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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비로 회귀했다 나 남잔데-9화 (9/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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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민은 배꼽에 닿을 듯이 바짝 성을 내고 올라붙은 페니스를 슬슬 문질렀다.

    이스마힐이 고개를 돌려 해민을 바라보았고 해민은 그대로 고개를 숙여 이스마힐의 입술을 핥았다.

    이스마힐은 뜻밖의 키스에 당황했다.

    일레노이에게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키스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이스마힐이 원해서 키스를 하려고 해도 일레노이는 그동안 입술을 굳게 다문 채로 고개를 돌리기만 했었다.

    이스마힐이 격정에 휘말려 일레노이의 입술을 머금으려 해도 일레노이는 싫은 기색을 감추지 않았었다.

    이스마힐이 계속 졸라대서 빨아서 어쩔 수 없이 입이 벌어지거나 혀가 닿으면 일레노이는 미간을 찌푸리고 화를 냈다.

    그런 일들을 반복적으로 겪다보니 나중에는 이스마힐도 스스로 포기해버렸던 것인데 지금은 일레노이가 먼저 키스를 해 오고 있었다.

    그럴수록 이상하게도 이스마힐의 머릿속은 더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

    가증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두란트를 구하려고 네가 네 몸을 던지려 하는구나.’

    그 생각이 점점 이스마힐의 머릿속에서 강해졌다.

    해민의 입술은 이제 이스마힐의 입술을 떠나 그의 턱을 더듬다가 귓불을 머금었다.

    이스마힐의 입에서 헉 하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술을 부리는 듯, 해민의 입술이 닿았던 곳은 불이 닿은 것처럼 뜨겁고 저릿저릿해왔다.

    해민의 입술을 목으로 내려갔다가 이스마힐의 어깨에 닿았다.

    어찌나 소중하게 다루어주는지 이스마힐은 하마터면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감격을 할 뻔했다.

    이스마힐은 제 엉덩이 사이에 와서 닿는 해민의 뜨거운 살몽둥이를 느끼며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단단한 그것이 이제 곧 제 몸을 뚫고 들어올 거라는 생각에 그의 몸은 한없이 달아올랐고 저절로 허리를 움직여 그것을 받고 싶어했다.

    “일레노이...”

    이스마힐의 입에서 주문처럼 그 이름이 흘러나왔다.

    해민은 이스마힐의 엉덩이를 움켜쥔 채 천천히 제 허리를 움직였다.

    삽입을 하지는 않고 제 페니스를 붙잡은 채로 귀두로 이스마힐의 회음부를 긁어대자 이스마힐은 베개에 얼굴을 처박은 채 신음 소리를 냈다.

    그리고 제 몸에 더욱 잘 닿도록 하고 싶은 것처럼 무릎을 세우고 몸을 일으켰다.

    그러면서도 고개는 베개에 묻고 있었기에 이스마힐의 엉덩이가 공중으로 높이 들렸다.

    해민은 제 눈 앞에 드러난 이스마힐의 비밀스런 곳을 바라보았다.

    이스마힐은 일레노이의 앞에서 그곳을 드러낸 것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을 텐데도 다른 때와 달리 부끄러운 기분이 들어 얼굴을 붉혔다.

    해민은 제 눈 앞에 드러난 이스마힐의 하얀 살결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아래에 드러난 은밀한 곳도.

    그동안 몇 번의 경험이 있었다.

    매순간 그 사람이 해민의 인생에서 마지막 연인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해민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그들은 해민에게 이해를 통보하고 떠났었다.

    그들과의 관계에서 해민에 차지했던 포지션 때문에 지금의 이 상황이 해민에게는 낯설었다.

    남자의 뒤에서 남자의 몸을 이렇게 바라본 일도 없었다.

    해민은 호기심을 누르지 못한 채 이스마힐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흑...!”

    이스마힐의 허리가 다시 아래로 가라앉았다.

    정말 민감한 몸이라고 생각했다.

    이스마힐이야말로 일레노이의 이해 안 되는 행동 때문에 죽을 지경이었다.

    그는 자기가 더 이상 오늘의 이 행위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럴 작정이었다.

    그런데도 그게 어찌 잘 되지를 않는 것 같았다.

    이건 너무나 불공정한 게임 같았다.

    어찌 손가락 하나를 가지고 몸을 스치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이리도 느껴버리는 것인지.

    이스마힐이 신음을 흘리고 몸을 비틀면 일레노이는 놀란 듯 손을 뗐다.

    그러면 이스마힐은 일레노이가 다시 어서 자신을 만져주기를 바랐다.

    와 주길, 만져주길, 그리고 골반을 붙잡고 그의 것을 넣고 가득 채워주길.

    그러다가 그의 정수로 자신의 안을 채워주기를 이스마힐은 너무도 바라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자기 스스로 주장하는 이 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리는 것이 안타깝기도 했다.

    조금만, 조금만 이 시간이 천천히 지나가기를 바라기도 했다.

    이스마힐은 고개를 천천히 돌려 뒤에 서 있는 일레노이를 바라보았다.

    일레노이가 무엇 때문에 이리도 굼뜨게 움직이는 것인지 알 수 없어서였다.

    이스마힐은 일레노이가 자기를 괴롭히고 조련하고 조종하려고 그러는 거라고 생각했다.

    자기가 또 다시 육욕 앞에서 무너지고 그의 앞에서 쩔쩔매며 애걸할 거라고 생각하고서 일레노이가 자신을 길들이려 하는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 일레노이가 한없이 미운데도, 일레노이가 아니면 다다를 수 없는 오르가즘에 대한 희망 때문에 또다시 무너져버리는 자신의 모습에 한없는 자괴감이 들었다.

    이스마힐은 신음으로 흐느끼며 고개를 돌려 일레노이를 바라보았다.

    겨우 손가락으로 스친 것 뿐인데 그 쾌감이 어찌나 강렬했는지 그의 몸에서는 경련이 인 것처럼 몸이 벌떡거렸다.

    일레노이는 매번 그런 이스마힐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이리도 민감한 몸이면서 다른 때는 어찌 참았던 것이냐고.

    대전에 앉아서 신하들을 볼 때마다 그들에게 박히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있었던 것은 아니냐고 하기도 했다.

    그런 조롱을 들으면서도 그를 미워할 수 없는 자신의 운명이 한심하다고 여기면서도 그는 불을 향해 날아가는 부나방이 된 신세처럼 다시 일레노이에게 다가가 제 몸을 던지곤 했었다.

    그러나 지금.

    그의 뒤에서 이스마힐을 바라보는 일레노이의 표정은 다른 때와 달랐다.

    마치, 해변에서 결 고운 조개를 줍고 신기하게 바라보는 아이처럼 이스마힐의 은밀한 곳을 보면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 시선에는 어떤 악의도 없었고 조롱을 하려는 의도나 경멸하려는 마음도 없는 것 같았다.

    이스마힐은 그런 일레노이를 보고 당황했다.

    그 날 하루, 너무도 많은 이상한 모습들을 보여주었지만 그것은 일레노이가 꾸며낸 표정이라고 생각했다.

    일레노이가 스스로의 목숨을 구하고 두란트를 구해내기 위해서 일부러 꾸며낸 것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 표정이 너무 순수해 보여서 그렇기도 했고, 일레노이가 이스마힐에게 보이기 위해서 그런 표정들을 꾸미는 거라면 이스마힐의 뒤에서 그런 표정을 지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일레노이의 손이 다시 이스마힐의 엉덩이에 얹어졌고 부드러운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이스마힐은 입 안에서 터져나오는 신음을 참기가 힘들었다.

    자기가 일레노이를 애무해주면 그는 피곤하고 귀찮다는 표정을 짓곤 했다.

    페니스를 만져줘도 그는 지루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꼭 해야만 하는 거냐는 표정을 지으면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거라면 빨리 끝내달라는 것 같은 태도를 보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같은 사람이라고 믿기가 어려울 정도로 달랐다.

    일레노이는 이스마힐과의 자리가 처음인 것처럼, 그리고 이스마힐의 몸을 처음 만져보는 것처럼 천천히 손을 움직이면서 그 느낌을 음미하는 것 같았다.

    이스마힐이 일레노이를 바라보자 일레노이가 이스마힐에게 다가왔다.

    이스마힐은 일레노이가 저를 겁박하려는 것인가 하면서 움츠러 들었다.

    그러나 이스마힐에게 다가온 것은 일레노이의 부드럽고 말캉한 입술이었다.

    이스마힐은 일레노이의 혀가 제 입술을 핥으며 다시 제 안을 휘젓는 것을 느끼면서 그대로 정신을 놓아버릴 뻔 했다.

    “폐하...”

    해민은 자기가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이런 것을 원해도 되는지 알지 못한 채 이스마힐을 불렀다.

    이스마힐은 혼미해진 것 같은 얼굴로 해민을 바라보았다.

    그에게는 자기가 해민이 아니라 일레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해민은 그와의 첫 관계를 통해 그에게 제대로 저를 각인시켜 주고 싶었다.

    “폐하... 누워보실 수 있겠는지요. 폐하의 얼굴을 보고서 하고 싶사옵니다.”

    해민이 힘들여 얘기를 하자 이스마힐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것은... 네가 싫어해서...”

    이스마힐은 더듬듯이 그렇게 말을 하더니, 그가 먼저 그렇게 말을 해 주는 판에 그런 말을 이제와서 새삼스럽게 다시 하는 이유가 뭐겠냐고 생각한 듯 천장을 바라보는 자세로 드러누웠다.

    해민은 이스마힐의 몸을 황홀한 듯이 바라보았다.

    이렇게 탄탄한 몸이 감춰져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 부황의 학대로 지금까지도 다리를 절었기에 해민은 이스마힐에게 이런 근육이 만들어지는 것이 불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해민의 머릿속에 있던 고정 관념에 불과했다.

    “아프지는. 않으시옵니까.”

    불편한 다리를 바라보며 해민이 묻자 이스마힐은 이상하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것을 묻는 것이 이상한 게 아니었다.

    그것을 묻는 시점이 이상했다.

    그것을 물으려고 했다면 처음 이스마힐과 잠자리를 했을 때 물었어야 했을 것이다.

    이스마힐이 저를 바라보는 것을 알고 해민은 자기가 실수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스마힐은 해민이 묻는 말에 대답해 주었다.

    “괜찮다.”

    “예, 폐하.”

    자기가 하는 말들이 오해를 일으키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해민은 입을 다물었다.

    아래에서 저를 바라보는 이스마힐의 얼굴은 놀랍도록 유혹적이었다.

    해민은 그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런 관계에 놓인 사람들은 상대방의 표정이 무엇을 말하는지 놓치지 않는 법이었다.

    이스마힐은 그가 자신의 시선을 부끄러워하면서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대체 왜.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바뀌었다는 것인가, 하면서도 그런 일레노이를 보는 것이 싫지 않았다.

    해민은 이스마힐에게 자기를 그만 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었고 자기가 그렇게 말을 한다고 그가 말을 들어주지도 않을 것 같아서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그렇게 하면 더 이상 그의 시선을 감당하지 않아도 되니까.

    이스마힐은 그의 키스를 받으면서 달아올랐고, 냉정하고 무관심한 듯 가장하여 내려놓고 있던 손을 들어 해민을 쓰다듬었다.

    이스마힐의 손이 닿자 해민은 놀라며 몸을 튕겼다.

    마주 닿아 있던 입술을 통해 해민의 끈적한 신음 소리가 이스마힐의 입 안으로 들어갔다.

    이스마힐은 내친 김에 그의 허리를 손가락으로 쓸어보다가 그대로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하아아아으으으윽!”

    해민의 몸은 아니었지만, 해민의 감각은 그대로 이어져 있는 듯, 조련되었던 몸이 그 감각을 다시 느끼는 것처럼 예민해졌다.

    “폐...흐으으으응... 폐하아아아으으으응...!”

    그런 소리가 나와버리고 말아서 해민은 너무 창피했지만 이스마힐은 제 손길이 지나갈 때마다 해민이 보이는 반응이 너무도 다양하고 직접적이어서 애무를 멈추지 못했다.

    “흐으으으윽, 폐하아아아아으으윽!!”

    해민은 이스마힐의 손길이 너무 좋았고 그의 손길로 흥분이 되자 단단해진 페니스를 이스마힐의 몸에 문질렀다.

    그리고 이스마힐을 짓이길 것처럼 그의 몸에 올라타 그의 입술을 물고 빨아댔다.

    그의 혀를 잡아 물고 그것을 휘감고 빨아대며 엉키게 핥아대자 이스마힐도 점점 혼미해졌다.

    “하아아으으으으윽, 폐하아아아아!!”

    이제 해민에게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를 위로하겠다는 마음.

    대의명분.

    어쩌다가 자기가 이곳으로 오게 됐는지.

    이제 그런 것들은 더 이상 궁금하지도 않았다.

    “흐으으윽, 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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