자 이스마힐은 웃음을 지으며 해민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오늘은 고단한 하루가 될 터인데. 그대와 이리 시작하는 하루라고 하니 무섭지가 않구나.”

    해민이 입에서 이스마힐의 페니스를 내놓고 이스마힐의 곁으로 와서 누우며 이스마힐의 입술을 찾았다.

    그리고 자신의 타액으로 미끌미끌해진 이스마힐의 페니스를 손으로 훑으며 이스마힐에게 짙은 키스를 했다.

    이스마힐도 그렇게 사정하는 것이 더 만족스러울 것 같아, 해민이 다시 내려가려고 했을 때 해민의 팔을 잡으며 안았다.

    “그대와 입맞춤하면서 그대의 손으로 절정에 이르고 싶구나.”

    “그리하옵소서. 폐하.”

    해민이 이스마힐에게 말했다.

    이스마힐의 손이 해민의 페니스를 더듬자 해민의 입술이 벌어졌다.

    이스마힐은 솔직하게 감정이 드러나는 해민의 표정을 황홀하게 바라보았다.

    해민은 부끄러운 듯 이스마힐을 바라보더니 이스마힐의 위로 올라가 두 개의 페니스를 겹쳐잡고 빠르게 훑었다.

    “흐으으윽, 해민. 할 것 같구나...”

    “저도 하옵니다, 폐하. 폐하. 하으으으으윽!!”

    두 사람의 것이 거의 동시에 나왔다.

    그리고 웃음 역시 동시에 튀어나왔다.

    정액이 여기저기로 튀고 해민의 손에도 잔뜩 묻었지만 해민은 그저 유쾌하게 웃었다.

    이스마힐이 활짝 웃으며 해민의 허리를 안고 그대로 끌어당겼다.

    “그대와 함께 맞는 아침은 참으로 즐겁고 행복하구나.”

    “그리 말씀하여 주시니 황감하옵니다.”

    이스마힐은 잠시 더 해민을 안고 있다가 더 이상은 게으름을 부리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한 듯이 일어섰다.

    “같이 씻겠느냐.”

    “그것은. 아닌 것 같사옵니다.”

    “왜 안 된다는 것이냐.”

    “괜히 황후 마마의 눈 밖에 날 일을 먼저 할 필요는 없지 않을지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럼 그리 하자꾸나. 새 전각이 마음에 들길 바란다. 해민. 나도 급히 살필 일이 끝나는대로 건너갈 것이니라.”

    “예, 폐하.”

    이제 돌아갈 때가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해민이 일어서자 이스마힐이 밖에 대고 말하였다.

    “제르반은 들거라.”

    “예, 폐하.”

    제르반이 들어오자 해민은 옷을 입으려고 이불 밖으로 기어 나왔다가 다시 허겁 지겁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제르반. 해민을 부탁하겠다.”

    “무슨... 말씀이온지요, 폐하.”

    제르반이 물었다.

    해민도 놀라서 이스마힐을 바라보았다.

    황궁에서 이스마힐이 가장 믿는 자가 아니던가.

    무예도 출중하고 충심이 깊은 자라서 제르반이 이스마힐의 곁에 있으면 자기도 안심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해민을 내 목숨처럼 지키거라. 제르반. 해민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한다면 나는. 내 목숨을 잃은 것처럼 상심하게 될 것 같구나.”

    제르반은 놀란 듯 했지만 이내 이스마힐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고개를 숙였다.

    “그리하겠사옵니다. 폐하.”

    “아니 되옵니다. 폐하. 폐하의 곁에는 다른 어느 때보다 제르반과 같은 이가 필요하옵니다.”

    오히려 해민이 이스마힐의 뜻을 돌리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마힐은 고개를 저었다.

    제르반도 웃음을 지었다.

    “황비 마마. 크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되옵니다. 저보다 실력이 출중한 자들이 있사옵니다. 폐하께서 이제 저에게 싫증을 내시어 이참에 저를 치우려고 그러시는 것 같사옵니다.”

    제르반이 말하자 해민의 눈이 동그래졌다.

    “정말... 그런 것이옵니까? 그러면 왜 저에게 제르반을...”

    해민이 말하자 이스마힐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내 목숨도 소중하니 그러는 것이다.”

    농을 한 것인데도 해민은 잠시 어리둥절해 했고 제르반도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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