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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25/60)

25화

한성이 거칠게 쳐올리던 엉덩이를 꾹 내려 잡고 빙글 돌리자 지찬의 고개가 뒤로 꺾이며 새된 비명을 질렀다.

한 치의 틈도 없이 달라붙은 둘의 몸 사이에 아까 파정했던 페니스가 비벼지고 아래에서 찔러 들어오는 한성의 느낌에 유독 더 흥분하고 있었다.

“하읏, 너무, 깊, 한서엉!”

“하아, 계속 이름 불러 줘.”

지찬은 이미 정신이 반쯤 날아가 버려 한성이 제 엉덩이를 쥐고 흔드는 것인지, 아니면 저 스스로가 허리를 흔들고 있는 건지도 모를 만큼 제정신이 아니었다.

“하윽, 앗! 거, 거기.”

“여기? 더 해달라는 게야?”

몸을 바르르 떨며 느끼는 지찬이 더듬더듬 말을 꺼내자 한성은 같은 곳을 찔러 대고 비비며 얄궂게 물었다.

“아, 아니, 아흣, 이상, 이상해. 그만, 요. 읏.”

“벌써, 그만하면 어떡해. 난 아직 시작도 안 한 것을.”

“앗, 아읏, 하윽!”

지찬은 고개가 뒤로 꺾이다 다시 한성의 어깨에 기대 힘껏 끌어안았다.

머릿속이 펑 하고 터질 것처럼 용량 초과의 일을 온몸이 감당해 내고 있는 것 같았다. 난생처음 느껴 보는 가장 안쪽의 느낌과 그것 때문에 자지러지게 흥분하는 열기가 치고 들어오면 들어올수록 환장할 지경이었다.

하아, 하아. 거친 숨을 몰아쉬는 지찬이 한성의 귓가를 앙 물었다.

“미칠, 것 같아. 하아…….”

지찬은 그냥 말 그대로 미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찬이 아랫입술을 깨물다 한성의 어깨에 매달려 입술이 닿는 귀를 깨물며 내뱉은 한마디가 이미 불붙은 열기에 더 기름을 부었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한성의 고개가 들어 올려지고 뭔가 억눌린 숨을 토해 내듯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양팔을 허벅지 아래로 집어넣고 엉덩이를 잡아 들어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난 한성이 정자 끝 기둥에 지찬을 세웠다.

공중으로 들어 올려진 느낌에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듯 한성의 목을 꽉 끌어안다 바닥에 발을 딛고 서자 휘청였다.

“그대야말로, 날, 정말 미치게 하는군.”

한성이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 지찬을 돌리고 난간을 붙잡게 한 뒤 엉덩이를 빼내어 빠져나온 페니스를 단번에 박아 넣었다.

“흣!”

“꽉, 잡아.”

난간에 기대어 엎드리듯 자세를 잡은 지찬의 허리를 잡은 채 거세게 추삽질을 시작했다.

“읏!”

“날 자극한 건 그대의 잘못이야.”

“읏, 아앗! 하윽!”

지찬은 열기에 들떠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힘껏 부딪히는 엉덩이의 뽀얀 살결마저 붉어지고 있었다.

한성이 한 손으로 엉덩이를 꾹 쥐자 손가락 모양으로 붉게 자국이 남는 모습을 보며 만족스러운 듯 허리를 움직였다.

제가 흔드는 모양에 맞춰 지찬이 흔들리는 모양새가 등에 새겨진 각인의 빛무리까지 함께 일렁이는 것 같아 저도 모르게 가슴 아래쯤이 뻐근해졌다.

지찬은 동아줄이라도 되는 듯 난간을 꼭 부여잡은 채 소리를 지르다 손등 위로 얼굴을 파묻었다.

거세게 몰아치는 것도 힘들었지만, 안으로 치고 들어올 때마다 내벽을 짓뭉개며 자극하는 느낌에 몸을 지탱하고 선 양 다리가 후들거렸다.

지찬의 페니스는 어느새 잔뜩 부풀어져 곧 두 번째 사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신음하던 지찬의 목소리가 조금 달라진 걸 느낀 한성이 손을 앞으로 뻗어 지찬의 페니스를 움켜잡고 사정을 막았다.

“참아.”

“읏, 뭐, 앗! 뭐 해, 아흣!”

한성이 제 귀두 끝을 엄지손가락으로 꾹 누른 채 힘껏 안을 찔러 대는 통에 저절로 허리가 휘어지고 굽어졌다.

“하읏, 그만, 그만, 아앗!, 가게 해줘. 갈 것, 같, 으흑, 흣.”

아래로 피가 잔뜩 몰리며 페니스가 잔뜩 부풀어 오르고 빠져나가지 못하는 사정감에 견딜 수 없어지자 지찬은 고개를 돌려 한성을 바라봤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쉴 새 없이 거칠게 쳐 대는 통에 다시 난간을 부여잡으며 신음을 질렀다.

“음란하기 그지없구나, 읏. 손을 대지도 않았는데, 먼저 가려 하다니.”

“하응, 한성, 아윽, 아앗.”

한성도 한계가 왔는지 허리를 놀리는 세기가 더욱 거세졌다.

쿵쿵 끝부터 파고들어 쳐올리고는 지찬의 페니스를 움켜잡은 손끝을 떼자 거의 동시에 파정했다. 천천히 피스톤질을 몇 번 하고 나자 그 사이로 하얗고 질척한 액이 새어 나왔다.

파르르 떨리는 지찬의 몸이 사정의 여운을 이기지 못하고 다리가 풀썩 꺾였다. 이미 손등에 얼굴을 파묻고 간헐적으로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페니스를 빼낸 한성이 지찬의 허리를 움켜잡고 엉덩이 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마저 정리를 도왔다. 긁어 내는 손가락마저 내벽을 한껏 자극해 대는 통에 여운이 남아 있던 지찬의 허리가 움찔거리며 들썩였다.

“이곳은 그대에게 너무 험해. 어디 쓸리진 않았어?”

“하아…… 그게 걱정되면, 안 해야지.”

“맞는 말이긴 한데, 도저히 참을 수가 있어야지.”

“발정 난 호랑이.”

뒤에서 쿡 웃는 소리가 들리더니 몸이 번쩍 들어 올려졌다.

“그럼 안전하게 들어가서 해볼까.”

거침없이 집 안으로 들어가면서 중얼거린 한성의 목소리는 휘몰아친 바람이 건드린 풍경 소리 때문에 묻혔다.

* * *

“하읏! 진짜, 발정, 앗!”

“나는 아직 한 번밖에 가질 않았는걸.”

씻겨 주려 데려왔나 싶었던 욕실에서 제2차전이 시작됐다. 따뜻한 물에 담가 두고 제 안에 남은 정액을 빼내 주겠다며 손가락을 집어넣을 때까진 괜찮았다.

나른하게 달아올라 욕조에 고개를 젖혀 기댄 채 작은 한숨을 내쉬는 모습을 보고 한성이 또 발정했다. 아니, 어쩌면 애초에 계획된 걸지도 모르겠다.

긁어 내는 손가락이 아슬아슬하게 내벽을 훑고 지나가면서 아주 천천히 추삽질을 하는 모양새로 변질한 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따뜻한 물에 몸이 풀려 눈을 감은 채로 한성을 저지할 기력이 없어 그대로 두었더니 사달이 나 버린 것이다.

찰박하고 고여 있던 물이 파도치듯 넘실거리고, 잔뜩 부풀어 오른 한성의 페니스가 그대로 입구를 밀고 들어왔다.

순식간에 꽉 들어차 압박하는 느낌에 몸을 바로 세워 보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그 때문에 지찬은 다시 한성의 몸짓에 자지러지게 신음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한성은 양손으로 유두를 잡아 비틀고 잔뜩 솟아오른 정점을 빙글 돌렸다. 허리를 쳐올릴 때마다 찰박거리는 소리가 유난했다.

잡고 있던 유두를 튕기고 혀로 핥으며 지분거릴 때마다 욕조에 담긴 물이 넘실거리는 파도를 만들어 내면서 바깥으로 흘러 나갔다.

“핫, 아흣.”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여 지찬이 한성을 노려보자 올려치는 허리가 크게 곡선을 그렸다.

“더 세게 해달라고 투정 부리는 게야?”

“미쳤, 나 봐. 앗!”

얄궂게 미소 짓는 한성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톡, 떨어졌다.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자 늘 단정했던 한성의 머리가 물기를 머금고 뒤로 넘어가 다른 인상을 만들어 냈다.

늘 이마를 가리고 있어 잘 몰랐는데, 관자놀이 부근쯤 찢어진 상처가 보였다. 물방울이 이마를 타고 유려한 콧날을 따라 흘러내렸다.

또르르 달음질치는 물방울을 타고 올라가 손가락 끝으로 한성의 상처로 향했다. 잠깐 움찔하던 한성의 표정은 지찬의 손끝이 닿자 어쩐지 눈빛이 깊어졌다.

“상처, 있네요.”

“응. 기억도 못 할 만큼 아주 오래전에.”

이미 아문 지 오래된 상처를 따라 힘없는 손가락으로 쓸어내리자 손끝에 매달린 물방울이 툭, 한성의 눈가에 떨어졌다. 마치 눈물처럼.

“아팠겠네.”

한성은 제 이마에 얹어진 지찬의 손을 잡아 내려 손끝에 입을 맞췄다. 손등, 손가락 끝, 손목의 안쪽까지 입술을 찍은 한성이 제 가슴 위로 가져다 댔다.

“아프지 않았어. 여기가 더 아팠지.”

“지금도요?”

그 말엔 대답하지 않은 한성이 희미하게 웃었다.

아프다는 얘기일까, 아프지 않다는 뜻일까. 당신에게도 가리고 싶었던 상처가 있었구나.

순간, 떠올랐다. 해가 말하던 ‘구원’이라는 단어가 왜 갑작스레 떠오른 건진 알 수 없었지만, 조금은 이해가 됐다.

‘우리 서로에게 구원자가 되면 참 좋겠다. 나는 구원을 받아도 될 존재인지 잘 모르겠지만.’

손바닥을 울리는 심장의 고동 소리가 묵직하게 울렸다. 욕실 안에 가득 찬 수증기가 한성의 향기를 이끌고 코끝을 간질였다.

가슴 위에 손을 얹은 채 한성의 눈을 바라보자 어쩐지 감정이 가득 들어찬 입맞춤이 시작됐다. 한성이 멈췄던 허릿짓을 시작하며 입안을 헤집기 시작했다.

지찬은 한성의 뒷머리를 잡아 고개를 비틀며 입을 벌렸다. 거침없이 들어오는 말캉한 혓바닥이 고른 치열을 쓸고 입천장을 훑어 내렸다.

안쪽을 휘저으며 빨아당기는 힘에 지찬도 조금 용기를 내어 혀를 움직이자 조심스레 다가와 두드리던 몸짓이 격렬해졌다.

찰박, 찰박, 여전히 남은 물들이 찰랑거리며 바닥으로 쏟아지고 가로막힌 입에선 신음이 내뱉어지지 못해 목울대를 울렸다.

욕실 가득히 젖은 소리가 울렸다.

여전히 가슴에 얹혀 있는 지찬의 손끝으로 한성의 유두를 슬며시 쓸어내리자 몸을 움찔 떠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숨을 내뱉은 한성이 틈도 없이 입안을 헤집었다.

그런 반응에 조금 더 용기를 내 양손으로 한성의 단단한 가슴을 어루만지며 정점을 튕겨 내자 아래를 쳐올리는 허릿짓이 더 과감해졌다.

격렬하게 들썩이는 몸에 틈도 없이 들어차 있던 한성의 입술이 떨어지고 고개를 젖혀 숨을 고르자 그대로 턱 아래로 혀를 굴리며 내려갔다.

목울대를 지나 쇄골을 세게 빨아당기고 이로 잘근잘근 물어 댔다.

“하읏, 하아, 흣.”

한성이 지찬의 페니스를 쥐고 흔들자 가슴을 어루만지던 손바닥에 힘이 실렸다. 무심코 아래를 내려다보니 잔뜩 파도치는 물 아래에 한성의 허벅지에 새겨진 각인이 크게 일렁였다.

‘백호.’

속으로 부른 이름에 화답하는 것처럼 물 아래에서 흐트러졌다. 물살과 빛무리 때문에 그리 보였겠지만, 이제 정말 뭔가 자신의 반쪽의 각인 같아 보였다.

지찬은 어루만지는 한성의 손길에 취하고, 숨결에 취하고, 향기에 취하고 있었다.

정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취해 버리는 건 자신이었다. 눈을 질끈 감고 거대하게 덮쳐 오는 사정감에 몸을 떨었다. 뜨겁다고 느껴질 정도로 한성의 흔적이 제 안으로 밀려들어 오는 걸 느꼈다.

한성은 상체를 비스듬하게 지찬 쪽으로 내리고선 귓바퀴를 핥고 귓불을 빨았다. 그리고.

“사랑한다.”

욕실을 가득 채웠던 찰박거리는 젖은 소리가 사라지면서 한성의 묵직한 목소리가 지찬의 귓가를 어지럽혔다.

이마를 타고 내린 땀방울이 두 눈가에 굴러떨어져 내렸다. 마치 눈물처럼 흘러내렸다. 한성과 맞닿은 모든 살결이 간질거리고 심장이 뻐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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