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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비로 회귀했다 나 남잔데-25화 (2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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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마힐의 손가락은 해민의 애널 안에서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후으으으으읍!!”

    이제 곧 이스마힐의 것이 제 안으로 들어올 거라는 기대감에 부푼 채 해민은 이스마힐의 페니스를 입으로 받아냈다.

    “넣어도 되겠느냐.”

    이스마힐이 말했다.

    해민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스마힐은 주저함없이 해민의 애널에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해민은 제 오금에 팔을 끼워 넣은 채 다리를 넓게 벌렸다.

    이스마힐은 그 모습을 황홀하게 바라보며 숨을 멈추었다.

    해민도 마찬가지였다.

    이스마힐이 들어오는 순간,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통증에 잠시 멍하니 멈춰버렸다.

    이스마힐은 해민이 그럴 거라는 것을 아고 있는 듯 기다려 주었다.

    해민은 이스마힐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천천히 움직여줘도 된다는 의미였다.

    귀두가 들어가고 난 후에는 진입이 어렵지 않았지만 그래도 작지 않은 이스마힐의 페니스가 끝까지 들어가는 동안 추가적인 통증이 더 뒤따랐다.

    이스마힐은 고통스러워하는 해민의 표정을 보면서 안타까워했고 해민의 손을 잡아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이스마힐의 것이 끝까지 들어가 이스마힐의 체모가 해민의 엉덩이 아래 쪽에 느껴지게 되자 이스마힐은 해민의 몸을 접듯이 하고 해민이 이마에 키스를 해 주었다.

    따뜻했다.

    성적인 만족감과 그로부터 배려받고 있다는 정서적인 만족감이 모두 충만했다.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폐하...”

    흐느끼는 듯한 목소리가 나와버렸지만 이스마힐은 개의치않고 해민에게 더 짙은 입맞춤을 해 주었다.

    그러는 동안 이스마힐이 허리를 움직이자 그 안에서 해민의 몸이 이스마힐의 것에 맞춰 개조되는 것 같았다.

    이스마힐의 페니스는 점점 단단해지고 어느 정도는 더 커지기까지 했다.

    흐흐흐흐흑, 하고 작은 비명을 지르는 해민의 입에서 침이 고이다가 흘렀다.

    이스마힐은 웃음을 지으며 해민의 침을 핥았다.

    “하아아... 폐하...”

    해민의 조임은 상상한 것 이상이었다.

    해민의 위에서 제 분신을 애널에 넣은 채 해민의 통증이 완화되기를 기다려 주고 있던 이스마힐은 갑자기 해민의 애널이 조여대자 생전 경험해보지 못했던 쾌감으로 어쩔 줄을 알지 못했다.

    “너무 조이지는 말거라. 일레노이.”

    이스마힐이 말했지만 그것은 해민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해민이 일부러 그러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일레노이!!”

    사정감을 느낀 이스마힐이 몸을 빼내려고 하자 해민이 이스마힐의 허리를 가득 끌어안았다.

    “안에 사정하여 주옵소서, 폐하. 저도 지금 할 것 같사옵니다.”

    해민의 말에 이스마힐은 더 이상 참지 못했고 해민의 골반에 손을 걸친 채 더욱 거칠게 박아넣었다.

    그의 호흡이 규칙적으로 변하는 것을 보며 해민은 그의 절정의 순간이 다가왔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스마힐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가 이스마힐이 파정을 하는 순간까지 기다렸다가 그의 절정이 지나갔을 때 사정을 했다.

    이스마힐은 사랑스럽다는 얼굴로 해민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몸에서 나온 진한 정액 때문에 침구를 갈지 않고는 잠을 이룰 수도 없을 것 같았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얼굴에는 저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

    에르모나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황비 마마를 바라보았다.

    들어본 적이 없는 희한한 노래였다.

    노래를 잘 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러나 황비 마마의 기분이 좋아보여서 에르모나의 기분도 좋았다.

    전에는 그런 표정을 하고 있는 날은 한 달에 한 번 보기도 힘들었는데 어쩌다보니 요즘에는 그렇지 않은 날을 찾기가 더 힘든 것 같았다.

    밤마다 침궁으로 향한 황비 마마는 새벽이 되고서야 돌아왔다.

    혼자 돌아오는 법도 없었다.

    항상 황제 폐하와 폐하의 호위들이 함께 했다.

    이제는 누가 보더라도 황제 폐하가 황비 마마를 다시 아낀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해 보였다.

    달라진 것은 황비 마마의 태도였는데 황비 마마는 첫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순수하게 황제 폐하에게로 향했다.

    에르모나는 자기 일에 집중하는 황비를 놔두고 조용히 방을 나갔다.

    에르모나가 지은 옷에 그림을 그리면서 해민은 귀를 쫑긋 세웠다.

    황제 폐하께서 드셨사옵니다 라는 말이 들려올 것 같아서였다.

    그것은 해민의 잘못이 아니었다.

    잠깐만 시간이 나면 이스마힐이 그곳에 찾아오면서 해민을 그리 길들여버려서 그렇게 된 것이니 해민의 탓이라기보다는 이스마힐의 탓이었다.

    ‘오늘은 일이 많다고 하셨지.’

    이 시간이 되기까지 한 번도 오지 않은 적은 없었기에 궁금하고 신경이 쓰이고 보고 싶었다.

    일이 많이 바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스마힐이 너무 보고 싶어서, 혹시 멀리에서라도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대전을 기웃거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너무 그러다가 이스마힐에게 부담이 되고 이스마힐이 자기를 싫어하게 될까봐서 해민은 애를 쓰면서 참고 있는 중이었다.

    움베르트와 거리를 두기로 하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더 쉽게 알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철저하게 움베르트에게 거리를 두었다.

    두란트를 찾아갔다가 두란트에게 큰 일을 당할 뻔한 것이 교훈이 돼서 이제는 만용을 부리지 않기로 마음을 굳게 먹었다.

    이스마힐이 두란트를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다시는 두란트를 봐야 할 이유도 없었다.

    움베르트는 해민을 가끔 찾아와서 책의 내용을 해독하셨는지 물었다.

    그런 말을 하는 움베르트의 말이 어찌나 가증스러운지 해민은 점점 표정을 관리하기가 어려웠다.

    움베르트는 책의 내용을 해독했는지 물으려는 것처럼 들어와서 두란트 대공께 전할 말이 있으면 자기를 이용하면 된다고 했다.

    해민은 그럴 때마다 표정을 감춘 채 움베르트의 도움을 거절했다.

    처음에는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던 움베르트가 어느 순간부터는 별궁에 거의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눈치가 아주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황비가 자기에게 거리를 두려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었을 거였다.

    책의 내용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해민은 자기가 반드시 그 책의 내용을 바꿔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이스마힐이 마음의 병을 얻게 되지 않도록 매일 그에게 정성을 다했다.

    이스마힐도 점차 해민의 진심을 받아들였다.

    해민의 눈을 보고 있노라면, 그리고 해민의 손짓을 느끼고 있노라면 그런 것을 모를 수가 없었다.

    잠결에 조금 뒤척거리다 설핏 깨면 그때마다 일레노이가 이불을 당겨 이스마힐의 목까지 덮어주고 이스마힐의 품에 파고 들었다.

    이스마힐의 손을 잡고 자거나 이스마힐의 손 안에 제 손을 쥐어주고 자기도 했다.

    일레노이가 자신과의 접촉을 좋아한다는 것을 모를 수가 없게 되었다.

    이스마힐은 어떻게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했지만 이제는 그런 의구심들은 사라지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일레노이와 정사를 벌이는 것이 체력적으로 조금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조절을 하려고 해도 일레노이를 멀리에서 발견하기만 해도 몸이 떨려왔고 일레노이를 품에 안기 전에는 진정이 되지 않았다.

    그것을 아는 듯 일레노이가 먼저 이스마힐에게 조절을 하게 했고 사정을 하지 않아도 충분한 만족감을 느끼게 해 주면서 이스마힐의 밤을 다스렸다.

    다시 또 밖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만 해민은 고개를 저었다.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고개를 번쩍 들고 두리번거리는 자기가 꼭 미어캣 같다고 생각하면서 제발 체통 좀 지키자고 스스로 다독였다.

    머릿속으로 이스마힐과의 밤을 생각하면서 그림을 그려서 그런 건지, 옷에 그려진 그림이 왠지 이스마힐의 물건처럼 보였고 그것을 어떻게 수습을 할까 하다가 해민은 그것을 가지로 둔갑시키고 대충 주위에 가지 잎사귀를 그려보다가 과연 가지가 이 지역에서도 나는 작물일지 그 걱정까지 하게 됐다.

    이것은 가지다, 가지다 하고 최면을 걸 듯 붓으로 가지 모양을 덧칠해가며 그렸더니 어느덧 가지는 점점 더 커진 것 같고 이 그림은 아무래도 못 쓰겠다고 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목덜미에 따뜻한 입김이 느껴졌다.

    이제는 환청을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환각까지 느끼나보다고 생각을 하던 해민에게 이스마힐의 입술이 다가온 것은 순식간이었다.

    “으하아아아아악!!”

    해민은 자기 생각에 빠져 있느라 이스마힐이 거기까지 온 것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가 그대로 소스라칠 뻔 했다.

    덕분에 먹물을 머금은 붓이 날아가고 이스마힐의 옷에 먹물이 튀었다.

    “헉! 폐, 폐하...!”

    깜짝 놀란 해민이 겁에 질린 얼굴로 이스마힐을 바라보았지만 이스마힐은 유쾌하게 웃을 뿐이었다.

    “무슨 생각을 그리도 골똘히 한단 말이야, 일레노이.”

    일레노이.

    그 이름을 듣자 해민의 얼굴에 수심이 지어졌다.

    “일레노이. 왜 그러느냐. 걱정되는 일이라도 있는 것이냐.”

    이스마힐이 해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니옵니다. 폐하. 아무 것도 아니옵니다. 그런데 이 일을 어찌한답니까. 잘 지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하필 오늘은 설원 같은 하얀 옷을 입고 와서 더욱 난감했다.

    “내 옷에도 그대가 그려주면 좋겠구나. 나도 그대가 그림 그려준 옷을 입고 싶었는데 잘 되었다. 그대의 잘못이니 거절하지 못하겠지.”

    “폐하.”

    해민이 갑자기 진지하게 이스마힐을 바라보자 이스마힐이 주춤했다.

    그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벌써부터 걱정이 되는 표정이었다.

    “폐하. 제 말씀이 이상하게 들릴 것이옵니다만. 저를... 혹시 다른 이름으로 불러주실 수는 없사옵니까?”

    “그것이... 무슨 말이냐. 일레... 아니. 무슨 이름으로 말이냐.”

    이스마힐은 이해되지 않는 표정이면서도 해민에게 그렇게 물었다.

    “제가 새 이름을 갖게 된다면. 폐하와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이 들 것 같사옵니다.”

    이스마힐은 해민을 잠시 말 없이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싶으냐.”

    “해. 민. 이옵니다.”

    “해. 민.”

    이스마힐은 천천히 그 이름을 발음했다.

    어려워하지는 않을지, 아니, 그보다, 그 이상한 청을 받아주기는 할지 걱정했지만 이스마힐은 몇 번 그 이름으로 입 안에 굴리듯 발음해 보더니 웃음을 지었다.

    “그리하겠다. 해민. 이제 그대를 해민이라 부르겠다.”

    해민은 너무 고맙고 감격스러워서 이스마힐을 안았다.

    그래놓고 나서야 자기가 너무 스스럼없이 굴어버렸다는 것을 깨닫고 팔을 풀려고 했지만 이스마힐은 그 기분이 싫지 않았는지 해민을 더욱 당겨 해민의 허리를 감았다.

    “폐하...”

    “보고 싶었다. 해민.”

    그저 이름을 듣는 것 뿐인데 소름이 끼칠 것처럼 전율이 일었다.

    속절없이 눈물까지 맺혀버리더니 기어이 눈물이 또르르 굴러 떨어져버렸다.

    다행히 아직은 이스마힐이 눈물을 보지는 못했지만 곧 보게 될 거라고 생각하며 눈물을 멈추려고 했지만 오히려 흐느낌이 더욱 커졌다.

    이스마힐이 놀라며 몸을 떼내고 해민의 어깨를 붙잡은 채 해민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냐. 일레노이. 뭔가 일이 있었던 것이구나. 그렇지 않으냐. 말을 해 보거라!”

    그러자 해민이 고개를 저었다.

    “폐하. 해민이라고 불러주시옵소서. 폐하께서 그리 불러주신 것이 좋아서 눈물이 난 것이옵니다.”

    “그게 왜 그대에게 그렇게까지 의미가 있는 것이냐.”

    “폐하. 제가 처형을 면한 날. 그 전의 저를 잊어주실 수 있을지요.”

    “그대는 다른 사람인 것이구나. 해민. 그대는 일레노이가 아니고 해민인 것이구나.”

    이스마힐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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